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 계신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북한을 중심으로 미국과 한국 등 국제사회에서 일어난 일들을 통해 북한의 정치와 경제, 사회를 엿보고 흐름과 의미를 살펴보는 노정민의 <라디오 세상>입니다.
노정민의 <라디오 세상>, <오늘의 초첨>으로 시작합니다.
<오늘의 초점>
- 춘궁기를 맞은 북한이 전시 예비물자인 '2호 창고'의 식량을 배급하면서 식량난이 많이 해소된 것으로 전해졌지만, 북한 고아원의 식량난은 여전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늘 배급에서 뒷전인 고아들은 국제사회와 민간단체의 지원이 없다면 굶을 수밖에 없는 상황인데요, 미국의 민간단체인 '한-슈나이더 국제어린이재단'으로부터 북한 고아원의 실정을 들어봤습니다.
- 함경북도에서 철길 위의 수레를 이용하는 북한 주민의 모습이 공개돼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개인이 운영하는 수레는 북한 주민의 이동수단으로 이용되는데요, 짐 위에 올라탄 북한 주민의 모습이 아슬아슬해 보입니다. 이 수레가 어떻게 운영되고 있는지 알아봤습니다.
이 시간에 다룰 <오늘의 초점>입니다.
- 올해 북 식량난 완화 vs 고아원은 여전히 식량난
- 우선 배급에서 밀려 고아원은 항상 뒷전
- 국제사회의 지원 없으면 굶을 수밖에 없어
- 미국 민간단체, 이달 말 북한 고아원 세 곳에 영양지원
보릿고개를 맞은 북한 당국이 최근 전시 예비물자인 식량을 배급하면서 올해 북한의 식량난이 대부분 해소된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특히 춘궁기가 시작되는 3월부터 '2호 창고'에 있던 식량으로 노동자와 사무원들, 그리고 부양가족에게 각각 보름 또는 열흘분의 배급을 줘 식량난을 면할 수 있게 됐다는 것이 현지 소식통들의 설명입니다.
또 미국 의회조사국(CRS)이 이달 초 발간한 '대북지원 보고서'는 올해도 북한의 식량부족 현상이 계속되고 있지만 심각한 위기상황으로 판단할 수준은 아니라고 분석했는데요, 하지만, 북한의 전반적인 식량 사정이 나아졌다 하더라도 고아원에 있는 북한 어린이들의 식량난은 여전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실제로 북한 내 2천200여 명의 고아를 돕고 있는 미국 캘리포니아주의 '한-슈나이더 국제어린이재단'은 북한 내 고아들이 북한 당국으로부터 충분한 식량공급을 받지 못하고 있다고 19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설명했는데요, '한-슈나이더 국제어린이재단'의 아더 한 이사의 말입니다.
[Arthur Han] 북한 내 고아들이 북한 당국으로부터 충분한 식량을 공급받지 못하기 때문에 식량은 북한 고아에게 가장 중요한 지원 품목입니다. 북한 고아에까지 돌아갈 식량이 없죠. 올해는 북한의 식량 사정이 좀 나아진 것 같은데요, 하지만 작년의 식량부족 현상이 올해도 여전히 북한 주민과 어린이에게 영향을 끼치고 있습니다.
다시 말해 북한 내 고아들은 당국의 식량 배급을 받기에 매우 취약한 계층인데요, 따라서 국제사회나 민간단체의 지원이 없다면 북한 내 고아들은 굶주릴 수밖에 없다는 것이 한 이사의 설명입니다.
북한 함경북도의 소식통도 "식량난이 다소 해소됐지만 어린이들을 비롯한 많은 북한 주민이 영양실조에 시달리고 있으며 특히 6세 미만의 고아들이 모여 있는 '육아원', 7살 이상의 청소년이 모여 있는 '중등학원'의 아이들은 힘 있는 사람들이 식량을 다 빼돌리기 때문에 영양실조 상태를 면하기 어렵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Arthur Han] 북한에 식량이 있어도 군대나 관리들에게 먼저 돌아가고 나머지를 북한 내 고아원에 분배하는데, 사실 거의 없다고 봐야 합니다. 혹 받는다 하더라도 충분하지 않죠.
'한-슈나이더 국제어린이재단'은 이달 말 65만 끼 분량의 식량을 북한 내 고아원 세 곳에 전달합니다. 북한 어린이 2천200명이 하루에 두 끼씩 다섯 달을 먹을 수 있는 분량입니다.
