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디오 세상] 이집트•리비아, 대북관계 재검토할 듯 /북한도 대장암 발병률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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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북한을 중심으로 미국과 한국 등 국제사회에서 일어난 일들을 통해 북한의 정치, 경제, 사회를 엿보고 흐름과 의미를 살펴보는 노정민의 <라디오 세상> 시간입니다.

오는 10월 한국에서 있을 서울시장 선거에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의 출마 여부를 놓고 한국 사회가 뜨겁습니다.

그동안 의사에서 회사 대표로, 지금은 대학원장으로 재직하면서 청렴하고 소신 있는 모습으로 많은 사람의 존경과 신뢰를 받아 온 안철수 대학원장은 "국회의원과 달리 서울 시장은 바꿀 수 있는 것이 더 많다."라며 현실 정치에 새로운 바람을 예고했습니다.

그동안 보이기 위한 정치, 사람들이 느낄 수 없는 정치를 자신이 바꾸고 싶다고 말한 안철수 대학원장은 아직 출마 여부를 확실히 밝히지 않았는데요, 하지만, 변화 없는 현실 정치에 지쳐가던 사람들은 그의 등장만으로 큰 기대를 거는 듯 보입니다.

이집트, 리비아 등 중동 국가에서 독재 정치에 대항해 반정부 민주화 시위가 확산하는 때에 국민이 몸소 느끼고 체험할 수 있는 행정과 정치, 이 시대에 많은 사람이 바라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노정민의 <라디오 세상>, 오늘의 초점으로 시작합니다.

<오늘의 초점>

- 북한과 밀접한 관계를 맺어온 이집트, 리비아 정권이 붕괴하면서 북한과 협력 사업, 인적 교류 등에 영향을 끼칠 것이란 전망이 제기됐습니다. 이집트 '오라스콤 텔레콤'의 사업이 재검토되거나 리비아 내 북한 인력이 추방될 가능성도 점쳐지면서 중동, 북아프리카 정권의 퇴진이 북한에 새로운 압력이 되고 있다는 평가입니다.

- 한국에서는 9월을 '대장암의 달'로 지키면서 대장암에 대한 경각심과 예방에 나섰는데요, 한국 남성의 대장암 발병률은 세계에서 4위, 아시아에서는 1위라고 합니다. 북한에서도 대장암이 폐암 다음으로 자주 발생하는데요, 북한의 인구수를 고려할 때 발생률과 사망률 모두 높은 수준입니다. 북한의 암에 대해 살펴봅니다.

이 시간에 다룰 <오늘의 초점> 입니다.

=오라스콤 사업 등 영향 끼칠듯

이집트의 호스니 무바라크 정권이 붕괴한 데 이어 리비아의 무아마르 카다피 정권도 무너졌습니다. 두 정권은 북한과 정치, 경제적으로 밀접한 관계를 맺은 나라인데요, 이집트의 이동통신회사인 '오라스콤텔레콤'은 북한 류경호텔의 재건축과 휴대전화 사업에 투자하고 있고, 지난해에는 북한이 2억 달러 이상의 정유를 이집트에서 수입했습니다.

리비아도 북한과 1974년에 수교한 이후 무기 수입과 인적 교류를 해 온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이처럼 북한과 친밀했던 두 정권이 무너지면서 앞으로 북한과 협력 관계에 영향을 줄 것이란 견해가 고개를 들고 있습니다.

미국 평화연구소의 북한 전문가인 존 박 선임연구원은 중동과 아프리카 국가의 정권 교체로 북한에 대한 투자나 사업 등 협력 관계가 이전처럼 쉽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전했습니다. 특히 존 박 연구원은 이집트에 새 정권이 들어서면 북한 내 '오라스콤텔레콤'의 협력 사업이 재검토될 수도 있다고 내다봤는데요,

[John Park] 저는 개인적으로 '오라스콤텔레콤'과 북한의 관계가 재검토(review)될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요, 지금까지 이집트의 모든 산업이 무바라크 정권과 밀접히 관련돼 있는데, 이집트의 새로운 정권에서 모든 산업이 앞으로 어떻게 진전될 수 있을지 의문을 제기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새 정권에서 (북한과) 어떻게 협력 관계를 이어갈지 모르겠지만, 이전처럼 쉬울 것으로는 보지 않습니다.

또 존 박 연구원은 이집트에 새 정권이 들어서고 미국이 많은 원조와 지원을 하게 되면 새 이집트 정부가 이전처럼 북한과 협력하는 것을 민감하게 받아들일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따라서 중동과 북아프리카 국가들의 정권 교체는 북한에 민감한 사안이자 압력이 될 수 있다는 설명입니다.

이와 관련해 '오라스콤텔레콤' 측은 이집트에 새로운 정권이 들어선 이후 앞으로 북한과 협력사업을 묻는 자유아시아방송(RFA)의 말에 아무런 답변도 하지 않았습니다.

한국의 연합뉴스도 지난달 26일, 리비아 반군의 행정요원을 인용해 새로운 정부가 출범하면 리비아에 체류하고 있는 북한 근로자들이 추방될 수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이 반군 요원은 "리비아에 200명의 북한 의사와 간호사 등이 머물고 있지만 리비아 반군 사이에 북한에 대한 인식이 좋지 않아 더는 체류하지 못할 것이다."라고 전했는데요, "카다피 정권이 완전히 몰락하면 이들은 모두 쫓겨날 것"이라고 반군 요원은 덧붙였습니다.

리비아에 있는 북한 대사관도 아직 반군의 대표기구인 '국가과도위원회'를 합법 정부로 인정하지 않았으며 앞으로 리비아와 북한의 관계에 대해서도 언급하지 않았다고 연합뉴스는 전했는데요, 카다피 정권의 몰락이 북한과 교류․협력에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친 것으로 풀이됩니다.

