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디오 세상] 북 도시 빈민, ‘되거리꾼’의 몰락

0:00 / 0:00

북한에 계신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북한을 중심으로 미국과 한국 등 국제사회에서 일어난 일들을 통해

북한의 정치와 경제, 사회를 엿보고 흐름과 의미를 살펴보는

노정민의 <라디오 세상>입니다.

노정민의 <라디오 세상> 시작합니다.

- 농촌에서 도시 장마당에 물건을 날라주는 ' 되거리꾼 '

- 식량난 , 통제 강화 , 장마당 경기 부진으로 수입 크게 줄어

- 결국 팔고 꽃제비로 전락 , 장마당과 역전에는 꽃제비 늘어

- 요즘은 농촌 동원시기 , 장마당도 마음대로 열어 경기 좋아

노정민의 <라디오 세상>, 오늘은 일본 ‘아시아프레스’, 오사카 사무소의 이시마루 지로 대표와 함께하는 ‘지금, 북한에서는’ 시간으로 꾸며봅니다.

북한 내부기자가 취재한 소식, 그리고 취재협조자가 전한 생생한 북한 뉴스를 이시마루 지로 대표와 함께 전해 드립니다. 오늘도 일본의 이시마루 대표가 전화로 연결돼 있습니다.

이시마루 대표님, 안녕하세요.

[ 이시마루 지로 ] , 안녕하세요 .

- 이시마루 대표님, 오늘 <지금, 북한에서는> 시간에서 어떤 이야기를 나눠볼까요?

[ 이시마루 지로 ] 현재 북한 농촌 지방의 주민은 상당히 어려운 생활을 하고 있다고 전해 드린 있는데요 , 지방도시에서도 꽃제비가 늘어나고 있다고 북한 내부의 취재협조자들이 전하고 있습니다 . 오늘은 도시 주민 가운데에서 하층 주민의 상황에 대해서 전해 드리려고 합니다 .

- 오늘은 농촌이 아닌 도시에 사는 하층 주민의 이야기군요. 도시라면 이번에도 황해도 지방의 도시를 말씀하시는 건가요?

[ 이시마루 지로 ] 황해도뿐만 아니라 평양을 비롯해 북한 변방 쪽의 도시 주민도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요 , 그중에서 하층 사람들의 어려움에 대해 북한 내부로부터 소식이 많이 들려오고 있습니다 .

- 도시에 살아도 하층 계급의 북한 주민이 어려움을 겪고 있을 것이라는 예측은 많았거든요. 실제로 접한 이들의 실상은 어떻습니까?

[ 이시마루 지로 ] 우선 '되거리 ' 이란 말을 들어보셨습니까 ? 되거리 꾼이란 말은 북한에서 흔히 사용하는 말인데요 , 장사 중개업을 하는 사람들을 일컫는 말입니다 . 도시에서는 식량 배급이 거의 끊어진 상황인데요 , 그래도 장마당에 가면 쌀이나 농산물이 많이 팔리고 있지 않습니까 ? 그것은 주로 되거리 꾼들이 농촌에 나가서 구매한 것들입니다 . 이처럼 되거리 꾼들은 농촌에서 쌀이나 옥수수 곡식을 구매해 도시까지 운반한 시장의 도매 장사꾼에게 되파는 사람들을 말합니다 .

되거리 라는 말의 어원이 어디서 왔는지 북한 사람들도 모르는데요 , ' 되거리 하다 ' 라는 말은 ' 교대한다 ' , ' 대신한다 ' 뜻이 있습니다 . 북한에서는 평양이나 지방에서도 널리 쓰이는 말입니다 .

북한에서는 시장이 활발해지면서 시장 구조가 고도화 , 분업화됐습니다 . 단순히 물건을 사고파는데 그치지 않고 도매 장사꾼 , 도매 장사를 위한 되거리 꾼도 생겼습니다 . 도시의 배급이 끊긴 상태에서 도시 주민이 먹어야 쌀과 곡물은 결국 농촌에서 나오는 것이 많은데요 , 이것은 원래 장마당에서 장사하는 아주머니들이 직접 가져왔는데 지금은 분업화가 되면서 이것을 전문으로 하는 되거리 꾼이 많이 생긴 것이죠 . 하나의 직업화 것이라 말씀드릴 있겠습니다 .

- 사진을 보내주셨는데, 이렇게 곡식이나 물건을 싣고 다니는 북한 주민의 모습을 종종 볼 수 있었거든요. 이들이 되거리꾼이었군요.

[ 이시마루 지로 ] 되거리 꾼은 도시 주민 중에서도 주로 하층민들입니다 . 무거운 쌀을 멀리 옮기는 것이 힘든 일이기 때문에 주로 도시의 하층민들이 생계를 위해 떠맡기 때문인데요 , 수입은 도매가격의 5% 밖에 됩니다 . 북한에서는 당국의 허가 없이 농촌에서 쌀이나 옥수수를 유출하는 것을 엄격히 통제하는데요 , 되거리 꾼들은 단속을 당하면서도 도시와 농촌을 오가면서 도시 주민의 먹거리를 보장하고 있는 셈이죠 . 그런 중요한 역할을 하는 장사꾼들입니다 .

