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 계신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북한을 중심으로 미국과 한국 등 국제사회에서 일어난 일들을 통해 북한의 정치와 경제, 사회를 엿보고 흐름과 의미를 살펴보는 노정민의 <라디오 세상> 시간입니다.
노정민의 <라디오 세상>, 오늘의 초점으로 시작합니다.
<오늘의 초점>
- 2002년 서해 연평도 인근에서 제2연평해전이 발발한 지 10년이 됐습니다. 한국에서도 제2연평해전 10주년을 맞아 추모 열기가 확산하고 있는데요, 미국 매사추세츠 주 우스터시에도 제2연평해전 당시 숨진 해군 6명의 이름이 한국전 추모비에 새겨져 있습니다. 우스터시가 제2연평해전을 기억하며 6명의 희생자를 추모하게 된 사연을 되짚어보겠습니다.
- 한국전쟁에 참전했다가 실종된 미군유해 중 신원이 확인된 유해는 총 202구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북한 지역에서 발견된 미군유해 가운데 170구의 신원이 확인돼 북한 내 유해발굴의 중요성을 엿볼 수 있는데요, 하지만 현재로서 북한 지역 내 유해발굴의 재개 움직임은 아직 없습니다.
이 시간에 다룰 <오늘의 초첨>입니다.
- 우스터시 한국전 기념비에 새겨진 제2연평해전 전사자 6명의 이름
- "제2연평해전 전사자 이름 꼭 새겨넣겠다"는 약속 지켜
- 제2연평해전 발발한 6월 29일, 추모의 날로 제정해 선포
- 6.25 한국전 전사자와 함께 제2연평해전 용사의 희생 영원히 기억할 것
미국 매사추세츠주 중부에 위치한 우스터(Worcester) 시. 다소 낯선 이름의 도시에 세워진 한국전 기념비에는 한국전쟁에 참전한 매사추세츠 주 출신 참전용사와 함께 한국 해군 6명의 이름이 벽돌에 새겨져 있습니다.
2002년 6월 29일. 당시 서해 연평도 인근 해상에서 북방한계선을 넘은 북한 경비정의 기습 공격에 맞서 싸우다 전사한 한국 참수리 357호의 고 한상국 중사를 비롯한 5명의 이름입니다. 당시 교전으로 한국 해군 6명이 전사하고 18명이 부상했는데요, 제2연평해전 당시 숨진 6명의 이름을 새긴 벽돌은 매년 기념비를 찾는 수만 명 관람객의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우스터시의 한국전 기념비에 제2연평해전 전사자의 이름이 새겨진 것은 당시 고 한상국 중사의 미망인이었던 김종선 씨를 미국에서 만난 인연이 그 시작이었습니다. 2003년, 남편을 떠나보낸 김종선 씨가 우스터시에서 열린 한국전 기념식에 참석했고 다음 해 우스터시 한국전 추모위원회의 대표단이 한국을 찾아 제2연평해전 당시 침몰했던 배를 보고 대원들의 가족을 만난 뒤 전사한 6명의 이름을 꼭 기념비에 새겨놓겠다는 약속을 한 겁니다. 김종선 씨가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전한 내용입니다.
[김종선씨] 그 다음해(2004년)에 이분들이 한국에 오셨어요. 저도 같이 다니면서 제2연평해전 당시에 침몰했던 배도 보여 드리고, 당시 대원 가족들도 다 만났는데, 그때 남편 이름이 새겨진 벽돌을 하나 주시더라고요. 당시 회장님께서 "내가 약속을 하는데 이 여섯 분의 이름을(우스터시 기념비에) 다 새겨 놓겠다고 약속하셨어요.
그리고 김종선 씨가 2005년에 다시 우스터시를 방문했을 때 그 약속은 지켜졌습니다. 또 우스터시는 2008년, 미국에서 처음으로 제2연평해전 추모식을 거행하기도 했는데요, 제2연평해전의 교훈을 많은 사람에게 알리고 미국과 한국의 관계를 더 강화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제2연평해전이 발발한지 10년이 지났지만 우스터시는 여전히 제2연평해전을 기억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고 한상국 중사의 미망인인 김 씨(Hannah Kim)의 이름을 말하니 매우 반가워하는데요, 우스터시 한국전 추모위원회의 조앤 바우어 이사입니다.
[JoAnn Bauer] 오~~ 한나 김. 우스터시에 여러 번 방문했죠. 그녀와 뜻깊은 만남을 하기도 했고, '제2연평해전' 추모 벽돌이 설치됐을 때도 여기에 있었죠. 우스터시는 미국에서 유일하게 제2연평해전 전사자들을 추모하고 있죠.
