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 계신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북한을 중심으로 미국과 한국 등 국제사회에서 일어난 일들을 통해 북한의 정치와 경제, 사회를 엿보고 흐름과 의미를 살펴보는 노정민의 <라디오 세상>입니다.
노정민의 <라디오 세상>, <오늘의 초점>으로 시작합니다.
<오늘의 초점>
- 북한의 고려항공이 올해부터 새 여객기를 도입해 운항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우크라이나의 회사가 개발한 'An-148' 여객기인데요, 고려항공은 계속 새 여객기를 들여올 예정입니다. 고려항공이 최근 새 여객기를 구매한 것은 관광산업의 활성화를 위해서라는 것이 관광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입니다.
- 지난 7월 평안북도 평성시에서 지은 지 2년도 안 된 7층짜리 아파트가 붕괴하는 사고가 있었습니다. 원인은 부실공사였는데요, 비슷한 시기 평양에서 지어졌던 고층아파트들도 부실공사의 종합판이었습니다. 북한 곳곳에서 부실공사의 후유증이 나타나는 가운데 앞으로가 더 문제라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고 있습니다.
이 시간에 다룰 <오늘의 초점>입니다.
- 우크라이나 'Antonov' 사의 'An-148' 여객기
- 지난 3월부터 새 비행기로 운항 시작
- 두 번째 'An-148'기 기다리는 중, 'An-158'기도 구매
- 새 여객기에 대한 승객의 만족도 높아
북한의 유일한 항공사인 '고려항공'이 새 여객기를 도입해 운항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이 올해 새로 도입한 여객기는 우크라이나의 'Antonov'사가 개발하고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회사(Voronezh Aircraft Production Association)가 함께 생산하는 'An-148-100B' 기종으로 2009년에 취역한 새 비행기입니다.
고려항공은 2010년 'Antonov' 사와 구매 계약을 맺은 뒤 올해 초 첫 여객기를 받아 지난 3월부터 평양의 순안공항과 중국 북경을 오가는 정기 노선의 운항에 투입됐습니다.
고려항공은 이전에도 'Antonov' 사의 'An-24'기를 운행했지만 최근에 새 비행기를 구입한 겁니다. 'An-148' 여객기는 29.1m의 길이에 최대 85명의 승객을 태울 수 있는 비행기인데요, 다른 일반 여객기과 비교해 큰 차이가 없을 정도로 현대적인 디자인과 시설을 갖추고 있지만 요즘 어느 비행기에나 달려있는 좌석 뒤의 텔레비전 화면은 없습니다.
뿐만 아니라 고려항공은 두 번째 'An-148'기를 기다리고 있으며 'An-158' 기종도 사들인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고려항공은 2007년과 2008년에도 러시아가 생산한 'Tupolev-204' 신형 비행기를 새로 구매하는 등 최근 몇 년 사이에 새 여객기를 도입하고 있습니다.
북한의 고려항공이 이처럼 새 비행기로 교체에 나선 데는 관광산업의 활성화를 위해서라는 것이 여행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입니다. 북한을 방문하는 외국인 관광객이 늘고 중국과 북한을 연결하는 정기 노선과 운항 횟수가 늘어나면서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항공기의 교체에 나섰다고 중국 내 관광업계의 관계자가 최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밝힌 바 있는데요,
실제로 영국의 항공사 평가기관인 '스카이트랙스(SKYTRAX)'에 따르면 새 여객기에 탑승한 외국인 관광객의 만족도는 꽤 높았습니다.
지난 4월 중국에서 'An-148'기를 타고 평양에 도착했던 영국인 찰스 케네디 씨는 새 비행기의 좌석이 매우 편안했고, 이착륙 시간과 음식, 승무원의 서비스 등이 만족할만한 수준이었다고 밝혔는데요, 중국 항공사와 비교해 손색이 없다고 이 여행객은 덧붙였습니다.
그동안 고려항공은 낡은 비행기에 따른 안정성 문제와 질 낮은 서비스 등으로 늘 국제기구와 이용객들로부터 낮은 평가를 받아왔는데요, 북한이 관광산업을 활성화하고, 중국 항공사와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 새 여객기의 도입에 나선 것으로 풀이됩니다.
