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주민 “살기도 어려운데, 회담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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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에 계신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북한을 중심으로 미국과 한국 등 국제사회에서 일어난 일들을 통해 북한의 정치와 경제, 사회를 엿보고 흐름과 의미를 살펴보는 노정민의 <라디오 세상>입니다.

'남북당국회담'으로 대화국면에 접어들 줄 알았던 남북관계가 북한의 일방적인 취소로 다시 냉각국면에 접어들었습니다. 북한이 수석대표의 '급'을 문제 삼으면서 회담이 무산됐지만 한국 정부는 언제든 회담을 할 수 있다며 북한의 태도 변화를 기대했는데요, 남북회담은 무산됐지만, 한국 정부는 신뢰를 바탕에 둔 새로운 남북관계를 위해 차분히 북한의 동향을 주시한다는 방침입니다.

노정민의 <라디오 세상>, <오늘의 초첨>으로 시작합니다.

<오늘의 초점>

북한 북부지방에서는 보릿고개를 맞아 여전히 심각한 식량난을 겪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일본의 언론매체인 '아시아프레스'의 내부 취재협력자는 여전히 북한 지방에 식량이 없어 굶는 사람이 많다고 전했는데요, 특히 장사도 마음대로 하지 못한다고 합니다. 생활고에 따른 강력 범죄도 여전한데요,

이 시간에 다룰 <오늘의 초점>입니다.

- 생활고 속 북 주민 "남북회담, 하든지 말든지"

- 굶는 집이 부지기수에 생활고 탓 살인사건도

- 낮에는 농사와 훈련으로 장사도 못해

- 밤에는 특별 단속으로 밀수도 어려워

- 생활고 때문에 살인사건과 자살도 발생


12일 서울에서 개최하기로 한 '남북당국회담'이 수석대표의 '격'을 문제 삼아 북한이 일방적으로 취소하는 등 남북관계에 급격한 변화가 생긴 가운데 정작 북한주민 사이에서는 생활고 탓에 회담에는 별다른 관심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일본의 언론매체인 '아시아프레스'는 12일 북한 북부지방에 거주하는 아시아프레스 내부 취재협력자를 인용해 보릿고개를 힘겹게 넘고 있는 북한 주민의 생활상에 대해 전했는데요, 현재 북한 주민은 식량을 살 돈이 없어 많은 집이 굶고 있으며, "먹고 살기 바빠 주민은 남북회담에 관심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지금도 식량이 없어 굶는 북한 주민이 많은데다 낮에는 김매기와 훈련으로 장사도 못 나가고, 밤에는 특별경비로 밀수도 못 해 먹고 살기는 지금도 어렵다는 건데요, '아시아프레스'가 내부 취재협력자와 직접 통화한 내용을 재구성해봤습니다.

- 요즘에 거기서 보도로 나왔습니까? 북남회담 하는 거? 사람들은 어떻게 생각합니까?

[취재협력자] 우린 그런 거 별로 신경 안 씁니다. 먹고 살기도 어려운데 회담을 하든지 말든지. 우리 같은 상놈이 그런 거 신경 씁니까? 말도 마시오. (회담)잘 되면 장사라도 마음 놓고 하게 되겠는지...

- 보릿고개라 다 힘들어하겠는데, 작년보다 올해 6월에 사는 게 나아졌습니까?

[취재협력자] 더하면 더 했지, 나아졌을 게 뭐이오. 요즘은 하루하루가 다르오. 장사도 하나도 안 되고, 어떤 집은 하루 한 끼도 못 먹고, 굶는 집이 가득이오. 작년은 그래도 꽃이오.

- 장마당은 제시간에 합니까?

[취재협력자] 장마 시작되기 전에 김매기를 해야 해서 6월 20일까지는 오후 4시에 봅매(나갑니다.) 오후 4시에 나가서 뭐 팔겠소. 죽으라는 소리와 같지. 형편없소. 낮에는 낮대로 적위대 훈련이고 뭐이고 장사도 못 하고. 밤에는 밤대로 특별경비 해서 밀수도 못 하고.

또 취재협력자는 생활고 때문에 벌어진 살인사건에 대해서도 설명했는데요, 약 10일 전 자기 이웃의 주민이 먹을 것과 돈이 없어 목을 매 자살한 사건을 전하기도 했습니다.

[취재협력자] 요 전날 밀수쟁이 남편이 아내를 죽이고 도망쳤소. 돈 때문에 싸우다가 그랬다지요. 다 먹고 살기 어려우니까 그렇지비.

- 잡았답니까?

[취재협력지] 지금 분주소(파출소) 애들이 잡으러 다니는데, 못 잡았소.

'아시아프레스' 오사카 사무소의 이시마루 지로 대표는 "취재협력자의 정보로 미루어 볼 때, 현재 북한 주민은 농촌동원과 군사훈련으로 인한 장마당 통제 때문에 돈을 벌지 못하고 식량부족에 시달리고 있다"라고 전했는데요, 특히 살인사건과 자살 등이 이어지는 민감해진 사회분위기와 작년보다 더 악화한 생활고 탓에 북한 주민에게 남북 회담은 뒷전일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라고 12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설명했습니다.

김정은 정권이 올해 보릿고개를 맞아 '전시 예비물자'를 풀면서 식량난을 해결하고 있는데요, 그래도 양강도의 군 병사 경우에는 군 간부들이 식량을 다 빼돌려 여전히 심각한 영양실조에 시달리는 등 부정부패와 장마당의 통제, 각종 훈련 등으로 북한 주민의 삶은 여전히 녹록지 않아 보입니다.

노정민의 <라디오 세상> 오늘 순서는 여기서 마칩니다. 다음 시간에 다시 찾아뵙겠습니다. 지금까지 진행에 RFA 자유아시아방송, 노정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