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디오 세상] 북, 중국산 추석용품 수입 줄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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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북한을 중심으로 미국과 한국 등 국제사회에서 일어난 일들을 통해 북한의 정치, 경제, 사회를 엿보고 흐름과 의미를 살펴보는 노정민의 <라디오 세상> 시간입니다.

한반도는 추석 명절을 앞두고 있습니다. 한국에서는 올해도 추석 연휴를 맞아 3천만 명의 민족 대이동이 예상되고요 추석 당일에는 440만 대의 차량이 고속도로를 이용할 것이란 전망도 있습니다. 북한을 떠나 한국과 미국, 유럽 등에 정착한 탈북자들도 추석을 맞아 고향과 가족을 그리워하는 마음은 여전합니다.

반면, 미국은 사상 최악의 9.11테러가 발생한 지 10년이 됐습니다. 10주년을 맞은 11일, 테러 현장을 비롯한 미국 전역에서는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행사가 열릴 예정인데요, 10년이 지난 지금도 미국을 비롯한 전 세계는 여전히 테러에 대한 두려움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수천 명의 소중한 생명을 앗아간 9.11테러를 통해 그동안 대한항공 여객기 폭파사건과 천안함 격침 등 북한이 한국을 대상으로 저질렀던 테러도 함께 떠올려보는데요, 테러가 남긴 아픔은 시간이 지나도 끝이 아닌 진행형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됩니다.

한민족 최대 명절인 추석과 9,11테러 10주년에 즈음한 노정민의 <라디오 세상> <오늘의 초점>으로 시작합니다.

<오늘의 초점>

- 한민족 최대의 명절인 추석이 다가옵니다. 한국과 북한에서는 추석맞이 준비로 명절 분위기가 무르익고 있는데요, 올해 추석을 맞아 중국에서 북한으로 추석 물품이 들어가지만, 양은 예년보다 줄어들었다고 합니다. 오늘 이 시간에는 중국을 연결해 북한과 중국의 추석맞이 모습을 살펴보겠습니다.

- '프리즈비'라는 서양의 운동경기가 있는데요, 최근 북한에서는 '프리즈비' 경기의 보급이 한창입니다. 올해 최초로 '프리즈비' 경기가 열리는가 하면 지난달에도 외국인 선수들을 초청해 경기 규정과 기술 등을 배웠는데요, 북한 주민도 매우 흥미로워했다고 합니다.

이 시간에 다룰 <오늘의 초점> 입니다.

=성묘 위해 과일, 술 등 수입

“더도 말고 덜도 말고 오늘만 같아라!” 1년 중 가장 즐겁고 풍성한 한민족 최대의 명절인 추석이 다가오는데요, 한국에서는 추석 연휴에 평균 369만 대의 차량이 고속도로를 이용할 것으로 예상하는가 하면 탈북자, 외국인들을 대상으로 다양한 행사가 열립니다.

텔레비전과 신문에서는 추석을 맞아 시장물가와 교통상황은 물론 추석과 관련된 소식 등을 알리면서 한민족 최대의 명절 분위기를 띄우고 있는데요,

오늘 <라디오 세상>에서는 중국을 연결해서 추석을 앞둔 중국의 모습과 북한 주민의 추석맞이 상황 등을 살펴보겠습니다. 중국의 김준호 특파원 전화 연결돼 있습니다. 김준호 특파원~!!

[김준호 특파원] 네. 여기는 중국입니다.

네. 곧 추석입니다. 중국의 변경도시에서 추석을 준비하는 북한 주민의 준비 모습을 볼 수 있을 것 같은데요, 올해 추석을 앞두고 중국에서 북한으로 추석 용품이 많이 들어가는 것을 볼 수 있는지요?

[김준호 특파원] 네, 추석이 민족 최대의 명절이니까 당연히 추석을 쇠기 위한 용품들이 중국에서 북한으로 나가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주로 과일과 술, 과자를 비롯해 생선이나 명태 같은 건어물 또 돼지고기나 소고기는 물론이고, 북한지역에도 그리 귀할 것 같지 않은 채소들도 많이 나갑니다. 북한에서는 추석날 집에서 제사를 지내지 않으니까 산소에 성묘를 가기 위한 것들로 보입니다.

그런데 북한 사람들을 상대로 장사하는 상인들의 말을 들어보면 해가 갈수록 북한으로 나가는 명절 물품이 점점 줄어든다는데요, 북한 주민의 호주머니 사정이 점점 좋지 않기 때문이란 겁니다. 특히 화폐개혁 이후에 이같은 현상이 더 두드려졌다는 것이 상인들의 한결같은 목소립니다.

