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 계신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북한을 중심으로 미국과 한국 등 국제사회에서 일어난 일들을 통해 북한의 정치와 경제, 사회를 엿보고 흐름과 의미를 살펴보는 노정민의 <라디오 세상>입니다.
노정민의 <라디오 세상>, <오늘의 초점>으로 시작합니다.
- 4월부터 북한 내부의 전쟁분위기가 완화되고 북한 주민의 이동제한 조치도 풀렸지만, 여전히 통행증 발급 절차는 까다로운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중국 내 친척을 방문하는 여행증명서 발급도 여전히 어렵고, 심지어 뇌물을 줘도 발급을 장담할 수 없다고 하는데요, 그런 가운데 국경지방에서는 여전히 주민에 대한 검열팀의 단속이 강화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 개성공단이 결국 한국 측 인원의 전원 철수로 폐쇄 조치에 들어갔습니다. 언제 개성공단이 다시 재개될지 알 수 없게 됐는데요, 북․중 국경지방, 북한 내부에서 만난 북한 주민의 말을 들어보면 '계획적으로 빼앗자는 것 아니냐?'며 개성공단 사태의 원인이 북한 당국에 있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 시간에 다룰 <오늘의 초점>입니다.
- 통행증 발급 재개, 발급 절차 여전히 까다로워
- 중국 방문 여행증 발급도 쉽지 않아
- 뇌물 줘도 무조건 발급되지 안 돼, 장사꾼들 울상
- 국경지역 검열팀 단속 강화, 감시․미행도 잦아
최근 북한 내에서 고조된 전쟁 분위기가 완화되면서 농사 준비나 장마당의 활동이 되살아나고 북한 주민에 대한 이동 제한이 많이 완화됐지만 주민에 대한 통제는 여전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 주민이 여행할 때 필요한 통행증 발급도 쉽지 않은데다 중국 내 친척을 방문하기 위한 여행증명서 발급 절차도 더 까다로워진 것으로 전해졌는데요, 특히 최근 북․중간 국경지역은 국방위원회 산하 검열팀의 단속이 강화됐고, 일반 주민에 대한 감시도 엄격해졌다고 일본의 언론매체인 '아시아프레스'가 3일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지난 2월부터 계속된 통제로 북한 주민이 장사에 큰 지장을 입었고, 4월부터 본격적인 농사 준비를 해야 하는 가운데 통행증 발급과 중국 내 친척 방문에 관한 통제가 완화될 것이란 관측이 많았지만 정상화를 찾지는 못했다는 건데요, '아시아프레스' 오사카 사무소의 '이시마루 지로'대표의 설명입니다.
[Ishimaru Jiro] 지난 4월 말부터 5월 초까지 통제가 완화될 분위기는 없고, 특히 중국 국경지역은 최근 열흘 동안 평양 국방위원회 산하의 검열팀이 와서 단속이 심해졌습니다. 또 '국경지역이니까 몰래 촬영을 하거나 정보 수집을 하는 사람이 혹시 있을 수 있다'해서 일반 주민에 대한 감시나 미행이 많아졌다고 전해왔습니다.
실제로 중국 국경지방의 대북 소식통에 따르면 최근 중국으로 여행을 오는 북한 주민이 많지 않아 보인다며 내부적으로는 통행증 발급이 재개된 것 같은데 신청해도 잘 발급되지 않고 돈도 많이 들어 장거리 장사를 하는 북한 주민의 어려움은 여전합니다. 또 통행증 발급을 위해 돈을 지급해도 무조건 받을 수 있는 것도 아닙니다.
[Ishimaru Jiro] 타도에 갈 때 여행증명서가 필요한데 지난 2~3월과 비교하면 조금 완화됐지만, 아직 정상화가 안 돼 일반주민이 장사에 지장을 겪고 있다고 전해왔습니다. 또 요즘은 돈만 주면 발급받는 것도 어려워졌는데, 최근에 긴장 분위기 속에 더 절차가 엄격해졌대요. 완전히 풀린 것은 아닙니다.
한국의 인터넷 대북매체인 '데일리NK'도 지난 3개월간 전투동원 훈련으로 중단된 여행증 발급이 최근 재개됐지만 발급 절차가 상당히 까다로워졌다고 최근 보도한 바 있는데요, 심지어 과거보다 더 많은 뇌물을 주고 여행증을 받아도 이동 지역마다 검문검색이 강화돼 북한 주민이 상당한 불편을 겪고 있다고 '데일리NK'는 설명했습니다.
