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인구, 2천490만 명” 미 인구참조국

국제 노인의 날을 맞아 춤을 추고 있는 북한 노인들.
국제 노인의 날을 맞아 춤을 추고 있는 북한 노인들. (사진-연합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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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에 계신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북한을 중심으로 미국과 한국 등 국제사회에서 일어난 일들을 통해 북한의 정치와 경제, 사회를 엿보고 흐름과 의미를 살펴보는 노정민의 <라디오 세상>입니다.

노정민의 <라디오 세상>, <오늘의 초점>으로 시작합니다.

<오늘의 초점>

- 미국의 '인구참조국'이 발표한 올해 '세계인구통계현황' 따르면 북한 인구는 2천490만 명으로 지난해 조사 때보다 20만 명 늘었습니다. 평균 기대수명은 69세로 변화는 없었지만, 유아사망률은 감소했습니다. 인구참조국의 통계 자료를 통해 북한의 인구 현황을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 지난 7월 27일, 양강도 김형직군에서 발생한 다리 붕괴사고로 최소 50명 이상의 동맹원들이 숨졌다는 소식을 '아시아프레스'를 인용해 전해드린 바 있는데요, 자유아시아방송의 추가 확인 결과 당시 사고는 남성들이 여성들을 놀려주기 위해 다리를 흔들었다가 붕괴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장난으로 시작한 일이 대형 참사로 번진 건데요, 많은 인명피해를 낳은 사고로 확인됐지만, 여전히 북한에서는 입을 굳게 다물고 있습니다. 사고의 뒷이야기를 살펴봅니다.

이 시간에 다룰 <오늘의 초점>입니다.

- 2014 '세계인구 자료현황', 지난해 조사보다 20만 명 늘어

- 북한 주민 평균 기대수명 69세로 변화 없어

- 유아 사망률은 1천 명 당 26명, 여전히 한국과 큰 격차

- 한국은 '65세 이상 비율 증가', '출산율 감소'로 고령화 빨라

- 인구자료로 본 북한의 생활 수준, 여전히 선진국과 큰 격차

오늘날 북한의 인구는 2천490만 명이며 북한 주민의 평균 기대수명은 69세로 조사됐다고 미국의 민간 연구기관인 '인구참조국(Population Reference Bureau)'이 밝혔습니다.

'인구참조국'이 12일 발표한 '2014 세계인구통계현황 (World Population Data Sheet)'에 따르면 북한의 전체 인구는 2천490만 명으로 집계됐는데요, 북한의 인구는 2011년의 2천460만 명, 2013년의 2천470만 명과 비교해 큰 차이는 없지만 매년 꾸준히 증가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북한 주민의 평균 기대수명(Life Expectancy)은 69세로 작년 보고서와 큰 차이는 없었습니다. 각각 북한 남성은 65세, 북한 여성은 73세인 것도 똑같았는데요, 인구참조국의 자료에 따르면 북한 주민의 기대수명은 2010년의 63세에서 2011년에는 68세로 급격히 높아졌으며 작년부터 2년 연속 69세로 조사됐습니다.

유아사망률은 1천 명당 26명으로 작년 조사 때보다 1명 감소했습니다. 북한의 유아사망률은 2011년 조사 당시 32명이었지만, 2013년 27명에서 올해는 26명 등으로 계속 하락하고 있는데요, 하지만, 한국의 유아사망률은 2.9명에 불과해 북한과 거의 9배의 차이를 보이면서 의료기술과 영양, 경제력 등의 차이를 드러냈습니다.

