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 계신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북한을 중심으로 미국과 한국 등 국제사회에서 일어난 일들을 통해 북한의 정치와 경제, 사회를 엿보고 흐름과 의미를 살펴보는 노정민의 <라디오 세상>입니다.
노정민의 <라디오 세상>, 오늘 순서 시작합니다.
- 북 내부소식통 "최근 미사일 발사, 탄두 폭발 실험" 주장
- 소식통 "EMP탄 생각해볼 수 있고...", 핵 EMP 언급
- 미 중앙정보국 출신 전문가도 "이전 미사일, 실패 아닌 EMP 공격 연습용"
- 실현 가능성에 갑론을박, 북한에서도 "EMP 실험" 언급에 주목
북한이 지난 14일, 신형 탄도미사일 한 발을 발사했습니다. 탄도미사일은 700km를 날아가 한반도 동해상에 떨어졌는데요, 북한은 공식 매체를 통해 "지상대지상 중장거리 전략탄로케트, 화성-12의 시험발사에 성공했다"라고 선전했습니다.
한국 국방부는 탄도미사일을 분석한 결과 "그동안 연이어 실패한 무수단 미사일보다 성능이 향상된 IRBM, 즉 중장거리탄도미사일급으로 평가한다"라고 밝혔는데요, 군사적 관점에서 북한의 이번 미사일 발사는 잇단 탄도미사일 발사의 실패를 만회하고 새로운 핵 투발 수단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북한은 최근에도 미사일을 연이어 발사했지만 모두 실패한 것으로 추정됐는데요, 하지만, 당시 이것이 탄두 폭발 실험이었다는 주장이 북한 내부로부터 나와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이 내용을 중국의 김준호 특파원을 연결해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김준호 특파원이 전화로 연결돼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김준호 특파원] 네, 안녕하십니까? 중국입니다.
- 북한이 지난 14일 또 탄도미사일 한 발을 발사했는데요, 마침 중국에서는 오랫동안 준비한 '일대일로' 국제협력 정상회의 개막식이 있었잖아요.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하면서 "잔칫집에 찬물을 끼얹은 격이 됐다"라는 말도 있던데, 중국의 분위기는 어땠습니까?
[김준호 특파원] 네, 말씀하신 대로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한 지난 14일은 중국에서 아주 큰 국제대회가 개최된 날입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외국의 정상들과 고위 경제관료들을 초청해 개최한 회의였는데요, 중국의 잔칫날이라고 할 수 있죠. 북한의 김영재 대외경제상도 초청을 받고 참석했는데요, 하필 그런 날을 골라 도발을 했으니 중국인들이 좋아할 리 없죠. 이런 일이 있을 때마다 중국에 나와 있는 북한의 출장자나 관료들은 주눅이 들어 가능한 한 중국인들과 눈을 마주치지 않으려고 합니다.
- 네, 이번 '화성-12' 미사일 발사 이전에 지난 4월에도 두 차례의 미사일 발사 실험이 있었습니다. 당시 모두 실패한 것으로 추정됐는데, 북한 내부에서 새로운 주장이 전해졌다면서요?
[김준호 특파원] 네, 당시 미사일이 발사한 지 몇 분 만에 공중에서 폭발했죠. 그런데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당시 미사일 발사는 애초부터 공중에서 탄두를 폭발시키는 탄두 폭발 실험이었다는 겁니다. 북한의 군사정보에 접근이 가능한 내부 소식통에 따르면 이것이 탄두 폭발 실험이었을 때 의도한 지점에서 정확하게 폭발한 것인지를 놓고 실험의 성공 여부를 따져야지, 단순히 공중에서 폭발했다고 해서 실패한 실험은 아니라는 겁니다.
- 한국군 정보당국도 북한이 무수단 미사일을 이용해 핵탄두 폭발 시험이나 신형 엔진 실험 등을 진행하고 있을 것이란 분석도 있었거든요.
