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 계신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북한을 중심으로 미국과 한국 등 국제사회에서 일어난 일들을 통해 북한의 정치와 경제, 사회를 엿보고 흐름과 의미를 살펴보는 노정민의 <라디오 세상>입니다.
노정민의 <라디오 세상>, <오늘의 초점>으로 시작합니다.
- 북한 황해도 주민에 따르면 개성공단에서 근무한 북한 근로자가 직접 받은 한 달 임금은 북한 돈으로 약 7천 원입니다. 물론 북한 내 다른 공장 기업소에 비하면 많은 금액인데요, 하지만, 정작 북한 근로자의 생계를 책임진 것은 매일 간식으로 받던 초코파이였습니다. 장마당 가격의 50%만 받고 팔아도 매달 임금의 몇 배나 되는 부수입을 올릴 수 있었는데요, 초코파이의 영향력을 엿볼 수 있는 부분입니다.
- 미국을 방문한 한국의 박근혜 대통령과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7일 정상회담을 했습니다. 두 나라 정상은 북한이 변화하면 대화를 할 수 있다는 데 뜻을 같이했는데요, 한국 내 탈북자들도 북한이 대화에 나서야 하지만 대화를 거부하면 국제사회가 강력히 대응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 시간에 다룰 <오늘의 초점>입니다.
- 개성공단 근로자 한 달 임금, 약 7천 원
- 근로자의 생계를 책임진 것은 임금보다 초코파이
- 장마당 가격의 50%만 받아도 매일 1천 원 이상의 부수입
- 월급보다 몇 배나 많은 부수입, 개성공단 근로의 매력
- 개성공단 잠정 폐쇄, 초코파이의 가격 상승 여전
개성공단이 잠정폐쇄된 이후 자유아시아방송(RFA)이 8일 중국에서 만난 황해도 주민에 따르면 개성공단에서 일한 북한 근로자가 받은 한 달 임금은 북한 돈으로 7천 원. 현재 북한의 환율을 고려하면 1달러에도 못 미치는 금액입니다.
개성공단의 북한 근로자들이 잔업까지 할 경우 한 달 임금이 미화로 약 120~130달러에 달하지만 정작 북한 근로자가 받은 임금은 1/100도 안 되는데요, 하지만, "현재 북한 내 기업소 중 근로자에게 3천 원이 넘는 임금을 지급하는 곳이 드문 것을 볼 때 7천 원이 아주 적다고는 볼 수 없다"고 북한 주민은 설명했습니다.
따라서 개성공단의 잠정 폐쇄로 당장 근로자들이 매달 7천 원의 임금을 받지 못하게 된 것도 문제지만 정작 개성공단 근로자의 생계를 책임인 것이 있었는데요, 그것은 다름 아닌 매일 간식으로 제공된 한국의 '초코파이'입니다.
중국의 대북소식통과 북한 주민에 따르면 개성공단에서 북한 근로자들에게 지급된 초코파이는 북한 장마당에서 약 500~600원 정도에 팔리고 있습니다.
실제로 개성공단에서 북한 근로자들에게 공급된 초코파이는 하루에 8개. 이중 일부는 자신들이 먹고 나머지를 초코파이 구매 거간꾼들에게 장마당 가격의 50%만 받고 팔아도 하루에 1천 원~1천500원의 수입이 생긴다는 겁니다. 이를 한 달 근무 일수로 계산하면 초코파이로 얻는 부수입은 매달 받는 임금의 몇 배인 수만 원이 되고 이는 북한의 어떤 기업소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개성공단의 매력이라고 북한 주민과 소식통은 덧붙였는데요,
개성공단 사정에 밝은 한 인사는 "5만 명의 개성공단 근로자에게 하루에 공급된 50만 개의 초코파이 중 30%만 내다 팔아도 매일 15만 개가 북한 장마당에 유통된다는 계산이 나온다"고 설명했습니다. 한국 북한전략센터의 김광인 소장의 설명입니다.
[김광인] 북한에서 초코파이는 팔아서 돈을 벌 수 있습니다. 내부에서는 계도 한다고 들었는데요, 예를 들어 하루에 3~4개를 모으면 열흘이면 30~40개 아닙니까? 이것을 장마당에 내다 팔면 생계에 꽤 도움이 되겠죠. 그래서 인기가 있는 겁니다.
