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디오 세상] 북, 함경도· 평안도 등서도 수만 명 아사자 발생/북에서 ‘아이패드(iPad)’로 외국 홈페이지 접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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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에 계신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북한을 중심으로 미국과 한국 등 국제사회에서 일어난 일들을 통해 북한의 정치와 경제, 사회를 엿보고 흐름과 의미를 살펴보는 노정민의 <라디오 세상> 시간입니다.

노정민의 <라디오 세상>, 오늘의 초점으로 시작합니다.

<오늘의 초점>

- 북한 황해도뿐만 아니라 함경도와 평안도 등 북한 전역에서도 식량난으로 아사자가 발생해 북한 당국에 보고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황해도에서 발생한 2만 명의 아사자 외에 전국에서 농촌 지방을 중심으로 1만 명 이상의 아사자가 추가로 보고됐는데요, 중국의 김준호 특파원을 연결해 자세한 소식을 들어봅니다.

- 북한에서 '아이패드', 즉 최신 휴대용 태블릿 컴퓨터로 자유아시아방송을 비롯한 외국의 홈페이지를 방문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아이패드'는 무선 통신망이나 3G 네트워크를 이용해 사용하는 최신 컴퓨터인데요, 북한에서 일반 컴퓨터가 아닌 아이패드로 자유아시아방송을 접속하기는 이번이 처음입니다. 아이패드가 일상생활에서 사용되는 것처럼 북한의 인터넷 환경이 조금씩 달라지고 있다는 것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이 시간에 다룰 <오늘의 초점>입니다.

- 각 지방 아사자 발생, 중앙 당국에 보고
- 황해도 2만 명 외에 함경도, 평안도 등 전국 각 도마다 1만 명 이상
- 과도한 군량미 공출은 무리한 허위 보고의 악순환 탓

북한은 요즘 한창 모내기 중일 텐데요, 50년 만에 찾아온 최악의 가뭄이 찾아왔다고 하는데 모내기는 제대로 되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북한 황해도 지방이 심각한 식량난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소식이 연일 보도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황해도뿐만 아니라 북한의 전역에서 식량난 소식이 들려온다고 하는데요, 중국의 김준호 특파원을 연결해 북한 전역의 식량난에 관해 자세한 소식을 들어보겠습니다.

김준호 특파원이 전화로 연결돼 있습니다. 김준호 특파원!

[김준호 특파원] 네, 안녕하세요. 여기는 중국입니다.

- 북한 황해도 지방에서 극심한 식량난으로 아사자가 속출하고 있다는 소식을 저희 자유아시아방송이 지난 3월에 최초로 보도한 바 있고, 이후 <라디오 세상>에서도 몇 차례 다룬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황해도 지방뿐만 아니라 다른 지역에서도 식량난에 의한 아사자가 발생했다는 소식이 북한 당국에 보고됐다면서요?

[김준호 특파원] 네, 그렇습니다. 황해도 지방뿐만 아니라 함경도와 평안도 등에서도 아사자가 발생하고 있다는 내용이 북한 당국에 보고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최근 평양에 다녀온 조선족 사업가 박 모 씨는 평양에서 만난 중앙당 간부로부터 "지난 4월까지 중앙에 보고된 전국의 아사자 숫자만 황해도에서 2만 명을 비롯해 함경도와 평안도 등 전국 각 도마다 만 명 이상이 된다"는 말을 들었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전했습니다. 이 사업가는 '보고된 숫자'만 그렇다는 것을 강조했는데요, 다시 말해 보고되지 않은 숫자도 적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또 함경남도 함흥 주민도 자신이 살고 있는 함경도의 농촌 지방에서도 아사자가 많이 나온다고 전했습니다. 이같은 극심한 식량난 때문에 인육에 관한 소식도 계속 들려오는데요, 황해도는 물론이고 평안북도 출신의 주민도 "그곳에서 인육 사건이 발생하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이런 사건은 '1호 사건'으로서 중앙 당국에 보고되는데요, 그렇다고 중앙에서 특별한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습니다. 과거 고난의 행군 시절에 이같이 끔찍한 이야기가 전해졌지만, 최근 북한의 농촌 상황이 그때를 연상시킨다는 우려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 최근 일본의 마이니치신문도 북한 당국이 내부 문서를 통해 황해남도에서 대량의 아사자가 발생한 사실을 시인했다고 보도하지 않았습니까? 결국, 북한 당국도 아사자를 시인한 셈이 됐고, 과도한 군량미를 공출한 것이 원인이라고 했는데요, 군량미를 무리하게 거둬들인 근본적인 이유가 있을까요?