이처럼 유아사망률이 감소하고, 평균 수명도 현상을 유지하면서 앞으로 북한 인구는 계속 증가해 2025년에는 2천670만 명, 2050년에는 2천700만 명이 예상된다고 인구참조국은 내다봤는데요,

인구참조국의 북한 전문가인 칼 하브 연구원은 13일 자유아시아방송과 한 전화통화에서 북한에서 영양공급과 의료 환경의 개선 등이 평균 수명의 상승, 유아사망률의 감소 등을 가져왔다고 분석했습니다. 특히 국제사회의 지원이 큰 역할을 했다고 덧붙였는데요,

[Carl Haub] 북한의 평균 수명은 늘어나고 있고, 유아사망률도 낮아진 이후 작년과 큰 변화가 없는 것은 북한에서 개선된 건강상태나 의료 서비스를 유지하기 때문입니다. 특히 국제사회의 식량 지원이 북한 주민의 건강을 증진하는 데 큰 역할을 한 것은 틀림없습니다.

한편, 인구참조국은 오늘날 한국의 인구를 5천40만 명으로 집계했습니다. 또 한국 국민의 평균 기대수명은 81세로 조사돼 북한과 큰 차이를 보이고 있는데요, 특히 남성은 78세, 여성은 85세로 북한 남성과 여성보다 각각 13년, 12년을 더 오래 사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반면, 합계출산율은 북한 여성이 평균 두 명을 낳는 데 반해 한국은 최저 수준인 1.2명에 불과해 격차가 더 벌어진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그만큼 남북한 사회의 고령화 속도에도 차이가 있는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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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인구참조국'의 자료에 나타난 북한 인구의 구성을 보면 15세 이하의 연령층은 전체 인구의 22%, 65세 이상의 고령층은 9%로 나타났는데요, 북한 여성 한 명당 2명의 출산율을 고려할 때 심각한 고령화 사회는 아니라고 칼 하브 연구원은 평가했습니다.

[Carl Haub] 북한에서 65세 이상이 9%이지만, 심각한 고령화 사회는 아닙니다. 특히 북한 여성 한 명당 합계출산율이 2명이고요, 9%가 그렇게 높은 수치는 아닙니다.

반면, 한국은 65세 이상 연령층의 비율이 12%로 높아진 데다 합계출산율은 오히려 1.2명으로 떨어져 고령화 속도가 더 빠르다는 겁니다. 하지만 북한 주민의 평균 수명이 점점 늘고 있고 고령층이 전체 인구의 9%를 넘으면서 북한에서도 다른 서방 국가들처럼 요양시설과 건강 서비스의 제공 등 고령화 사회를 대비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하브 연구원은 조언했습니다.

한편, '인구참조국'은 올해 발표한 보고서를 통해 전 세계 인구는 72억 명으로 집계됐고 많은 국가에서 하루에 1달러 25센트 미만으로 사는 빈곤율과 5살 이하 어린이에 대한 유아사망률이 하락했으며 평균 기대수명의 상승 등 많은 개선이 있었다고 평가했습니다.

이처럼 '인구참조국'이 매년 발표하는 세계인구자료는 각 나라의 기대수명과 영아 사망률, 고령 인구의 비율 등을 통해 그 나라의 경제와 삶의 질, 그리고 생활 수준을 가늠하는 척도가 되고 있는데요, 특히 북한도 국제사회의 지원으로 생활과 의료 환경이 개선되고 있지만 한국은 물론 다른 선진국과는 여전히 큰 격차를 보이고 있어 지속적인 관리와 개선 노력이 요구되고 있습니다.

여러분께서는 노정민의 <라디오 세상>을 듣고 계십니다.

<북 양강도 다리 참사, 뒷이야기>

- 당시 붕괴한 다리는 자동차 다닐 수 없어

- 남성들이 여성 동맹원 놀리려고 다리 흔들었다가 참사

- 남성들은 헤엄쳐 빠져나왔지만, 여성 동맹원들은 숨져

- 현재까지 59명 사망한 것으로 알려져

- 여전히 외부에 알려지지 않은 참사, 이대로 묻히나?


북한 북부지역의 양강도에서 지난달 다리가 무너져 북한의 여성동맹원 50여 명이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이 지난 1일 보도한 바 있습니다.

