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북한을 중심으로 미국과 한국 등 국제사회에서 일어난 일들을 통해 북한의 정치, 경제, 사회를 엿보고 흐름과 의미를 살펴보는 노정민의 <라디오 세상> 시간입니다.
한국의 강원도 평창이 세 번의 도전 끝에 오는 2018년 동계올림픽의 개최도시로 선정됐습니다. 한국의 평창은 6일, 남아프리카공화국 더반에서 열린 동계올림픽 개최지 투표 결과 도이췰란드의 뮌헨과 프랑스의 안시를 제치고 동계올림픽을 유치하게 됐는데요, 세계의 주요 언론들도 일제히 이 소식을 전했고 한국의 국민도 기쁨과 환호의 밤을 보냈습니다.
평창이 동계올림픽을 유치하면서 얻게 될 경제적 효과도 수백억 달러에 달한 것으로 예상됩니다.
오늘 <라디오 세상>에서 다룰 소식을 소개하는 <오늘의 초점>으로 시작합니다.
<오늘의 초점>
- 유럽연합이 북한에 대한 식량 지원을 결정한 가운데 다음 주 유럽의회 의원과 정부 관리, 집행위원회 관계자가 참석해 이번 결정에 대한 평가가 있을 예정입니다. 분배 감시의 투명성과 식량 지원의 종류 등 구체적인 사안에 관한 평가가 이뤄지게 되는데요, 이번 유럽연합의 식량 지원은 미국과는 별개로 결정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 네덜란드 헤이그에는 '이준 열사 기념관'이 있습니다. 1907년, 일제의 만행을 국제사회에 알리기 위해 이곳에 특사로 파견된 '이준' 열사를 기념하기 위한 곳인데요, 지금도 한국의 유명 정치인을 비롯해 많은 사람이 찾고 있는데, 네덜란드를 방문하는 북한 인사도 '이준 열사 기념관'을 찾는다고 합니다.
이 시간에 다룰 <오늘의 초점> 입니다.
=지난 4일 1천만 유로 지원 발표
유럽연합이 지난 4일 1천만 유로, 미화로 약 1천400만 달러 상당의 식량을 북한에 지원하겠다고 발표한 가운데 다음 주 유럽의회 의원과 유럽연합 국가의 정부관계자들이 참석해 이번 결정에 대해 평가를 할 예정입니다.
이 사안에 정통한 유럽의회의 소식통은 “오는 13일 벨기에의 브뤼셀에서 열리는 ‘북한인권토론회’에서 유럽연합의 대북지원에 관한 평가회가 있을 것”이라며 특히 구체적인 사안으로 모니터링 시스템, 즉 분배감시의 투명성과 지원 식량의 종류, 다시 말해 대북 지원이 쌀이어야 하는지, 아니어야 하는지 등의 평가가 이뤄지게 된다고 6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밝혔습니다.
이 평가는 토론회에 참석한 유럽의회 의원의 역량 안에서 유럽연합 국가의 정부 관리, 유럽연합 집행위원회의 관계자와 함께 진행될 예정이라고 이 의회 소식통은 덧붙였습니다. 이밖에도 유럽 내 민간연구기관과 대학 등에서 이 토론회의 참석을 희망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번 유럽연합의 대북지원은 이미 예견된 것이었는데요, 유럽연합 측은 유럽연합의 식량 평가단이 북한을 방문한 뒤 2주 안에 이를 결정하겠다는 뜻을 이미 밝혔기 때문에 이번 발표는 갑작스러운 것이 아니란 평가입니다.
또 식량 지원에 관한 유럽연합의 이번 발표는 미국의 식량 지원이나 결정에 관계없이 유럽연합이 자체적으로 판단해 결정한 것이라고 유럽의회의 소식통은 전했습니다. 다시 말해 식량 지원에 관한 유럽연합의 이번 결정은 미국과 별개로 이뤄졌다는 설명입니다.
물론 유럽연합이 북한에 지원할 식량이 쌀인지, 아니면 다른 곡물인지도 이미 결정됐지만 아직 공개된 것은 없다며 의회 소식통은 말을 아꼈습니다.