[김준호 특파원] 우선 북한이 생산량을 허위로 보고하는 관행에서 이유를 찾을 수 있는데요, 평안북도 협동농장에서 회계일을 본 북한 주민에 따르면 북한의 각 협동농장에서는 매년 초, 그 해의 알곡 생산 목표를 상부에 보고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물론 올해도 수확기에 접어들면 생산 실적을 보고해야 하고요.

그런데 생산계획을 보고할 때는 전년도보다 약 10% 정도 목표를 올려서 보고하고 수확기에는 목표보다 몇 퍼센트 "초과 달성했다"고 보고를 해야 한다는 겁니다. 그렇지 않으면 충성심이 없다는 이유로 관리위원장이나 농업에 관련된 각 지방 관료들이 자리를 내놓아야 하는 등 커다란 불이익이 따르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그러다 보니 해가 갈수록 생산 목표는 늘어나고, 실제 수확량은 한정돼 있는데 보고하는 수확량은 점점 늘어나게 되는 겁니다.

실제로 군량미는 원래 수확량의 50% 정도만 국가에서 가져가야 하는 것이 원칙인데 턱없이 부풀려 보고된 수확량에서 50%를 가져가니 사실상 실제 수확량의 70~80%를 가져가게 되죠. 그리고 얼마 남지 않은 것에서 이것저것 떼고 나면 결국 농장원에게는 나눠줄 것이 거의 없는 겁니다.

저도 북한의 매체에서 '생산 목표에 미달했다'는 보도를 본 적이 없는데요, 다시 말해 무조건 '초과 달성했다'는 허위보고 풍조를 바로잡지 않으면 이런 악순환은 점점 골이 깊어지게 될 것이라고 북한 주민은 입을 모읍니다.

- 네, 그래서 황해도 지방을 비롯한 북한의 전국적인 식량난이 인재라는 말이 나오는데요, 북한 당국이 군량미를 그렇게 많이 거두어 가면서도 북한 군인 가운데 영양실조가 나올 만큼 식량난을 겪고 있는 이유에 대해 북한 주민은 어떻게 설명하고 있나요?

[김준호 특파원] 네, 역시 북한 군관들의 부정부패 때문으로 파악되고 있습니다. 거둬들인 군량미가 사병들에게 제대로 공급되면 충분하지만, 군관들이 사병들의 식량을 빼돌리고 있기 때문인데요, 초급부터 고급 군관에 이르기까지 누구 하나 연루되지 않은 군관이 없다고 합니다. 북한에서 대대장급 군관의 한 달 월급이 북한 돈으로 5천 원이 채 안 된다고 합니다. 미화로 치면 1달러가 조금 넘는 수준인데요, 물론 기본적인 식량을 배급하니까 그나마 일반 주민들에 비하면 형편이 매우 낳은 편이기는 하지만 기본적인 식생활 외에 자녀를 교육하거나 다른 생활비에 써야 할 돈으로는 턱없이 부족하기 마련입니다. 그러다 보니 돈을 만들기 위해서 군량미를 착복하게 되고 그 군량미가 장마당으로 흘러들어 가게 된다는 말인데요, 북한의 최고 통치자들도 이런 사실을 전혀 모르는 것이 아니거든요. 단지 모르는 척 해주고 있다는 인상이 짙은데요, 이 문제를 해결하려면 기본적인 식량 배급 외에도 월급이 충분히 지급돼야 하는데, 북한의 현실이 그렇지 못하기 때문에 북한 정권에서도 뚜렷한 해법을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 네, 알겠습니다.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지금까지 중국 김준호 특파원과 함께 북한 식량난의 현상과 원인을 되짚어 봤습니다. 김준호 특파원, 고맙습니다.

