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 계신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북한을 중심으로 미국과 한국 등 국제사회에서 일어난 일들을 통해 북한의 정치와 경제, 사회를 엿보고 흐름과 의미를 살펴보는 노정민의 <라디오 세상> 시간입니다.
노정민의 <라디오 세상>, 오늘의 초점으로 시작합니다.
<오늘의 초점>
- 50년 만에 찾아온 미국의 가뭄으로 옥수수, 콩 등 국제곡물가격이 가파르게 오르고 있습니다. 이같은 현상으로 2007년과 2008년에 전 세계를 강타했던 식량위기가 다시 찾아오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와 함께 북한과 같이 식량 지원을 받는 국가들이 직접적인 피해를 볼 것이란 전망도 있습니다. 하지만 유엔 세계식량계획은 일단 곡물가격의 상승을 우려하면서도 당장 대북 지원에 위기는 아니라고 진단했습니다.
- 한국 통일부의 자료에 따르면 올해 한국에 입국한 탈북자는 지난 7월 현재 915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40% 이상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북한과 중국의 단속 강화, 비싼 탈북 비용 등 여러 가지 복합적인 요인이 배경으로 지목되고 있는데요, 전체적인 입국자 수는 감소했지만 매달 꾸준히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이 시간에 다룰 <오늘의 초점>입니다.
- WFP "가파른 곡물가 (옥수수, 콩) 상승 우려"
- 지원 필요한 사람 많아지고, 구입 비용도 비싸지고...
- 주로 콩, 밀 지원하는 대북 사업에도 영향 줄 수 있어
- 미 NGO, 직접 생산한 식량으로 대북 지원하기도
- WFP "곡물가 상승, 당장 위기 아니다"
50년 만에 찾아온 미국의 극심한 가뭄으로 최근 국제 식량가격이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습니다. 특히 전 세계 옥수수 수출량의 절반을 차지하는 미국은 이번 가뭄으로 옥수수 수확량이 2006년 이래 가장 적을 것으로 예상되고 대두의 수확전망치도 좋지 않기는 마찬가지입니다.
이 때문에 국제시장에서 거래되는 옥수수가 역대 최고치의 가격을 기록하고 콩 가격도 치솟으면서 식량안보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 특히 식량을 수입하는 국가와 식량 지원을 받는 국가들이 더 치명적인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미국의 언론과 전문가들이 우려한 바 있습니다.
북한에 식량을 지원하는 유엔 세계식량계획(WFP)도 국제곡물가격의 상승을 걱정하기는 마찬가지입니다. 세계식량계획 아시아태평양 사무소의 로빈 로지 수석 정보 분석관은 24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보낸 전자우편을 통해 미국의 가뭄으로 국제시장에서 옥수수와 대두의 가격이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으며 곡물 가격의 상승은 세계식량계획의 구호활동에 가장 큰 우려 사항이라고 밝혔습니다. (You are quite right that rising food prices are a major concern for us. We have seen sharp increases in maize and soya bean prices as a result of the drought in the US and this has had a knock-on effect on world markets.)
특히 식량 위기가 전 세계를 강타했던 2007년과 2008년, 세계식량계획이 2천만 명에게 추가로 식량을 지원하는 데 예상보다 더 많은 7억 5천500만 달러가 지출됐다며 국제곡물가격의 상승은 식량 지원이 필요한 인구를 더 증가시키고 식량 구입비용도 더 비싸진다고 로지 분석관은 덧붙였는데요, (High and volatile food prices affect WFP in two ways: they drive up the number of people needing food assistance, and we spend more to purchase food for the hungry.)
세계식량계획은 지난해에도 자금부족과 국제곡물가격의 상승으로 대북지원을 위한 식량을 확보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힌 바 있습니다.
하지만 최근 국제식량가격의 상승이 당장 대북지원에 큰 영향을 줄 것으로는 보이지 않습니다. 세계식량계획도 아직 심각한 위기상황은 아니라고(it is not yet a crisis) 말했는데요, 세계식량계획 평양사무소를 통해서도 이같은 분위기를 읽을 수 있습니다. 특히 요즘은 필요량도 과거에 비해 많지 않고 지원 규모가 작은 것도 이유입니다. 그렇지만 밀과 콩을 중심으로 북한을 지원하기 때문에 최근 가파르게 상승하는 콩, 밀 등 국제곡물가격은 세계식량계획의 대북 사업에 잠재적인 우려 요소가 될 것으로 보이는데요,
북한에 식량을 지원하는 민간단체도 국제식량가격의 상승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기는 마찬가집니다. 그래서 북한 주민과 고아에게 직접 식량을 지원하는 미국 캘리포니아주의 '국제아동재단(International Children Foundation)'도 24일, 가파르게 오르는 식량가격으로부터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자체적으로 식량을 생산하고 제조하는 단체들과 협력한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는데요, 이같은 노력은 다른 민간단체들에서도 엿볼 수 있습니다.