또 북한에서는 추석 때 성묘를 가지 않습니까? 이 때 북한 사람들이 많이 찾는 것을 중심으로 산소에 가지고 갈 음식재료들을 상자에 담아 팔고 있는데, 이걸 중국 상인이나 북한사람들 모두 ‘상감’이라고 부릅니다. 과일이나 과자, 당과류(사탕), 그리고 술 몇 병과 명태와 같은 건어물 등을 상자에 담아 북한 고객들에게 팔고 있는데요, 내용물의 양과 종류에 따라 상감의 가격이 인민폐로 몇십 위안부터 몇백 위안까지 하는 것도 있습니다.

올해 추석은 평년보다 일찍 찾아오지 않았습니까? 그래서 햇곡식은 아직 멀었고, 벼 이삭도 아직 여물지 않았습니다. 또 가을과 추석의 상징인 밤도 아직 퍼렇기 때문에 북한 주민이 추석 물품을 마련하는 데 애를 먹고 있습니다.

북한으로서는 추석에 앞서 9일이 정권창건일인 9.9절이었는데요,

[김준호 특파원] 그렇습니다. 그래서 올해는 추석 용품과 함께 많이 팔리는 것이 있는데요, 바로 꽃다발이나 꽃바구니입니다. 12일인 추석을 며칠 앞둔 9일이 바로 북한 정권의 창건일인 ‘9.9절’인데요, 김일성 전 주석의 동상 앞에 갖다 놓기 위한 꽃다발을 많이 구입해 가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사실 북한에서 9.9절은 김일성 , 김정일 생일 다음으로 큰 명절인데요, 잘 먹지는 못하더라도 크고 비싼 꽃다발을 바칠수록 충성도가 높은 사람으로 평가를 받기 때문에 꽃다발 준비는 소홀히 할 수가 없는 겁니다. 또 올해는 9.9절이 추석과 가까이 있어서 김정일 위원장이 이번 추석을 검소하게 보내라는 지시가 있다는 보도도 있었습니다.

한편, 9.9절은 북한이 쉬는 날이기 때문에 북한과 중국 변경의 세관들도 8일까지 열었고요, 추석날 다음날인 13일에 다시 문을 열게 됩니다.

중국도 중추절이라고 하죠? 추석 명절을 보내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명절 때가 되면서 물가가 치솟지 않았나요? 중국의 물가는 또 북한과 깊은 관련이 있지 않습니까?

[김준호 특파원] 꼭 추석이 아니더라도 그동안 중국의 물가가 계속 올라서 중국 정부도 물가 안정을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특히 서민들의 생활과 직결되는 식료품의 물가가 큰 폭으로 오르면서 중국 식품류에 관한 물가 상승이 중국 전체의 물가 상승을 주도하고 있는데요, 식품류 중에서도 중국인들의 소비가 가장 많은 돼지고기와 닭고기, 계란, 식용유 같은 것은 중국 전체 물가 상승률인 6.5%보다 몇 배나 높은 20~30%를 웃돌고 있습니다. 인건비와 사료값이 오른 것이 물가 상승의 원인으로 지적되는데요, 추석명절을 맞으면서 중국의 물가상승은 더 꿈틀거리고 있습니다.

특히 중국의 물가상승은 북한 물가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주게 마련인데요, 이 때문에 북한에 팔리는 추석 용품 등의 가격도 당연히 더 비싸지는 거죠. 그래서 중국 상인들과 물건을 들여가는 북한 고객들 사이에서 물건값을 놓고 시비가 종종 발생하기도 합니다. 중국에서 영업을 하는 북한 식당들, 추석을 맞아 영업이 더 잘되는지도 궁금합니다.

[김준호 특파원] 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평소보다 영업이 더 안 됩니다. 왜냐하면 북한 식당의 주 고객인 한국 사람들이 추석 명절을 맞아 한국으로 돌아가는데다 중국인들도 추석 때 가족들과 외지로 여행을 떠나거나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기 때문입니다. 이는 북한 식당뿐만 아니라 한국 식당이나 중국 식당들도 비슷한 현상인데요, 그렇다고 북한 식당이 영업을 하지 않는다거나 식당 종업원들에게 휴식 시간을 내주지는 않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끝으로 중국 사람들의 추석은 남한이나 북한의 추석 명절과 다른 점이 있는지요? 또 중국 사람들은 추석 명절을 어떻게 즐기는지 간단하게 전해주세요.

[김준호 특파원] 중국도 추석, 즉 '중추지에'가 명절이긴 하지만 한국이나 북한의 추석명절만큼 큰 명절에 속하지는 않습니다. 그래서 공식적으로는 추석날인 12일 하루만 휴무일인데요, 지방에 따라 원래 쉬는 날인 지난 토요일과 일요일인 10일과 11일에 정상적으로 근무하고 대신 12일부터 14일까지 쉬는 곳도 많습니다.

