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북한을 중심으로 미국과 한국 등 국제사회에서 일어난 일들을 통해 북한의 정치, 경제, 사회를 엿보고 흐름과 의미를 살펴보는 노정민의 <라디오 세상> 시간입니다.
유럽연합의 대북 식량지원과 관련해 유럽연합 집행위원회의 '인도적 지원과 위기대응사무국' 측은 과거 어느 때보다 가장 철저하고 엄격한 분배 감시가 이뤄질 것이라고 (under strictest-ever monitoring) 최근 'New Europe'이란 언론에서 밝혔는데요, 60명 가까운 감시 요원과 예고 없는 방문, 분할 지원 등으로 식량이 다른 곳에 전용되는 것을 원천봉쇄할 방침이라며 이와 함께 앞으로 대규모 식량지원을 재개할 의도는 없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We have no intention to resume large scale food aid to North Korea.)
그럼에도 국제 인권단체와 탈북자들 가운데 여전히 식량 지원의 전용가능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작지 않습니다.
<오늘의 초점>으로 노정민의 <라디오 세상> 시작합니다.
<오늘의 초점>
- 지난달 한국에서 북한제 목함지뢰 3발이 발견됐고, 앞으로 집중호우로 목함지뢰가 한국에 떠내려갈 가능성이 큰 가운데 북한은 지난달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지뢰사용의 금지에 관한 국제회의에 참석하지 않았습니다. 특히 북한이 유엔 군축회의의 순회의장국으로서 논란이 큰 가운데 '국제대인지뢰금지운동' 측은 북한과 한국 모두 '지뢰금지조약'에 가입할 것을 계속 촉구하고 있습니다.
- 최근 북한의 민주화를 위한 대북 방송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습니다. 최근 미국 국무부의 로버트 킹 북한인권특사, 콘돌리자 라이스 전 미국 국무장관이 라디오를 통한 대북방송의 중요성을 언급한 데 이어 유럽의회의 의원도 13일 대북방송이 효과적이라고 지적하면서 지원을 검토해보겠다고 밝혔습니다.
이 시간에 다룰 <오늘의 초점> 입니다.
=전세계 100개 이상 국가 참가
지난달 28일, 한국 강원도 양구군과 경기도 인천시 강화군에서 북한제 목함지뢰 3발이 발견됐습니다.
북한이 매설한 목함지뢰는 당시 전국에 내린 집중호우로 하천을 따라 떠내려간 것으로 추정되는데요, 올해도 북한지역에 많은 양의 비가 내릴 것으로 예상해 앞으로 북한제 목함지뢰가 계속 떠내려갈 가능성도 적지 않습니다.
스위스 제네바에 본부를 둔 국제적 비정부단체 '국제대인지뢰금지운동(International Campaign to Ban Landmines)'에 따르면 북한에 매설된 대인지뢰의 수가 정확히 얼마나 되는지 확실치 않습니다. 북한이 직접 제작한 구 소련식 지뢰(PMD-6)를 비롯해 꽤 많은 지뢰가 북한 지역에 매설돼 있을 것으로 추정되지만 북한이 이에 관한 통계 수치를 발표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또 대인지뢰의 피해자에 관한 자료가 없는 것도 마찬가집니다.
지난달 20일부터 24일, 스위스의 제네바에서는 전 세계 100개 이상의 국가가 참석한 가운데 대인지뢰의 사용 금지에 관한 국제회의가 열렸습니다. 매년 그랬듯이 북한은 이번 회의에도 참석하지 않았습니다.
'국제대인지뢰금지운동'의 예슈아 푸앙수완 아시아 담당 연구원은 북한이 한반도 내 군사적 대립상황의 이유를 들어 지금까지 대인지뢰의 사용을 금지하는 국제사회의 노력에 동참하지 않고 있다고 13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밝혔습니다.
[예슈아 푸앙수완] 북한은 인도주의적 사안인 '대인지뢰금지운동'에 동의하면서도 현재 군사적 대치라는 특별한 상황으로 이에 동참할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이것이 북한이 밝힌 마지막 공식 입장입니다. 그동안 북한에 지속적으로 대인지뢰의 사용을 금지할 것을 촉구해왔지만, 최근까지 북한은 이에 동참하지 않을 뜻을 내비쳤습니다.
또 지난달 15일 개정된 북한의 '확산탄(Cluster Munition)'에 관한 감시 보고서에서도 북한은 이의 중단에 관한 조약이나 국제회의에 동참하지 않고 있으며 이를 생산하거나 비축하는 국가로 분류됐습니다. (North Korea has not acceded to the Convention on Cluster Munitions and has never attended a meeting on cluster munitions.)