[김준호 특파원] 그렇습니다. 우선 당시에 쏘아 올린 미사일이 무수단 미사일로 알려졌는데요, 무수단 미사일은 북한이 이미 성능과 검증을 마치고 실전에 배치한 미사일이고, 한국과 일본을 사정권에 둔 미사일에 속합니다. 고체연료를 사용한 실험도 이미 마쳤고요. 내부 소식통에 따르면 이 미사일을 한 번도 아닌 두 번이나 연이어 공중에서 폭발하는 실패작을 내놓을 정도로 북한의 미사일 기술이 형편없지 않다는 겁니다.
- 그렇다면 왜 북한이 공중에서 탄두 폭발 실험을 했을까? 에 대한 궁금증이 생기는데요,
[김준호 특파원] 네, 저도 같은 의문이 생겨서 물어봤습니다. 저도 그렇지만 대다수 사람이 미사일이라고 하면 지상에 떨어져 폭발해 인명을 살상하고 각종 시설물을 파괴하는 것으로 생각하잖아요. 그런데 내부 소식통은 공중에서 탄두가 폭발해야 폭탄의 효용성이 크다는 것을 고려하면 답을 추정할 수 있지 않겠느냐면서 EMP 탄을 생각해 볼 수 있고, 또 생화학 무기를 공중에서 살포하는 수단도 생각해 볼 수 있지 않겠느냐고 말했습니다.
- 핵 EMP라면 핵탄두를 공중에서 폭발시켜 고출력 전자기파로 적의 레이더나 통신망을 마비시키는 폭탄 아닌가요? 이미 미국에서도 이에 대한 경고가 있었는데요, 실제 북한 내부에서도 EMP탄이란 말이 나오는군요.
[김준호 특파원] 그렇습니다. 최근 미국의 월스트리트저널이 전 미국 중앙정보국장(제임스 울시)의 말을 인용해 북한이 미국 본토 상공에서 핵탄두 폭발과 이에 따른 EMP로 전력망과 주요 기반시설의 마비를 시도할 수 있다고 주장한 바 있는데요, 실제로 이 내부 소식통도 EMP탄의 가능성을 언급했습니다. 특히 EMP탄을 지상이 아닌 공중에서 폭발해야 효과가 크기 때문에 충분히 가능성이 있어 보이고요, 생화학 무기를 살포하는 것도 어느 정도 높이의 공중에서 해야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기 때문에 북한이 탄두 폭발 실험에 나서는 것으로 풀이됩니다.
- 이미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북한이 핵탄두 운반수단인 탄도미사일을 잇달아 발사하고, 미사일에 장착할 소형 핵탄두 가능성이 있는 구형 물체를 공개했을 때 충분히 핵 EMP를 주목한 것으로 아는데요, 이것이 사실이라면 이에 대한 대책 마련도 시급해 보입니다.
김준호 특파원, 오늘 소식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김준호 특파원] 네. 고맙습니다.
이런 가운데 미국 중앙정보국 출신의 전문가인 미국 국가국토안보 태스크포스의 피터 빈센트 프라이 소장은 지난 9일, 북한이 미국에 핵 전자기파, 즉 EMP 공격을 감행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북한이 우주에서 전자기파를 분출해 지상의 전자시스템을 완전히 파괴하는 고고도 핵무기폭발 능력을 비밀리에 개발하고 있다는 건데요,
또 프라이 소장도 최근 실패한 것으로 알려진 북한의 미사일 시험발사는 사실 EMP 공격을 위한 연습용이라고 말해 북한 내부소식통의 주장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물론 이를 미국에 대한 협상 카드로 사용할 수 있다는 건데요,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핵 EMP의 가능성에 대해 아직은 실현 가능성이 없다는 지적도 적지 않지만, 북한과 미국 내에서 이에 대한 언급과 경고의 목소리가 나왔다는 점을 주목한다면, 무조건 무시할 수만은 없어 보입니다.
노정민의 <라디오 세상> 오늘 순서는 여기서 마칩니다. 지금까지 진행에 RFA 자유아시아방송, 노정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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