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무부 고위관리 단독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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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에 계신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북한을 중심으로 미국과 한국 등 국제사회에서 일어난 일들을 통해 북한의 정치와 경제, 사회를 엿보고 흐름과 의미를 살펴보는 노정민의 <라디오 세상>입니다.

노정민의 <라디오 세상>, <오늘의 초점>으로 시작합니다.

<오늘의 초점>

- 이달 초 미․중 정상회담에 이어 한국과 중국 간 정상회담을 앞두고 있습니다. RFA 자유아시아방송은 한반도 문제에 정통한 미국의 고위관리와 단독 기자회견을 통해 한․중 정상회담, 미북 대화의 가능성에 관한 미국의 입장을 들어봤는데요, 특히 고위관리는 미국과 중국, 한국이 북한의 비핵화라는 합의에 이르고 있다면 이는 북한에 충격을 주기 충분하다고 내다봤습니다.

이 시간에 다룰 <오늘의 초점>입니다.

- 한․중 정상회담에서 비핵화 관점 공유 기대

- 미․한․중, 북 비핵화에 합의, 공감대 형성

- 미․중 간 비핵화에 관한 확고한 의견일치, 가장 큰 진전

- 북한 대하는 미․한․중의 새로운 기조, 북한에 충격 줄 것

- "북이 진정성 보여야 대화 가능", 구체적인 진정성은?

- 미국에서 북한 문제 중요한 네 가지 이유


올해 6월은 북한 문제를 둘러싸고 미국과 한국, 중국, 그리고 북한의 외교적 접촉이 분주했던 달입니다.

이달 초 미국의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중국의 시진핑 국가주석 간 미․중 정상회담이 있었고, 한국의 박근혜 대통령이 27일부터 나흘간 중국을 방문해 시진핑 국가주석과 만나 정상회담을 합니다.

북한도 미국과 대화를 제안한 가운데 김계관 외무성 부상이 중국을 방문해 대화를 통한 핵문제의 해결을 나타내는 등 한반도, 특히 북한 문제를 둘러싸고 4개 나라가 활발한 외교활동을 벌이고 있습니다.

RFA, 자유아시아방송은 지난 24일 북한 문제에 정통한 미국 국무부의 고위관리를 만나 단독 기자회견을 통해 북한이 제안한 북미대화의 가능성, 한중 정상회담에 관한 전망 등을 들어봤는데요,

우선 국무부의 고위관리는 '북한과 재협상을 위해 되돌아가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전제하고 미․중 정상회담과 한․중 정상회담 등이 전하는 공통된 메시지는 북한이 '2005년 9․19 공동성명에 따른 비핵화'와 '유엔 결의의 의무를 이행하는 것'이라고 정리했습니다.

특히 미국이 북한에 요구하는 '진정성'은 말이 아닌 행동이라며 물론 북한이 미국과 대화하고 싶은 것은 알지만 2005년의 합의와 유엔 결의의 의무를 이행하겠다는 의도는 여전히 발견할 수 없기 때문에 대화에 나설 수 없다고 고위관리는 말했습니다. 다시 말해 북한이 이미 약속한 합의의 내용과 유엔 결의를 진정성 있고 신뢰할 만큼(authentic and credible) 이행한다면 미국도 기꺼이 대화에 응하겠다는 겁니다. 고위관리는 이것이 핵심이라고 거듭 강조했는데요,

한국 박근혜 대통령의 중국 방문과 함께 있을 한중정상회담에 관해서도 국무부의 고위관리는 박근혜 대통령이 신뢰 프로세스 정책을 시진핑 주석에게 설명하면서 중국과 한국이 같은 관점으로 북한을 바라볼 것을 기대한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한국의 언론도 박근혜 대통령의 방중에서 한국과 중국이 북한의 비핵화에 관해 같은 인식을 공유하는 것을 가장 큰 현안 중 하나로 꼽고 있는데요, 이 고위관리는 미국과 한국, 중국이 북한의 비핵화라는 중요한 목적을 공유하고 있으며 최근 중국의 태도 변화를 포함한 세 나라의 협력 관계는 북한에 충격을 주기 충분하다고 지적했습니다.

