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 계신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북한을 중심으로 미국과 한국 등 국제사회에서 일어난 일들을 통해 북한의 정치와 경제, 사회를 엿보고 흐름과 의미를 살펴보는 노정민의 <라디오 세상>입니다.
노정민의 <라디오 세상>, <오늘의 초점>으로 시작합니다.
- 중국은행을 포함한 중국 내 상업은행이 조선무역은행과 거래를 중단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그동안 중국의 대북제재를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던 북․중 국경지방의 북한 무역상들 사이에서 동요하는 모습이 관측됐습니다. 일본의 언론매체인 '아시아프레스'에 따르면 앞으로 중국과 금융거래를 우려하는 분위기가 적지 않았다는 건데요,
"앞으로 거래와 관련해 걱정하는 사람이 많아서 "아, (이들이) 동요하는구나"라는 것을 느꼈습니다."
특히 중국은행이 거래를 중단함으로써 북한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 가늠하기 위해서는 북한 장마당의 환율 변동을 살펴볼 필요가 있으며, 금융제재에 따른 환율폭등은 장마당 쌀값의 상승까지 불러올 가능성이 커 보입니다.
노정민의 <라디오 세상>, 오늘의 '아시아프레스' 오사카 사무소의 이시마루 지로 대표와 함께 꾸며봅니다.
- "계좌 가진 무역회사 많아", 북 무역상들 동요
- 그동안 대북제재 걱정 안 했는데, 앞으로 금융거래 걱정
- 수취인이 북한 사람일 수 있어 송금 불가 사례도
- 금융거래 중단의 영향 "앞으로 환율 변동이 관건"
- 금융거래, 외화부족으로 환율 상승, 장마당 쌀값 폭등 가능성
"북한 무역상들 사이에서 동요가 감지된다"
중국의 4대 은행이 북한의 조선무역은행과 거래를 중단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이의 영향으로 북․중 국경지방의 북한 무역상들 사이에서 동요하는 모습이 보인다고 일본의 언론매체인 '아시아프레스'가 10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전했습니다.
최근 일본의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중국의 '중국은행', '건설은행', '농업은행', '공상은행'등 4대 은행이 대북 송금 업무를 중단했습니다. 특히 중국은행은 "중국 내 조선무역은행에 계좌를 폐쇄했음을 통지하고 해당 계좌에 관한 송금․출금 업무를 모두 중단했다"고 밝혔는데요,
'아시아프레스' 오사카 사무소의 이시마루 지로 대표는 심양과 단둥 지역의 여러 북한 무역상들에게 직접 또는 간접적으로 중국 내 조선무역은행 계좌의 폐쇄에 관한 영향을 물어본 결과 이들이 조금씩 동요하는 것을 느꼈다고 말했는데요,
[Ishimaru Jiro]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약간의 동요가 보입니다. 그러니까 조선무역은행에 계좌를 가진 무역회사가 상당히 많다는 거죠. 또 다른 은행과 비교해 거래 금액도 많아서 조선무역은행의 계좌가 폐쇄되면 영향이 클 수밖에 없다고 말한 사람도 있었습니다.
'아시아프레스'에 따르면 북한의 3차 핵실험 이후 중국이 유엔의 대북제재에 동참했지만, 중국에 나와 있는 북한의 무역상들은 4월 초까지만 해도 별다른 걱정을 하지 않았습니다.
이전 핵실험과 장거리 로켓을 발사한 이후에도 중국이 대북제재를 적극 이행하지 않은 데다 실제로 금융거래 이외의 현금거래나 차명계좌, 뇌물 등이 많아 정작 북한의 무역 일꾼들은 "중국의 경제제재로 별다른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다는 겁니다.
하지만 중국은행이 조선무역은행의 계좌를 폐쇄했다는 발표가 있은 이후 앞으로 금융거래에 관해 우려하는 북한 무역상이 많아졌다고 이시마루 대표는 덧붙였는데요,
[Ishimaru Jiro] 앞으로 중국 당국이 지금까지 취해왔던 차명계좌 거래나 현금거래까지 적극적으로 적발한다면 북한에 금융제재의 타격이 있을 수밖에 없다고 말한 사람도 있었습니다. 당장 영향이 있는 것은 확인하지 못했지만, 앞으로 거래와 관련해 걱정하는 사람이 많아서 "아, (이들이) 동요하는구나"라는 것을 느꼈습니다.
