‘개성공단 폐쇄’ 탈북자 100명 설문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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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에 계신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북한을 중심으로 미국과 한국 등 국제사회에서 일어난 일들을 통해 북한의 정치와 경제, 사회를 엿보고 흐름과 의미를 살펴보는 노정민의 <라디오 세상>입니다.

노정민의 <라디오 세상>, <오늘의 초점>으로 시작합니다.

<오늘의 초점>

개성공단이 잠정적인 폐쇄 상황에 처한 가운데 한국에 정착한 탈북자들은 개성공단이 계속 유지되는 것을 바라지만 한국 정부의 강경한 태도에는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RFA, 자유아시아방송은 한국의 민간단체와 함께 최근 한국에 정착한 탈북자 105명에 대해 심층 설문조사를 했는데요, 응답자의 절반 이상이 개성공단은 계속 유지돼야 하며 실제로 개성공단이 북한 주민에게 큰 도움이 됐다고 설명했습니다.

"북한 주민에게 큰 도움이 된다는 측면이 하나 있겠고, 또 하나는 북한 주민에게 개혁개방을 이끌 수 있는 자본주의의 인식을 줄 수 있다는 측면에서 유지하면 좋죠"

노정민의 <라디오 세상>, 오늘은 탈북자 105명으로부터 개성공단 문제와 그 밖의 현안에 관한 생각을 살펴봅니다.

이 시간에 다룰 <오늘의 초점>입니다.

- "54%, 개성공단 계속 유지됐으면 좋겠다"

- 53%, 개성공단 북한 주민에게 도움돼

- "개성공단 폐쇄해야"(32%), 개성공단 도움 안 돼(36%)

- 개성공단 유지하면 좋지만, 한국 측 대응에 찬성

- 대북소식통 "북, 남측 조치에 당황한 듯"


개성공단이 잠정적으로 폐쇄상태에 들어간 가운데 최근 북측 인사와 접촉한 중국의 대북 소식통은 한국 정부가 개성공단 내 체류인원에 대한 전원 철수조치를 내린 데 대해 북한이 당황스러워한 듯 보인다고 1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개성공단 문제와 관련해 한국 정부가 체류인원의 전원 철수조치를 내리면서 북한이 주도권을 빼앗긴 것에 당황한 듯 보이며 사태 해결의 끈을 놓지 않으려 할 것으로 관측했는데요, 특히 개성공단의 폐쇄로 연간 몇 천만 달러에 달하는 현금 수입이 사라지고 수만 명의 북한 근로자가 한꺼번에 실업자가 될 수 있다는 점은 북한 체제에서도 결코 간과할 수 없는 문제란 설명입니다.

북한도 아직 개성공단의 완전한 폐쇄는 거론하지 않고 있고, 실제로 북한이 먼저 개성공단을 폐쇄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는 전문가들의 지적도 잇따르고 있는데요,

이런 가운데 RFA, 자유아시아방송은 한국 내 탈북자의 초기정착을 지원하는 민간단체, '새롭고 하나 된 조국을 위한 모임(새조위)'와 함께 한국에 정착한 탈북자 105명을 대상으로 최근 개성공단의 폐쇄 위기, 한반도 내 고조된 긴장상황과 관련해 지난달 심층 설문조사를 실시했습니다.

설문에 응한 탈북자 105명의 주요 연령층은 30대 이상(92명)이 대부분을 차지했으며 (30대-21명, 40대-31명, 50대-40명) 북한을 떠나 한국에 정착한 기간이 5년 미만인 탈북자가 전체의 72%(76명)를 차지했습니다.

우선 자유아시아방송은 최근 북한의 위협과 일방적인 조치로 잠정적인 폐쇄 상황까지 이어진 개성공단과 관련해 '개성공단이 계속 유지되어야 하느냐?'고 질문했습니다.

탈북자들은 개성공단에 관한 한국 정부의 강경한 대응에 찬성의 뜻을 나타내면서도 탈북자의 절반 이상은 "계속 유지돼야 한다"(54%-57명)고 답했는데요, 반면 '폐쇄해야 한다'라는 응답도 34명(32%)으로 적지 않았습니다. <표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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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탈북자 단체인 ‘숭의동지회’의 최청하 사무국장의 말입니다.

