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디오 세상] 북에서도 '아이패드(iPAD)' 사용한다

2010년 11월 한국에서 첫 선을 보인 애플(Apple)의 ‘아이패드(iPad).
2010년 11월 한국에서 첫 선을 보인 애플(Apple)의 ‘아이패드(iPad). (사진-연합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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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북한을 중심으로 미국과 한국 등 국제사회에서 일어난 일들을 통해 북한의 정치, 경제, 사회를 엿보고 흐름과 의미를 살펴보는 노정민의 <라디오 세상> 시간입니다.

지난 6월, 북한을 방문한 미국인 관광객은 자신과 동행한 북한 안내원으로부터 "요즘 미국에서 토네이도, 즉 회오리바람이 많이 불어 걱정이겠다."라는 말을 들었습니다.

실제로 미국에서는 지난 5월 말부터 미국 중남부 지역을 강타한 토네이도로 수백 명이 숨진 것을 비롯해 58년 만에 최악의 토네이도 피해를 입은 해로 기록됐는데요, 이 관광객은 북한 안내원이 미국에서 일어난 가장 최근의 소식까지 알고 있을 만큼 외부 세계에 대한 많은 정보와 호기심을 나타내 깜짝 놀랐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전했습니다. 또 북한 안내원은 미국의 시사 잡지 '타임'이나 경제 전문지는 물론 한국 드라마와 영화에도 큰 관심을 나타냈는데요, 바깥세상에 대한 북한 주민의 호기심이 매우 인상적이었다고 이 미국인 관광객은 설명했습니다.

북한을 방문하기 전 자신이 가졌던 선입견과 달리 외국인을 봐도 친근하게 다가오고 문화와 사랑, 꿈, 호기심 등을 표현하는 북한 주민의 모습은 자신은 물론 여느 나라 사람과 똑같았다고 이 관광객은 표현했는데요 불과 며칠 전 미국에서 일어난 소식까지 알고 있는 북한, 점점 북한 사회가 변하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노정민의 <라디오 세상> 이 전하는 <오늘의 초점> 입니다.

<오늘의 초점>

- 북한에서 '아이패드('iPad)', 즉 3G 네트워크를 이용한 최신 휴대용 컴퓨터를 쓰는 외국인의 모습이 목격됐습니다. 북한에서 휴대전화 사업을 하는 이집트의 통신회사 '오라스콤 텔레콤'은 북한에서 '아이패드'를 사용할 수 있는 'SIM 카드'를 개발하고, 늦어도 올해 안에 이에 대한 서비스를 시행할 예정으로 알려졌습니다.

- 미국과 유럽연합 등 국제사회의 대북 지원과 관련해 분배 감시의 투명성 문제가 가장 중요한 사안으로 지적되는 가운데 미국의 민간단체가 지원한 물품이 군부로 전용된다며 지원의 어려움을 호소했습니다. 분배감시의 투명성을 보장한다고 하지만 일부 민간단체에서는 북한의 임의분배가 여전하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이 시간에 다룰 <오늘의 초점> 입니다.

-오라스콤 "이르면 9월부터 서비스"

얼마 전 북한을 방문한 미국인 전문가는 자신이 묵었던 보통강 호텔에서 인상적인 광경을 목격했습니다. 호텔의 로비에서 만난 외국인이 '아이패드(iPad)', 즉 미국의 애플사가 만든 최신 휴대용 컴퓨터로 인터넷을 사용하고 있었습니다.

'아이패드'는 무선 근거리 통신망이나(WI-FI) '3G 네트워크'로 언제 어디서든 편하게 인터넷과 각종 컴퓨터 프로그램을 실행할 수 있는 휴대용 컴퓨터를 말하는데요, 미국에서도 첫선을 보인지 얼마 되지 않은 최신형으로 실용성과 편리함의 장점 때문에 미국을 중심으로 전 세계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미국인 전문가에 따르면 '아이패드'를 사용한 외국인은 다름 아닌 북한에서 휴대전화 사업을 하고 있는 이집트의 통신회사 '오라스콤 텔레콤'의 핵심 관계자였습니다. "인터넷이 잘 되느냐?"라는 질문에 "그렇다"라고 답한 '오라스콤' 사의 핵심 관계자는 "곧 북한에서 '아이패드'를 사용할 수 있도록 이를 개발 중"이라고 말했다고 미국인 전문가는 4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밝혔습니다.

'오라스콤' 사의 핵심 관계자에 따르면 "북한에서 '아이패드'를 사용할 수 있는 SIM 카드를 개발했고, 이르면 오는 9월, 늦어도 연말까지는 서비스를 시행할 계획"인데 "이미 북한에는 휴대전화에 사용하는 3G 네트워크가 깔려 있기 때문에 SIM 카드만 끼우면 이를 이용해 '아이패드'도 사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고 이 전문가는 설명했습니다. 또 '아이패드' 컴퓨터는 중국에서 들여올 예정으로 알려졌습니다. 실제로 '오라스콤' 사의 핵심 관계자가 직접 아이패드를 사용했기 때문에 북한에서 곧 실용화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데요, "북한 당국에서 '아이패드'로 인터넷을 접속하는 사업을 허락했느냐?"라는 질문에 이 관계자는 "별문제가 없다"라고 답했다고 미국인 전문가는 덧붙였습니다. 하지만, 북한에 체류하는 외국인이나 북한의 일부 최고위층 등 '아이패드'를 사용할 수 대상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입니다.

한편, '오라스콤' 사는 '아이패드' 서비스의 확인을 요청하는 자유아시아방송의 질문에 아직 대답하지 않았습니다.

