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북한을 중심으로 미국과 한국 등 국제사회에서 일어난 일들을 통해 북한의 정치, 경제, 사회를 엿보고 흐름과 의미를 살펴보는 노정민의 <라디오 세상> 시간입니다.
북한을 방문했던 미국의 식량 평가단이 2일 모든 일정을 마치고 귀국합니다. 미국의 식량 평가단은 북한 당국자와 만나 식량 지원과 분배 감시 문제를 논의했고, 미국 정부는 평가단의 조사결과를 토대로 식량 지원의 여부를 결정하게 됩니다. 유럽연합도 오는 6일부터 17일까지 북한을 방문해 식량 상황을 확인할 예정이어서 대북 식량지원에 관한 국제사회의 움직임이 분주합니다.
이런 가운데 북한을 방문했던 미국 국무부의 로버트 킹 북한인권특사가 2일 의회에서 방북 결과를 발표할 예정으로 알려져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오늘 <라디오 세상>에서 다룰 소식을 소개하는 <오늘의 초점>으로 시작합니다.
<오늘의 초점>
- 북한 강원도 원산의 선착장에서 이전에 볼 수 없던 호화 요트가 포착됐습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최고위층의 것으로 추정되는데요, 이밖에도 최근 몇 년 사이 요트의 수가 많이 늘어난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 북한 평양의 광복 거리에 문을 연 이탈리아 식당이 여전히 외국인들과 북한 고위층으로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다고 북한에 체류하는 러시아 학생이 전했습니다. 주말마다 북한 고위층이 식당 중앙에 음식을 쌓아놓고 이를 즐기는가 하면 각종 모임과 행사도 이곳에서 자주 열리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 시간에 다룰 <오늘의 초점> 입니다.
=최고위층 소유 추정 길이 48m 요트도
북한 강원도의 원산에서 포착된 요트의 모습입니다. 2009년 10월에 촬영한 위성사진에 찍힌 이 요트는 약 48m 크기로 이전의 같은 장소에서 찍힌 위성사진에서 볼 수 없던 것입니다. 이 요트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이나 북한 최고위층의 것으로 추정되며 다른 요트와 함께 선착장에 머물고 있습니다. 위성사진으로 볼 때 이 요트는 2009년 10월 이전에 사들였을 것으로 보입니다.
또 과거 사진에서는 몇 대밖에 보이지 않던 요트나 배가 몇 년 사이에 배 가까이 늘어나 선착장이 꽉 차 보이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탈북자들에 따르면 북한 지도부는 해안과 근접한 별장에 요트를 정박해 놓거나 김 위원장이 성대한 만찬을 할 때 요트를 자주 이용하는데요, 그동안 북한은 외국으로부터 사치품 중 하나로 요트를 수입해왔습니다.
2009년에도 오스트리아의 회사가 약 14억 6천만 엔, 1천300만 유로 상당의 요트 2척을 북한에 수출하려다 이탈리아 정부에 적발됐는데, 당시 이 요트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이탈리아의 ‘아지무트-베네티’ 조선소에서 제작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이 사려고 했던 요트 2대의 가격은 북한 주민이 한 달간 먹을 수 있는 식량과 같은 금액인데요, 당시 요트의 판매를 금지한 이탈리아 정부와 경찰은 "요트의 유형이나 북한의 사정을 고려할 때 김 위원장이 구매했을 가능성이 유력하다"고 판단했습니다.
이밖에도 북한은 2009년과 2010년에 최신형 벤츠 승용차와 그랜드 피아노, 코냑과 위스키, 기쁨조를 위한 탭슈즈, 영사기, 항해 장비 등 사치품을 수입하거나 구매하려 한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유엔은 2006년 북한의 핵실험 이후 대북제재에 관한 유엔 결의에 따라 북한에 대한 사치품의 수출을 금지했고, 2009년에는 이보다 강화된 대북제재 1874호를 추가했습니다.
미국 정부도 지난 4월에 대북 제재에 관한 새로운 행정명령을 발효하고 북한의 상품과 서비스, 기술 등의 수입을 금지했으며 지난주 미국 상원에 제출된 '이란․북한․시리아 제재통합법안'에 따라 북한에 대한 제재가 '이란식'으로 확대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는데요,
이처럼 전반적인 대북제재의 분위기 속에 몇 년 사이 눈에 띄게 늘어난 북한 선착장의 요트가 더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북 이탈리아 식당, 각종 모임 등 문전성시
‘쑥갓․토마토 삐자’, ‘구운 가지․호박 삐자’, ‘빼빼로니 삐자’ 북한 평양의 이탈리아 요리 전문점에서 맛볼 수 있는 피자 종류의 일부입니다. 이밖에도 이탈리아 소스로 만든 ‘삐자 마리나라’와 '삐자 나폴리'이란 이름에서도 이탈리아 음식의 분위기가 물씬 풍깁니다.
