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노정민의 '라디오 세상'. 이 시간 진행을 맡은 노정민입니다. 노정민의 '라디오 세상'은 북한을 중심으로 미국과 한국 등 국제사회에서 일어난 일들을 통해 북한 사회를 엿보고, 흐름과 의미를 함께 살펴보는 시간입니다.
한국에서 5월 5일은 '어린이날'이었습니다. 한국에서는 전국 곳곳에서 어린이들을 위한 각종 행사와 축제가 열렸는데요, 미국 국무부의 힐러리 클린턴 장관도 지난 3일 성명을 통해 한국 어린이들의 밝고 건강한 미래를 기원하며 어린이날을 축하했습니다.
먼저 오늘 다룰 소식을 소개하는 <오늘의 초점>입니다.
<오늘의 초점>
- 최근 한국 '농협' 은행에서 발생한 전산망 마비는 북한의 테러인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재발 방지에 총력을 기울이는 가운데 유엔 산하 '국제전기통신연합'은 한국 정부가 이 문제를 제기하면 이사회를 개최한 뒤 북한에 직접 컴퓨터 공격의 중단을 요청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 북한에서 쌍꺼풀이나 코 높이, 주름 펴기 등 성형수술이 크게 유행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 당국의 통제 속에서도 예뻐지고 싶은 욕구는 막을 수 없다고 하는데요, 하지만 재건 또는 미용 등 북한의 성형수술은 여전히 낮은 수준이어서 국제사회와 교류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이 시간에 다룰 <오늘의 초점> 입니다.
= 북 정찰총국이 컴퓨터 공격 지시
지난달 12일, 한국의 대표적인 농민 은행 ‘농협’이 전산망 마비를 일으켜 큰 혼란과 피해를 봤는데요, 한국의 서울중앙지검은 수사 결과 북한의 소행인 것으로 결론을 내렸습니다. 북한이 인터넷을 통해 ‘농협’ 은행의 내부 전산망을 파괴했다는 건데요, 이번에 범인이 사용한 것으로 보이는 컴퓨터의 고유주소(IP Address)를 추적한 결과 과거에 북한이 사용했던 것과 같다는 결과를 얻었다고 검찰 측은 밝혔습니다.
이번에도 북한의 소행이 맞다면 한국에 대한 북한의 컴퓨터 공격은 2009년과 지난 3월에 이은 세 번째. 한국 내에서는 자체적으로 북한의 공격을 막기 위한 대책이 논의되고 있는데요, 제한적이지만 국제적으로도 북한을 제재할 방법은 있습니다.
유엔 산하 ‘국제전기통신연합(ITU)’은 최근 북한의 컴퓨터 공격을 매우 심각하게 여기고 있다고 밝히면서 한국 정부가 이 문제를 ‘국제전기통신연합’에 정식으로 제기하면 자체적으로 ‘규정 이사회’를 개최하고 결과에 따라 북한 측에 공격의 중단을 요청할 수 있다고 4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밝혔습니다.
북한도 ‘국제전기통신연합’의 회원국이기 때문에 이사회가 더는 한국을 대상으로 컴퓨터 공격을 하지 말 것을 직접 촉구할 수 있다는 설명입니다. ‘국제전기통신연합’의 산자이 아차리아 선임 대변인입니다.
[Sanjay Archarya] 컴퓨터 공격을 받은 국가가 국제전기통신연합에 이 문제를 제기하면 이사회를 개최하고 판단해서 직접 해당 정부에 이를 중단할 것을 촉구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아직 한국 측으로부터 아무런 통보나 문제 제기를 받지 못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북한의 컴퓨터 공격을 직접 처벌하고 이를 제재할 수 있는 마땅한 국제기구나 장치가 없는 것이 현실이라고 전문가들과 국제기구 관계자들은 지적합니다. 전 세계의 컴퓨터 공격에 대항해 대책을 세우는 국제기구 'IMPACT', 즉 '사이버 테러에 대항하는 국제다중협력기구'도 디도스를 비롯한 북한의 컴퓨터 공격에 대해 잘 알고 있지만 이에 대해 북한을 직접 조사하거나 제재할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하지만, 북한이 '국제전기통신연합'의 회원국이기 때문에 'IMPACT'에도 가입할 것을 적극적으로 권장하고 있습니다.
한국의 국정원은 이번 컴퓨터 공격 명령을 내린 기구로 북한의 정찰총국은 지목했는데요, 정찰총국은 약 1천 명 규모의 인력을 거느리고 지금까지 한국 정부기관에 대해 수만 건의 컴퓨터 공격을 해 온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따라서 한국 정부가 이 문제를 '국제전기통신연합'에 정식으로 제기하면 연합 측이 이사회를 개최해 사안의 심각성을 판단한 뒤 북한에 이의 중단을 촉구하는 절차를 밟을 수 있다고 아차리아 대변인은 조언했습니다.
