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북한을 중심으로 미국과 한국 등 국제사회에서 일어난 일들을 통해 북한의 정치, 경제, 사회를 엿보고 흐름과 의미를 살펴보는 노정민의 <라디오 세상> 시간입니다.
지난 7일 강원도 화천군의 '베트남 참전용사기념관'에서 북한을 나온 지 아직 1년이 안 된 탈북자 11명과의 기자간담회가 있었습니다. 이들은 북한 주민의 90%가 내년의 '강성대국'을 믿지 않는데다 화폐개혁과 김정은에 대한 불만이 팽배해있다고 말했고 외부에서 지원하는 식량은 대부분 군부로 들어가거나 다른 곳에 전용된다고 입을 모았는데요, 북한을 떠난 지 얼마 되지 않은 탈북자들의 증언이기에 그들이 전한 북한 사회의 모습은 생생하게 다가옵니다.
오늘 <라디오 세상>에서 다룰 소식을 소개하는 <오늘의 초점>으로 시작합니다.
<오늘의 초점>
- 최근 북한의 고려항공이 평양과 중국 상해를 연결하는 직항 노선을 개통하면서 관광객 유치에 나서고 있는데요, 영국의 항공사 평가기관에 따르면 '고려항공'의 서비스는 전 세계 200개 이상의 항공사와 비교해 최하위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하지만, 새 비행기의 구입과 승무원들의 봉사 태도 등은 이용객들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 한국의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는 이달부터 중국 내 탈북 여성이 낳은 고아들을 대상으로 그룹 홈, 즉 고아원 설립을 본격적으로 추진합니다. 탈북 여성이 강제북송 되거나 한국으로 떠난 뒤 남겨진 자녀는 무국적자로 생계의 어려움은 물론 교육의 기회조차 없는데요, 이같은 탈북 고아는 약 20만 명으로 추산하고 있습니다.
이 시간에 다룰 <오늘의 초점> 입니다.
=최근 새비행기 구입 등 서비스 향상
7월부터 북한의 ‘고려항공(Air Koryo)'이 평양과 중국의 상해를 연결하는 직항 노선의 운항을 시작했습니다. 그동안 평양과 북경, 평양과 선양을 직항으로 연결한 고려항공은 평양과 상해 구간도 새로 개통함으로써 앞으로 중국인 관광객 유치에 적극 나설 것으로 보입니다.
이처럼 고려항공은 일주일에 두 번 중국과 상해의 직항 노선을 운항하면서 관광객을 끌어모으고 있는데요, 고려항공의 서비스, 즉 봉사 수준이 매년 향상되고 있지만 전 세계의 다른 항공사에 비하면 여전히 최하위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영국의 항공사 평가기관인 ‘스카이트랙스(SKYTRAX)'가 매년 전 세계 항공기에 탑승한 고객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하는데요 북한의 고려항공은 올해도 시설과 서비스 등 전체적인 평가에서 최하위인 별 1개의 항공사로 남았습니다.
전 세계의 200개가 넘는 항공사를 대상으로 공항시설과 서비스, 기내음식, 승무원의 봉사 정도 등을 조사한 결과 최하 등급인 별 1개짜리 항공사는 북한의 고려항공이 유일합니다.
특히 고려항공은 인터넷을 통해 항공 정보를 얻거나 공항 내 편의시설, 운항 지연과 취소 등을 처리하는 능력 등에서 최하위를 기록했고 비행기 내 오락시설이나 안락함을 위한 서비스도 별 1개의 평가를 받았는데 이는 특별석이나 일반석 모두 큰 차이가 없습니다. 결국, 여전히 고려항공은 고객이 만족할만한 검증된 수준의 항공사가 아니라는 게 ‘스카이트랙스’의 종합적인 평가입니다. (Air Koryo is NOT a quality approved airline)
이처럼 고려항공이 매년 최하위의 수준을 면치 못하고 있지만 개선을 향한 변화를 엿볼 수 있는데요, 승객들의 요구에 대한 승무원들의 대응과 태도 등은 별 3개로 비교적 무난하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또 화장실의 청결 문제와 기내 음식의 수준도 마찬가집니다.
특히 북한이 최근 러시아제 항공기인 'TU-204(Tupolev-204)'기를 새로 사들인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새 비행기에 대한 승객들의 반응도 좋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지난 4월 북한을 방문한 미국인 여행객은 새 비행기가 깨끗하고, 짐칸도 넉넉한데다 승무원도 서비스와 기내 음식 모두 좋았다고 전했습니다. 또 지난해 10월에 북한을 방문한 다수의 유럽인 여행객들도 새 비행기와 음식 등에 만족감을 나타내면서 이에 대해 비교적 높은 점수를 줬습니다. 지난 1일, 평양과 중국의 상해를 처음으로 연결한 비행기도 ‘TU-204기’였습니다.
