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북단체 통한 송금, 공정 환율로 손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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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에 계신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북한을 중심으로 미국과 한국 등 국제사회에서 일어난 일들을 통해 북한의 정치와 경제, 사회를 엿보고 흐름과 의미를 살펴보는 노정민의 <라디오 세상>입니다.

노정민의 <라디오 세상>, <오늘의 초첨>으로 시작합니다.

<오늘의 초점>

- 미국에서 해외의 친북단체를 통해 북한에 직접 송금하면 공정 환율이 적용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에 있는 가족이 '북한합영은행'에서 돈을 찾을 때는 달러 당 130원의 환율을 적용받는데요, 미국에서 적지 않은 돈을 보내도 북한의 가족이 한 달 먹고 살기가 쉽지 않습니다. 반면 중국을 통해 돈을 송금하면 그 가치는 6~7배나 상승한다고 하는데요, 어찌 된 사연인지 살펴보겠습니다.

- 북한에서 '고려링크'의 휴대전화 가입자가 200만 명을 넘어섰습니다. 휴대전화 가입자가 꾸준히 증가하면서 고려링크의 영업실적도 상승하고 있지만, 휴대전화 단말기를 판매하는 북한 당국의 수익도 상당할 것으로 관측됩니다.

이 시간에 다룰 <오늘의 초점>입니다.

- 친북단체 통해 달러 송금, 공정 환율 이중 잣대

- 달러 당 130원, "500달러 보내도 네 식구 입에 풀칠 어려워"

- 중국 통해 보내면 최대 900원, "500달러에 40만 원 이상"

- 친북단체 통한 직접 송금이 6~7배 손해


미국에 살고 있는 박 모 씨는 해외의 친북단체를 통해 북한에 있는 가족에게 매달 약 500달러의 돈을 송금하고 있습니다.

박 모 씨는 지난 수년 동안 친북단체를 통해 돈을 보냈지만 가족이 '북한합영은행'에서 찾을 수 있는 돈은 많지 않았습니다. 은행에서 1달러당 130원이라는 공정환율을 적용하기 때문인데요,

다시 말해 500달러를 보내면 북한에서 6만 5천 원을 받게 되는데, 현재 장마당의 쌀값이 1kg당 5~6천 원임을 고려하면 결국 가족 네 명이 한 달 동안 겨우 입에 풀칠하는 셈입니다. 게다가 중간 수수료를 제하면 정작 찾는 금액은 이보다도 적은데요,

하지만, 중국을 통해 인민폐로 바꿔 송금하면 상황은 달라집니다. 달러를 위안화로 바꾸면 1달러당 5~6위안, 여기에 다시 위안화 당 북한 돈 환율로 1대 150을 적용하니 결국 미화 1달러로 최대 900원을 전달할 수 있는 겁니다.

[박 모 씨] 제가 매달 500달러를 보내는데, 친북 단체를 통해 (북한합영)은행에서 받을 수 있는 금액이 (북한 돈으로) 6만 5천 원입니다. 하지만 중국 돈으로 바꾸어 전달하면 44만 9천800원이 되는 거죠.

다시 말해 친북단체를 통하는 것보다 중국을 통해 송금하면 북한에서 받는 금액의 차이는 무려 7배나 되는데요,

북한에는 국가가 정한 공정 환율과 암시장에서 거래되는 환율이 있습니다. 북한이 정한 공정 환율은 1달러당 130원이지만 암시장에서는 1달러 당 8천 원에 거래되고 있는데요, 북한에서 공정 환율은 거의 무용지물이 됐지만 이처럼 해외에서 송금하는 달러를 국가기관이 바꿔줄 때는 공정 환율을 적용하기 때문에 돈을 보내는 사람이나 받는 북한 주민의 금전적 손해는 막심합니다.

실제로 최근 북한을 방문한 미국의 한인 동포는 '북한의 국가기관인 백화점에서 미화 1달러를 북한 돈 8천 원에 바꿔주고 있었다'며 '이러한 환율은 북한을 방문하는 해외동포들이나 외국인에게 특혜를 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는데요, 정작 외국에서 직접 송금하는 데에는 공정 환율이라는 이중 잣대를 적용한 겁니다.