중국인들은 추석명절에 주로 월병을 선물하는 풍습이 있는데요, 요즘 같은 추석 때가 되면 월병을 파는 기업이나 상점은 월병을 판매하는데 열을 올리고 있습니다. 이 월병 한 상자에 싼 것은 몇 달러에서 비싼 것은 2~300백 달러가 넘기도 합니다. 그래서 이런 고급 월병을 주고 받는 것은 선물이 아니라 뇌물이라는 말까지 나옵니다.

또 추석 때 조상의 묘를 찾아 성묘하는 풍습은 남북한과 크게 다르지 않고요, 보름달이 뜨는 초저녁에는 사거리 모퉁이에서 조상에게 용돈을 준다는 의미로 돈을 상징하는 노란색 종이를 태우는 풍습이 있는데요, 최근에는 화재의 위험과 환경 미화 때문에 중국 당국이 이를 금지하고 있지만 이미 오랜 풍습으로 자리 잡았기 때문에 중국인들이 말을 듣지 않아 중국 당국의 속을 썩이고 있습니다.

네, 소식 감사합니다. 추석 명절 잘 쇠시기 바랍니다. 지금까지 중국의 김준호 특파원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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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 태송산 공원에서 ‘프리즈비(Frisbee)’ 경기를 즐기는 북한 주민의 모습. (사진-평양 프리즈비 대회에 참가한 외국인 페이스북)

=북, 서양 스포츠 '프리즈비(frisbee)' 보급

‘얼티밋 프리즈비(ultimate frisbee)'라는 스포츠를 아십니까? ‘프리즈비’는 두 개 팀이 서로 플라스틱 원반을 던지며 주고받는 놀이인데요, 미국이나 유럽 등 외국에서는 공원이나 해변에서 '프리즈비'를 하는 사람들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바람을 가르며 날아오는 원반을 민첩하게 받아내는 것이 특징인데요, 처음에는 호주의 원주민들이 던지던 부메랑이 유럽과 미국으로 전해지면서 원반던지기로 변했고, 이제는 정식 운동경기로 발전했습니다.

지름 35cm의 플라스틱 원반으로 하는 ‘얼티밋 프리즈비’ 경기는 선수 7명이 원반을 던져 상대팀 진영에서 받았을 때 득점을 하는 건데요, 미국의 미식축구, 즉 풋볼과 유사합니다. 신체접촉이나 태클이 없어 안전하면서도 빠른 속도와 많은 운동량을 요구하는 경기입니다.

북한주민에게는 ‘얼티밋 프리즈비’가 참 생소한 운동경기인데요, 이같이 서양의 운동경기 ‘프리즈비’가 최근에 북한에도 전해지고 있어 눈길을 끕니다.

지난 4월에는 북한에서 처음으로 프리즈비 경기가 북한 평양의 태송산 공원에서 개최됐습니다. 중국 ‘고려여행사’의 주최로 외국인과 북한 주민이 참가한 가운데 ‘프리즈비 국제평화 경기’가 열렸는데요, (Ultimate Frisbee International Peace Tournament) 당시 경기에 참가한 외국인들은 북한 선수와 주민에게 어떻게 원반을 던지고 받는지, 경기를 어떻게 진행하는지 등을 가르쳤습니다.

선수뿐만 아니라 밖에서 이를 지켜본 북한 주민도 생소한 ‘프리즈비’ 경기를 흥미 있게 지켜보다가 외국인들의 제안으로 원반을 던져보기도 했는데요, 제대로 원반을 던지지 못하면서도 ‘프리즈비’를 재미있어하는 북한 주민의 모습이 매우 인상적이었다고 이 외국인은 자신의 인터넷 홈페이지에 설명했습니다.

지난달 말에도 외국의 ‘프리즈비’ 선수들이 평양에 도착했습니다. 평양의 AP통신에 따르면 12명의 외국인 선수들과 북한 선수들이 ‘프리즈비’ 경기를 통해 기량을 전수하고 점검했는데요, 처음 ‘프리즈비’를 접해본 북한 학생은 “나중에 또 해보고 싶다”라고 말했다고 합니다.

외국의 주요 언론에서도 ‘얼티밋 프리즈비’ 경기가 북한에 처음 도입된 데 대해 큰 관심을 나타냈는데요, 외국인들은 이처럼 서양의 스포츠와 문화를 북한에 알리는 것이 북한에 현금을 주거나 아리랑 축제에 참가하는 것보다 더 의미 있는 일이 될 것이란 의견을 나타내기도 했습니다.

한국에서도 ‘얼티밋 프리즈비’ 협회와 동호회가 있으며 국제대회를 개최하는 등 ‘프리즈비’ 보급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데요 이밖에도 중국은 물론 일본과 말레이시아, 홍콩, 대만 등에서도 이미 ‘프리즈비’가 보급돼 확산하고 있습니다.

노정민의 <라디오 세상> 오늘 순서는 여기서 마칩니다. 다음 시간에 다시 찾아뵙겠습니다. 지금까지 진행에 RFA 자유아시아방송, 노정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