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 계신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북한을 중심으로 미국과 한국 등 국제사회에서 일어난 일들을 통해 북한의 정치와 경제, 사회를 엿보고 흐름과 의미를 살펴보는 노정민의 <라디오 세상> 시간입니다.
노정민의 <라디오 세상>, 오늘의 초점으로 시작합니다.
<오늘의 초점>
- 북한의 김정은 제1비서의 방중설이 잇따르는 가운데 중국 정부 측에는 그의 방중에 '격'의 차이를 두고 고심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현직 지도부나 차기 지도부 모두 20대 후반의 김정은 방문을 같은 격으로 받아들이는 데 거북스러워한다는 설명인데요, 특히 자존심과 격을 중시하는 북한 측과 조율도 쉽지 않아 김정은 제1비서의 방중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중국의 대북 소식통은 지적했습니다.
- 최근 북한은 외자 유치와 경제 활성화를 위해 관련 법률도 개정하고 북한 관리에게 교육의 기회도 제공하는데요, 하지만 외자 유치 기관인 '조선대풍투자그룹'과 '조선 합영투자위원회'의 성과는 여전히 부진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에 대해 북한 당국이나 담당자도 답답해하고 있는데요, 누가 맡더라도 외자 유치가 안 될 수밖에 없는 현실이 더 문제라는 지적이 많습니다.
이 시간에 다룰 <오늘의 초점>입니다.
- 중국 지도부, 김정은 제1비서와 '격'의 차이 느껴
- 누가, 어떻게 김정은 제1비서 맞을지도 쉽지 않은 문제
- 북한도 자존심과 격을 유지해야 하는데...조율의 어려움
- 김정은 방중에 관한 중국의 요구, 북한이 받아들이기도 쉽지 않을 것
북한의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가 이르면 올해 상반기에 중국을 방문할 것이라는 관측이 잇따른 가운데 중국 정부도 '격'의 문제를 들어 김정은 제1비서의 방중을 매우 고심하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북한 사정에 정통한 중국의 대북소식통은 김정은 제1비서의 방중이 현실적으로 성사되기에는 중국 지도부와 김정은의 '격'의 차이가 가장 큰 걸림돌 가운데 하나라고 지적하면서 "중국 정부가 이제 20대 후반의 김정은 제1비서와 같은 격으로 마주하기를 거북스럽게 생각한다"고 29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밝혔습니다.
특히 김정은 제1비서가 중국을 방문한다고 했을 때 '누가 그를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가?'가 중요한 문제인데 후진타오 국가주석은 김정은 제1비서를 고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같은 자격으로 받아들이기 쉽지 않고 오는 10월 최고 지도자 자리에 오를 시진핑 부주석도 마찬가지로 김정은과 격의 차이를 느끼는 가운데 그렇다고 북한을 소홀히 할 수도 없어 중국의 고민이 깊다는 설명입니다.
게다가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사망한 이후 중국이 이전처럼 당대 당이 아닌 외교부를 내세우면서 북한과 중국 간에 이상기류가 감지된 데다 지난 4월 북한이 장거리 로켓을 발사한 이후의 정국에서 김정은 제1비서를 어떻게 맞이할지도 중국으로서는 애매한 문제라고 이 대북소식통은 덧붙였습니다.
또 북한도 조선의 자존심과 격을 유지하면서 김정은 제1비서의 방중을 외부에 보여줘야 하는데 중국과 북한의 입장 차이를 서로 조율하기가 쉽지 않으며 현실적으로 매우 어려운 문제라고 이 소식통은 지적했습니다.
한편, 자유아시아방송이 접촉한 중국의 또 다른 대북소식통과 대북 사업가는 최근 중국과 북한 관리의 말을 인용해 "조만간 김정은 제1비서가 중국을 방문할 것"이라고 전했으며 일본의 교도통신도 북한 인민보안부 대표단이 지난달 말 중국을 방문한 점을 들어 김정은 제1비서가 5월~7월 사이에 중국을 방문할 것이라고 보도한 바 있습니다. 또 일본의 당국자도 김정은 제1비서가 오는 6~7월 사이에 방중할 수 있다는 움직임을 주시해 온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이처럼 양국 간 지도부의 격의 문제와 함께 중국 정부가 '김정은 제1비서의 방중에 관한 필요성을 얼마나 느끼겠는가?'가 또 하나의 걸림돌이라는 지적도 있습니다.
자유아시아방송이 접촉한 또 다른 소식통도 김정은 제1비서의 방중에 관해 중국과 북한이 서로 조건을 충족시키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고 29일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는데요,
[소식통] (김정은 제1비서의 방중은) 중국의 필요성이 강할 때 이뤄질 가능성이 높은데 지금 중국의 입장에서 여러 가지를 놓고 볼 때 희생을 치르면서 얼마나 (방중의) 필요성을 느끼겠는가? 또 국가 간 관계에서도 만나는 사람의 지위라는 것을 포함해 복합적으로 보면 애매하고 거북한 입장에 있지 않겠느냐...이것을 조율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 보는 거죠.