세계식량계획은 지난달부터 내년 6월 30일까지 북한에서 1억 250만 달러의 예산으로 콩과 밀, 두유 등 약 20만 톤의 식량을 지원하는 새로운 사업을 시작했으며, 최근 큰물 피해에 대해서도 수천 톤에 달하는 식량을 긴급 지원할 예정입니다.
한편, 세계식량계획의 클라우디아 본 롤 평양사무소장은 지난달 자유아시아방송과 한 회견에서 북한의 식량사정이 나쁘지만 1990년대의 대기근과 같은 상황은 아니라고 말한 바 있습니다.
여러분께서는 노정민의 <라디오 세상> 듣고 계십니다.
=한국 입국 탈북자, 많이 감소했지만 매달 증가세
- 7월까지 915명, 전체적으로 지난해 1/3 수준
- 탈북 직후 바로 한국행(직행) 탈북자, 30% → 10%
- 북․중 단속 강화, 비싼 탈북 비용 등 복합적 이유
- 전체 수 줄었지만 매달 입국 탈북자는 계속 늘고 있어
- 탈북자 수는 복합적인 요인 작용, 더 지켜봐야
한국 통일부의 통계 자료에 따르면 지난 7월까지 한국에 입국한 탈북자는 모두 915명, 그 중 남자는 259명, 여성은 656명입니다.
아직 올해 말까지 다섯 달의 통계자료가 남아있지만 지난해 한국에 입국한 탈북자 2천706명의 1/3 수준인데요, 한국 통일부도 최근 발표한 자료에서 지난 6월 말까지 입국한 탈북자는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무려 45%가 감소했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한국 내 민간단체들도 올해 한국에 입국한 탈북자가 많이 줄어든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탈북자의 초기정착을 지원하는 민간단체 '새롭고 하나된 조국을 위한 모임'의 신미녀 대표의 설명입니다.
[신미녀 대표] 올해 한국에 입국한 탈북자가 약 40% 줄었죠. 하나원에서 남자의 경우 많을 때는 한 기수 당 40명에서 많게는 60여 명 정도 됐거든요. 요즘에는 30명 미만이죠. 여성도 마찬가지인데요, 보통 여성은 160~180명 정도 됐는데, 최근에는 한 기수 당 70명 정도 됩니다.
특히 신미녀 대표는 탈북 후 3국을 거치지 않고 곧바로 한국에 오는 이른바 '직행'을 이용한 탈북자의 수도 급격히 줄었다고 말했는데요, 탈북자 급감의 원인으로 북한 내부의 단속 강화를 들었습니다.
[신미녀 대표] 얼마 전까지만 해도 '직행'이라고 해서 (탈북 후) 바로 오는 사람들이 30%까지 늘어난 적이 있었어요. 남자는 한 50~60%까지 늘어난 적이 있었고요, 그런데 최근에는 직행으로 온 사람은 10% 정도 되는데요, '직행'이 30%를 차지했다가 다시 10%대로 떨어진 것은 북한 내부에서 나오는 것이 힘들다는 말이죠.
실제로 북한 내부소식통에 따르면 북․중 국경지방에는 탈북을 막기 위한 철조망을 설치되고 경비 초소와 병력이 늘어나는 등 탈북자 단속이 크게 강화됐는데요, '단속이 심하니 나중에 하라'며 탈북을 만류한 중개인도 여전히 활동에 신중함을 보이고 있습니다.
일본의 언론매체인 '아시아프레스'의 이시마루 지로 대표도 북한 내부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북한 당국의 전파 방해로 외부와 전화도 여의치 않고 최근에는 연변의 조선족 사회도 사라진데다 강화된 단속, 비싼 비용으로 탈북이 쉽지 않다고 최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전한 바 있습니다.
여기에 중국 정부가 탈북자 단속을 강화한 것도 한국에 입국한 탈북자가 급감한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는데요, 전체적으로 올해 한국에 입국한 탈북자 수는 예년에 비해 크게 줄었지만 매달 꾸준히 늘어나는 현상을 보여 섣부른 판단은 무리라는 지적도 있습니다. 실제로 지난 2월에 입국한 탈북자는 90명이었지만 3월부터는 다시 100명을 넘었으며 5월에는 137명, 7월에는 164명 등 계속 늘어나는 추세인데요, <표: 통일부 자료>

이와 함께 미국에 난민지위를 받고 입국한 탈북자 수도 지난 2월 이후 한 명도 없다가 5월부터는 매달 소폭 늘어나고 있습니다. (5월-2명, 6월- 5명, 7월-6명)
따라서 탈북자 수의 증감에는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하기 때문에 올해 한국에 입국한 탈북자 수가 얼마큼 변화를 보여줄지는 앞으로 남은 몇 달을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노정민의 <라디오 세상>, 오늘 순서는 여기서 마칩니다. 지금까지 진행에 RFA, 자유아시아방송, 노정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