또 북한의 고려항공은 중국인 관광객들의 방북을 늘리기 위해 북한과 중국 간 항공기의 임시운항을 늘리고 있는데요, 현재 고려항공은 'An-148'을 비롯해 'Ilyushin'과 'Tupolev' 등 모두 5개 기종, 총 9대의 여객기를 운항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 아파트 부실공사, 앞으로가 더 문제>
- 아파트 붕괴, 유희시설 보수, 스키장 산사태 등 부실 공사 투성
- 비슷한 시기 지어진 평양의 고층 아파트, 부실공사 종합판
- 건설 현장은 자재와 중장비 부족, 전문성 결여 등으로 날림공사
- 북한 주민의 생명 걸린 아파트 부실공사, 앞으로가 문제
북한 평안남도 평성시에서 지난 7월, 지은 지 2년도 안 된 아파트가 붕괴하는 사고가 발생했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이 최근 보도한 바 있습니다. 당시 붕괴 사고로 어린이를 포함한 16명이 사망하고 수십 명이 중상을 입었다고 현지 소식통들이 전했는데요, 붕괴한 아파트는 2010년 4월에 착공해 2011년에 완공한 아파트였습니다.
특히 붕괴한 아파트는 워낙 날림공사였기 때문에 처음부터 사고가 예상돼 있었다는 것이 소식통의 설명인데요, 비슷한 시기에 지어졌던 평양 내 고층 아파트들도 무리한 건설계획에 따른 부실공사로 언젠가는 사고가 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지적되고 있습니다.
실제로 일본의 언론매체인 '아시아프레스'는 아파트 건설 공사가 한창이던 2011년 10월, 평양 대동강 구역의 아파트 건설 현장 내부를 촬영했는데요, 당시 현장은 중장비와 자재의 부족, 전문성의 결여, 그리고 부정부패 등 악재가 겹친 부실공사의 종합판이었습니다.
자재와 중장비가 부족하다 보니 건설 공법과 기술이 뒤떨어져 공사가 엉터리로 진행됐음을 확인할 수 있었는데요, '아시아프레스' 오사카 사무소의 이시마루 지로 대표의 설명입니다.
[Ishimaru Jiro] 아주 가까이 찍은 영상을 보니까 공사가 아주 엉터리라는 것이 보이더라고요. 일단 건물 자체가 휘고 있고, 창문틀도 제대로 안 돼 있고, 창문의 위치가 층마다 다 달라요. '이런 건물에서 살아야 하는가?'라고 느낄 정도로 현장 가까이에서 보면 건설 자체가 엉터리입니다.
여기에 간부들의 부정부패도 부실공사에 한몫했습니다. 북한 당국이 건축 공사에 지원한 시멘트와 철근 등 자재를 간부들이 장마당에 내다 팔면서 정작 건축 공사에는 제대로 쓰이지 못했는데요, 그만큼 언제 무너질지 모르는 고층 아파트가 지어진 겁니다.
[Ishimaru Jiro] 현지 기자도 지적했는데요, 간부들의 부정부패가 너무 심하니까 시멘트와 철근 자재를 장마당에 내다 팔아버리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강도가 너무 약하다는 거죠. 예를 들어 콘크리트를 만들어도 시멘트의 양을 줄이고 흙과 물을 늘리면 강도가 약해질 수밖에 없죠.
당시 직접 건설 현장을 확인한 '아시아프레스'의 취재협조자는 건설 현장 자체가 매우 충격적이었다고 말했는데요, 턱없이 부족한 자재와 중장비는 물론 건축 기술과 경험이 전혀 없는 학생과 군인 노동자들을 동원해 날림공사로 지은 평양시의 아파트에는 지금도 수많은 북한 주민이 거주하고 있습니다.
특히 북한에서는 아파트뿐만 아니라 평양 내 각종 유희시설과 희천발전소, 그리고 최근에는 마식령 스키장까지 속도전에 따른 부실공사의 결과를 보여주고 있는데요, 무엇보다 부실공사로 지어진 고층 아파트도 언젠가는 사고가 날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어 앞으로가 더 큰 문제라는 경고를 간과할 수 없어 보입니다.
노정민의 <라디오 세상> 오늘 순서는 여기서 마칩니다. 다음 시간에 다시 찾아뵙겠습니다. 지금까지 진행에 RFA 자유아시아방송, 노정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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