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 계신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북한을 중심으로 미국과 한국 등 국제사회에서 일어난 일들을 통해 북한의 정치와 경제, 사회를 엿보고 흐름과 의미를 살펴보는 노정민의 <라디오 세상>입니다.
노정민의 <라디오 세상>, <오늘의 초점>으로 시작합니다.
<오늘의 초점>
- 탈북한 뒤 다시 북한에 되돌아간 탈북자 대부분은 특별대우 없이 탈북 이전과 똑같은 생활을 하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일본의 언론매체인 '아시아프레스'에 따르면 재입북 탈북자들이 기자회견 이후 이전 거주지에서 옛날 일을 하며 지내고 있는데요,
"재입북한 사람들을 정치적으로 이용한 다음에는 특별대우를 하지 않고 기본적으로 원래 거주지로 돌려보내고 있다는 것이 내부 협조자의 설명인데요..."
뿐만 아니라 북한 당국은 북한 주민에게 한국에 관한 정보가 전해지는 것을 우려해 재입북 탈북자들의 강연도 자제하고 이들을 철저히 감시하고 있는데요, 오늘은 일본의 언론매체인 '아시아프레스'의 이시마루 지로 대표와 함께 하는 <지금, 북한에서는> 시간으로 꾸며봅니다.
이 시간에 다룰 <오늘의 초점>입니다.
- 보위부 철저한 감시 속, 탈북 이전 거주지에서 생활
- 재입북 탈북자, 특별대우 없이 탈북 이전생활로 돌려보내
- 한국 사회 정보 전파 우려, 탈북자 강연회도 자제
- 북 주민 "좋은 한국에서 왜 왔나? 한국 간첩 임무 받고 왔을 것"
- 감시도 그렇지만, 반복된 생활고가 더 큰 문제였을 듯
북한을 떠났다가 최근 입북한 탈북자 중 김광호 씨 부부가 다시 탈북을 시도하다 중국 길림성 옌지에서 중국 공안에 체포됐는데요,
김광호 씨는 2008년 8월 부인과 함께 함경북도 회령에서 탈북했다가 지난해 말 다시 북한으로 돌아갔고, 지난 1월 24일 평양에서 한 기자회견을 통해 한국을 비난했습니다.
당시 김 씨 부부는 조선중앙 TV에서 방영된 기자회견에서 "한국은 사람이 살지 못하는 생지옥 같은 곳이고, 도저히 일자리를 얻을 수 없는 썩어빠진 사회"라며 눈물까지 흘렸는데요, 북한체제를 찬양하고 한국을 비판하던 재입북자가 5개월 만에 다시 탈북한 것은 매우 이례적입니다.
김광호 씨 가족의 재탈북을 계기로 다시 북한에 들어갔던 재입북 탈북자들의 생활에 관심이 쏠리는 가운데 '그들이 어렵게 살고 있다'고 일본의 언론매체인 '아시아프레스'가 내부 취재협조자의 말을 인용해 19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전했습니다.
김광호 씨가 거주했던 함경북도 회령시의 취재협조자 김 모 씨는 7월 초 '아시아프레스'와 한 전화통화에서 "한국으로 탈북했다 돌아온 재입북자들은 기자회견 이후 주거와 생활보장 등 특별한 배려 없이 탈북이전 거주지에 정착하고 이전에 일하던 근무지에서 일하고 있다"고 말했는데요, '아시아프레스' 오사카 사무소의 이시마루 지로 대표의 설명입니다.
[Ishimaru Jiro] 제가 보기에는 재입북 탈북자 중에서도 북한 당국의 이용가치에 따라 대우에 많은 차이가 있는 것 같습니다. 북한 당국에서는 재입북한 사람들을 정치적으로 이용한 다음, 특별대우를 하지 않고 기본적으로 원래 거주지로 돌려보내고 있다는 것이 내부 협조자의 설명인데요, 구체적인 사례가 확인됐다고 봅니다.
이시마루 대표는 모든 재입북 탈북자들이 평양에 거주하며 특별대우를 받는 것이 아니고 이용가치가 있는 사람만 뽑아 체제선전에 활용하고 나머지는 본래 거주지로 보냈을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는데요,
특히 요즘은 북한 주민 사이에서 한국에 관한 관심이 높고 재입북한 탈북자의 강연을 통해 한국 사회의 우월성을 느끼는 데다 한국에 대한 정보가 북한 주민에게 노출될 것을 우려해 북한 당국이 재입북 탈북자의 강연을 자제하는 분위기라고 이시마루 대표는 덧붙였습니다.
