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 계신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북한을 중심으로 미국과 한국 등 국제사회에서 일어난 일들을 통해 북한의 정치와 경제, 사회를 엿보고 흐름과 의미를 살펴보는 노정민의 <라디오 세상>입니다.
노정민의 <라디오 세상>, 오늘 순서 시작합니다.
- 300만 평양 시민, 모두 특권층은 아니야
- 장사․현금 수입 위해 열심히 일하고 노력한다.
- 평양 시내 중심부에도 생계위한 노점상 가득
- 외국인 방문 기간에는 단속과 통제
- 서양 언론에 보여준 연출 속, 시장 경제 활성화
'1개당 북한 돈으로 1만 원이나 하는 햄버거', '평양의 도로 위를 달리는 'BMW'와 '아우디' 등 고급 외제 차', '비싼 입장료를 내고 물놀이를 즐기는 평양 시민들'
최근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와 미국의 '워싱턴포스트' 등 서방 언론에 비친 북한 평양의 모습입니다. 평양 중심부에 들어선 높은 건축물과 상점에 진열된 화려한 상품, 누구나 이용하는 휴대전화와 평양 시민의 세련된 옷차림 등은 대다수 사람이 생각하는 폐쇄된 북한의 모습이 아니었습니다.
또 비싼 돈을 지불하고 햄버거와 외제 차 등을 누리는 평양 시민의 모습에서 북한 사회 곳곳에 민간경제가 자리 잡았다는 분석도 설득력이 있어 보입니다.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가 집권한 이후 북한의 평양은 화려함과 규모, 경제, 문화 시설 면에서 많은 변화를 보였는데요,
하지만, 최근 서방 언론의 눈에 비친 오늘날 평양의 모습이 진정한 변화를 의미하는 것일까요? 오늘도 지난 시간에 이어 일본의 언론매체인 '아시아프레스', 오사카 사무소의 이시마루 지로 대표와 대화를 나눠보겠습니다.
- 이시마루 대표님. 안녕하세요.
[Ishimaru Jiro] 네. 안녕하십니까?
- 지난 시간에 서방 언론이 소개한 북한의 화려한 모습 가운데에는 '시장 경제가 활성화한 면도 엿볼 수 있지만, 연출된 내용이 많았을 것이다'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동안 '아시아프레스'는 평양 취재를 통해 그동안 알려지지 않았던 평양의 모습을 많이 보도한 바 있는데요, 최근 서방 언론이 소개하지 않은 평양의 또 다른 모습은 무엇일까요?

[Ishimaru Jiro] 외국의 언론 매체는 안내 없이 잠시도 평양을 자유롭게 돌아다닐 수 없고, 사람과 대화도 못 합니다. 사실 평양 사람들은 먹고살기 위해 정말 열심히 노력하고 일하거든요. 그 모습은 평양의 주택가와 아파트에 가면 많이 볼 수 있습니다. 주택가에 가면 엄청난 주민들이 야외에서 장사를 합니다. 노점상이죠. 평양 시민에게 배급을 주지만, 이것만으로는 모자라기 때문에 장사를 해서 돈을 벌어야 합니다. 그래서 평양 시민들이 열심히 장사를 합니다. 이 모습을 '아시아프레스'의 내부 취재 협조자들이 영상에 기록해왔는데, 그 모습을 보면 정말 평양 시민도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 과거에 '아시아프레스'가 소개한 바 있습니다만, 외국인 관광객에게 깨끗한 평양의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허름한 옷차림의 시민은 지하철도 이용하지 못하게 단속하기도 했고요, 또 사진을 보내주셨습니다만, 길거리에서 물건을 파는 상인의 모습도 볼 수 있거든요. 서방 언론에 소개된 화려한 면과 또 다른 모습을 엿볼 수 있는 것 같습니다.
[Ishimaru Jiro] 그렇습니다. 처음에 말씀드렸지만, 북한 당국은 외국 매체가 북한을 방문할 때 철저히 주민 통제를 하고 연출 무대를 준비합니다. 여기서 철저한 통제라는 것은, 평양 사람들도 장사를 해서 먹고 살기 때문에 큰 짐을 갖고 돌아다녀야 하고, 초라한 옷차림의 사람도 있습니다. 그런 모습을 외국 사람들 앞에서 숨기기 위해 큰 짐을 갖고 있거나 초라한 옷차림의 사람은 시내 중심에 못 가게 통제합니다. 외국 사람들이 화려하고 깨끗한 평양의 인상을 갖게 하기 위해서인데요, 외국의 언론 매체는 짧은 시간에 제한된 구역만 봤다는 것을 알면서 취재해야 합니다.
- 그렇다면 보내주신 사진 속 길거리 노점상은 평양 중심부에서는 장사행위를 할 수 없나요?