미국 국무부도 지난 5일, 그동안 대북 식량지원에 관한 유럽연합의 조치를 주시해왔고, 이번 결정을 이해한다면서 미국도 자체적으로 판단해 식량지원의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지만 현재로서 언제 지원을 재개할지는 알 수 없습니다.
유럽연합의 집행위원회는 북한에 지원하는 1차분의 식량이 다음 달에 북한에 도착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면서 식량이 북한에 도착하는 순간부터 엄격히 감시할 것이라고 말했는데요, 식량을 지원하는 지역은 함경북도와 함경남도, 양강도, 그리고 강원도로 한국어를 할 줄 아는 50명의 감시요원이 주요지역에 배치돼 식량의 분배과정을 감시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또 유럽연합은 북한 당국이 지원받은 식량을 다른 곳에 전용하면 언제든지 이를 중단할 수 있도록 여러 차례에 나누어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는데요, 미국 정부도 만약 대북 식량지원을 재개한다면 분배 감시의 투명성을 고려해 쌀이 아닌 옥수수나 밀, 또는 취약계층을 위한 '영양강화식품'이 될 가능성이 크고 양도 그리 많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워싱턴의 외교 소식통들은 전망하고 있습니다.
=네덜란드 이준 열사 기념관, 북한 인사도 방문
1907년, 당시 조선과 일본이 맺은 을사늑약의 부당성과 일본의 침략을 전 세계에 알리기 위해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열린 ‘만국평화회의’에 고종 황제의 특사 자격으로 참석한 이준 열사.
하지만 뜻을 이루지 못하고 네덜란드에서 숨진 이 준 열사를 기념하기 위한 '이준 열사 기념관'은 네덜란드 헤이그에 있습니다. '이준 열사 기념관'은 당시 이상설, 이위종과 함께 헤이그 특사로 파견된 이 준 열사가 묵었던 호텔이자 끝내 숨을 거둔 역사의 현장인데요, 지금도 많은 사람이 애국심과 민족정신, 정의를 배우기 위해 찾는 곳이기도 합니다.
네덜란드를 찾는 한국의 유명 정치인들도 '이준 열사 기념관'의 방문을 빼놓지 않는데요, 지난 4월 30일에는 대통령 특사로 네덜란드를 순방한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이곳을 찾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이준 열사 기념관'을 찾는 사람 중에는 네덜란드를 방문하는 북한 인사도 있습니다. 북한은 함경남도 북청군에서 태어난 이 준 열사의 생가와 그의 생애, 활동 기록, 헤이그의 묘비 사진 등을 잘 보존할 만큼 이준 열사에 대한 관심이 많다는 게 기념관 측 홍보 관계자의 설명입니다.
[관계자] 왜냐하면 헤이그 특사 파견은 분단되기 이전의 역사이기 때문에 북한이 이 준 열사의 생가와 기록을 잘 보존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특히 이곳을 찾은 북한 인사가 사진 촬영을 한 것도 있고, 네덜란드를 오면 기념관을 방문하는 북한 분들이 있었습니다.
또 북한은 1984년 만든 '돌아오지 않는 밀사'란 영화에서 이준 열사의 삶을 재조명했고, 2007년에는 이준 열사의 서거 100주년을 기념하는 우표를 발행하면서 그를 애국지사로 높이 평가하고 있는데요, 이준 열사의 아들인 이용은 북한에서 사법상과 최고인민회의 대의원으로 활동한 뒤 평양시 외곽에 있는 '애국열사릉'에 안장됐습니다.
'이준 열사 기념관'은 생각보다 크지 않고 허름해 보이지만 이준 열사가 직접 사용했던 유품들과 헤이그 특사로 활동했을 당시의 정보들이 전시돼 있어 이준 열사가 나라를 위해 얼마나 애썼는지를 느낄 수 있다는 것이 이곳을 방문한 사람들의 소감입니다.
이준 열사가 그토록 지키려 했던 한반도가 지금은 남과 북으로 분단돼 둘로 나뉘어 있지만 그를 통해 배우는 애국심은 남과 북이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노정민의 라디오 세상> 오늘 순서는 여기까지입니다. 다음 시간에 찾아뵙겠습니다. 지금까지 진행에 RFA 자유아시아방송, 노정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