한편, 고위관리는 미국에서 북한 문제의 해결이 중요한 이유로 네 가지를 들었는데요, 첫째, 핵확산을 막고 핵무기 없는 세상을 추구하는 미국의 정책, 둘째, 누구나 더 나은 삶을 누려야 하는 인권 차원, 셋째, 북한이 경제적 풍요를 누리기 위해서 그리고 마지막으로 전 세계의 경제적 원동력인 동북아시아의 평화와 안정을 위해서도 북한 문제의 해결은 매우 중요하다는 겁니다.

단독 회견을 통해 느낀 북한에 대한 미국의 입장은 변하지 않았습니다. 북한은 미국에 대화를 제안함으로써 새로운 돌파구를 모색하고 있지만 미국은 말이 아닌 행동, 다시 말해 비핵화와 유엔 결의의 의무를 이행하는 '진정성'을 보기 전까지는 대화에 나서지 않겠다는 의지는 확고합니다.

또 미국과 중국, 한국이 북한 문제에 관해 공감대를 형성하고 이에 관해 긴밀히 협력하는 것만으로도 북한에는 적지 않은 부담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고위 관리 기자회견 일문일답>

- 6월 초에는 미․중 정상회담이 있었고, 한․중 정상회담이 있을 예정이다. 특히 북한이 미국에 대화를 제안한 가운데 각 회담에서 북한에 전하는 공통된 메시지는 무엇인가?

[고위관리] 몇 가지로 정리하자면 첫째, 우리는 뒤로 되돌아갈 수 없고 처음부터(zero) 다시 시작할 수 없다는 것이다. 어떤 대화나 협상에서 미국이 기대하는 근본적인 신뢰는 최소한 북한이 2005년의 공동합의를 받아들이는 것에서 시작된다. 이것이 첫 번째이다. 우리는 재협상을 위해 되돌아가지 않을 것이다.
둘째로는 그동안 유엔 회원국들의 만장일치로 통과된 유엔 결의와 관련해 북한이 국제사회의 의무를 반드시 이행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 6자회담 참가국으로서 의무도 이행해야 하고 유엔 결의가 금지한 사항에 대해서도 지켜야 한다. 물론 북한이 대화하고 싶은 것은 알지만, 현재 북한이 이 두 가지를 이행하겠다는 의도를 발견할 수 없다.

- 미국은 북한이 진정성을 보여야 한다고 말한다. 미국이 북한에 기대하는 진정성이란 무엇인가?

[고위관리] 당연히 말이 아닌 행동이다. 북한이 비핵화에 나서야 하고, 2005년에 합의했던 내용과 유엔 결의를 이행해야 한다. 북한이 국제사회가 요구하는 의무를 정말 진정성 있고, 신뢰할 만큼(authentic and credible) 이행하는 것, 이것이 바로 미국이 원하는 것이다. 또 북한이 국제사회의 의무를 지킨다면 미국은 기꺼이 대화에 나설 것이다. 그것이 핵심이다.
진정성이란 것은 보면 알 수 있는 것 아닌가? 북한이 진지하게 비핵화에 나서고, 지역의 평화와 안보의 의무를 지키고, 무기 거래나 핵무기 관련 물질의 확산 등 유엔이 금지한 사항을 하지 않는 등의 진정성을 보일 때 신뢰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 (진정성 차원에서) 북한이 2.29 합의를 파기한 것에 대해 북한의 사과를 원하나?

[고위관리] 우리가 원하는 것을 북한의 사과가 아니다. 사과는 중요하지 않고, 우리가 사과를 요구한 적도 없다. 북한이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 준비하고 노력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다시 말하지만 우리는 북한으로부터 비핵화를 향한 신호, 국제관계의 변화를 갈망하는 모습 등을 보길 원한다.

- 그렇다면 현재 북한 핵문제 해결의 신호를 볼 수 없다는 것인가?

