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디오 세상] 북 중간 간부, 리영호 전 총참모장 해임 환영 분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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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에 계신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북한을 중심으로 미국과 한국 등 국제사회에서 일어난 일들을 통해 북한의 정치와 경제, 사회를 엿보고 흐름과 의미를 살펴보는 노정민의 <라디오 세상> 시간입니다.

노정민의 <라디오 세상>, 오늘의 초점으로 시작합니다.

<오늘의 초점>

"북한 내부에서는 이번 리영호 전 총참모장 해임사건이 큰 사건이 아니고 여전히 정권이 안정돼있다는 것을 과시해야 하기 때문에 이를 위해서는 해임 문제에 집중되는 눈을 다른 곳에 돌릴 필요가 있었다고 봅니다."

지난 7월 15일, 북한 리용호 전 총참모장의 해임과 관련해 북한 내부에서는 별다른 이상 징후나 변화에 관한 정보가 좀처럼 알려지지 않고 있습니다. 일반 북한 주민은 그의 해임 사실과 배경 등에 무관심하지만, 중간 간부 이상은 이를 환영하며 개방개혁을 기대하는 분위기인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긍정적인 신호를 읽을 수 있죠. 하지만 체제가 바뀌는 것이 아니라 몇십 년 전 고수했던 방법으로는 어렵다는 것을 아니까..."

하지만 김정은 제1비서가 확실히 권력을 장악하지 못한 정치적 불안정성을 보이고, 북한이 체제를 근본적으로 바꿀 가능성은 많지 않아 보이는데요. 리영호 전 총참모장의 해임 이후의 분위기를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이 시간에 다룰 <오늘의 초점>입니다.

- 리영호 전 총참모장 해임에 일반 주민은 무관심, 중간 간부는 환영과 기대
- 해임 이후 북한 내부 변화에 관한 정보 잘 알려지지 않아
- 원수 칭호, 부인 공개 등으로 리영호 해임 사건은 관심에서 멀어져
- 북한도 살기 위해 변화 모색 중, 하지만 체제 변화는 아니다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 원수 칭호 수여, 김정은 제1비서의 부인 리설주 공개, 놀이공원 방문과 놀이기구 탑승 등 파격적인 현지지도...

지난 7월 15일, 북한 군부 세력의 일인자인 리영호 전 총참모장이 해임된 이후 공개된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의 행보입니다.

고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김정은 시대를 위해 직접 임명하고 군부 세력의 핵심적인 인물로 평가된 리영호 전 총참모장이 김정은 제1비서의 체제가 출범한 지 불과 7개월 만에 해임됐지만 북한 내부에서는 겉으로 아무런 문제가 없는 듯 보입니다.

북한 사정에 정통한 대북 소식통들도 리영호 전 총참모장의 해임은 중국도 사전에 몰랐던 것으로 알려졌으며 그가 해임된 이후에도 이상하다 느낄 만큼 북한 내부로부터 별다른 이상 징후나 인사개편에 관한 정보가 좀처럼 알려지지 않고 있다고 31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밝혔습니다. 북한의 내부 소식통이나 주민도 리영호 전 총참모장의 해임과 관련해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아직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는 설명입니다.

그런 가운데 김정은 제1비서의 원수 칭호 수여와 부인 리설주의 공개, 동까모, 즉 김일성 동상을 까부수는 모임 사건 등 북한이 사전에 준비한 듯한 행보들로 리영호 전 총참모장의 해임 사건은 점점 관심에서 멀어졌습니다.

또 내부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이 리영호 전 총참모장의 해임과 관련해 평양방위사령부 고위 군관들을 신속하게 교체하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에 관한 정확한 이유와 배경도 알려지지 않고 있습니다.

북한 내부의 소식을 전하는 일본의 언론매체 '아시아프레스(ASIAPRESS)'는 리영호 전 총참모장의 갑작스러운 해임을 통해 출범 7개월을 맞은 김정은 체제의 불안정과 권력 내부의 갈등을 추측해 볼 수 있다고 분석하는데요, 이후 김정은 제1비서의 파격적인 행보도 결국 이를 감추기 위한 전략일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합니다. '아시아프레스' 오사카 사무소의 이시마루 지로 대표의 말입니다.