한편, 중국 내 대북 소식통은 북․중 무역에서 물품과 관련한 중국 측의 검사가 까다로워진 분위기는 엿보인다며 하지만 편법으로 북한에 쌀과 온갖 물건을 들여가는 행위는 지금도 여전하다고 덧붙였습니다.
다음은 <라디오 세상>이 전하는 <1분 현장>입니다.
북 주민, 여전히 "개성공단 폐쇄, 북 책임"
- 국경지역에서 만난 북 주민 "북한이 빼앗으려는 거지"
- 북한 내부 주민 "북한이 계획적으로 한 것"
- 개성공단 사태 아는 북 주민 대다수 "북한이 원인"
- 김정은 시대에도 개혁개방에 관한 기대감 접은 듯
3일, 개성공단에 남아있던 한국 측 인원이 모두 귀환하면서 개성공단은 사실상 폐쇄상태에 들어갔습니다.
한반도 상의 군사적 긴장을 고조시킨 북한이 개성공단에 대한 통행제한 조치를 내린 데 이어 일방적으로 북측 근로자를 모두 철수시켰고, 사태 해결을 위해 한국 정부가 회담을 제안했지만, 북측이 대응하지 않자 결국 한국 정부가 모든 체류인원을 철수한 건데요, 이로써 개성공단에는 한국 측 인원이 단 한 명도 남아있지 않게 됐습니다.
개성공단의 폐쇄로 남북한은 당분간 소강 국면을 이어갈 수밖에 없게 됐고, 개성공단도 앞으로 어떻게 될지 전혀 예측할 수 없게 됐는데요, 개성공단 사태를 알고 있는 북한 주민 중 대다수는 공단 폐쇄의 원인과 책임이 북한 당국에 있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중국 내 대북소식통에 따르면 최근 북․중 국경지방에서 만난 북한 주민은 개성공단의 폐쇄와 관련해 "북한이 개성공단을 빼앗자고 하는 짓이지, 다른 이유가 무엇이냐?"고 말했고, 일본의 언론매체인 '아시아프레스'가 접촉한 북한 주민도 "북한 당국이 계획적으로 한 것"이란 의견이 대다수라고 3일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다음은 아시아프레스의 취재 협조자가 지난달 북한 주민과 나눈 대화 내용입니다.
- 그리고 개성공단 문 닫은 것 암메, 거기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함메?
[내부 협조자] 거, 뭐 어떻게 생각한단 게 있소. 그저 그렇지. 아, 개성공단도 여기서 빼앗자는 거겠지. 금강산이랑 다 거기서 꾸려 놓은 다음에 빼앗았지 않소.
- 다른 사람들도 그렇게 생각함메?
[내부 협조자] 대부분 사람이 다 그렇게 생각 할거요. 그렇게 한 게 얼마나 많소. 그런 실례가 많은데 무슨...
- 그거 빼앗아도 자기네가 운영하기 힘들겠는데, 공단 같은 것도.
[내부 협조자] 그래도 무슨 생각이 있으니까 빼앗았겠지. 보도를 보니 그쪽에서 뭐라고 해서 철수한다는 데, 그게 빼앗겠다는 거지 뭐겠소.
특히 '아시아프레스' 오사카 사무소의 이시마루 지로 대표는 북한 주민이 개성공단 사태의 위험성을 미리 알고 있었다는 점이 인상적으로 말했는데요,
[Ishimaru Jiro] 북한 주민은 개성공단과 관련해 북한 당국이 '빼앗자', '계획적으로 한 것이 아니냐?', 이렇게 미리미리 보고 있었더라고요. '개성공단은 시간문제'라는 시각을 갖고 있었다는 것은 '김정은 시대에 들어서도 개혁개방 쪽으로 갈 희망이 없다'라는 것을 나타내는 것, 기대감이 많이 사라졌다는 뜻이잖아요.
개성공단이 폐쇄되면서 근로자와 가족은 물론 개성공단에서 흘러나오는 한국 물건으로 장사를 하던 북한 주민은 앞으로 생계를 유지하는 데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데요,
당장 북한 주민으로부터 개성공단 폐쇄의 원인과 책임의 정당성을 인정받지 못한 북한 당국, 앞으로 북한 정부에 대한 불만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는 가운데 국면 전환의 열쇠는 결국 '북한'이 갖고 있다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고 있습니다.
노정민의 <라디오 세상> 오늘 순서는 여기서 마칩니다. 다음 시간에 다시 찾아뵙겠습니다. 지금까지 진행에 RFA 자유아시아방송, 노정민입니다.
0:00 / 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