이집트, 리비아에 이어 시리아와 예멘 등도 계속되는 반정부 민주화 시위와 국제사회의 압력으로 지금의 정권이 언제 무너질지 알 수 없는 상황입니다. 이에 대해 미국 내 전문가와 탈북자들은 특히 현금 문제를 우려하지 않을 수 없는 북한이 노동자를 파견하거나 투자 유치, 무기를 거래했던 중동, 북아프리카 정권의 붕괴로 외화벌이는 물론 통치 자금의 확보에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고 있는데요, 이라크의 사담 후세인 체제가 무너졌을 때도 북한은 큰 타격을 받았습니다.

한편, 국제사회는 리비아의 수도 트리폴리로 이전한 '국가과도위원회'를 합법적인 정부로 인정했으며 미국의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은 지난 1일 "국제사회가 공정한 민주사회의 확립을 이행하겠다는 '국가과도위원회'의 약속을 예의주시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유방암•폐암 이어 세번째로 많아

한국에서 9월은 ‘대장암의 달’입니다. 한국 남성의 대장암 발병률은 10만 명당 약 47명(46.9)으로 전 세계 184개국 가운데 슬로바키아와 헝가리, 체코에 이어 4번째로 높고 아시아에서는 단연 1위를 차지차고 있는데요, 2030년에는 한국의 대장암 발병률이 지금의 두 배까지 급증할 것이란 전망도 나왔습니다. 또 한국 여성의 대장암 발병률도 10만 명당 약 26명(25.6)에 달합니다.

세계보건기구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의 니콜라스 가우딘(Nicolas Gaudin) 선임 공보관에 따르면 북한 주민의 대장암 발병률도 낮지 않습니다. 최신 자료인 2008년을 기준으로 북한 남성과 여성을 합쳐 가장 많이 발병하는 암 가운데 유방암을 제외하면 폐암에 이어 두 번째입니다. 남성의 경우 10만 명당 15명, 여성은 16명으로 발병률이 한국 남성과 여성(25.6)보다 적지만 대장암에 의한 사망률은 상대적으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대장암에 의한 북한 남성의 사망률은 10만 명당 약 10명(9.6)으로 한국 남성의 14명(13.9)보다 적지만 북한 여성의 사망률은 약 9명(8.8)으로 한국(7.4)이나 미국(7.7)보다 오히려 높습니다.

특히 한국과 미국의 전체 인구가 북한보다 2배 이상 많고 대장암이 대표적인 서구형 암이라고 한다면 북한 주민에 대한 대장암 발병률과 사망률이 매우 높다는 것으로 알 수 있습니다.

심지어 13억 명의 인구를 자랑하는 중국 남성의 대장암 발병률은 북한보다 1명 더 많은 뿐이고(16.3), 사망률은 오히려 북한보다 낮습니다.(8명) 여성도 마찬가지인데요, 북한 동의사 출신, 강 유 씨의 설명입니다.

[강 유] (북한의 대장암은) 일단 거친 음식을 많이 먹고, 음주와 관계가 있습니다. 또 주거환경이 습하거나 냉하고 열악하거든요. 위생환경도 나쁘고, 일반인은 검진을 받지도 못하고... 주로 영양이나 주거환경과 관계됩니다.

'국제암연구소'에 따르면 2030년 북한에서 발병하는 대장암은 지금의 1.5배 정도 늘어날 것으로 보이고 사망률도 비슷한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되는데요, 대장암의 발병률이 많이 증가하는 이유는 고기 위주의 서구화된 식생활습관과 과도한 스트레스, 그리고 음주와 흡연을 꼽을 수 있는데 한국의 연합뉴스는 지난 1일, '대한대장항문학회'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특히 대장암은 초기에 발견하기 어렵기 때문에 정기적으로 대장 검사를 받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라고 전했습니다.

한편, 북한주민에게 가장 많이 발병하는 암은 남성의 경우 '폐암'과 '위암', '간암', '대장․직장암'의 순이었고 여성에게는 '유방암'과 '폐암', '대장․직장암', '위암', '간암' 순으로 발병이 가장 많았는데요 전체적으로 북한의 5대 암을 정리하면 '폐암'과 '대장․직장암', '유방암', '위암', '간암'이 가장 많이 발병하는 것으로 조사됐는데요, 특히 북한에서 폐암이 많이 발병하는 이유도 영양상태와 관련이 깊다는 겁니다.

[강 유] 식량난이 오면서 폐암이 많아졌는데요, 북한의 폐암은 기본적으로 영양실조 때문입니다. 영양공급이 되지 않으면 면역이 약화하지 않습니까? 그래서 결핵이 오는 거고 결핵을 치료하지 않으니까 암으로 발전하는 거죠. 특히 군 복무하는 20대 청년들 가운데는 영양실조와 나쁜 주거환경 때문에 벌써 폐결핵에 걸리기도 합니다.

북한에서도 암에 대한 경각심이나 예방에 관한 홍보를 많이 하지만 정기 검진과 치료, 수술을 위한 의료시설과 전력은 부족한 현실입니다. 또 북한에서 전체적인 암 환자 수는 앞으로 계속 늘어나 2030년에는 5만 2천 명 이상의 새로운 환자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는데요, 한국에서 암 환자의 5년 이상 생존율이 크게 높아진 것처럼 의료 환경이 열악한 북한으로서도 주민의 건강과 암 퇴치를 위해 정기 검진의 활성화와 의료 시설의 개선 등이 뒤따라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하고 있습니다.

노정민의 <라디오 세상> 오늘 순서는 여기서 마칩니다. 다음 시간에 다시 찾아뵙겠습니다. 지금까지 진행에 RFA 자유아시아방송, 노정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