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마약 밀수꾼, 지난달에도 중국서 체포

장백현의 어느 상점에 공안에 의해 제시된 글판이 붙어 있다. '마약을 거부하고 마약 단속에 협조하라'고 적혀 있다. (사진제공-아시아프레스)
장백현의 어느 상점에 공안에 의해 제시된 글판이 붙어 있다. '마약을 거부하고 마약 단속에 협조하라'고 적혀 있다. (사진제공-아시아프레스) (사진제공-아시아프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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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에 계신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북한을 중심으로 미국과 한국 등 국제사회에서 일어난 일들을 통해 북한의 정치와 경제, 사회를 엿보고 흐름과 의미를 살펴보는 노정민의 <라디오 세상>입니다.

노정민의 <라디오 세상>, <오늘의 초점>으로 시작합니다.

<오늘의 초점>

- 중국 정부가 최근 마약을 밀수하고 판매한 혐의로 한국인 3명, 북한인 1명에 대해 사형을 집행한 가운데 지난달에도 북한인 마약사범이 중국 당국에 체포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최근 압록강 변을 중심으로 북․중 국경지방의 단속이 매우 강화됐는데요, 중국 당국은 단속 대상 1순위가 '마약'일 정도로 마약 밀수를 가장 경계하고 있습니다.

- 북한 사회에서 '얼음', 즉 마약이 유행한다는 것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닙니다. 북한 당국도 마약을 단속하고 있지만, 오히려 마약, 각성제의 사용이 더 확산한 것으로 전해졌는데요, 중학생부터 마약 사용을 단속해야 할 경찰관까지 나이와 계층을 가리지 않고 있습니다. 또 단속 강화로 중국 판로가 막혀 북한 내부에서 마약 판매가 급증하는 것으로 보이는데요,

이 시간에 다룰 <오늘의 초점>입니다.

- 7일, 북한 마약사범 사형, 지난달에도 체포

- 중국 공안당국 "마약 밀수를 가장 경계․단속"

- 북․중 국경지대 공공장소 '마약 타도' 구호

- 철조망 설치, 경계강화 1호 이유는 '마약 단속'

- 단속 강화에도 큰돈 욕심에 밀수 계속

중국 정부가 지난 6일과 7일, 필로폰, 즉 마약을 밀수해 판매한 한국인 마약사범 3명에 대해 사형을 집행하고 북한인 마약사범 한 명에 대해서도 사형을 집행한 가운데 지난달 북한의 마약 밀수꾼이 중국 당국에 체포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일본의 언론매체인 '아시아프레스'는 지난달 북․중 국경지방을 취재하던 중 북한인 마약 밀수꾼이 체포된 일이 있었다고 7일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중국의 공안 당국이 마약 밀수를 가장 경계하며 우선순위로 단속하고 있지만, 북한에서 중국으로 마약 밀수가 계속되고 있다는 건데요, '아시아프레스' 오사카 사무소의 이시마루 지로 대표의 설명입니다.

[Ishimaru Jiro] 중국 공안의 아는 사람들도 공안 당국이 제일 경계하는 단속 우선순위가 마약 밀수라고 말합니다. 그만큼 중국 당국에서도 마약을 많이 통제하고 단속하는데, 그럼에도 밀수와 밀매가 계속되는 것 같습니다. 지난달에도 '아시아프레스'의 멤버가 중국 국경 지역에서 취재를 했는데 그때도 북한에서 넘어온 마약 밀수꾼이 체포된 사건이 있었습니다.

이시마루 대표에 따르면 중국 내 북․중 국경지대의 공공장소에는 마약 밀매의 단속에 관한 공고와 구호가 많습니다. ''독품', 즉 마약을 타도하고, '독품' 판매를 엄격히 단속하자'는 내용입니다.

실제로 북한 양강도와 마주한 중국 장백현에는 수년 전에 압록강 변의 철조망 설치 공사가 끝났습니다. 최근 압록강 상류 지역에 마약 밀수가 집중됐기 때문인데요, 요즘 중국 공안당국은 탈북자 단속보다 북한에서 밀수되는 얼음, 즉 마약을 가장 경계하고 있습니다. (관련기사)

또 예전에는 두만강 연선에서 탈북과 마약 밀수가 성행했지만, 북한 당국의 단속이 강화되고 중국 측에 철조망에 설치되면서 비교적 강폭이 좁은 압록강 상류에 마약 밀수가 집중하는 실정입니다.

특히 장백현과 외부를 잇는 도로에 검문이 잦은 이유도 탈북자보다는 마약에 관한 단속 때문이라고 '아시아프레스'는 밝혔는데요,

국경지방에 대한 중국과 북한 당국의 단속 강화로 북․중 간 마약을 비롯한 일반 품목의 밀수가 타격을 받고 있지만, 큰돈을 벌기 위해 중국으로 마약을 넘기려는 북한 밀수꾼의 시도는 계속되고 있습니다.