우스터시는 고 한상국 중사, 윤영하 소령 등 6명 전사자의 추모 벽돌을 세우고 제2연평해전이 발발한 6월 29일을 한국전 참전용사에 대한 추모의 날로 제정해 선포했습니다. 또 우스터시는 매년 여느 한국전 참전용사와 함께 '제2연평해전' 전사자들의 희생을 앞으로도 계속 기억할 것이라고 밝혔는데요,
[JoAnn Bauer] 단순히 말이 아닌 행동으로 헌신과 희생을 보여준 그들을 기억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한국전 추모위원회를 조직하고 그들을 기억하는 것은 그 이상의 의미가 있죠. 물론 '제2연평해전'과 그 전사자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제2연평해전이 발발한 지 10년이 지났습니다. 한국에서는 제2연평해전 10주년을 맞아 추모 열기가 확산하고 있고 국립대전현충원에서는 지난 23일, 제2연평해전 전사자들을 위한 추모행사를 개최했습니다. 또 한국 국방부는 오는 29일에 열릴 기념식에 처음으로 대통령이 참석해줄 것을 청와대에 건의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처럼 미국에서도 한국에서도 6.25 한국전쟁과 함께 제2연평해전 전사자들의 이름이 영원히 기억되고 있는데요, 다시는 돌아올 수 없는 전사자들의 명예는 어느 정도 회복됐지만 우스터시와 전사자들의 유가족들이 마지막으로 바라는 것은 진심이 담긴 북한 당국의 사과가 아닐까 싶습니다.
여러분께서는 노정민의 <라디오 세상> 듣고 계십니다.
- 특히 북한 지역에서 발견된 미군유해 중 170구 신원확인
- 매년 한국전 참전 미군유해 신원 확인 꾸준히 늘어
- 중단된 북한 내 미군유해 발굴 재개, 아직 변한 것 없어
자유아시아방송이 입수한 국방부 자료에 따르면 6.25 한국 전쟁에서 전사한 미군 병사 중 지금까지 신원이 확인된 유해는 모두 202구입니다.
미국 국방부 산하 전쟁 포로와 실종자 담당국(Defense POW/Missing Personnel Office)은 북한과 한국, 중국 등에서 발견한 미군유해 중 202구의 신원이 확인됐으며 아직도 7천955구의 미군이 실종됐거나 신원이 확인되지 않았다고 25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밝혔습니다.
특히 미국의 유해발굴단이 북한 지역에서 발굴한 유해 229구 중 95구, 북한이 일방적으로 보낸 208상자 분량의 미군유해 400구 중 69구 등 북한 지역에서 발견된 유해의 신원확인이 전년도보다 크게 늘었습니다. 또 2007년 미국의 빌 리처드슨 뉴멕시코 주지사가 북한에서 가져온 6구의 유해는 모두 신원이 확인돼 가족의 품으로 돌아가면서 북한 지역 내 유해발굴의 중요성(총 170구 신원확인)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올해 한국 전쟁에 참가한 미군유해의 신원확인이 지난해보다 많이 늘어난 것도 주목할 만한 특징입니다. 올해 6월까지 신원이 확인된 미군유해는 20구, 전년도 같은 기간보다(7구) 3배 가까이 늘어난 수치인데요, 자유아시아방송이 분석한 결과 미군유해의 신원확인은 매년 꾸준히 증가해 왔습니다.
이에 대해 미국 국방부는 북한에서 발견한 유해 중 이미 수십 구의 신원이 밝혀졌기 때문에 남은 유해의 신원 확인이 쉬워졌고 DNA 유전자를 분석하고 대조하는 기술이 더 정교해졌기 때문이라고 밝혔습니다.
미국 국방부는 북한에 있는 미군유해의 송환을 매우 중요한 국가적 사업으로 여기는 가운데 미국과 북한이 올해 북한 내 유해발굴 사업을 재개하려 했지만 북한이 지난 4월 장거리 로켓을 발사하면서 유해 발굴의 재개는 시작도 못 한 채 무산됐습니다.
미국 정부는 1996년부터 2005년까지 총 33번에 걸쳐 유해발굴단을 북한에 파견했으며 북한 함경남도 장진호와 평안북도 운산 등 격전지를 중심으로 수천 구의 미군유해가 남아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는데요, 국방부 산하 전쟁 포로와 실종자 담당국의 제시카 피어노 공보 담당관은 현재 북한 내 유해발굴 작업의 재개에 관해서는 계획이 없으며 어떠한 것도 변한 것이 없다고 25일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At this time there is no change to the status of operations in North Korea.) 이번 달에도 각각 북한과 한국 지역에서 발견된 미군유해 두 구의 신원이 확인돼 62년 만에 고향의 품에 안겼는데요, "조국은 결코 영웅을 잊지 않는다"는 미국의 신념에 따라 한 구라도 더 유해의 신원을 확인하려는 미국 정부의 노력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노정민의 <라디오 세상>, 오늘 순서는 여기서 마칩니다. 지금까지 진행에 RFA 자유아시아방송, 노정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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