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북한을 중심으로 미국과 한국 등 국제사회에서 일어난 일들을 통해 북한의 정치, 경제, 사회를 엿보고 흐름과 의미를 살펴보는 노정민의 <라디오 세상> 시간입니다.
미국 국무부의 로버트 킹 북한인권특사가 다음 주 초 북한의 식량 사정을 평가하기 위해 북한의 평양을 방문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특히 킹 특사는 이번 방북에서 북측과 식량 분배의 투명성에 관한 내용을 집중적으로 협의할 것으로 예상되는데요, 스티븐 보즈워스 대북정책 특별대표의 방한에 이은 킹 특사의 방북으로 북한에 대한 인도주의적 쌀 지원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입니다.
먼저 오늘 <라디오 세상>에서 다룰 소식을 소개하는 <오늘의 초점>입니다.
<오늘의 초점>
- 북한과 중국 간 경제협력 사업으로 신 압록강 대교 건설 사업이 시작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중국과 달리 북한 신의주의 주민은 아직 건설 사업에 대해 잘 모르거나 특별한 기대감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고 하는데요, 오늘 이 시간에는 중국 현지를 연결해 신 압록강 대교의 건설사업과 황금평 개발 가능성 등을 살펴보겠습니다.
- 지난해 천안함 사건에 따른 한국 정부의 5.24조치로 남북 교류가 거의 중단되면서 북한에 투자했던 외국의 사업가들이 사업을 중단하거나 큰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이런 가운데 호주를 중심으로 대북 투자와 사업에 관한 움직임이 시작되고 있습니다.
이 시간에 다룰 <오늘의 초점> 입니다.
=황금평 개발 움직임 아직 없어
정치, 경제, 문화 등 모든 분야에서 밀접한 관계에 있는 북한과 중국이 최근 들어 특히 양국 간 경제 협력에 속도를 내는 분위기입니다. 북한과 중국 간 경제협력과 관련해 여러 가지 사업이 있겠지만 오늘은 최근 화제를 모으고 있는 신 압록강 대교 건설과 위화도 '황금평'의 합작개발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중국의 김준호 특파원을 연결해 보겠습니다. 김준호 특파원.
<김준호 특파원> 네. 안녕하십니다. 중국의 김준호 특파원입니다.
[진행자] 최근 신 압록강대교 건설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 일이 성사되기까지 중국이 많은 공을 들였다는 이야기도 들리는데요, 성사 배경부터 간략히 설명해 주시죠.
[김준호 특파원] 북한과 중국을 연결하는 교량이기 때문에 북한과 중국 중 어느 한 쪽에서만 다리를 놓자고 해서 되는 것은 아니지요.
양국의 합의가 이루어져야만 할 수 있는 사업인데, 그동안 보도된 내용을 보면 중국에서 제의하고 북한이 이를 수용한 형태입니다. 즉, 중국당국이 이 다리를 놓기 위해서 오랫동안 북한에 많은 공을 들이고 나서야 성사된 사업인데요, 다시 말하면 북한은 신 압록강 대교 건설이 별로 반가운 사업은 아닌데 중국의 요청을 받아들인 형태라는 겁니다.
또 교량 건설에 필요한 약 17억 위안이 넘는 예산을 중국 측이 모두 부담하는 점, 사실 여부가 확인된 것은 아니지만 교량 건설에 대한 북한 측 동의를 끌어내기 위해 중국이 교량의 북한 측 끝단 지점 주변의 도로정비와 함께 심지어 북한 측 세관 청사를 지어 주기로 했다는 등의 여러 소문이 돌기도 했습니다.
이와 함께 북한 내부에서는 “교량 건설에 관해 중국과 합의한 것을 두고 장군님이 중국에 큰 선물을 안겨줬다”면서 북한 주민을 상대로 교양사업을 했다는 얘기도 있습니다.
[진행자] 이번 중국과 북한 간 다리 건설을 북한 측은 부담스럽게 생각했다는 분석도 있었는데요, 특별한 이유나 배경은 무엇인지요?
