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디오 세상] 북 은행, 외화저금에 대한 이자 계산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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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에 계신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북한을 중심으로 미국과 한국 등 국제사회에서 일어난 일들을 통해 북한의 정치와 경제, 사회를 엿보고 흐름과 의미를 살펴보는 노정민의 <라디오 세상> 시간입니다.

노정민의 <라디오 세상>, 오늘의 초점으로 시작합니다.

<오늘의 초점>

- 북한의 '제일신용은행', '민사협조은행' 등이 제공하는 외화저금 서비스를 보면 보통저금과 정기저금 등에 이자를 제공하면서 시중에 유통되는 외화의 환수를 독려하고 있습니다. 최근 북한에서 금융개혁의 움직임이 엿보이는 가운데 북한 은행의 외화저금 안내가 눈길을 끄는데요, 북한이 저금에 대한 이자를 어떻게 계산하고 지급하는지 안내서를 살펴봤습니다.

- 지난 7월 북한 평양과학기술대학에서 통계학을 가르치고 돌아온 미국의 대학교수는 평양과기대 학생들이 성적과 미래의 진로를 고민하는 모습에 깜짝 놀랐다고 회고했습니다. 북한에서 내로라하는 실력의 학생들이지만 좋은 직업을 갖기 위해 경쟁하고 학구열에 불타는 모습이 여느 나라의 학생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겁니다.

이 시간에 다룰 <오늘의 초점>입니다.

- 북 '제일신용은행', '민사협조은행'의 저금안내
- 보통저금과 정기저금, 이자율 1%에서 9%까지
- 연이자 1년을 360일, 한 달을 30일로 계산
- 만기일 전후, 이자율 정책에 따라 차등 적용
- 북 금융개혁 움직임 속 외화저금 이용 늘어날까?


자유아시아방송(RFA)이 28일 입수한 북한 평양의 '민사협조은행'이 소개한 '외화저금안내'를 보면 보통저금과 함께 6개월짜리 정기저금에서 최대 10년까지 정기저금 상품이 소개돼 있습니다.

일반 예금을 의미하는 보통 저금은 연 이자율 1%, 일정 기간 계속 돈을 입금해야 하는 정기저금은 최저 2.5%(6개월)에서 최장 9%(10년)의 연 이자율이 제공됩니다. 이는 북한의 또 다른 은행인 '제일신용은행'과 크게 다르지 않은데요, 참고로 한국의 경우 정기예금의 이자는 4%대입니다.

또 고객 신분의 비밀을 보장해주거나 정기저금을 이용한 고객의 경우 만기일 전에 원금이나 이자를 먼저 찾을 수 있다는 점도 강조하고 있는데요,

최근 북한이 주민의 현금을 은행기관에 집중시켜야 한다고 주장하고 금융 분야의 통제, 화폐 유통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등 조금씩 금융개혁의 움직임을 보이는 가운데 '민사협조은행'이 이자를 계산하는 방법을 살펴봤습니다.

'민사협조은행'의 외화저금안내에 따르면 연이자의 날짜 주기는 1년을 360일로, 1개월을 30일로 계산하고, 저금에 대한 이자는 돈을 찾기 전날까지 계산하며 기한 전에 찾는 정기저금은 보통저금으로 취급합니다.

또 정기저금의 만기일이 지난 경우 원금에 만기일까지 계산된 이자의 총액을 합한 금액으로 종전의 조건과 같이 저금을 연장하며 은행이 이자율을 변경할 때는 이미 약정된 기간까지는 종전 이자를 적용한 뒤 이자율을 변경한 후에 찾지 않은 저금은 변경된 이자율로 새롭게 연장한다고 설명합니다. 미국이나 한국의 일반 은행에서 제공하는 서비스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이밖에도 만기 전에 정기저금의 원금을 찾을 경우 6개월의 경우 기존의 연 이자율보다 훨씬 적은 0.5% 1년, 2년인 경우 6개월까지는 0.5%, 이후로는 1%로 하며 3년 정기저금도 6개월까지는 0.5%, 2년까지는 1%로 한 뒤 3년 이후부터는 기간에 따라 이자율을 차등 적용하는 등 기존 금리보다 훨씬 적은 이자율을 지급한다고 은행 측은 덧붙였습니다.

그리고 안내서의 맨 마지막 문장에는 미리 이자를 찾은 고객이 원금도 미리 찾으면 이자를 뺀 나머지 원금에서 이자를 계산해 지급한다고 쓰여 있습니다.

