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 계신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북한을 중심으로 미국과 한국 등 국제사회에서 일어난 일들을 통해 북한의 정치와 경제, 사회를 엿보고 흐름과 의미를 살펴보는 노정민의 <라디오 세상>입니다.
노정민의 <라디오 세상>, <오늘의 초점>으로 시작합니다.
<오늘의 초점>
- '정전협정일'을 맞아 재개관되는 북한의 '전승기념관'을 최근 촬영한 위성사진으로 살펴봤습니다. 그동안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가 특별한 관심을 보인 만큼 여러 변화를 확인할 수 있었는데요, 규모나 화려함을 볼 때 지난해부터 시작한 '전승기념관' 개축공사에도 막대한 비용이 들어갔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 평양에서는 열리는 북한의 '정전협정일' 기념행사에 북한의 노병들도 참석하고 있는데요, 실제로 초청을 받은 노병 중 많은 사람이 신체적, 경제적 이유로 참석을 꺼렸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지방에서는 더 많은 참가자를 보내기 위해 돈과 선물로 이들을 설득하고 특별열차와 비행기까지 동원했다고 하는데요, 일본의 언론매체인 '아시아프레스', 오사카 사무소의 이시마루 지로 대표와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이 시간에 다룰 <오늘의 초점>입니다.
- 넓은 부지에 전시관, 기념관, 무장관 등
- 새 다리와 분수대, 녹지도 조성
- 전승기념관 옆에는 미국의 '푸에블로호' 전시
- 막대한 비용 들어간 전승기념관, 체제의 우월성 선전에 이용
오는 27일 정전협정일 60주년을 앞두고 북한에서도 분위기가 점점 고조되고 있습니다.
북한에서는 '전승절'이라 주장하는 '정전협정일' 60주년을 맞아 중국의 리위안차오 국가부주석이자 당 정치국원을 비롯해 각국 대표단과 외국 인사들의 방북이 이어지는가 하면 북한 인민군의 충성결의대회와 인민군열사묘의 준공식 등을 거행하며 경축 분위기를 한껏 띄우고 있는데요,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가 '정전협정일' 60주년 행사를 성대하게 치를 것을 지시한 가운데 가장 관심을 끄는 것 중 하나가 바로 '전승기념관'의 재개관입니다.
개축공사를 마치고 '정전협정일'에 맞춰 다시 개관할 '조국해방전쟁승리기념관', 즉 전승기념관은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가 현대적인 보수를 지시했고, 이후 공사 현장을 7차례나 찾아갈 정도로 각별한 관심을 기울여왔는데요, 지난 6월 1일 '구글어스'에 나타난 위성사진을 통해 새로 선보일 전승기념관의 규모와 변화를 살펴봤습니다. (크게보기)
지난해 하반기부터 개축공사를 시작한 전승기념관 부지에는 보통강을 끼고 전시관과 기념관, '대전해방작전 전경화관'을 비롯해 6․25전쟁에 관한 각종 군사장비와 자료 등이 전시되는데요, 한눈에 보기에도 웅장한 규모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위성사진을 분석한 미국 존스홉킨스대학 한미연구소의 커티스 멜빈 연구원(Curtis Melvin)은 '전쟁전시관'과 '전쟁기념관'을 잇는 새로운 다리가 증축돼 더 많은 관람객이 이동할 수 있도록 돕고 있으며 기념관의 동쪽과 서쪽을 따라 세워진 건물들에도 '무장장비관'처럼 전쟁 무기가 진열돼 있다고 설명했는데요, (Though the old bridge remains, it has been augmented with a larger bridge and raised indoor walkway that lead from the Museum to the newly built "Fatherland Liberation War Memorial Hall". Along the eastern and western edges of the war memorial are barracks where KPA military equipment are on display)
또 전승기념관 광장의 중앙에는 이전의 콘크리트 바닥 대신 새로운 분수대와 녹지도 함께 조성됐습니다. '금수산태양궁전'의 보수공사처럼 전승기념관을 다시 꾸미는데도 역시 막대한 돈이 들어갔을 것으로 보입니다.
한 가지 눈에 띄는 것은 전승기념관 옆 보통강에 전시된 미국의 '푸에블로호'. (USS Pueblo) 지난 수십 년간 대동강에 있던 '푸에블로호'는 최근 개조돼 광장에서 잘 보이는 보통강변의 받침대 위에 전시돼 있는데요, (Perhaps the most notable addition to the area it the USS Pueblo which has now been renovated and placed on dry pedestal.) 스스로 6․25전쟁의 승리를 선전하는 의미에서 북한이 1968년에 나포한 미국의 '푸에블로호'를 선전하려는 것으로 풀이됩니다.