[김준호 특파원] 네, 감사합니다.

여러분께서는 노정민의 <라디오 세상> 듣고 계십니다.

- 3월 31일, '아이패드'로 자유아시아방송(RFA) 방문 확인돼
- 북에서 복수의 검색 홈페이지와 자유아시아방송 접속 횟수 꾸준히 늘어
- 휴대전화 이용한 인터넷 접속도 눈앞에
- 조금씩 진보하는 북한의 인터넷 환경, 작지만 큰 변화


북한에서 '아이패드(iPad)', 즉 최신 휴대용 태블릿 컴퓨터로 RFA, 자유아시아방송을 접속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자유아시아방송이 5일, 북한에서 자유아시아방송에 접속한 내용을 분석한 결과 미국 애플사의 '아이패드'를 사용하는 방문자 한 명이 지난 3월 말 늦은 밤을 이용해 자유아시아방송 홈페이지를 방문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동안 일반 컴퓨터를 통해 접속한 적이 있지만 '아이패드'를 이용해 방문한 적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다시 말해, '아이패드'가 북한의 일상생활에서 활용되고 있다는 설명입니다.

'아이패드'는 '무선 근거리 통신망(WI-FI)'이나 '3G 네트워크'로 언제 어디서든 편하게 인터넷과 각종 프로그램을 이용할 수 있고 평평한 화면을 손가락으로 만지며 다루는 것이 특징인 휴대용 컴퓨터를 말하는데요, 중국에서 들여온 '아이패드'에 SIM 카드만 끼우면 되며 관련 서비스는 북한에서 휴대전화 사업을 하는 '오라스콤 텔레콤 미디어 & 테크놀러지(OTMT)'가 제공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북한의 평양에서는 고위층을 비롯해 부유층의 자녀와 젊은이들 사이에서 '아이패드'를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이처럼 '아이패드'로 외국의 홈페이지를 접속할 수 있다는 점은 앞으로 북한의 인터넷 환경이 바뀔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또 오라스콤의 관계자는 "북한에 '3G 네트워크'가 깔려 있기 때문에 '아이패드'를 사용하기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밝힌 바 있고 "휴대전화를 이용한 인터넷 서비스도 출시를 눈앞에 두고 있어 휴대전화를 통해서도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을 전망"이라고 최근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힌 바 있습니다.

북한에서 일반 컴퓨터로 미국의 인터넷 검색 홈페이지인 '구글(Google)'과 '야후(Yahoo)' 등을 거쳐 자유아시아방송을 접속한 횟수도 계속 증가하고 있습니다.

접속한 방문자가 지난 5월까지 100명을 넘어섰는데요,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20~30%가량 늘었습니다.

이밖에도 그동안 외부의 인터넷과 접속한 북한 컴퓨터의 고유주소도 3배 가까이 늘었고, 북한 내 인터넷 사용자는 미국과 한국의 언론기관이나 블로그, 즉 인터넷상의 개인 공간도 자유롭게 방문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북한의 컴퓨터가 미국의 'Window XP', 'Window 7' 등의 운영체계를 갖고 있는 것도 여전하고 'Internet Explorer 9'과 같은 최신 웹브라우저도 눈에 띕니다.

또 '프록시 서버(proxy server)'를 이용해 중간 단계를 거쳐 자유아시아방송을 비롯한 외국 홈페이지를 방문한 흔적도 계속 확인할 수 있는데요, 그만큼 외부 정보에 접근하려는 노력도 엿볼 수 있는 부분입니다.

이에 관해 전문가와 탈북자들은 이처럼 북한의 인터넷 환경이 조금씩 변화하면 언젠가는 외부 정보의 유입이 걷잡을 수 없이 많아질 수 있다고 조심스럽게 내다봤는데요, 인터넷 통제가 심한 국가로 분류되는 북한, 변화의 움직임은 아주 미미하지만 조만간 무선 인터넷 시대의 개막이 예상되는 가운데 인터넷을 통해 외부 세계와 접촉하는 모습은 꾸준히 이어지고 있습니다.

노정민의 <라디오 세상>, 오늘 순서는 여기서 마칩니다. 지금까지 진행에 RFA 자유아시아방송, 노정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