한편, 한국 정부는 '농협' 은행의 전산망을 공격한 북한의 행위에 대해 "이는 한국 사회에 대한 도발이며 규탄받아 마땅하다"고 비난했습니다.
=북한의 쌍꺼풀, 코 높이 성형수술 유행, 수준은 낮아
북한 여성들 사이에서 성형수술이 유행한 것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닙니다. 2000년대 초부터 평양을 비롯한 지방의 여성들 사이에서 쌍꺼풀과 코를 높이는 수술이 크게 유행하고 있는데요, 북한 당국의 통제 속에서도 군대 또는 사회 진출을 앞두고 졸업을 맞은 10대 여학생들에게 성형수술은 흔한 일이 됐습니다.
평양에 살았던 미국 내 탈북자 김영화(가명) 씨도 "2000년대 초 자신이 학교에 다닐 때 자신의 학급에 있던 여학생 대부분이 쌍꺼풀 수술을 한 기억이 있다"고 4일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김영화 씨는 "2000년대 들어 쌍꺼풀 수술은 북한에서 흔한 일이 돼버렸고 이후 코를 높이는 여성들도 많았다"고 회상했습니다.
또 지방에 사는 여성들도 평양이나 중국을 방문할 때 쌍꺼풀이나, 코 높이기, 또는 주름 펴기와 같은 성형수술을 선호하는데 대외 선전에 나서는 여성이나 사회 진출을 앞둔 여학생, 그리고 이미 수술한 친구를 따라 미를 가꾸기 위해 성형수술을 결정하는 등 동기는 다양하지만 예뻐지기 위한 북한 내 성형수술의 열풍은 수그러들 줄 모릅니다.
국제단체인 '국제성형재건외과학회(IPRAS)'와 '국제미용성형수술협회(ISAPS)' 측도 최근 북한에서 성형수술이 확산하고 있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성형외과 전문의가 본 북한의 성형수술 현실을 어떨까요? 남북 간 성형외과 교류에도 참가한 바 있는 '대한미용성형외과학회'의 서인석 이사장의 설명입니다.
[서인석 이사장] 북한의 의사들이 중국이나 러시아에 가서 배우고 오죠. 평양에서 간단한 쌍꺼풀이나 코를 높이는 정도인데, 지방흡입이나 유방 성형, 얼굴 윤곽 수술 등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장비도 없고 그런 고도의 수술은 아직 익히지 못했다는 말이겠죠. 아무리 폐쇄된 사회지만 나름대로 외국을 오가면서 선진 의료시술을 접하다 보면 그런 수술을 많이 하고 싶어 하더라고요.
서인석 이사장은 북한 성형수술이 아직 낮은 수준이라고 말합니다. 일반외과나 정형외과 의사들이 조금씩 기술을 배워 시술하는 정도. 그래서 쌍꺼풀이 자주 풀리거나 염증을 호소하는 사례도 적지 않습니다. 요즘은 성형외과 차원에서 국제적인 교류도 많지만 북한은 전문의도 드물고 사상적으로도 맞지 않아 그런 움직임은 전혀 찾아볼 수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입니다.
한편, 북한에서는 성형수술과 함께 언청이나 선천성 기형, 화상 등을 치료하는 재건 성형수술이 절실히 필요한 환자도 많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몇 년 전만 해도 한국 내 의사들이 북한에 직접 찾아가 수술이 필요한 환자를 치료하고 장비도 건네줬지만 천안함, 연평도 사건이 발생하면서 이같은 교류도 뚝 끊겼습니다.
[서인석 이사장] 재건 성형이 필요한 환자가 많은데 조금만 치료하고 수술해주면 정상적인 사회생활을 할 수 있을 텐데 그런 것(장비나 수준)이 아직 안 돼 있어서 장애를 갖고 생활하는 사람이 많죠.
따라서 북한 내 환자에게 더 나은 혜택을 주기 위해서는 단절된 교류를 회복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지적인데요, '그리스'에 본부를 둔 '국제성형재건외과학회(IPRAS)'와 미국의 '국제미용성형수술협회(ISAPS)' 측은 북한과 교류는 전혀 없다고 설명하면서 재건과 미용 등 수준 높은 성형수술을 위해 국제적 교류도 필요하다고 조언했습니다.
<노정민의 라디오 세상> 오늘 순서는 여기까지입니다. 다음 시간에 찾아뵙겠습니다. 지금까지 진행에 RFA 자유아시아방송, 노정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