한편, 이날 촬영된 위성사진에는 '정전협정일'을 앞두고 평양의 미림 비행장 앞에서 대규모 열병식 연습을 진행하고 있는 모습도 포착돼 이미 행사 준비에 전념해 온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북한의 '정전협정일' 행사는 오는 27일을 맞아 절정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며 대대적인 경축 분위기를 조성하면서 이를 대내외에 과시하며 체제 안정에 이용할 것으로 보입니다.
한편, 미국에 정착한 탈북자는 "아직도 북한에서는 전쟁을 준비하기 위해 많은 북한 주민이 굶어 죽고, 고통받고 있다면서 북한이 전쟁에서 승리했다고 주장하지만 지금은 어떻게 최악의 상황으로 가고 있는지 이해할 수 없다"며 북한의 '전승절'행사를 꼬집었습니다.
여러분께서는 노정민의 <라디오 세상>을 듣고 계십니다.
<북 노병들, '정전협정일' 행사 참석 꺼려>
- 양강도․함경북도, 행사 참석하는 노병 환송 행사
- 북 노병들, 신체적․경제적 부담에 참석 꺼려
- 돈과 선물로 설득, 특별열차와 전용기까지
- 지방에서는 정전기념일 관심 없어, 평양 위주 행사
- 사고, 탈북자 방지 위한 국경경비 강화
오는 27일 정전협정 60주년을 앞두고 북한에서는 이미 다양한 행사가 시작됐습니다.
특히 북한이 '전승절'이라 주장하는 '정전협정일'을 맞아 북한의 노병 대표들도 주요 행사에 참석하고 있는데요, 하지만 북한의 노병 가운데는 행사에 초청을 받았어도 참석을 꺼리는 사람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일본의 언론매체인 '아시아프레스', 오사카 사무소의 이시마루 지로 대표는 양강도와 함경북도 등에서 평양의 정전협정일 행사에 참가하는 노병들에 대해 꽃다발이나 선물을 주고 무도회도 개최하는 등 이들을 환송하는 행사를 크게 열었다고 25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전했는데요, 하지만, 신체적․경제적 부담 때문에 행사에 참가하고 싶지 않은 노병이 많았다고 이시마루 대표는 덧붙였습니다.
[Ishimaru Jiro] 아시다시피 한국전쟁에 참가한 노병들은 다 나이가 많지 않습니까? 그래서 나이도 많고, 최근에는 일반 인민생활이 좋지 않아 초청을 받았어도 평양에 가고 싶지 않다는 사람이 아주 많았대요. 신체적으로 경제적으로 부담이 생기니까 그런 행사에 참가하고 싶지 않은 사람이 많았다고 합니다.
그래서 양강도에서는 참가자들을 많이 보내기 위해 '돈과 선물을 줄 테니 평양까지 가 달라'며 설득도 하고 노병을 위해 특별열차는 물론 심지어 비행기까지 준비했다고 하는데요,
[Ishimaru Jiro] 그것은 선전용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모든 사람을 다 비행기로 보낼 만큼 여유가 있는 것도 아니고, 비행장 시설도 미약한데다 비행기도 모자라니까 상징적으로 비행기까지 동원한 것이 아닌가 추측합니다.
이런 가운데 지방에서는 정전협정일 행사에 큰 관심을 보이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는데요, 이시마루 대표는 전국적으로 정전협정일 행사를 준비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지방보다는 평양 중심의 큰 행사를 진행하면서 국제사회에 드러내려는 의도로 보인다고 설명했습니다.
[Ishimaru Jiro] 지방의 일반 사람은 (정전협정일 행사에) 큰 관심이 없습니다. 전쟁을 경험하지 못한 사람이 대부분이고, 한국이나 미국에 대한 적대감도 많이 희박해졌기 때문에 기념행사라는 인식은 있지만, 북한의 정당성을 내세우기 위한 전승개념 자체가 주민 사이에서 많이 약해졌다고 봅니다. 사람들이 크게 관심을 보이지 않더라고요.
실제로 '아시아프레스'의 취재협조자에 따르면 양강도와 함경북도에서 정전협정일을 축하한다는 구호는 많이 있었지만 7월 초까지 정전협정일 행사에 관한 특별한 준비는 별로 없었습니다.
하지만 중국과 북한 간 국경 지역에서는 정전협정일을 앞두고 사고 방지와 탈북자 단속을 위해 국경 경비가 강화됐으며 '인민반 차원에서 24시간 경비를 서라'는 명령까지 내려간 것으로 전해졌다고 이시마루 대표는 덧붙였습니다.
노정민의 <라디오 세상> 오늘 순서는 여기서 마칩니다. 다음 시간에 다시 찾아뵙겠습니다. 지금까지 진행에 RFA 자유아시아방송, 노정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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