한편, 최근 북한이 제네바 군축회의의 순회의장국을 맡은 것과 관련해 푸앙수완 연구원은 "북한이 참여하지 않은 '지뢰금지조약(Mind Ban Treaty)'은 유엔의 제네바 군축회의와 전혀 별개의 사안"이라고 전제하면서도 '지뢰금지조약'은 군비축소에 관련한 중요한 조약 중 하나라며 북한을 비롯한 전 세계 모든 국가가 우선으로 이에 동참해 주기를 요청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하지만, 최근 북한제 목함지뢰의 피해를 본 한국 정부도 북한과 함께 '지뢰금지조약'에 동참하지 않고 있는데요, '국제대인지뢰금지운동' 측은 홍수로 북한의 목함지뢰가 한국으로 떠내려가는 것과 마찬가지로 한국의 대인지뢰가 북한으로 흘러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한국 정부도 '지뢰금지조약'에 가입해 줄 것을 요청했습니다.
'국제대인지뢰금지운동'측에 따르면 현재 '지뢰금지조약'에 가입한 국가는 156개국, 가입하지 않은 국가는 북한, 한국을 포함해 39개국에 이릅니다.
한편, 지난해 한국에서는 북한제 목함지뢰가 폭발해 민간인 1명이 숨지고 1명이 부상했고 한국군이 수색을 통해 193발의 목함지뢰를 발견한 바 있습니다.
=잇따라 강조되는 대북 방송의 중요성
13일, 벨기에의 수도 브뤼셀의 유럽의회에서 '북한인권의 개선을 위한 토론회'가 열렸습니다. 유럽의회의 인권위원회와 한반도관계대표단의 부단장인 '안나 로스바흐' 의원이 공동으로 주최한 이날 토론회는 한국의 현병철 국가인권위원장을 비롯해 유럽연합 집행위원회와 정부 관리, 유럽의회 의원, 학계, 민간단체 관계자 등 80여 명이 참석해 성황을 이뤘습니다.
이날 토론회는 북한 인권상황의 전반적인 실태를 파악하고 이의 개선을 위한 국제사회의 공조를 모색해보는 시간이었는데요, '세계기독교연대'와 2명의 탈북자는 북한의 정치범 수용소에서 행해지는 고문과 인권 유린 등을 증언했고, 한국전 포로와 이산가족, 납북자 문제 등도 폭넓게 거론됐습니다.
북한에서 행해지는 인권 침해에 관한 국제사회의 관심을 위해 이번 행사를 개최하게 됐다는 로스바흐 의원은 유럽연합과 국제사회가 앞으로도 북한의 인권문제에 지속적으로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는데요,
특히 유럽연합 차원에서 대북 방송의 지원을 요청한 참석자의 질문에 로스바흐 의원은 "라디오는 물론 위성방송을 통해 외부 정보의 전달은 매우 효과적이고, 이를 통해 북한 주민이 인권과 민주사회, 국제 정세를 알게 하는 것도 인권 개선의 한 부분이라고 강조하면서 현재로서 대북 방송의 지원 계획은 없지만 검토해 볼 것이라고 답했습니다.
최근 대북 방송의 중요성은 이미 여러 차례 강조된 바 있는데요, 콘돌리자 라이스 전 미국 국무장관도 지난 1일, 북한의 민주화를 위해 "북한 주민에게 라디오를 포함해 더 많은 외부정보를 보내야 한다"고 말한 바 있습니다. 또 미국의 로버트 킹 북한인권특사도 지난달 2일 하원 청문회에서 "북한에 대한 외부정보 유입을 위해 대북방송을 지속적으로 지원하고 북한 주민에게 다가갈 수 있는 새로운 매체의 사용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전했는데요, 이와 함께 앞으로 유럽에서도 대북 방송을 지원할지도 관심입니다.
특히 이날 토론회에서 유럽연합의 대북 지원에 대한 평가도 이어졌는데요, 탈북자와 국제 인권단체인 '국경없는인권(Human Rights without Frontier)'은 유럽 연합의 식량 지원이 정말 필요한 사람에게 전달될지에 우려를 나타내면서 그렇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을 내놓았습니다.
유럽의회 의원과 집행위원회 관계자 등 토론회에 참석한 사람들은 식량 지원의 전용에 관한 우려를 경청했다고 하는데요, 유럽연합 집행위원회는 대북 식량지원의 결정을 발표하면서 북한이 식량을 다른 곳에 사용하는 즉시 식량 지원을 중단할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습니다.
<노정민의 라디오 세상> 오늘 순서는 여기까지입니다. 다음 시간에 찾아뵙겠습니다. 지금까지 진행에 RFA 자유아시아방송, 노정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