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 계신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북한을 중심으로 미국과 한국 등 국제사회에서 일어난 일들을 통해
북한의 정치와 경제, 사회를 엿보고 흐름과 의미를 살펴보는
노정민의 <라디오 세상> 시간입니다.
노정민의 <라디오 세상>, 오늘의 초점으로 시작합니다.
< 오늘의 초점 >
- 북한은 모내기와 옥수수, 강냉이 심기로 한 해 농사준비가 한창입니다. 하지만 지난 4월 행사로 농사준비가 늦은 데다 비료 부족, 전력난 등으로 농사준비가 제대로 되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또 북한 당국이 영농 자재를 공급하지 않아 농민의 부담이 더 커지면서 농사를 짓는 농민의 의욕조차 떨어지고 있는데요, 일본의 '아시아프레스'와 함께 하는 <지금 북한에서는> 시간에서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 2년 동안 중국 땅에서 홀로 살아온 탈북 청소년이 이제 곧 자유를 찾아 길을 떠납니다. 이 소년은 부모 없이 갈 곳 없는 자신을 진심으로 도와준 중국인 아저씨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하는데요, 어떤 사연인지 함께 살펴봅니다.
이 시간에 다룰 <오늘의 초점>입니다.
- 4 월 대규모 정치행사로 예년보다 늦은 농사준비
- 퇴비 , 전력 부족으로 올해 수확량 벌써부터 걱정
- 농업 자재도 농민 부담 , 의욕도 없어
" 전기의 공급은 설날 , 2 월 김정일 생일 , 4 월 김일성 생일 이후로 5 월 농번기에 조금 있을 뿐입니다 " - < 황해남도 30 대 남성 >
" 몇 년 전부터 농장에는 비료가 거의 들어오지 않는다고 합니다 . 또 현장까지 오는 사이에 부정유출이 됩니다 ." - < 황해남도 40 대 여성 >
" 일 년 내내 농사를 했지만 , 수중에 아무것도 남지 않기 때문에 의욕이 없는 것은 당연합니다 . 농민은 일하지 않고 , 농번기 지원에 동원된 학생과 주부가 일하고 있습니다 . 또 밭을 경작하기 위한 소도 사료를 충분히 받지 못해 빼빼 말라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 - < 황해남도 농민 여성 >
북한은 요즘 농사준비에 한창입니다.
모내기가 시작됐고, 강냉이와 옥수수를 심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황해도를 중심으로 북한의 농민은 가뜩이나 늦은 농사준비에 전력난과 퇴비 부족으로 삼중고를 겪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일본의 언론매체인 '아시아프레스(ASIAPRESS)'가 북한의 곡창지대인 황해도 지방의 주민을 접촉한 내용에 따르면 올해 농사준비는 여러 가지 면에서 잘되지 않았습니다. 특히 4월의 대규모 정치행사에 많은 주민이 동원되면서 농사준비가 많이 늦었기 때문입니다.
'아시아프레스' 오사카 사무소의 이시마루 지로 대표의 설명입니다.
[Ishimaru Jiro] 북한 내부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올해는 농사준비가 잘 안 됐데요 . 많이 늦었다고 합니다 . 원인 중 하나는 지난 4 월에 벌써 준비에 들어갔어야 하는데 4.15 김일성 주석 행사 , 김정은에 관한 후계자 행사 때문에 많은 사람이 동원되고 , 행사를 준비했기 때문에 농사준비가 많이 늦었죠 .
매년 그렇듯이 퇴비의 부족 현상은 올해도 여전합니다.
주로 2월부터 퇴비를 준비해야 하는데 이마저도 많이 늦었고 북한 당국이 농촌에 지급하는 화학비료의 양도 많이 줄었습니다.
비료를 거의 공급하지 않은 농장도 많습니다.
게다가 간부나 농장의 관리위원장, 작업반장 등 중간 계층이 비료를 중간에서 가로채 시장에 내다 파는 부정행위도 한창 바쁘고 중요한 시기에 농민들의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습니다.
비료를 제대로 쓰지 못하다 보니 현지 농민들 가운데는 벌써부터 올해 가을의 수확량을 걱정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습니다.
북한의 전력난도 농사준비를 힘들게 하는 원인이 되고 있습니다.
물이 많이 필요한 시기에 전력난으로 펌프를 돌리지 못해 물을 제대로 준비하지 못한다는 겁니다.
[Ishimaru Jiro] 이제부터 농촌은 물을 많이 준비해야 합니다 . 물을 준비하려면 펌프를 가동해야 하는 데 전기가 필요하잖아요 . 그런데 전력난이 대단히 심각합니다 . 이 때문에 물 준비가 되지 않아 농사준비가 안 되는 원인이 되고 있다고 합니다 .
실제로 함경북도에서는 5월 초까지 회령시 중심부를 제외한 나머지 지역에는 전기가 거의 공급되지 않았다고 '아시아프레스'는 17일 전했습니다.
이뿐만이 아닙니다.
농약이나 비닐 같은 영농자재도 북한 당국이 거의 지원하지 못하면서
대부분이 농민의 부담이 됐습니다.
이처럼 한 해 농사를 시작하는 때에 농민들이 삼중고, 사중고를 겪다 보니 저절로 의욕이 떨어지는 것은 당연합니다.
실제로 아시아프레스가 살펴본 농장의 작업능률은 매우 낮았습니다.