당시 일본의 언론매체인 '아시아프레스'는 양강도 김형직군에서 지난 7월 27일, 6․25전쟁의 승리를 기념하는 '전승절' 행사에 동원된 여성동맹원 50여 명을 태운 차가 다리를 건너는 순간 다리가 붕괴해 전원이 사망했다고 전했습니다.

당시 차량에 탑승했던 여성 동맹원들은 김일성 동상에 헌화하고 돌아오는 길이었으며 이들이 모두 강물로 떨어져 사망했고 장마철로 강물이 불어나 시신도 찾지 못했다는 것이 '아시아프레스'의 설명이었습니다. '아시아프레스' 오사카 사무소의 이시마루 지로 대표의 말입니다.

[Ishimaru Jiro] 네. 지난달 27일, 북한에서 말하는 전승절, 즉 6․25전쟁에서 승리한 기념일 행사에 참석한 여성동맹 여성들이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다리가 무너져 강물에 빠졌고, 50명 (또는 100명이라는 정보도 있는데) 많은 사람이 숨지는 사고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다리가 붕괴한 이유가 무엇이었는지는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는데요, 자유아시아방송이 접촉한 내부 소식통에 따르면 사고의 경위는 다음과 같습니다.

다리 붕괴사고는 지난 7월 27일 김형직군 상창 노동자구에서 발생했는데, 붕괴한 다리는 일반 자동차가 다닐 수 있는 다리가 아니었습니다. 공중에 쇠밧줄로 의지해 만든, 이른바 '줄다리'라 불리는 다리였는데요, 이는 다리가 나무로 되어 있다는 '아시아프레스'의 보도 내용과 유사한 부분입니다.

그리고 여성 동맹원들이 다리에 올라서자 남성들이 여성들을 놀려주기 위해 양쪽에서 다리를 세게 흔들었습니다. 다리가 흔들릴 때 여성들이 놀라는 모습을 보려고 장난을 친 건데 이것이 뜻밖의 대형사고로 번졌다는 겁니다.

또 당시 강물은 며칠 동안 내린 소나기로 물이 많이 불어있었고 물살도 세 사고를 키웠다는 것이 내부 소식통의 설명인데요, 다리 붕괴로 많은 여성과 일부 남성이 물에 빠졌지만 남성들은 모두 자기 힘으로 물에서 빠져나왔고 여성 동맹원들은 지금까지 59명이 사망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처럼 북한의 양강도에서는 수십 명이 한꺼번에 숨지는 대형 참사가 발생했지만, 북한 매체는 물론 어디에서도 사고 소식을 알리지 않고 있습니다. 사고 직후 양강도 당 위원회가 이를 수습하는 과정에서 사고에 대해 소문을 확산하지 말 것을 지시한 것으로도 알려졌는데요, 매번 대형참사에 관한 대응을 중앙정부에서 지시했을 가능성을 의심할 수 있는 부분입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심각한 것은 대형 참사를 대하거나 대비하는 모습에서 이미 안전불감증이 만연해 있다는 사실인데요, 이젠 수십 명이 숨지는 일이 발생해도 크게 달라지는 것이 없습니다.

[Ishimaru Jiro] 맞습니다. 지난 10년 넘게 이번 참사처럼 몇십 명이 한꺼번에 사망하는 사고가 잦았습니다. 그때마다 주민들은 당연히 충격은 받겠지만, '또 일어났다.', '또 생겼다.'라는 반응이거든요. 이런 대형 참사는 북한 정부가 근본적인 대책을 세우지 않으면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양강도의 다리 붕괴로 최소 50명이 넘는 소중한 생명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하지만 그 안타까운 죽음에 대해 누구도 말하지 못하고 사실조차 알려질 수 없는 오늘날 현실 속에 이 사건마저 조용히 묻히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노정민의 <라디오 세상> 오늘 순서는 여기서 마칩니다. 다음 시간에 다시 찾아뵙겠습니다. 지금까지 진행에 RFA 자유아시아방송, 노정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