[Ishimaru Jiro] 말하자면 '출발한 지 얼마 안 되는 김정은 체제가 벌써 불안정한 것이 아닌가?', '권력 내부에서 여러 갈등이 있을 것 아닌가?'에 대한 추측이 가능합니다. 국제사회에 북한 내부가 불안정하다는 인상을 주는 것은 아주 큰 타격이거든요. 북한 내부에서는 이번 리영호 전 총참모장 해임사건이 큰 사건이 아니고 여전히 정권이 안정돼있다는 것을 과시해야 하기 때문에 이를 위해서는 해임 문제에 집중되는 눈을 다른 곳에 돌릴 필요가 있었다고 봅니다. 최근 거의 한국과 일본 언론의 기사 70~80%가 부인 리설주가 등장했다는 데에 집중하고 있지 않습니까? 이런 것도 평양에서 생각하는 이미지 전략, 미디어 전략의 하나라고 보고 있어요.

리영호 전 총참모장의 해임과 관련해 북한 주민의 반응은 무관심과 환영, 크게 두 가지입니다.

내부 소식통에 따르면 군부의 일인자인 리영호 전 총참모장의 해임은 고위 간부의 인사문제이기 때문에 일반 주민에게는 이해가 잘 안 되고, 하루하루 생활하기도 어려워 관심을 두지 않는 분위기입니다. 또 북한 주민에게 그는 잘 알려지지도 않았고 해임 이후에도 김정은의 원수 칭호로 그의 이름의 거의 사라졌습니다.

하지만, 이시마루 대표는 리영호 전 총참모장의 해임과 관련해 일반 북한 주민은 이를 잘 모르고 있지만 당과 군 내 중간급 간부 이상은 그의 해임을 환영하며 지켜보는 분위기라고 전했습니다.

고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선군정치로 경제가 매우 어려워졌고 북한 주민의 생활도 계속 피폐해진 때에 북한 내 일반 주민부터 간부들까지 경제적 개방개혁을 원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Ishimaru Jiro] 간부부터 일반 서민까지 개혁개방을 정말 원하고 있지만, 하지 못하는 첫 번째 이유가 바로 선군정치에 있다는 것은 북한 사람들의 공통적인 개념이라고 생각하는데요, 군대의 리영호 전 총참모장은 선군정치의 상징적인 인물 아닙니까? 이 사람이 떨어졌다는 것에 '선군정치에 변화가 생기지 않을까?', '군대 중심의 체제나 경제정책에 변화가 있으면 좋겠다'는 기대감을 나타내는 사람이 많았다고 느낍니다.

하지만 김정은 제1비서가 권력을 완전히 장악했다고 보는 전문가나 대북소식통은 아직 많지 않습니다. 물론 최근 모란봉악단의 공연이나 김정은 제1비서의 파격적인 행보 등으로 개혁․개방에 대한 긍정적인 신호를 읽을 수 있지만 이를 통해 근본적인 변화를 기대하는 것은 아직 무리라는 견해가 많습니다.

북한 사정에 정통한 중국의 대북소식통도 북한이 몇십 년 동안 고집했던 선군정치나 기존의 정책으로는 앞으로 생존하기 어렵다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살기 위한 변화를 시도할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하지만, 체제가 바뀌는 것은 아니라는 겁니다.

[소식통] 긍정적인 신호를 읽을 수 있죠. 하지만 그것 하나를 보고 전체를 보는 것은 무리가 있는데요, 체제가 바뀌는 것이 아니라 몇십 년 전 고수했던 방법으로는 어렵다는 것을 아니까, 말로는 아니지만 어쩔 수 없이 개방으로 갈 수밖에 없지 않느냐...

지금도 리영호 전 총참모장의 해임과 관련해 여러 가지 정치적 배경과 해석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또 경제적 개방개혁에 관한 기대도 높아졌습니다.

하지만 이같은 배경과 기대 뒤편에는 김정은 제1비서를 둘러싼 북한 내부의 권력 다툼과 북한 체제의 불안정한 모습도 존재하고 있는데요, 전 세계의 언론이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의 부인과 겉으로 보이는 그의 행보에 관심을 두는 동안 북한 내부에서는 리영호 총참모장의 해임 이후에도 끊임없이 무언가가 벌어지고 있을 것이라고 대북소식통과 전문가들은 추측하고 있습니다.

노정민의 <라디오 세상>, 오늘 순서는 여기서 마칩니다. 지금까지 진행에 RFA 자유아시아방송, 노정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