하지만, 고려항공이 더 많은 외국인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해서는 개선해야 할 점이 많다고 전문가와 여행객들은 지적하는데요, 공항과 비행기 내 편의시설과 승무원들의 언어 능력 향상, 오래된 비행기의 교체와 인터넷을 통한 항공 정보의 접속 등은 고려항공이 시급히 해결해야 할 숙제입니다. 또 유럽연합은 안정성을 이유로 새 비행기를 제외하고는 고려항공의 유럽 취항을 6년 연속 금지하고 있습니다.
한편, 지난달 22일에는 프랑스 파리에서 ‘스카이트랙스’ 사가 주최하는 ‘세계항공대상’ 시상식이 열렸는데요, ‘카타르 항공’이 올해의 항공사로 선정됐고 한국의 ‘아시아나 항공’은 ‘세계 최고 승무원상’과 ‘세계 최고 이코노미 클래스’, 즉 ‘최고 일반석’ 상을 받았습니다.
=한기총, 중국 내 탈북고아 대상 그룹홈 지원
한국의 인권단체가 추산하는 중국 내 탈북자는 최대 30만 명. 중국 내 탈북자의 남녀 간 성비를 보면 8대2로 여성의 수가 훨씬 많습니다. 중국 내 탈북여성은 인신매매와 강제 결혼을 통해 아이를 낳게 되는데요, 출산 이후 강제북송을 당하거나 대도시 또는 한국으로 떠나면서 탈북 여성이 낳은 자녀의 문제도 심각해지고 있습니다.
탈북 여성이 낳은 자녀의 수는 약 20만 명. 하지만, 정상적인 가정에서 태어나지 못한 이유로 이들은 아예 호적이 없거나 가난과 방치에 따른 열악한 환경에서 자라고 있다는 것이 인권단체의 주장입니다.
또 대체로 중국 내 탈북 여성의 남편은 정신적, 신체적 장애를 가진 경우가 많아 탈북 여성이 떠난 뒤 남겨진 아이들은 온전한 양육을 받지 못하는데요, 한국의 ‘한국기독교총연합회’가 이들을 돕기 위한 일에 팔을 걷어붙였습니다. ‘한국기독교총연합회’의 인권위원장으로 있는 김양원 목사의 설명입니다.
[김양원 목사] 지난해 12월에 이들에 대한 현장 조사를 마쳤고요, 중국에서 탈북 고아들을 위해 그룹 홈(Group Home)을 만들려고 합니다. 탈북 고아들의 생계와 교육의 기회를 전담하기 위해서인데요, 말하자면 이들을 위한 고아원을 중국 땅에 세우려고 합니다. 후원금도 모였고요.
특히 김양원 목사는 호적도 없이 떠돌아다니는 탈북 여성의 자녀가 교육도 받지 못하고 방치돼 있다면서 이미 모금된 1억 원, 약 10만 달러와 지속적인 후원을 약속한 사람들의 도움으로 7월부터 고아원 설립을 본격적으로 추진한다고 8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밝혔습니다.
이 고아원 시설은 탈북 여성이 낳은 자녀를 대상으로 이들의 생계와 교육, 의료를 제공할 계획이며 올해 안에 설립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또 중국 현지에서 탈북 고아를 돕고자 하는 단체도 ‘한국기독교총연합회’가 지원할 수 있다고 김 목사는 덧붙였습니다.
[김양원 목사] 우리에게는 기회입니다. 그래서 실제로 몇 곳을 가봤어요. (탈북 고아들이) 밥도 못 먹고, 옷도 못 입지만 그룹 홈에 있는 아이들은 밥을 먹고 학교에 다닐 수 있으니까 최고의 혜택이잖아요. 이런 걸 만들면 좋겠고, 이걸 하고 싶은 사람들이 물질적인 문제로 못할 때 이를 지원하면 아이들에게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한국기독교총연합회’ 측은 올해 초부터 탈북 여성의 자녀를 지원하는 일에 나서려고 했지만 내부적인 문제로 시작하지 못하다가 이달부터 이 일을 우선순위로 추진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편, 중국에서는 매달 수십에서 수백 명의 탈북자가 중국 공안에 의해 강제북송 되면서 중국 내 탈북 고아도 늘어나는 추세인데요, 지난 4월, 미국의 상원과 하원에서는 중국을 포함한 제3국에서 부모의 보호를 받지 못하는 탈북고아들의 ‘미국 입양을 촉진하는 법’을 2년 연속 발의하기도 했습니다.
<노정민의 라디오 세상> 오늘 순서는 여기까지입니다. 다음 시간에 찾아뵙겠습니다. 지금까지 진행에 RFA 자유아시아방송, 노정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