[Ishimaru Jiro] 밀수 자체도 국경 단속이 강화되면서 장사가 잘 안되고 있습니다. 북한 내부도 일반 사람에 대한 통제가 매우 강화됐기 때문에 장사가 잘 안되거든요. 그것 때문에 아주 위험하고 도박성이 높지만, 마약, 즉 각성제를 중국에 한 번 밀수하면 큰돈을 만질 수 있으니까 단속이 많이 강화됐음에도 돈벌이 목적으로 마약 밀수가 계속되는 것 같습니다.

한편, 중국에서는 지난 6일 북한에서 중국을 거쳐 한국 조직에 마약을 밀수하고 판매한 혐의로 두 명의 한국인이 사형 집행에 처해졌는데요, 이 중 한 명은 2010년부터 2011년 사이에 북한에서 중국으로 총 14차례에 걸쳐 필로폰 14.8kg을 밀수한 혐의가 인정됐습니다.

또 7일에는 한국인 한 명과 함께 북한에서 필로폰을 밀반입해 판매하다 붙잡힌 북한 주민 오 모 씨에 대해서도 사형 집행이 이뤄졌는데요, 오 씨는 2010년, 수차례에 걸쳐 북한으로부터 필로폰을 밀반입해 판매해 왔습니다. 이와 관련해 '아시아프레스'도 과거에 북한 주민이 중국에 마약을 밀수해 판매하다 적발돼 사형을 당했다는 소식을 접한 적이 있다고 소개했습니다.

여러분께서는 노정민의 <라디오 세상>을 듣고 계십니다.

<북, 각성제 사용 만연․더욱 심화>

- 중학생부터 경찰관까지, 각성제 사용 더 악화

- 0.8g에 쌀 20kg 값, 완전히 뿌리내린 각성제

- 먹을 것, 입을 것 줄이더라도 마약은 산다?

- 돈 없는 법 기관원들은 외상으로 가져가

- 국경 단속으로 중국 판로 막히면서 내부 판매 증가


중국의 사법 당국이 북한으로부터 각성제를 밀반입해 중국과 한국 등에 판매한 한국인 3명과 북한인 마약사범에 대해 사형을 집행했지만, 북한 사회에서 마약, 그중 특히 각성제의 사용이 만연해 있다는 것은 오래전부터 잘 알려진 사실입니다. (관련 기사)

하지만, 최근 북한에서는 어린 중학생에서부터 각성제 사용을 단속해야 할 법 기관원들까지도 각성제를 사용하거나 사용자들을 감싸고 있다고 하는데요,

'아시아프레스', 오사카 사무소의 이시마루 지로 대표의 설명입니다.

[Ishimaru Jiro] 북한에서 마약, 즉 각성제 문제는 오래전부터 보도해왔고, 북한 당국도 최근 적극적으로 적발에 나섰습니다. 특히 북․중 국경지대에서 중국에 대한 마약 밀수를 엄격하게 단속하는 것도 사실입니다. 저도 마약의 유행에 관해 많은 정보를 접해 왔지만, '북한 내부의 단속 때문에 유행이 다소 줄어들지 않을까?'라는 예측을 했는데, 최근 북한 내부 협조자에 따르면 그렇지 않더라고요. 오히려 '이전보다 악화한 것이 아닌가?'라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일본의 언론매체인 '아시아프레스'는 지난달 27일 함경북도에 사는 취재협력자를 통해 북한 주민의 각성제 사용 실태를 살펴봤는데요, '아시아프레스'가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밝힌 대화 내용을 구성해봤습니다.

- 요즘 북한의 각성제 사용 실태는 어떻습니까? 아직도 얼음(각성제)이 잘 팔리고 있습니까?

[취재협력자] 잘 팔리는 정도가 아닙니다. 작년까지 1g에 중국 돈 100위안(1만 6천 원)에 사던 것이 올해부터는 0.8g에 100위안으로 올랐습니다. 1~2번 흡입하도록 조금씩 포장된 것은 북한 돈으로 3만 원(한화 약 4천 원)에 팔리고 있습니다.

지난 7월 27일을 기준으로 북한 내 환율은 중국 돈 100위안에 북한 돈 12만 원이었습니다. 같은 날 쌀 1kg에 6천 원의 가격을 기준으로 각성제 0.8g은 쌀 20kg, 다시 말해 2~3인 가족이 보름 정도를 먹을 수 있는 식량과 맞먹는 금액입니다. 빈곤에 시달리는 북한 주민의 생활을 고려하면 각성제가 일반 주민 사이에 얼마나 뿌리내렸는지를 알 수 있는데요,

[Ishimaru Jiro] 글쎄 말입니다. '먹을 것도 충분치 않은데 왜 비싼 돈을 주면서 마약을 흡입하는가?'는 이해가 안가는 부분인데요, '한 번 체험하면 순간은 기분이 좋고 중독성도 있으니까 먹을 것, 입을 것보다 우선 마약을 구입하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여러 가지 생활고에 시달리는 북한 사람사이에서 마약이 유행하고 있다는 것은 비극적이고 이해가 안가는 부분이죠.