[박 모 씨] 제가 보기에 공정치 못한 것이, 똑같은 100달러가 중국을 통해 가면 5~6배 많은 가치를 갖는 거죠. 네. 이것은 엄청난 손해인데, 제가 알기에는 미국 내에서 다른 교포들도 중국으로 보내는 방법을 모르면 친북단체를 통해 보내는 수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미국에서 가족에게 정기적으로 돈을 보내는 탈북자는 북한이 공정 환율이라는 이중 잣대를 적용해 외국에서 보내는 송금에 대해 부당이득을 취하고 있다며 결국 돈을 보내는 사람이나 돈을 받는 북한 주민만 피해를 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해외 동포들은 물론 한국 또는 미국 내 탈북자들의 송금은 지금도 계속 이뤄지고 있습니다. 외부에서 북한의 가족에게 보내주는 돈은 단순히 먹고 사는 문제뿐만 아니라 장마당의 활성화를 통한 북한 경제에도 큰 도움을 주는데요, 북한 내부의 사정이 좋지 않은 듯 최근 한국에 정착한 가족에게 송금을 부탁하는 전화가 많이 늘어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또, 한국의 탈북자들이 북한의 가족에게 보내는 돈이 연간 1천만 달러를 넘는 것을 알려졌고, 한국 국회 차원에서도 탈북자가 북한에 있는 가족에게 합법적으로 송금할 수 있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는데요, 이처럼 북한에 가족이 있는 해외 동포들에게도 송금을 통해 더 큰 도움을 줄 수 있는 차선책의 마련이 시급해 보입니다.

여러분께서는 노정민의 <라디오 세상>을 듣고 계십니다.

<휴대전화 2백만 시대, 북한 당국의 수입은?>

- 통신비는 오라스콤, 기계값은 북한 당국 차지

- 중국에서 싼값에 들여와 수백 달러에 파는 휴대전화 단말기

- 한 대당 100달러의 차액만 남겨도 2억 달러의 수익

- 고가의 터치형 스마트폰 인기 여전해 사용자 많을수록 이익

- 고수익 남길 수 있는 휴대전화 사업은 계속될 듯

북한의 이동통신업체인 '고려링크'에 가입한 북한 주민의 수가 지난 5월, 200만 명을 돌파했습니다.

이집트의 통신회사인 '오라스콤'이 2008년 휴대전화 사업을 시작한 지 5년 만인데요, 이제 거리에서 휴대전화를 사용하는 북한 주민의 모습은 더는 신기한 광경이 아닙니다.

이집트의 통신회사인 '오라스콤' 측은 북한 내 휴대전화 가입자가 증가하면서 '고려링크'가 영업실적의 증가를 주도했으며 고려링크의 가치도 미화로 약 3억 3천만 달러로 성장했다고 강조했는데요, 휴대전화 가입자가 200만 명을 돌파하면서 북한 당국이 취한 경제적 이익은 얼마나 될까요?

일본의 언론매체인 '아시아프레스'에 따르면 오라스콤 회사는 휴대전화 사업으로 통신 수익을 챙기지만, 북한 당국은 휴대전화 단말기의 판매수익을 가져갑니다.

예를 들어 북한이 중국에서 한 대당 50~80달러에 휴대전화 단말기를 들여오면 이를 다시 북한 주민에게 대당 200~300달러대의 비싼 값에 되파는데요, 지금도 최신형 휴대전화 단말기의 가격은 최대 300~400달러에 이릅니다. 특히 요즘 북한 주민도 터치형 스마트폰에 관한 관심이 많이 늘어나면서 수백 달러가 넘는 고가임에도 이를 찾는 사람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휴대전화 가입자가 200만 명을 넘어섰다면 단말기 한 대당 100달러의 이익만 남겨도 북한당국이 최소 2억 달러 이상의 수익을 올렸다는 계산이 나옵니다. 일본 '아시아프레스' 오사카 사무소의 이시마루 지로 대표의 설명인데요,

[Ishimaru Jiro] 오라스콤 회사는 통신 수익만 챙기고, 기계값은 북한에서 거둬갑니다. 북한 내에서 돌아가는 돈이 상당히 큰데 그 돈을 회수하는 식이죠. 북한에서 볼 때 국내에서 할 수 있는 굉장한 외화산업이 되는 겁니다. 사용자가 많을수록 이익이 되지 않겠습니까? 상당한 수익이 되니까 북한 당국이 이동통신 사업을 그만둘 수 없다고 봅니다.

이밖에도 휴대전화 임대, SIM 카드와 보험 판매 등 휴대전화 사업으로 북한 당국이 거둬들이는 외화는 적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이제는 북한에서 누구나 쉽게 가입할 수 있는 휴대전화. 서비스 지역이 확대되고 외국인을 중심으로 사용 환경도 개선되면서 휴대전화 사용자는 계속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데요, 이면에는 '휴대전화 가입자를 늘리고 단말기를 많이 팔아 이익을 남겨보자'는 북한 당국의 의도도 엿볼 수 있습니다.

노정민의 <라디오 세상> 오늘 순서는 여기서 마칩니다. 지금까지 진행에 RFA 자유아시아방송, 노정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