[최청하 사무국장] 북한도 상당히 힘든 상황이기 때문에 유지하면 좋죠. 이유로는 물론 북한 주민에게 큰 도움이 된다는 측면이 하나 있겠고, 또 하나는 북한 주민에게 개혁개방을 이끌 수 있는 자본주의의 인식을 줄 수 있다는 측면에서 유지하면 좋죠. 하지만, 현 상황에서 북한이 하자는 대로 할 바에는 강경해야겠다는 생각입니다.

실제로 심층설문에 응한 탈북자 중 절반 이상인 53%(56명)는 ‘개성공단의 운영이 북한의 경제와 북한 주민의 생활에 실제 도움이 된다’고 답했습니다. 반면 ‘북한 정권에만 도움이 된다’고 답한 탈북자는 36%(38명)로 각각 ‘개성공단을 유지해야 한다’, 또는 ‘폐쇄해야 한다’는 응답과 비슷한 수치를 보였는데요,

<표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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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개성공단이 북한 주민의 생활과 생각에 끼친 영향을 고려하면 개성공단은 계속 유지될 필요가 있다는 뜻으로 풀이됩니다. 따라서 탈북자들은 경제적으로 어려운 북한이 앞으로도 개성공단을 계속 유지할 것으로 내다보면서 지금과 같은 한국 정부의 강경한 대응도 주문했는데요,

[최청하 사무국장] 북한은 아마 앞으로도 계속 (개성공단)을 이어가자고 할 겁니다. 북한이 상당히 어려운 상황이고요, 근로자 조치가 상당히 힘들 겁니다. 게다가 근로자들이 간접적으로 자본주의의 맛을 본 사람들인데, 뿔뿔이 흩어지면 누설을 안 한다고 볼 수 없거든요. 하지만 현 정부가 좀 더 강경하게 제대로 끌고 나가야 한다고 탈북자들은 생각합니다.

올해 초 북한의 3차 핵실험 이후 고조된 북한의 전쟁 위협과 관련해서도 설문에 응한 탈북자 10명 중 8명은 (81%, 86명) ‘북한 정권이 절대 전쟁을 일으킬 수 없다’고 답하면서 그 이유로는 ‘실제로 북한 정권이 전쟁에 대한 두려움을 갖고 있기 때문에 늘 그렇듯이 위협을 주는 것에만 그친다'(50명), 그리고 ‘경제적인 이유 때문에라도 전쟁을 일으키지 못한다’는 대답(20명)이 주를 이뤘습니다. 따라서 응답자의 42%는 북한의 전쟁 위협과 행동 하나하나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언론보도가 다소 지나치다고 답하기도 했습니다.

한편 한국에 정착한 탈북자들은 탈북 이후 미국에 대한 생각이 좋게 바뀐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응답자의 71%(75명)는 북한에서 적대국이라고 배운 미국에 대해 ‘자유와 인권을 존중하는 나라’라는 관점으로 좋게 바뀌었다고 답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25%는 부정적인 관점을 갖는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표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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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탈북자 단체는 “탈북자들이 북한에서 세뇌 된 사상을 다 버리지 못하는 것도 사실”이라며 주변의 말에 생각이 흔들리는 모습도 엿볼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끝으로 설문에 응한 탈북자 가운데 절반(53명)은 지금도 북한의 가족과 전화통화를 한다고 답해 한국은 물론 외부사회의 소식을 전하는 주요 수단이 되고 있음을 확인했으며 김정은 정권의 미래에 대해서는 ‘5년 안에 붕괴할 것이다’란 의견과 ‘5년 이상 계속 유지될 것이다’란 의견이 절반으로 나뉘어 알 수 없는 북한의 앞날을 대변했습니다.

노정민의 <라디오 세상> 오늘 순서는 여기서 마칩니다. 다음 시간에 다시 찾아뵙겠습니다. 지금까지 진행에 RFA 자유아시아방송, 노정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