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농촌동원에 무단결근자 강제 투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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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에 계신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북한을 중심으로 미국과 한국 등 국제사회에서 일어난 일들을 통해 북한의 정치와 경제, 사회를 엿보고 흐름과 의미를 살펴보는 노정민의 <라디오 세상>입니다.

노정민의 <라디오 세상>, 오늘의 초점으로 시작합니다.

- '200일 전투'가 진행 중인 북한에서 직장에 무단으로 결근한 사람과 무직자에 대한 단속을 전개하고 있습니다. 지난 '70일 전투' 당시에도 무직자와 무단결근자에 대한 단속을 벌여 적발된 사람은 노동단련대에 보냈는데요, 이번에는 농촌동원 현장에 보내 노동단련대 수준의 강제노동을 시키고 있습니다.

"노동단련대 기준으로 구속된 상태에서 몇 달 동안 계속 강제노동을 해야 합니다. 올해는 '200일 전투'와 농촌동원이 겹치면서 노동단련대에 갈 사람을 농촌에 투입한 거죠.

농촌지원에 투입된 북한 주민 가운데에는 매우 센 노동강도 탓에 허약자가 속출하고 있는데요, 그럼에도 북한 당국은 단속을 강화해 더 많은 적발자를 농촌동원 현장에 투입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직장을 이탈할 수밖에 없는 근본원인을 제공하고서 오로지 단속과 처벌만을 내세우는 북한 당국, 주민에 대한 인권침해를 자행하고 있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습니다.

일본의 언론매체인 '아시아프레스'와 함께 <지금 북한에서는> 시간으로 꾸며봅니다.

- '70일 전투'와 마찬가지로 무직자․무단결근자 단속

- 노동단련대 대신 농촌동원 현장에 강제 투입

- 강도 높은 노동에 허약자 속출

- 경쟁 유발해 효율성 높이기도․농장은 환영

- 직장이탈 원인 제공한 김정은 정권, 단속에만 치중


북한에서 '200일 전투'와 농촌동원 시기가 겹치면서 북한 당국이 무직자와 직장에 무단으로 결근한 자를 적발해 노동단련대 대신 농촌지원에 강제로 투입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올해 초 북한 당국이 '70일 전투'를 전개하면서 북한의 공안기관이 무단 결근자와 직장이탈자 등을 적발해 노동단련대에 보내는 단속이 있었는데요, '200일 전투' 기간에는 '노동단련대' 형식으로 단속된 사람을 농촌에 집단으로 투입해 강제 노동을 시키고 있다는 겁니다.

일본의 언론매체인 '아시아프레스'에 따르면 함경북도 내 여러 농장에 무직, 무단 결근자들로 구성된 동원 인력이 농장 선전실이나 공터에 천막을 치고 숙식하면서 김매기를 비롯한 각종 농사일에 동원되고 있는데요,

'아시아프레스' 오사카 사무소의 이시마루 지로 대표의 설명입니다.

[Ishimaru Jiro] 이번 특징은 무단 결근자를 농촌 동원에 보낸다는 것인데, 아무래도 강제성이 강합니다. 노동단련대 기준으로 구속된 상태에서 몇 달 동안 계속 강제노동을 해야 합니다. 올해는 '200일 전투'와 농촌동원이 겹치면서 노동단련대에 갈 사람을 농촌에 투입한 거죠. 그래서 여러 가지 복잡한 일들이 생기고 있습니다.

농촌지원에 투입된 북한 주민 가운데에는 노동의 강도가 매우 높은 탓에 허약자가 속출하고 있고, 이 때문에 해당 지역에는 도둑이 성행하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그럼에도 농장에서 인력 수요가 많아지면서 노동력 공급을 위한 무직자 단속도 강화하는 추세인데요, 특히 함경북도에서는 농장에 강제로 투입하는 적발자를 추가로 확대해 배치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반면, 농장에서는 이전의 농촌지원과 달리 강제노동 동원자에 따른 작업성과가 좋아 반기고 있는데요, 심지어 작업 효과를 높이기 위해 소대별로 경쟁을 하고, 패한 소대는 추가 작업을 하는 등 인권 침해의 소지도 다분합니다.

[Ishimaru Jiro] 농장에서 노예와 같이 노동하게 되는데 노동 강도가 너무 세서 허약에 걸린 사람이 많이 발생한다는 보고가 있습니다. 원래 노동단련대에 가게 된 사람은 북한의 일반 주민이 아닙니까? 살기 위해서 직장을 이탈한 사람들이고 이런 사람을 강제로 노동을 시키는데, 이를 받아 준 농장에서는 효율성만 생각하고 서로 이해관계로만 생각하는 것도 안타깝습니다.

당국에 적발된 무직자와 무단결근자는 대부분 국영 공장이나 기업소에 출근해야 하지만, 배급이나 노임이 거의 없기 때문에 직장에서 이탈해 장사를 하거나 노동력을 팔아 생계를 유지하는 사람들입니다. 직장에 출근해도 월급은커녕 배급도 없는 상황에서 주민이 직장에 출근하지 않는 일차적인 책임은 북한 당국에 있다는 지적도 설득력을 얻고 있는데요, 그럼에도 무조건 이탈자를 단속해 강제노동 현장에 투입하는 겁니다.

[Ishimaru Jiro] 김정은 정권이 일반 주민에게 요구하는 것은 무조건적인 복종과 충성입니다. 옛날에는 지배자가 복종과 충성을 요구할 때는 대가를 줬습니다. 그것이 배급과 노임이었는데요, 이것을 줄 수 없으니까 공포를 조성해 무리하게 사람을 동원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를 집행하지 않으면 벌을 받는다는 공포심이 있는데요, 북한 주민으로서는 정말 북한 사회가 피곤하고 고달플 것이라 생각합니다.

'아시아프레스'에 따르면 강제로 농촌동원에 투입된 북한 주민은 철저한 감시와 관리를 받고 있으며 도주하는 사람이 발생하면 전체가 벌을 받기 때문에 도망치는 사람은 극히 드뭅니다.

또 이렇게 강제노동에 동원된 무직자들은 2개월에서 3개월간 강제노동을 한 뒤 기간이 끝나면 해당 직장에 인계돼 관리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그래서 무직자들 사이에서는 '강제노동 현장에 가느니 차라리 죽는 것이 낫다'며 뇌물을 주고 단속을 피하거나 직장에 들어가기 위한 절차를 재촉하는 사람이 많다"고 합니다.

'70일 전투' 기간에도 북한 당국이 노력동원에 대한 통제와 단속을 강화하고 집마다 직장이탈자와 무직자를 단속하면서 북한 주민 사이에서는 김정은 정권에 대한 불만이 컸습니다.

기본적인 생활도 보장해주지 않는 가운데 최소한의 대가도 없이 무조건 노동력을 착취하는 오늘날 북한의 현실은 마른 수건에서 물을 짜내는 것처럼 북한 주민을 더 조이고 있습니다.

[Ishimaru Jiro] 원래 200일 전투에서 단련대에 가게 된 사람은 직장에 나가봐야 월급도 제대로 못 받고 식량 배급도 없으니까 장사를 하거나 노동력을 파는 사람들이잖아요. 사실상 실업상태를 만든 정부에 책임이 있는 거죠. 이것을 무시하고 직장을 이탈한 근본 원인을 만든 정부가 이런 사람을 강제 노동을 시킨다는 것은 너무한 일이라고 생각하고요.

노정민의 <라디오 세상> 오늘 순서는 여기서 마칩니다. 지금까지 진행에 RFA 자유아시아방송, 노정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