한편, 북한의 경제잡지인 '경제연구' 최신호는 "현금 유통의 공고성은 주민의 지불능력 있는 수요에 따른 소비 상품량을 보장해 주민의 수중에서 유통하는 현금을 제때에 은행기관에 집중시켜야 실현된다"고 강조하면서 "화폐자금의 집중은 경제 건설을 다그치기 위한 화폐자금의 계획적이며 통일적인 이용을 실현할 수 있게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연 이자율을 지급하며 보통저금, 정기저금 서비스를 제공하는 북한의 '제일신용은행'과 '민사협조은행'은 평양 시민뿐 아니라 외국인도 이용할 수 있고 달러나 유로, 엔, 파운드 등 외화로 예금할 수 있다고 하는데요, 하지만, 은행을 좀처럼 신뢰하지 않는 북한 주민이 얼마나 많이 저금 서비스를 이용할지는 불투명합니다. 이때문에 시중의 화폐가 제대로 금융기관에 환수되지 않고 북한 당국이 필요할 때마다 신규 화폐를 발행하면서 통화량 증가, 물가 상승의 악순환을 불러왔는데요,

한국의 연합뉴스는 28일 대북 전문가의 말을 인용해 북한의 금융개혁 움직임은 개혁조치가 비교적 큰 폭으로 진행될 것을 시사한다며 금융개혁을 통해 경제 안정화, 외화사용 추세의 억제, 외자 유치의 환경 조성 등의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제일신용은행'과 '민사협조은행'의 외화저금 서비스, 얼마나 많은 사람이 이용하고 효과를 발휘할지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여러분께서는 노정민의 <라디오 세상> 듣고 계십니다.

=평양 과기대생, 진로 걱정하는 것 똑같아

- 평양 과기대생, 좋은 성적과 최고의 직장 추구
- 열심히 노력하는 모습, 미국의 대학생들과 똑같아
- 친근하고 열의가 있고, 미국에 대한 호기심까지
- 평양과기대도 학생 간 경쟁, 밤잠 설쳐가며 공부


미국의 조지워싱턴대학에서 통계학을 가르치는 저스틴 피셔 교수는 지난달 북한의 평양과학기술대학에서 통계자료의 확보와 분석 기법을 가르쳤습니다. 미국의 통계학회가 평양과학기술대학에서 경제개발 계획의 수립에 꼭 필요한 통계분야의 특별과정 즉, '평양하계교육원(Pyongyang Summer Institute)'을 개설하고 미국과 호주, 스위스 등 미국과 유럽의 학자들이 직접 강의를 맡았는데요, 피셔 교수도 여기에 동참한 겁니다.

기본적인 통계자료의 이해와 분석, 응용 등을 가르친 피셔 교수는 28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자신이 이미 조지워싱턴대학교의 회보에 기고한 글처럼 평양과기대 학생들의 고민과 생각이 미국의 대학생과 흡사하다는데 매우 놀랐다고 말했습니다.

문제와 현상을 이해하려 열심히 노력하는 것도 그렇지만 좋은 성적을 얻어 미래에 최고의 직업을 구하려고 고민하는 것이 자신을 가장 놀라게 했다는 겁니다. (My biggest surprise was how similar the students were to those at GW: just a group of kids working hard to understand the material and get good grade to secure the best job for their future")

피셔 교수는 수업 시간에 정치를 제외한 과학과 교육, 공공보건 등 다양한 소재를 바탕으로 평양과기대 학생들과 충분한 토론을 나누었으며 그들은 친근한데다 열의가 있었고 특히 미국에 대한 호기심이 많았다고 회상했습니다.

평양과기대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또 다른 미국 교수도 이 대학에 재학 중인 학생들이 하루에 3~4시간밖에 안 자며 밤늦도록 공부에 매진하고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한 바 있는데요, 자신의 미래를 걱정하고 서로 경쟁하는 모습은 여느 일반 대학생과 다르지 않다는 겁니다.

또 이 대학의 학생들이 이미 실력을 검증받은 뛰어난 학생들이지만 학생들 간 보이지 않는 경쟁으로 매 강의를 집중해서 듣고 밤잠도 줄여가며 공부하는 등 학구열에 불타는 분위기라고 이 교수는 전했습니다.

2010년에 150명의 학생으로 문을 연 평양과기대는 지난해 11월 재학생이 280명으로 늘었고, 이들은 다른 대학생과 달리 파격적인 지원을 받고 있지만 학과 성적과 진로의 고민에서 자유롭지 못한 것은 전 세계 학생의 모습과 큰 차이가 없어 보입니다.

노정민의 <라디오 세상>, 오늘 순서는 여기서 마칩니다. 지금까지 진행에 RFA, 자유아시아방송, 노정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