[Ishimaru Jiro] 재입북한 사람들은 지방을 돌아다니며 한국을 비방하는 강연을 많이 했습니다. 그런데 아무래도 한국 생활에 대해서 언급하지 않을 수 없지 않습니까? 그런데 역시 북한 주민은 재입북자들의 비판 강연을 듣고 한국에 관한 정보가 관심사라고 합니다. 또 재입북자가 강연하는 내용과 정보에서도 '한국 생활이 그래도 북한보다 낫다, 생활 수준이 위에 있다'는 것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답니다. 때문에 북한 당국에서는 재입북자를 통해 한국 정보가 노출될까 봐 이전과 비교해 한국을 비판하는 강연을 많이 하지 않고, 바로 현지 주민과 접촉을 못 하게 격리하는 것 같습니다.
뿐만 아니라 함경북도 회령시의 취재협조자는 "현재 북한 내부 주민 가운데에는 재입북자들을 한국에서 간첩임무를 받고 온 사람들로 오해하고 많이 경계하고 있다"면서 "이들이 담당 보위지도원들의 철저한 감시 속에 생활하고 있어 그들과의 접촉도 의도적으로 피하려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잘 살고 자유로운 나라인 한국에서 어떻게 다시 북한으로 올 수 있느냐?'는 건데요,
[Ishimaru Jiro] 이번에 취재 협조자의 말을 듣고 인상적인 것은 많은 사람이 재입북 탈북자가 한국의 임무를 받고 다시 북한에 왔다는 오해를 한다는 거죠. '모처럼 한국에 갔는데 왜 다시 돌아올 수 있느냐?' '그것은 한국에서 정치적 목적의 임무를 받고 돌아왔을 것이다.'라고 생각한다는 것이 의외였습니다.
한국 새누리당의 하태경 의원과 탈북자단체인 '탈북난민인권연합'의 김용화 회장은 지난 16일 국회 기자회견장에서 김광호 씨와 관련된 발언을 전했는데요, 김 씨가 통화에서 "올해 초 기자회견도 북한 당국이 써준 것을 2개월 동안 암기해 살기 위해 어쩔 수 없이 했고 기자회견 이후 한국에서는 삼겹살과 삼계탕 등 맛있는 음식을 먹을 수 있다는 남한 선전 발언을 해 수감됐다 풀려나기도 했다"는 말을 전했습니다.
이시마루 대표는 탈북자들이 한국에서 문화와 언어의 차이로 정착에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본인이 노력한 만큼 대가를 받고 살아왔기 때문에 북한의 적은 보수를 받고 다시 정착하기는 힘들었을 것으로 추측했는데요, 이런 상황에서 특별한 배려나 생활보장 없이 탈북 이전 거주지에서의 생활은 더욱 어려웠을 것이란 설명입니다.
북한 내부의 취재협조자도 "북한에서는 자신의 고향에 돌아온 사람이라며 탈북자들을 관대히 용서하고 처벌 없이 자신이 살던 곳으로 보냈지만 한국에서 잘 먹고 잘 살다가 온 그들이 북한의 일상생활을 감옥처럼 느꼈을 것"이라고 말했는데요,
[Ishimaru Jiro] '아시아프레스'의 취재협조자에 의하면 (재입북 탈북자들이) 일반 사람과 비슷한 대우를 받고 있다는 것도 의외였어요. 너무 많은 배려나 특별대우가 없다 하더라도 북한 당국이 원래 거주지에서 먹고 살게끔 해 줄 것으로 생각했는데, 특별대우가 아니라 원래대로 생활한다는 것은 바로 생활고에 빠질 수밖에 없거든요. 자유가 없고 감시가 싫어서 다시 나가게 됐다기보다 생활의 어려움이 시작됐다는 것 자체가 재탈북의 이유가 아닐까 추측해 봅니다.
지금까지 재입북한 탈북자들은 함경북도와 양강도 등 중국과 국경지역에 거주했던 사람들입니다. 또 북한 당국은 탈북자를 막기 위해 국경경비를 강화하고 탈북자들의 재입북을 유도하기 위해 탈북자 가족들을 회유하거나 협박 등 여러 가지 방법을 써 왔는데요,
대표적인 사례로 2006년 탈북해 한국에 거주하다 지난해 5월 다시 북한으로 돌아간 박정숙 씨도 다시 북으로 돌아오지 않으면 아들에게 해가 생긴다는 회유, 협박을 받고 재입북을 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하지만 지금까지 북한으로 되돌아가 탈북자들은 기자회견장에서 북한 체제에 대해 만세를 불렀지만 북한 당국은 특별한 배려 없이 이들을 탈북이전의 생활로 돌려보내고 있습니다.
노정민의 <라디오 세상> 오늘 순서는 여기서 마칩니다. 다음 시간에 다시 찾아뵙겠습니다. 지금까지 진행에 RFA 자유아시아방송, 노정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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