[김준호 특파원] 현재 북한과 중국을 연결하는 기존의 압록강 철교는 자동차나 열차의 교차운행이 불가능한 단선이긴 하지만 이것만으로도 물류수송엔 큰 지장이 없습니다. 현재도 교량을 운행하는 차량의 가동률은 야간은 제외하고 주간 시간에만도 약 50%밖에 안 됩니다. 그래서 북한 측에서는 신 압록강 대교의 필요성을 못 느꼈다고 보입니다. 오히려 괜히 다리 하나만 더 생겨서 개방에 대한 압력을 더 많이 받고 외부 소식이 북한 주민에게 더 전파되는 부작용을 가져오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작용했을 것이라는 게 많은 북한 전문가들의 분석이었는데요.
하지만 중국은 긴 앞날을 보고 신 압록강대교 건설을 추진한다는 분석입니다. 즉 지금 현재는 중국과 한국 사이에 북한이 자리잡고 있어서 새로 짓는 압록강 대교의 효과를 당장 볼 수는 없지만, 중국과 한국의 교역량이 하루가 다르게 늘어나는데 바로 중국의 동북지방과 한국 간 육로 교역의 가능성을 내다보고 이에 대한 준비차원으로 보는 겁니다.
또 중국에서 상대적으로 경제사정이 뒤떨어진 동북 3성(요녕성, 길림성, 흑룡강성)이 발전하려면 한반도와 일본까지 교역을 확대하는 것이 필요한데 이에 대한 대비의 성격이 있다는 확대 해석도 가능합니다.
이와 함께 신 압록강 대교가 건설되면 훗날 북한이 개방을 한 뒤 중국과 한국에 도로를 이용한 수송이 가능해지고 이번에 새로 짓는 압록강 대교의 가치가 더욱 빛을 발하게 되고요, 그렇게만 된다면 북한 측의 경제발전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진행자] 그렇다면 이번 신 압록강 대교 건설과 관련해서 다리가 건설되는 중국 단동과 북한 신의주 주민의 기대감이나 반응은 어떻습니까?
[김준호 특파원] 물론 중국 단동의 주민은 이를 크게 환영하고, 기대감도 대단히 큽니다. 신 압록강 대교가 들어서는 개발 지역의 아파트 값이 치솟고 있어서 이곳의 부동산에 투자한 사람들의 입이 함박만 해졌습니다. 또 꼭 이 사람들뿐만 아니라 "다리가 건설되면 북한과의 교역이 활발해져서 단동의 경제발전에 속도가 붙을 게 아니냐"는 막연한 기대를 하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반면에 신의주의 북한 주민은 아직 신 압록강 대교 건설이 시작된 것을 잘 모른다고 하는데요, 아직은 신 압록강 대교의 건설에 대한 북한 주민의 기대감이나 반응이 어떤지는 전해지는 것이 없습니다.
[진행자] 이번에는 얘길 좀 바꿔서 신 압록강 대교가 들어서는 지역과 멀지 않은 북한의 '황금평' 지역을 중국에 50년간 빌려줘서 합작 개발을 할 예정이라는 보도도 있었습니다. 며칠 전 일부 언론은 오는 28일에 중국의 왕치산(王岐山)경제담당 부총리와 북한의 장성택(張成澤)노동당 행정부장이 참석한 가운데 합작개발 착공식을 할 것이라고 아주 구체적인 보도를 했는데요, 실제로 그런 징후를 느낄 수 있는지요?
[김준호 특파원] '황금평' 개발과 관련해서는 현재 가시적으로 보이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는 게 단동 현지 소식통들의 말입니다. 소식통들에 따르면 중국은 지난겨울에 북한과 중국의 국경 철조망을 말끔하게 보수했고, 또 북한지역과 인접한 도로주변엔 이중으로 철조망을 보완했을 뿐만 아니라 국경지역을 감시하는 감시 카메라도 설치했는데요, "'황금평'을 북한으로부터 빌려서 새로 개발할 계획이라면 이런 게 뭐가 필요하냐"고 말합니다.
또 "중국에는 굳이 '황금평'이 아니더라도 단동 지역에 개발할 수 있는 토지가 충분한데 기반 조성만 하려 해도 천문학적인 숫자의 돈이 들어가야 하는 '황금평' 개발에 공을 들일 이유가 없지 않느냐"는 얘기도 들립니다.