최근에는 북한에서 '아이폰'이란 전화기를 이용해 인터넷에 접속했다는 보도도 있었는데요, 한국의 '디지털타임스'가 지난 6월 유럽의 인터넷 분석업체인 '스탯카운터'를 통해 '북한의 인터넷 주소를 추적한 결과 북한에서 애플 '아이폰'을 사용한 것을 탐지했다'고 전한 바 있습니다.

AP통신은 지난달 북한 평양의 김일성종합대학과 인민대학습당 등 각급 교육시설에 최첨단 컴퓨터 시설이 갖춰져 있고, 북한의 젊은이들이 컴퓨터 교육을 받거나 이를 자유자재로 다루는 등 조용한 디지털 혁명을 겪고 있다고 보도했는데요, 실제로 이 전문가가 방문한 김일성 종합대학의 컴퓨터실은 전부 미국의 'hp'와 '델(Dell)' 컴퓨터로 채워져 있고, 'e-라이브러리'에는 손가락을 이용해 움직이고 (Touch Screen) '3-D' 입체화면으로 검색할 수 있는 미국 'hp'의 대형 텔레비전도 볼 수 있어 매우 인상적이었다고 이 전문가는 설명했습니다.

또 북한 평안북도 향산군, 묘향산 인근에 있는 향산호텔의 객실마다 미국의 'CNN', 'MTV' 등 외국 방송을 시청하는 것은 물론 인터넷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점점 북한에도 인터넷을 통한 외부 세계와의 접속이 점차 확대되는 것 같다고 전문가는 덧붙였습니다.

북한은 내부에서만 사용할 수 있는 인트라넷이 대세이지만 최근에는 인터넷에서 '트위터'나 '페이스북' 등으로 외부 세계와 소통하며 인터넷 접근에 한발 더 나아가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북 군부, 미 민간단체 지원 임의분배

북한 어린이를 중심으로 수년간 북한 주민에게 식량과 의료지원을 해 온 미국 캘리포니아 주의 민간단체 대표는 북한 군부에 의한 임의분배로 지원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최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밝혔습니다.

이 민간단체의 대표는 이달에 단체의 관계자가 직접 북한을 방문해 1개 컨테이너 분량의 영양쌀과 항생제 등을 평안도를 중심으로 2~3개 지역에 나눠줄 계획이지만 북한 군부가 가장 먼저 이를 가져가기 때문에 어려움이 많다고 전했는데요, ‘요즘 대북 지원에 관한 유럽연합과 미국 정부의 움직임으로 분배 감시에 대한 중요성이 커지지 않았느냐?’라는 질문에 “꼭 그렇지도 않은 것 같다”며 민간단체의 대표는 고개를 저었습니다.

실제로 이 민간단체는 이전에도 북한 측이 지원물품을 정확히 분배하겠다는 약속을 지키지 않고 군부가 마음대로 이를 전용해 식량 지원을 연기하기도 했는데요, 과거에는 분배감시를 위한 관계자의 비자를 내주지 않은 적도 있습니다. 이번에도 관계자가 북한을 직접 방문하지만 분배의 투명성을 보장할 수 없어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습니다. 지원물품이 북한 어린이와 주민에게 가지 못하면 지원을 할 수 없다는 겁니다.

실제로 북한과 자주 연락하는 미국 내 탈북자에 따르면 북한 군인도 요즘 감자로 끼니를 때우거나 이마저도 부족해 요즘은 여물지도 않은 고구마로 식사를 대신하는 때도 잦은 것으로 알려졌고 AP통신도 지난달 26일, 집중호우와 겨울 한파로 북한이 수년 만에 최악의 식량난을 겪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습니다. 때문에 민간단체 사이에서는 지원물품이 군부로 전용돼도 "결국 배고픈 사람이 먹는 것 아니냐"라는 말까지 나온다고 합니다.

특히 미국 국무부의 로버트 킹 북한인권특사가 지난 5월 미국의 식량조사평가단을 이끌고 북한을 방문했을 때 분배감시의 조건에 대한 합의를 보지 못하면서 미국 정부가 대북 식량지원에 대한 결정을 내리지 못하는 가운데 일부 민간단체는 실제로 임의분배의 현실에 부딪히고 있습니다.

또 워싱턴의 한반도 전문가도 유럽연합이나 미국의 대북지원을 책임졌던 미국 내 5개 민간단체는 유엔의 세계식량계획을 통해 분배감시 요원을 확보해 어느 정도 분배감시의 투명성을 보장할 수 있지만 그 외 소규모 민간단체의 개별적인 대북지원은 분배 감시가 제대로 지켜지지 않을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따라서 북한에 식량을 지원한 미국과 유럽의 민간단체는 식량지원에 대한 분배감시를 위해 잇달아 북한을 방문하고 있고요, 최근에는 북한이 한국 민간단체의 밀가루 지원에 대해 분배 감시의 투명성에 동의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편, 분배감시의 투명성 문제로 북한에 대한 미국과 국제사회의 식량지원을 반대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는데요, 미국의 에드 로이스 하원의원은 지난 2일 북한에 지원한 식량은 굶주리는 사람들에게 거의 도달하지 않는다며 북한에 대한 식량지원을 금지하는 내용을 2012회계연도의 최종 농업세출법안에 포함할 것을 촉구했고 한국의 인권단체인 ‘피랍탈북인권연대’의 도희윤 대표는 유엔기구가 북한 당국에 속고 있다며 세계식량계획, 식량농업기구의 본부가 있는 이탈리아 로마에서 대북 식량지원을 반대하는 1인 시위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노정민의 라디오 세상> 오늘 순서는 여기까지입니다. 다음 시간에 찾아뵙겠습니다. 지금까지 진행에 RFA 자유아시아방송, 노정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