- 현재 사는 지역에서 얼음을 사용하는 주민은 몇 퍼센트 정도 됩니까?

[취재협력자] 이 지역은 농촌인데도 '빙두(氷毒)'를 흡입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저도 여기 온 지 얼마 안 됐지만, 이렇게 많은 사람이 빙두를 하는 것을 보고 놀랐습니다. 혼자 생각으로, '이런 농촌에서까지 빙두를 하니 참 한심하구나'라고 생각했습니다. 정확히는 알 수 없지만, '빙두'를 하는 사람이 40% 정도는 된다고 생각합니다. 작년까지 제가 살던 곳은 10명 중 8명 정도가 '빙두'를 한다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 주로 어떤 사람들이 얼음을 사용합니까?

[취재협력자] 딱히 짚을 수는 없지만, 고령의 노인부터 중학교 4학년생(15살)까지도 합니다. 아주머니들의 경우 열심히 살아보겠다는 사람들 빼고는 다 '빙두'를 하지 않나 싶습니다. 작년부터는 중학교 3학년 애들도 합니다.

- 학교나 당국에서 단속하지 않습니까?

[취재협력자] 거의 없습니다. 친구들끼리 움직이는데, '한번 하러 가자!'며 노골적으로 말하고 있습니다.

- 얼음을 팔거나, 사용하는 사람들에 대한 국가의 통제는 어떻습니까?

[취재협력자] 15g 정도까지는 단련대에 보내는 것으로 처벌하는데, 그 이상은 잘 모릅니다. 하지만 그 이상의 '빙두'를 갖고 있다는 것은 돈이 있는 사람들이기 때문에, 보안원이나 보위지도원에게 뇌물을 바치면 그만입니다. (※단련대 : 경찰기관에서 운영하는, 6개월 이하의 강제노동구치시설)

- 경찰이나 보위부, 사법기관원 등 법기관원들도 얼음에 손을 댑니까?

[취재협력자] 예. 다 합니다. 그들도 와서 사 가는데요. 돈이 없으면 자전거를 맡겨 놓고 외상으로 가져가기도 합니다. 법을 집행하는 일꾼부터 너도나도 다 하니까 이 '빙두' 건만은 법에서 다 감싸줍니다.

'아시아프레스'는 정확한 자료 조사에 기초한 증언이 아니기 때문에 과장된 부분이 있을지 모르지만, 북한 주민 사이에 각성제가 널리 퍼져있다는 것은 경험과 취재협력자의 증언을 통해 알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렇다면 북한 사회에 각성제 사용이 만연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Ishimaru Jiro] 저도 그 원인에 대해서 생각해봤는데, 북․중 국경을 통제하고 단속하고 있지 않습니까? 첫 번째 대상은 마약 밀수입니다. 때문에 북한산 마약이 중국에 쉽게 넘어가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따라서 중국에 나가지 못하는 마약 밀매상들이 북한 국내에서 판매를 확대하는 것 같습니다. 다시 말해 중국 시장이 막히니까 북한 국내에서 돈을 벌기 위해 판매가 촉진된 것이 아닌가? 라는 생각도 들더라고요.

지금도 북한 내부에서는 국가 차원이 아니더라도 마약을 생산하는 기술을 갖고 있는 주민 사이에서 여전히 마약을 몰래 제조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더 놀라운 것은 북한이 체제유지를 위해 반체제인사나 한국 동영상 등 불순녹화물에 관해서는 총살을 포함한 강력한 처벌을 적용하면서 정작 마약사범에 대한 법적 처벌은 매우 약한 수준입니다. 이것도 북한 내 마약 사용의 증가를 부추기고 있는데요,

따라서 북한 당국은 '불순녹화물'에 빠져 3대 세습을 실현한 북한 사회의 모순과 불공평성에 불만을 품는 사람보다 각성제에 취해 세상에 대한 불만 없이 무기력하고 무의미한 삶을 보내는 주민을 덜 위협적인 존재로 취급하는지도 모르겠다고 '아시아프레스'는 덧붙였습니다.

(얼음 : 환각 및 각성제로, 메스암페타민이 주원료로 사용된 얼음 결정체와 닮은 화학합성물. 북한에서는 '얼음'외에도 '아이스', 혹은 중국어로 '빙두(氷毒)'라고 부른다.)

노정민의 <라디오 세상> 오늘 순서는 여기서 마칩니다. 다음 시간에 다시 찾아뵙겠습니다. 지금까지 진행에 RFA 자유아시아방송, 노정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