게다가 북한으로서는 "'황금평'이 약 11.45㎢에 이르는 꽤 큰 규모로 벼농사가 아주 잘 되는 곡창지대인데 이를 중국 측에 임대를 준다는 게 좀 이상하지 않느냐" 하는 말도 있다고 합니다. 따라서 만약 28일에 양국이 착공식을 거행한다고 해도 당장 착공이 시작되는 것은 아닐 거라는 분석도 많습니다.
또 현재 북한에서는 모내기가 시작됐다고 하는데 '황금평'엔 아직 모내기가 시작되지는 않았지만 모내기를 위한 논갈이가 이미 마친 상태여서 곧 모내기를 시작할 것 같다고 현지 소식통들이 전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황금평 합작 개발은 좀 더 시간을 두고 지켜봐야 확실히 알 수가 있겠군요?
[김준호] 네, 현재로선 그렇게 말씀드릴 수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진행자] 네.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지금까지 중국을 연결해 '북-중 간 압록강 대교' 건설과 '황금평' 개발 내용을 함께 살펴봤습니다.
=호주, 대북 투자 다시 잰걸음
북한에서 수산물 사업과 농수산 가공 공장 등을 운영했던 호주의 한 사업가는 지난해 천안함 사건에 따른 한국 정부의 5.24조치로 모든 경제활동이 중단돼 큰 타격을 입었습니다. 지난해 이맘때까지만 해도 투자를 늘리며 새로운 사업체를 늘려가던 이 사업가는 5.24조치 이후 결국 대북 사업을 그만둘 수밖에 없었습니다.
실제로 한국 정부의 대북 경제제재인 5.24조치로 지난 1년간 남북 교류 가운데 일반교역은 지난해보다 절반 이상 줄었는데요, 이 때문에 호주를 비롯해 외국의 대북 투자가들도 적지 않은 손해를 입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호주의 이 사업가는 지난달에도 두 차례 이상 북한의 평양을 방문하면서 새로운 사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경색된 남북 교역이 다시 풀릴 것이란 기대 속에 더 큰 사업에 대한 계약을 체결하면서 본격적인 준비에 나서고 있다고 이 사업가는 18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전했습니다. 특히 북한도 지난해와 다르게 많이 변하고 있고 한국과도 대화하려는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다며 새로 추진하는 사업에도 희망을 엿볼 수 있었다고 이 사업가는 덧붙였습니다.
이미 호주에서는 북한에서 단열재와 비누, 맥주를 비롯해 광산 사업 등의 투자에 적극적이었고 호주 내 사업가들은 수백만 달러를 들여 새로운 사업에 대한 투자 확대에 나서기도 했습니다. 지난해 5.24조치로 대북 투자와 북한 내 사업이 주춤했지만 최근에 대북 투자와 관련해 조금씩 잰걸음을 하는 듯한 분위기인데요, 지난해 대북 투자의 활기가 다시 이어질 가능성도 엿보입니다.
이런 가운데 북한의 평양에서는 지난 16일, 제14차 ‘봄철 국제상품전람회’가 개막됐는데요, 호주를 비롯해 중국과 독일, 이탈리아, 인도네시아, 프랑스, 폴란드 등 세계 각국의 기업들이 참가해 북한의 상품을 둘러보고 투자방안을 논의합니다.
이와 관련해 유럽 기업단을 이끌고 이번 ‘봄철 국제상품전람회’에 참석한 네덜란드의 투자자문회사, ‘GPI 컨설턴시’의 폴 치아 대표는 북한의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이 유럽 투자단을 모집하는 데 악영향을 주는 것은 사실이라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한 바 있는데요, 미국의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도 중국 내 300개 기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규제가 많고, 법률, 관행을 마음대로 변경하는 기업 환경’이 가장 불만이라는 결과를 밝히기도 했습니다.
<노정민의 라디오 세상> 오늘 순서는 여기까지입니다. 다음 시간에 찾아뵙겠습니다. 지금까지 진행에 RFA 자유아시아방송, 노정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