지난해 개성공단기업협회가 발간한 백서는 북한 근로자에게 제공되는 초코파이가 근로 의욕을 증대시켜 생산성 향상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평가했는데요, 자유아시아방송이 2010년 한국에 정착한 탈북자 100명을 대상으로 '한국에서 가장 맛있게 먹은 음식'을 묻는 설문조사에서도 초코파이는 20대 탈북 여성들이 가장 즐겨 먹는 간식에 선정되기도 했습니다.
초코파이의 생산업체인 '오리온'사의 홍보팀은 세계 어떤 나라에도 없는 독특한 초코파이의 맛을 북한 주민도 매우 좋아하는 것 같다고 설명했는데요,
[오리온 홍보팀] 초코파이는 세계 어떤 나라에도 없는 독특한 과자입니다. 과자도 아니고, 빵도 아닌, 초콜릿을 묻힌 독특한 과자인데요, 일단 맛이 워낙 좋기 때문에 (북한 사람에게도) 인기가 있는 것 같습니다.
이런 가운데 지난 3월 말부터 개성공단이 폐쇄될 수 있다는 소문이 돌자 북한 전역의 장마당에서 초코파이의 가격이 급등한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이같은 상황은 개성공단이 완전히 폐쇄된 오늘날도 마찬가지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영국의 일간신문인 '가디언'은 지난 1일, 한국에서 만든 '초코파이'가 북한 사람들의 마음을 변화시키고 있으며 이미 평양에서는 초코파이가 '전설적인 지위'에 올랐다고 보도한 바 있는데요,
이처럼 정작 개성공단 근로자의 생계를 책임진 것은 월급이 아닌 한 봉지의 '초코파이'였으며 개성공단 폐쇄로 북한 전역의 장마당에서 초코파이의 가격이 들썩이는 사실만으로도 개당 35g에 불과한 작은 '파이' 하나가 북한 사회와 북한 주민의 생각에 얼마나 큰 영향을 끼쳤는지 가늠케 합니다.
여러분께서는 노정민의 <라디오 세상>을 듣고 계십니다.
<탈북자들 "북 대화 거부하면 더 강경하게 대응해야">
- 탈북자 105명 설문조사에서 57% "북한과 대화 찬성"
- 10명 중 6명 이상 "북이 대화 거부 시, 강경해야"
- 10명 중 3명 "북한과 대화 반대, 철저히 무시해야" 응답도
미국을 방문한 한국의 박근혜 대통령과 미국의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 7일 정상회담을 하고, "북한이 변화된 모습을 보이면 북한과 대화할 수 있다"는 데 의견을 같이 했습니다. 두 정상은 "북한이 더는 무력도발로 국제사회의 주목을 받을 수 없고, 미국과 한국은 어느 때보다 단합돼 있다"는 것을 재확인했는데요,
최근 자유아시아방송(RFA)이 한국 내 탈북자의 초기정착을 지원하는 민간단체, '새롭고 하나 된 조국을 위한 모임(새조위)'와 함께 한국에 정착한 탈북자 105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관련 기사) 에서도 응답자의 57%(60명)가 "북한이 대화를 받아들여야 한다"고 답했습니다.
이와 함께 응답자의 67%는 북한이 대화를 반대한다면 "한국과 국제사회는 북한에 더 강경하게 대응해야 한다"라고 답해 북한이 자신의 행동에 책임을 지도록 해야 한다는 데 동의했는데요, 탈북자들도 대화를 통한 한반도의 안정을 바라면서도 북한의 도발에 대해서는 강경한 태도를 유지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밖에도 10명 중 3명 정도는 '북한과 대화는 말도 안 된다'라고 생각하고 있었으며 '북한을 철저히 무시하는 것도 좋은 대응방법'이라고 답해 눈길을 끌었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은 정상회담 직후 가진 기자 회견에서 "국제사회가 북한의 잘못된 행동에 대해 단호하고 분명한 메시지를 지속해서 보내고 국제규범을 거스르는 북한이 대가를 치르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는데요,
박근혜 대통령이 이번 미국 방문에서 가장 강조한 것 중 하나가 바로 북한의 변화였습니다. 정상회담에서, 미국 언론과 회견에서, 한인 동포들과 간담회 등에서 박근혜 대통령은 도발이 아닌 변화를 촉구했는데요, 미국과 한국이 변화를 전제 조건으로 한 대화를 제안한 만큼 이제 북한이 대답할 차례입니다.
노정민의 <라디오 세상> 오늘 순서는 여기서 마칩니다. 다음 시간에 다시 찾아뵙겠습니다. 지금까지 진행에 RFA 자유아시아방송, 노정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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