또 익명을 요구한 중국 전문가는 현재 중국에게 북한은 전략적으로 가치가 많이 떨어진다며 김정은 제1비서의 방중과 관련해 중국이 최소한 북에 요구하는 것이 있겠지만 북한이 이를 받아들이기는 간단치 않아 보이기 때문에 서로의 조건을 충족시키기도 쉽지 않다고 지적했습니다.
특히 북한은 중국에서 매우 성가신 존재가 됐고 중국이 북한에 대해 상당한 부담감을 갖고 있는 만큼 북한이 중국의 이같은 의도를 알고 빨리 근본적인 변화를 꾀하던지 미국과 관계개선을 선택하는 것이 살길이라고 이 전문가는 덧붙였습니다.
김정은 제1비서의 방중설을 전한 중국 내 대북소식통은 중국과 북한의 정치 일정을 고려하면 올해 상반기가 가장 적절한 시기이며 내부적, 외교적으로 궁지에 몰린 북한으로서는 정치적 안정과 경제적 지원 등을 해결하기 위해 김정은 제1비서의 방중이 이미 예정된 절차라는 전망과 분석을 내놓은 바 있습니다.
여러분께서는 노정민의 <라디오 세상> 듣고 계십니다.
=북, 외자 유치는 여전히 부진
- '조선대풍투자그룹', '조선합영투자위원회' 뚜렷한 실적 없어
- 중국도 대북 투자에 소극적, 국영 기업들 투자 못 하게 해
- 북, 외화벌이의 마지막 수단인 관광에 주력
북한의 외자 유치를 담당하는 '조선대풍투자그룹', '조선합영투자위원회'가 여전히 뚜렷한 실적을 거두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조선대풍투자그룹'의 사정에 밝은 홍콩의 소식통은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로 북한의 외자 유치가 성과를 거두지 못했으며 여전히 의미 있는 투자도 거의 유치하지 못했다고 29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밝혔습니다.
특히 북한의 외자 유치 부진은 담당자의 문제가 아니라 누가 나서더라도 성과를 내기 어려운 북한의 상황이 문제라면서 중국의 사업가들도 실제로 북한을 방문하고 돌아오면 투자를 매우 회의적으로 본다고 이 소식통은 지적했습니다. 또 중국 정부는 국영 기업에 대해 북한에 투자하지 못하게 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전에 추진했던 몇 가지 대형 사업도 중국 정부가 중단시킨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대풍투자그룹에 이어 설립한 '조선합영투자위원회'도 역시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특히 북한은 올해 초 경제 관련 법제의 정비를 서두르고 북한 관리들에게 외자 유치, 국제금융 등 관련 지식을 배우도록 하고 있지만 눈에 띌만한 외자 유치는 여전히 부진합니다.
또 외자 유치를 하기 위해서는 미․북 관계, 남북관계의 개선이 필수적이지만 중국만 대상으로 대북 투자를 이끌려다 보니 중국마저 이에 적극적이지 않아 외자 유치는 더 어려워졌습니다. 이처럼 개선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 외자 유치의 어려움 때문에 북한 당국이나 관계자들이 매우 답답해하는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실제로 북한의 투자를 유치하는 담당자들도 "우리의 힘으로 할 수 있는 게 없다"면서 정상적인 방법으로 외자 유치를 할 수 없는 현실에 좌절감을 내비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따라서 요즘 북한이 치중하고 있는 것이 바로 관광사업인데요, 큰돈을 들이지 않고 외화를 벌 수 있는 관광사업에 북한 당국이 총력을 기울이는 모습입니다.
북한에서는 자동차, 스포츠를 이용한 새로운 관광 상품을 계속 개발해 선보이고 있으며 최근에는 북한 나선시와 중국의 훈춘, 러시아의 하산을 잇는 3국 무비자 관광이 시작되기도 했습니다. 또 평양과 중국의 선양, 상해를 잇는 전세기가 도입되는가 하면 유람선과 자동차, 열차 등 모든 수단을 이용해 중국인 관광객을 유치하려는 노력을 집중하고 있는데요, 외자 유치가 부진한 북한으로서는 외화벌이에 집중할 수 있는 마지막 수단이라는 설명입니다.
하지만 여전히 북한 관광은 싼 가격으로 할 수 있는 여행상품이 주를 이루고 있어 외화 획득에는 크게 이바지하지 못한다는 지적도 있는데요, 고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장남인 김정남이 일본의 고미 요지 도교신문 기자와 나눈 대화에서 북한의 외자 유치 계획은 현실성이 희박하다고 지적한 바 있죠.
특히 북한은 외국인 투자에 관한 보호 정책이나 규정이 없고 신뢰를 잃은 것이 가장 큰 문제점이라고 김정남은 언급했는데요, 누가 외자 유치를 담당하더라고 부진할 수밖에 없다는 소식통의 말처럼 역시 이에 관한 근본적인 변화와 대책이 절실히 요구되는 때인 것 같습니다.
노정민의 <라디오 세상>, 오늘 순서는 여기서 마칩니다. 지금까지 진행에 RFA, 자유아시아방송 노정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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