그런데 최근 되거리 꾼들이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합니다 . 평안북도에 거주하는 취재협조자가 전한 소식에 따르면 지난해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사망 이후 올해 4 말까지 정치 행사가 계속되지 않았습니까 ? 그래서 도시와 농촌 지역의 이동통제가 강화됐기 때문에 되거리 장사를 하는 것이 매우 어려워졌습니다 . 그리고 검문 초소가 많아지면서 되거리 꾼이 물건을 몰수당하거나 뇌물을 강요받고 , 벌금을 물기 때문에 벌이가 많이 줄어들면서 이들이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어요 .

- 되거리꾼에게는 이것이 유일한 수입원인데, 여러 가지 통제 때문에 이런 일을 못하다 보니 어려움을 겪게 된다는 말이군요.

[ 이시마루 지로 ] 그렇죠 . 게다가 일반 도시 주민도 장사가 되지 않습니다 . 그래서 되거리 꾼들이 물건을 아주 어렵게 도시로 가져와도 장마당에서 팔리지 않아 도매장사꾼들이 사려 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 그래서 도시의 하층민이 주로 종사하는 되거리 꾼들의 생활이 악화하면서 꽃제비가 되는 사람이 많아졌다는 거죠 . 지금 대도시의 장마당 , 역전 대합실에서는 꽃제비의 모습을 흔히 있게 됐는데요 , 도시 하층민의 생활이 어렵게 이유를 되거리 꾼의 예를 통해 있습니다 .

- 이같은 되거리꾼의 어려움은 황해도뿐만 아니라 평양과 함경도 내 여러 대도시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현상인가요?

[ 이시마루 지로 ] 그렇습니다 . ' 아시아프레스 ' 내부 협조자들은 황해도 지역과 평양 , 평안북도 , 함경북도 등에서 비슷한 정보를 전해주고 있습니다 . 다시 말하면 여러 도시 지역에서 되거리 장사는 하층민의 생계유지를 위한 아주 중요한 수단이었는데 이것조차 잘되지 않아 꽃제비가 돼버린 경우가 적지 않다는 거죠 .

- 농촌의 식량 사정도 좋지 않고, 도시에서는 장마당도 제대로 들어서지 못하고 장사도 잘 안되다 보니까 두 사이를 연결해주던 되거리꾼의 역할도 줄어들고, 결국 수입도 줄어들었다고 정리할 수 있겠군요.

[ 이시마루 지로 ] 그렇죠 . 되거리 꾼은 수입이 많지 않기 때문에 주로 도시의 하층민들이 하는 일입니다 . 그런데 장사가 안되는데다 통제도 심해지면서 영향이 도시의 하층민에게 직격탄이 되고 있습니다 .

- 되거리꾼 가운데 아사자가 생기는 사례도 볼 수 있나요?

[ 이시마루 지로 ] 도시 주민 가운데 아사자가 얼마나 발생했느냐에 대해서는 아직 명확하지 않은데요 , 하지만 대도시의 장마당과 역전에 꽃제비가 많아졌다는 정보는 계속 접할 있고요 , 특히 최하층 사람들이 되거리 장사도 하지 못하게 되자 마지막에는 집도 팔고 꽃제비가 돼버린 경우가 많아졌다는 소식을 많이 듣고 있습니다 .

- 지난 시간에는 북한의 농사 준비가 매우 어렵고 열악하다는 소식을 전해 드렸는데요, 끝으로 요즘 북한의 장마당 경기는 어떻습니까?

[ 이시마루 지로 ] 요즘 장마당은 계속 좋습니다 . 한마디로 말하면 경기가 좋은 거죠 . 물자나 사람이 돌아가지 못해 현금 수입이 떨어지면서 장마당에 나가 물건을 사는 사람도 많이 줄었고 , 소비하는 금액도 크게 줄었다고 합니다 . 그래서 장마당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게다가 요즘은 농촌동원 시기잖아요 . 그래서 장마당을 여는 시간도 많은 제한을 받고 있습니다 .

원래는 오후 1~2 시에 장마당을 열게 있는데 , 지금 농촌 동원시기이기 때문에 어떤 장마당은 이틀에 , 어떤 곳은 오후 4 시부터 연다고 합니다 . 장사에 의존해서 먹고사는 주민은 수입이 많이 줄어들면서 생활이 매우 어려운 같습니다 .

그리고 농촌 동원시기라서 동원에 가지 않고 장사하는 것을 엄격히 통제하거든요 . 낮에는 농촌에 가야 하는데 그렇지 않고 거리를 걸으면 바로 단속합니다 . 이유 없이 동원에 가지 않으면 강제로 동원에 보내거나 벌금을 물거나 하는 단속반도 생기고 있습니다 .

네. 북한이 올해 강성국가 시작을 선포했지만, 여전히 북한 곳곳에서 주민의 생활이 어렵다는 소식만 듣게 되는 것 같습니다.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지금까지 일본 ‘아시아프레스’ 오사카 사무소의 이시마루 지로 대표와 함께 한

<지금, 북한에서는> 시간이었습니다. 이시마루 대표님 감사합니다.

[ 이시마루 지로 ] , 감사합니다 .

노정민의 <라디오 세상> 오늘 순서는 여기서 마칩니다. 다음 시간에 다시 찾아뵙겠습니다. 지금까지 진행에 RFA 자유아시아방송, 노정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