농민은 참견만 할 뿐 농촌 지원에 동원한 학생들과 주부들이 주로 일하고 있으며 사람도 소도 식량난으로 영양실조에 걸리다 보니 농사를 지을 기력도 없다는 것이 현지 북한 주민의 하소연입니다.
[Ishimaru Jiro] 농약이나 비닐 같은 농업자재도 북한 당국이 지원해야 하는데 국가가 돈이 없으니까 지원하지 않다 보니 농민의 부담이 상당히 많습니다 . 농민의 부담은 많지만 갖는 것이 없으면 농장 일을 열심히 하지 않는 것이 당연하지요 .
한편, 오히려 함경북도의 주민은 소토지를 경작하거나 부업으로 장사와 무역을 해 살림살이가 오히려 나은 편이지만 농장 일에만 주로 집중해야 하는 곡창지대, 즉 황해도의 주민은 전력난과 비료 부족, 집단농업의 비효율성, 간부의 부정부패, 그리고 부담을 강요당하는 농민의 의욕 상실 등 삼중고, 사중고의 영향으로 하루하루 힘든 날을 보내고 있습니다.
여러분께서는 노정민의 <라디오 세상> 듣고 계십니다.
- 이제 중국 떠나는 탈북 소년 " 자유 찾아 꼭 다시 만나고 싶어요 "
북한을 떠나 2년간 중국에서 숨어 지낸 올해 나이 17살의 탈북 청소년 김동현 군(가명). 그의 어머니는 이미 10년 전 결핵으로 세상을 떠났고 아버지는 어떻게 됐는지 알지 못합니다.
부모 없이 방황하던 동현 군은 결국 강을 건너게 됐고 중국에서 공안들의 눈을 피해 불안한 삶을 시작하게 됐습니다.
혹시 공안에 발각될까 봐 지금도 일주일에서 열흘에 한 번 밖을 나갑니다.
낮에는 주로 잠을 자고 밤에만 일하며 겨우 입에 풀칠을 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말도 모르고 아는 사람도 없이 하루하루 답답하고 불안한 삶을 살았던 동현 군이 이제 곧 선교사의 도움을 받아 한국행에 나서려고 합니다.
멀고 험난한 길이 되겠지만 한국 땅에서 누릴 자유와 밝은 미래를 꿈꾸며 조심스럽게 첫발을 내딛게 되는 김동현 군은 중국 땅을 떠나기 전 특별히 고마워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지금까지 갈 곳 없는 자신에게 거처를 내어주고 말과 컴퓨터 등을 가르쳐주며 보살펴 준 30대의 중국인 아저씨가 바로 그 사람입니다.
또 안전한 곳에서 일할 수 있는 일자리도 소개해줬습니다.
자신이 북한에서 온 것을 알고 강제 북송되면 어떻게 되는지도 알기 때문에 더욱 물심양면으로 자신을 도와줬다고 동현 군은 고마워합니다.
[ 김동현 군 ] 네 . 그분 아니면 어떻게 살겠습니까 ? 많이 도와줍니다 . 집도 마련해 주고 , 일할 수 있게끔 해주고 , 처음에는 아무것도 몰랐는데 많이 도와주고 ..., 지금도 도와준 것 많이 감사해 하고 있습니다 .
중국인 아저씨와 동현 군은 이제 삼촌과 조카 사이처럼 발전했습니다.
아저씨가 힘들 때는 동현 군이 도움을 주기도 했습니다.
또 아저씨가 일 때문에 타지로 멀리 떠나야 할 때는 걱정이 되는 마음에 지인에게 동현 군을 잘 보살펴달라고 당부하고 매일 전화로 안부를 물어봅니다.
자신의 일이 아니면 상관하지 않는 중국인의 특성, 또 탈북자를 강제로 북송하는 중국의 정책 아래 이 중국인 아저씨의 배려와 도움은 동현 군에게 작은 희망과 같았습니다.
동현 군은 이제 곧 떠날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이제 떠나면 아저씨와 언제 만날 수 있을지 알 수 없습니다.
하지만 동현 군은 아저씨의 도움을 잊을 수가 없는데요, 처음에는 말과 컴퓨터 등을 배우느라 힘들고 많이 속상했지만 지금 생각해보니 고마운 마음에 마음이 뭉클해집니다.
[ 김동현 군 ] 하고 싶은 말은 솔직히 처음에는 많이 속상하고 미워했습니다 . 그런데 시간이 지나고 보니까 가르쳐 준 것을 정말 고맙게 생각합니다 . 중국말과 컴퓨터 , 이런 것을 가르쳐 줬습니다 . 솔직히 처음에는 황당하고 힘들었습니다 . 그런데 지금은 정말 감사합니다 .
이제 동현 군은 위험하고도 힘들 길을 떠납니다.
하지만 한국에 가서 자유를 찾으면 꼭 다시 중국으로 돌아와
자신에게 살 길을 제시해주고, 마음으로 자신을 꼭 품어준 아저씨를 꼭 만나겠다고 다짐하는데요, 꼭 그 소망이 이뤄졌으면 좋겠습니다.
[ 김동현 군 ] 나중에 잘 되면 꼭 다시 ( 아저씨를 ) 찾아오려고 합니다 .
노정민의 <라디오 세상>, 오늘 순서는 여기서 마칩니다. 지금까지 진행에 RFA, 자유아시아방송, 노정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