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 금융제재 이후, 북 주재원 활동 위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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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에 계신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북한을 중심으로 미국과 한국 등 국제사회에서 일어난 일들을 통해 북한의 정치와 경제, 사회를 엿보고 흐름과 의미를 살펴보는 노정민의 <라디오 세상>입니다.

노정민의 <라디오 세상>, <오늘의 초점>으로 시작합니다.

<오늘의 초점>

- 중국은행이 북한의 조선무역은행과 거래를 중단하는 대북금융제재 조치를 감행한 이후 중국 내 북한 주재원들의 활동이 많이 위축된 것으로 파악된다고 중국의 대북소식통이 밝혔습니다. 이들의 활동 모습도 좀처럼 눈에 띄지 않는 데다 중국 상점에서 높은 구매력을 보인 주재원들의 가족도 모습을 드러내는 횟수가 많이 줄어들었는데요, 중국은행이 조선무역은행과 거래를 중단한 이후 나타난 뚜렷한 변화라고 대북소식통은 전했습니다.

- 한편, 중국의 대북 금융제재에 따른 외화 부족으로 북한 장마당의 환율과 쌀값이 상승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30일 현재 양강도 지방의 환율과 쌀값은 오히려 한 달 전보다 떨어진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금융제재가 당장 북한 장마당에 별다른 영향을 주지 않은 것으로 보입니다.

이 시간에 다룰 <오늘의 초점>입니다.

- "중국 내 북한 주재원 활동, 이전 같지 않고 횟수도 줄어든 듯"

- "상점에서 높은 구매력 보인 주재원 가족, 확연히 줄어"

- 금융제재가 장마당 환율과 쌀값에 별다른 영향 없어

- 30일 현재 양강도, '쌀값은 5천~5천500원'

- '달러 당 환율도 8천 원', 오히려 떨어져


중국의 4대 은행이 북한의 '조선무역은행'과 거래를 중단한 이후 중국에 거주하는 북한 주재원들의 활동이 많이 위축된 것으로 보인다고 중국의 대북소식통이 30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밝혔습니다.

대북소식통은 요즘 북․중 국경지방과 해관 등은 차량 통행과 인적 교류가 평소와 다름없는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주재원들의 활동이 이전 같지 않다고 전했는데요, 중국의 금융제재 이후 모습도 잘 띄지 않을뿐더러 활동 횟수도 확연히 줄어든 것 같다고 설명했습니다.

한 예로 북한 주재원들의 가족이 생활용품을 사기 위해 상점에 오면 일반 중국인의 몇 배에 달하는 구매력을 보였지만, 요즘은 그런 사람들의 숫자가 확연하게 줄었다는 겁니다.

대북 소식통은 이같은 현상이 중국의 대북 금융제재와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지는 확실치 않지만 중국은행이 조선무역은행과 거래를 중단한 이후 나타난 뚜렷한 변화라고 지적했습니다.

일본의 언론매체인 '아시아프레스'도 중국의 대북 금융제재와 관련해 북․중 국경지방의 북한 무역상 사이에 동요하는 모습이 관측됐다며 앞으로 중국과 금융거래를 우려하는 분위기가 적지 않았다고 지난 10일,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힌 바 있는데요, '아시아프레스' 오사카 사무소의 이시마루 지로 대표의 설명입니다.

[Ishimaru Jiro] 그러니까 조선무역은행에 계좌를 가진 무역회사가 상당히 많다는 거죠. 또 다른 은행과 비교해 거래 금액도 많아서 조선무역은행의 계좌가 폐쇄되면 영향이 클 수밖에 없다고 말한 사람도 있었습니다. 앞으로 중국 당국이 지금까지 취해왔던 차명계좌 거래나 현금거래까지 적극적으로 적발한다면 북한에 금융제재의 타격이 있을 수밖에 없다고 말한 사람도 있었는데요, 앞으로 거래와 관련해 걱정하는 사람이 많아서 "아, (이들이) 동요하는구나"라는 것을 느꼈습니다.

이런 가운데 한국의 연합뉴스는 29일 중국 해관의 자료를 인용해 올해 1~4월까지 중국 물품에 대한 북한의 수입이 8% 이상 감소했다고 전했는데요, 특히 중국의 대북 금융제재로 통관과 무역대금의 결제 등이 어려워지면서 자연스럽게 중국의 대북 수출이 줄었다고 연합뉴스는 분석했습니다.

또 중국은행이 북한의 '조선무역은행'에 대한 현금거래를 중단하면서 북한에서 인도적 구호활동을 펼치는 국제구호단체들의 활동도 어렵게 됐는데요, 구호단체 6곳은 대북송금의 제한에 따른 어려움을 호소하기도 했습니다.

한편, 중국의 대북 금융제재가 아직 북한 장마당의 환율과 쌀값에는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금융제재로 외화가 부족하면 중국산 물건의 수입이 감소하고 환율이 오르면서 쌀값이 상승할 것이란 우려가 제기됐었습니다.

[Ishimaru Jiro] 만약 중국 금융제재의 영향을 받는다면 반드시 북한 내에서 (위안화) 환율이 많이 올라갈 수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북한 내부에서 쌀값은 외화 시세의 영향을 받고 오르락내리락 합니다. 금융제재로 환율이 많은 영향을 받았다면 북한 시장의 쌀값이 많이 올라갈 수밖에 없다고 판단되고요, 외화부족에 빠지면 쌀값이 폭등할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아시아프레스'가 확인한 양강도의 환율과 쌀값을 보면 30일 현재 중국산 백미가 1kg당 5천~5천500원으로 오히려 이달 초보다 1천 원 이상 떨어졌습니다. 쌀값은 한 달 넘게 계속 내림세를 보이고 있는데요, 달러 당 환율도 1달러당 8천 원, 위안화는 1천200~1천250원으로 역시 내렸습니다.

이처럼 대북 송금을 중단한 중국은행의 대북 금융제재가 일반 생활경제에는 아직 어떠한 영향을 주지 않고 있는 건데요, 중국의 대북 소식통과 이시마루 대표는 "어떤 영향을 끼칠지는 앞으로도 계속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중국이 대북 금융제재 조치를 취한 가운데 북한의 최룡해 총정치국장이 특사로 중국을 방문해 대화 의지를 밝히며 북․중 간 관계개선을 모색하고 있는데요, 하지만 중국의 금융제재 조치가 언제까지 계속될지, 그리고 이번 조치로 국제구호단체의 활동이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앞으로 환율과 쌀값 등에는 어떠한 영향을 끼칠지는 북한 주민이 계속 지켜봐야 할 관심사로 남아 있습니다.

노정민의 <라디오 세상> 오늘 순서는 여기서 마칩니다. 다음 시간에 다시 찾아뵙겠습니다. 지금까지 진행에 RFA 자유아시아방송, 노정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