[고위관리] 북한의 핵 프로그램은 60대 말부터 거의 50년간 이어져왔다. 하지만 최근 몇 달 사이 북한의 핵 문제와 관련해 상황이 많이 진전됐음을 알 수 있다. 특별히 중국의 태도를 들 수 있다. 지난 4월, 존 케리 국무장관이 중국을 방문했을 때, 또 중국의 시진핑 국가주석이 미국 캘리포니아주에 왔을 때, 우리는 미국과 중국 간 매우 확고한 의견일치(strong consensus)를 보았다. 이는 이전 정부와 이전 지도자들이 보였던 것보다 더 강력한 것이었다. 나는 이것이 가장 중요한 진전이라고 생각한다.
두 번째로 남북 관계에서 한국의 박근혜 대통령은 한반도의 비핵화는 물론 단계를 밟아 신뢰를 구축해 나가려는 의지가 매우 확고하다. 한국은 북한 문제에 매우 신중하고 확고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또 한반도의 비핵화는 러시아와 일본의 지지도 받고 있다. 따라서 6자회담 당사국 가운데 5개 국가가 한반도의 비핵화에 대해 어느 때보다도 명백한 의견일치를 보고 있으며, 이는 중국은행을 포함한 추가적인 대북제재를 이끌어냈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북핵 문제는 50년간 이어진 문제이고, 우리도 가능한 한 빨리 해결을 보고 싶지만, 북한이 비핵화에 관해 믿을 수 있는 행동을 취할 때에 가능할 것이다.

- 물론 중국의 태도가 바뀌었다. 하지만 중국의 근본적인 대북정책은 바뀌지 않았다는 지적이 많다.

[고위관리] 중국의 태도가 바뀐 때에 맞춰 오바마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이 만났고, 박근혜 대통령이 중국에서 시진핑 주석을 만난다. 이같은 기조는 몇 년 전만 하더라도 가능하지 않았다. 이를 볼 때 미국은 최근 (미국, 중국, 한국의) 관계와 상황이 바뀌었다고 보고 있다. 그리고 이는 북한에 충격을 주기에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 한국과 중국 간 정상회담이 열린다. 북한 문제에 관해 어떤 논의와 합의를 기대하나?

[고위관리] 두 정상은 좋은 대화를 나눌 것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신뢰 프로세스 정책을 시진핑 주석에게 설명할 것이고, 중국과 한국이 좀 더 가까이, 그리고 같은 관점에서 북한을 바라볼 것으로 기대한다. 지금 미국과 중국, 한국은 '북한의 비핵화'라는 무엇보다 중요한 합의를 이루고 있다. 그리고 비핵화와 지역의 평화, 안정에 관한 공감대가 있다. 세 나라는 이 목적을 공유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 미국 정부, 특히 국무부에서 현재 북한 문제는 얼마나 중요한가?

[고위관리] 매우 중요하다. 북한은 미국이 추구하는 핵 비확산의 관점에서도 중요한 문제다. 최근 오바마 대통령이 (독일의) 베를린에서 핵무기 없는 세상에 관한 연설을 했다. 미국 정부는 핵확산을 막고 핵무기를 감축하는 것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한다. 따라서 북한은 중요한 문제다.
둘째는 인권 차원이다. 북한 주민은 가장 인권유린을 당하는 국민이고, 누구나 더 나은 삶을 살 기회를 가져야 하기 때문이다.
셋째, '경제적 풍요' 면에서 중요하다. 북한은 핵무기를 만드느라 자국민을 먹일 수 없을 정도로 가난한 나라다.
그리고 넷째, 동북아시아지역의 평화와 안정이란 차원에서 북한 문제는 중요하다. 동북아시아는 지역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인 경제적 원동력이다. 따라서 지역의 경제적 풍요와 안정적인 면에서 북한 문제의 해결은 매우 중요하다.

노정민의 <라디오 세상> 오늘 순서는 여기서 마칩니다. 다음 시간에 다시 찾아뵙겠습니다. 지금까지 진행에 RFA 자유아시아방송, 노정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