평양의 광복거리에 문을 연 이탈리아 음식점은 이처럼 서양식 빈대떡인 피자나 면 음식인 스파게티 등을 팔고 있는데 사진으로 본 북한 피자의 모습은 넓적하고 둥근 모양의 빵 위에 치즈와 채소, 고기 등을 올려놓은 것이 미국이나 한국에서 보는 피자의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특히 '피자'라는 이탈리아 음식에 '쑥갓'과 '가지', '호박' 등을 넣은 퓨전, 즉 북한식 혼합 피자를 개발했다는 점이 눈에 띄고 이밖에도 튀긴 오리고기와 구운 소고기, 닭 카레 요리도 맛볼 수 있습니다.
차림표에 적혀 있는 피자 가격은 '6' 유로에서 '8.5' 유로 정도. 이탈리아 식당을 직접 방문한 북한 내 러시아 학생은 2008년에 개업한 북한의 이탈리아 식당이 2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다고 최근 자신의 인터넷 공간인 블로그에 이를 소개했습니다.
이탈리아 식당은 "북한 주민도 세계의 유명 음식들을 즐기도록 해야 한다"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지시에 따라 문을 연 것으로 알려졌지만 러시아 학생에 따르면 아직도 이곳을 찾는 사람은 북한 주민보다 외국인이 주를 이루고 있습니다. 또 일반 주민이 아닌 권력과 돈을 가진 고위층들이 이 식당을 정기적으로 방문하는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주말이면 식당 한가운데 이탈리아 음식을 차려놓고 고위층들이 이를 즐기기도 한다고 이 학생은 전했습니다.
또 북한 간부들이 조직별로 모임이나 특별한 행사가 있을 때에도 이탈리아 식당을 애용하고 있는데요, 이 식당에서 일하는 북한 출신의 요리사가 직접 만들 수 있는 피자의 종류만 10가지가 넘고, 그 중에는 이탈리아에서 직접 요리를 배운 20대의 젊은 북한 여성도 있습니다.
이 러시아 학생은 이탈리아 식당을 찾는 외국인들이 정말 이탈리아 정통의 맛을 느낄 수 있다며 높은 평가를 내린다고 소개했지만 여전히 일반 북한 주민에게 이 식당은 그림이 떡이기에 이탈리아 식당 외에 다른 외국 식당도 자주 찾는 북한의 고위층과는 대조적입니다. 돈이 있는 북한 부유층의 욕구를 충족하고 그들의 불만을 없애기 위해 이같은 고급 서양 식당이 생겼다는 탈북자들의 지적도 있습니다.
이 글을 읽은 많은 외국인도 "일반 북한 노동자의 월급으로 이렇게 비싼 식당을 마음껏 갈 수 있느냐"면서 의구심을 나타냈는데요, 이에 대해 러시아 학생은 명확한 답을 내놓지 못했습니다.
[탈북자] 남한 드라마에서 피자를 봤어요. 남한에 와서 먹어보니까 맛있더라고요.
[탈북자] 드라마에서 피자가 나오더라고요. 그래서 알았죠. 먹고 싶었어요.
지난해 말 자유아시아방송이 한국에 정착한 탈북자 2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한국에서 가장 맛있게 먹은 음식으로 삼겹살과 생선회에 이어 '피자'라고 답한 응답자가 상위에 올랐고, 한국 드라마를 통해 가장 먹고 싶은 음식으로 '피자'라고 답한 탈북자도 적지 않았습니다.
이와 관련해 한국 내 중․고등학생의 70% 이상이 간식으로 햄버거나 피자를 즐겨 먹는다는 조사결과와 비교하면 아직도 폐쇄적이고 뒤떨어진 북한의 모습을 쉽게 엿볼 수 있다고 탈북자들은 말합니다.
<노정민의 라디오 세상> 오늘 순서는 여기까지입니다. 다음 시간에 찾아뵙겠습니다. 지금까지 진행에 RFA 자유아시아방송, 노정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