실제로 중국의 소식통에 따르면 중국에 거주하는 사람이 중국은행에서 한국 사람에게 송금하려 했지만 은행 직원이 이를 거부했습니다. 돈을 받는 사람이 한국 사람인지, 북한 사람인지 확인할 수 없다는 것이 이유였는데요, 이는 '중국은행이 북한 사람에게 송금할 수 없게 한다'는 징후는 물론 차명계좌 거래의 단속까지 엿볼 수 있는 부분이라고 소식통은 덧붙였습니다.
하지만 중국은행과 조선무역은행의 거래 금액이 분명하지 않아 대북 송금중단 조치가 북한에 얼마나 영향을 끼칠지도 확실치 않은데요, 이시마루 대표는 이번 금융제재의 영향을 가늠할 수 있는 지표로 위안화 당 환율을 지목했습니다.
[Ishimaru Jiro] 북한 내부에서도 달러나 인민폐는 시장에서 거래되고 있는데요, 공식 환율은 의미가 없고요. 만약 중국 금융제재의 영향을 받는다면 반드시 북한 내에서 (위안화) 환율이 많이 올라갈 수밖에 없습니다. 시장에서 외화 거래가 이뤄지기 때문에 앞으로 (위안화) 환율 시세를 지켜보면 (금융 제재의) 영향에 관한 지표로 판단할 수 있을 겁니다.
실제로 지난주까지 북한 내부로부터 확인한 달러 당 환율은 100달러당 북한 돈 84만 원. 4월 중순에 비해 오히려 달러 환율은 떨어졌습니다. 북한 원화의 가치가 강세를 보이면서 환율에 큰 변동은 없었는데요, 다음주 이후의 환율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지적입니다.
그런 가운데 이번 중국은행의 금융제재는 북한 주민이 아닌 북한 지도층의 통치자금을 겨냥한 것이란 분석이 많습니다. 하지만 중국의 금융제재가 전혀 북한 주민의 생활과 무관하다고는 볼 수 없는데요, 금융제재로 외화가 부족하면 중국산 물건의 수입이 줄어들 수밖에 없고 환율이 상승하면 장마당의 쌀값도 오를 가능성이 높습니다.
[Ishimaru Jiro] 북한에서도 시장경제가 활발하다는 것은 외화의 원활한 순환을 의미하죠. 그리고 북한 내부에서 쌀값은 외화 시세의 영향을 받고 오르락내리락 합니다. 장마당에서 거래되는 쌀값은 쌀의 수요와 공급보다는 중국 돈에 대한 환율 시세의 영향을 많이 받습니다. 금융제재로 환율이 많은 영향을 받았다면 북한 시장의 쌀값이 많이 올라갈 수밖에 없다고 판단되고요, 외화부족에 빠지면 쌀값이 폭등할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고 생각합니다.
한국의 연합뉴스에 따르면 한국 정부도 중국의 4대 은행이 북한과 금융거래를 중단한 사실을 파악했습니다. 정부의 고위 소식통은 중국은행을 포함한 중국의 4대 은행과 조선무역은행 간 거래가 중단된 것은 맞는 것 같다고 전했는데요, 미국 하버드대학교 케네디 정책대학원의 존 박 선임연구원은 "중국 국영은행의 조치는 중국이 북한의 도발을 심각하게 우려하고 있다는 점을 북한 정권에 분명히 하려는 의도로 보인다"고 분석했습니다.
일단 중국은행이 대북송금을 중단함으로써 북한 무역상들 사이에서는 이를 우려하며 동요하는 모습이 감지됐는데요, 앞으로 당장 북한 측에 어떤 영향이 있을지는 알 수 없지만 중국 정부 소유의 은행이 대북 금융제재에 동참했다는 점은 국제사회뿐만 아니라 북한 정권에도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관측입니다.
노정민의 <라디오 세상> 오늘 순서는 여기서 마칩니다. 다음 시간에 다시 찾아뵙겠습니다. 지금까지 진행에 RFA 자유아시아방송, 노정민입니다.
중국은행 거래 중단에 북 무역상 동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