[Ishimaru Jiro] 그건 아닙니다. 평양 중심부에도 많은 주민이 살지 않습니까? 예를 들어 저희가 촬영한 모란봉 구역도 평양의 중심부입니다. 모란봉 구역의 아파트에도 평상시 사람들이 길가에 나가 장사를 합니다. 그런데 외국 사람이 방문하는 행사가 있을 때는 일절 장사를 금지하고 경찰까지 나가 엄격하게 단속을 합니다. 장사를 못 하면 살 수가 없으니까 주민이 사는 아파트구역에서는 평상시에 장사를 많이 합니다.
- 그렇다면 이시마루 대표님께서 강조하고 싶은 평양의 진짜 모습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Ishimaru Jiro] 평양에는 300만 주민이 살고 있지 않습니까? 이 300만 명이 다 특권층은 아닙니다. 역시 서민들이거든요. 매일 열심히 일하고, 장사하고, 먹고 살기 위해 노력합니다. 그 모습을 외국 기자들이 볼 수 없는 건데, '아시아프레스'는 이런 모습을 전 세계에 보여주고 싶습니다.
- 대표님. 이제 마지막으로 정리가 필요할 것 같습니다. '워싱턴포스트'도 지적했지만, 북한은 평양은 외부 사회에 전시효과를 노리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평양은 민간경제가 확산하고 새로운 변화를 이끌어가고 있다고 평가할 수 있을까요? 아니면 여전히 철저한 계획에 따라 보여주기 위한 도시에 불과하다고 볼 수 있을까요?
[Ishimaru Jiro] 외국 언론이 평양을 방문할 때는 철저한 통제와 단속, 연출이 있고 그 안에서만 취재할 수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러나 당국에서 연출하는 것은 한계가 있습니다. 휴대전화를 다 공급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차를 다른 곳에서 가져올 수도 없을 텐데요, 지금은 이렇게 봅니다. 평양뿐 아니라 북한 전체가 시장 경제의 활성화 때문에 경제 활동이 활발해진 것이 사실이고, 북한 당국에서는 외국 언론 앞에서 시장 경제의 활성화도 평양이 화려하게 보이게끔 이용하고 있다고 볼 수 있을 겁니다. 시장 경제 때문에 평양 사람들의 경제활동이 활성화된 부분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 네. 이시마루 대표님. 오늘 말씀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지금까지 '아시아프레스', 오사카 사무소의 이시마루 지로 대표였습니다. 대표님, 고맙습니다.
[Ishimaru Jiro] 네. 고맙습니다.

최근 서방 언론에 소개된 평양의 화려한 모습은 외국 언론에게 보여주기 위한 연출일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대부분 평양 시민이 월급과 배급만으로는 살 수 없을 만큼 기본적인 경제구조는 여전히 무너져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서방 언론에 비치지 않은 평양의 이면에는 생계를 위해 열심히 장사하고, 노력하는 평범한 시민이 있었습니다. 겉으로 화려하게 보이기 위해 북한 당국으로부터 가려져 있었을 뿐인데요,
철저한 통제와 단속, 연출이 가득한 북한의 수도 평양, 하지만 그 안에는 매일 열심히 살아가는 북한 주민을 통해 시장 경제도 점점 확산하고 있습니다. 이것이 오늘날 평양의 모습이 아닐까요?
노정민의 <라디오 세상> 오늘 순서는 여기서 마칩니다. 다음 시간에 다시 찾아뵙겠습니다. 지금까지 진행에 RFA 자유아시아방송, 노정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