실제로 국제사회의 지원을 받은 북한 어린이의 건강상태는 양호합니다. 아더 한 이사가 지원하는 고아원으로부터 정기적으로 받아보는 몸무게의 변화를 살펴보면 어린이들이 평균 2~3개월에 약 1kg씩 체중이 느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Arthur Han] 현장에서 직접 식량을 전달하는 관계자의 말에 따르면 처음에는 어린이들이 힘이 없어 앉아 있거나 누워만 있었는데, 지속적인 식량지원으로 지금은 많이 활발해졌고 건강해졌습니다. 좋은 소식이지요.
다시 말해 북한 내 고아들에게 국제사회의 지원이 여전히 필요하다는 뜻으로 풀이되는데요,
유엔의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 내 5살 미만 어린이의 28%가 여전히 만성적 영양결핍에 따른 발육부진을 겪고 있으며 식량농업기구는 북한 어린이의 발육장애 비율이 동아시아 평균의 4배에 달한다고 밝혔습니다. 또 남․북한의 11살 남자 어린이의 경우 평균 키 차이가 19cm, 몸무게는 16kg이나 난다는 보도도 있었습니다.
지난 1일, 북한은 '국제 아동의 날'을 맞아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어린이 사랑을 대대적으로 선전했고 지난 17일, 북한의 조선중앙통신은 김정은 제1위원장이 유치원에 들러 이들과 기념사진을 찍었다고 보도했는데요,
하지만, 바깥으로 보여진 사진 이면에는 아직도 식량 배급과 보살핌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수많은 북한 고아들이 있습니다.
여러분께서는 노정민의 <라디오 세상>을 듣고 계십니다.

<북 주민의 이동수단, 철길 위 도르래>
- 수레 위에 짐을 싣고 이동하는 북한 주민
- 개인 민간사업자가 요금 받고 운영
-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이동, 브레이크가 유일한 기술
- 아래에서 위로 올라가거나 기차가 올 때는 손으로 옮겨
- 통행증 필요 없고, 먼 거리 이동 가능해 북한 주민에게 인기
미국의 북한 전문 인터넷 매체인 'NK News'(nknews.org)가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제공한 철길 위 '도르래' 수레의 모습입니다.
도르래 바퀴가 달린 수레 위에 북한 주민이 잔뜩 짐을 싣고 그 위에 앉아 있습니다. 주민을 태운 수레는 아무런 안전장치도 없이 철길을 미끄러지듯 내려가는데요, 보기에도 아슬아슬해 보입니다. 수레에는 그저 속도를 줄이는 브레이크만이 있을 뿐입니다.
이를 소개한 미국 존스홉킨스대학 한미 연구소의 커티스 멜빈(Curtis Melvin) 연구원은 함경북도 출신 탈북자의 말을 인용해 이같은 '도르래' 수레는 함경북도의 일반적인 이동수단이라며 민간 사업자가 만들어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수레의 운행은 간단한데요, 철길을 따라 언덕에서 아래로 이동하고 마찰을 이용해 속도를 줄입니다. 또 다음 언덕으로 이동할 때는 타고 있던 주민이 수레를 밀어 언덕 위로 올린 뒤 다시 수레를 타고 아래로 이동하는데요, 운행 중 기차가 오면 승객이 모두 내려 수레를 철길 위에서 내려야 한다고 합니다.
북한 주민이 수레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돈을 내야 하는데 이 돈은 운전사의 월급을 포함한 운영비, 그리고 3km마다 보초 병사에게 주는 통행료로 쓰여지는데요, 전기와 기간시설의 부족으로 북한의 교통수단은 매우 열악하지만 평소에 잘 쓰이지 않는 철길이 이처럼 ‘도르래’ 수레를 통해 개인의 경제활동에 이용되고 있는 겁니다.
멜빈 연구원은 이 ‘도르래’ 수레가 일반적인 통행증이 필요 없는데다 정기적으로, 꽤 먼 거리까지 갈 수 있기 때문에 북한 주민 사이에 인기가 있는 교통수단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노정민의 <라디오 세상> 오늘 순서는 여기서 마칩니다. 다음 시간에 다시 찾아뵙겠습니다. 지금까지 진행에 RFA 자유아시아방송, 노정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