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북한을 중심으로 미국과 한국 등 국제사회에서 일어난 일들을 통해 북한의 정치와 경제, 사회를 엿보고 흐름과 의미를 살펴보는 노정민의 <라디오 세상> 시간입니다.
아프리카의 38개국에서 선발된 43명의 여성 기업가들이 지난 19일부터 3주간 일정으로 미국을 방문 중입니다. 각 국가에서 기업을 이끌고 있는 아프리카의 여성 기업가들은 미국 국무부의 연수 프로그램으로 힐러리 클린턴 미국 국무장관을 만났고, 앞으로 3주 동안 미국의 정책 기관과 기업, 산업 단체, 비정부기구 등을 만나 경제 협력의 기회와 방법을 모색하게 됩니다.
또 이번 연수에서는 여성들의 사회, 경제적 참여의 기회를 늘리고 여성들의 참여와 역할을 늘리기 위한 법과 규정, 문화의 변화를 꾀하면서 미국의 투자를 확대하는 방안 등도 논의하게 되는데요, 아프리카 국가의 정치과 경제, 사회에서 여성이 차지하는 비중과 역할이 점점 커지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최근 아프리카에서는 민주정치와 경제개혁을 통해 모든 면에서 큰 발전을 이루고 있는 국가가 많아 비슷한 환경의 북한에 롤 모델, 즉 본보기가 되고 있는데요, 훗날 북한의 여성 기업가나 경제 지도자도 아프리카 여성처럼 미국은 물론 전 세계를 돌아다니며 북한의 경제를 위해 연구하고 협력하는 모습을 볼 수 있게 되기를 희망해 봅니다.
노정민의 <라디오 세상>, <오늘의 초점>으로 시작합니다.
<오늘의 초점>
- 북한의 '조선국립교향악단'의 미국 공연에 관한 추진이 본격화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일본 조총련의 핵심 관계자는 '조선국립교향악단'이 미국에 가는 것은 거의 결정됐고, 시기를 오는 11월에 맞춰 미국 측과 조율하고 있다고 전했는데요, 2008년 뉴욕필하모닉 오케스트라 평양 공연의 답방 형식이 될 전망입니다.
- 지난주 목선을 타고 일본에 표류한 탈북자 9명 중 한 명은 한국 드라마와 영화를 보고 탈북을 결심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최근 북한을 나온 탈북자 50명 중 48명이 한국 드라마를 봤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는데요, 한류가 북한에 얼마나 널리 퍼져 있는지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방영된 한국 드라마와 영화, 가요가 북한에 전파되는 속도도 수일 밖에 걸리지 않을 만큼 빨라지고 있습니다.
이 시간에 다룰 <오늘의 초점> 입니다.
-11월 성사 위해 물밑접촉 진행 중
미국 국무부의 스티븐 보즈워스 대북정책 특별대표와 북한 외무성의 김계관 제1부상이 미국 뉴욕에서 만난 지난 7월. 미국과 북한의 고위급 회담에서 미국이 양국의 관계 개선을 위해 제안한 민간교류의 내용으로는 북한 내 미군 유해의 발굴 재개와 이산가족의 상봉, 북한에 납치된 푸에블로호의 반환, 북한 유적지의 보전 지원과 함께 북한 교향악단의 방미(exchange orchestra performances)가 포함돼 있습니다.
한국과 북한 간 고위급 회담이 열리고 미국과 북한 간 대화 재개의 물꼬가 트이면서 인도주의적 사안과 문화 교류의 활성화가 예상되는 가운데 북한 ‘조선국립교향악단’의 미국 방문이 다시 추진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중국의 대북 소식통은 일본에서 만난 조총련 핵심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북한의(우리) 조선국립교향악단이 미국 공연을 위해 오는 11월쯤 미국을 방문하는 것으로 조율하고 있다”라고 21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밝혔습니다.
이 관계자는 “‘조선국립교향악단’이 미국에 가는 것은 거의 결정됐다”며 “미국의 민간단체를 통해 물밑 접촉을 진행하고 있다”라고 말했다고 이 소식통은 덧붙였는데요, 조선국립교향악단의 방미를 기점으로 다시 미․북 관계에 진전이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실제로 지난 7월, 미국과 북한의 고위급 회담 이후 워싱턴의 외교가에서는 북한 교향악단의 미국 공연에 대한 이야기가 심심치 않게 흘러나왔습니다. 특히 2008년 미국 ‘뉴욕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평양 공연이 미․북 간 관계 개선의 새로운 전환점이 되면서 이후 답방 형식으로 ‘조선국립교향악단’의 미국 공연이 추진되기도 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미국 뉴욕의 외교소식통도 북한이 오랫동안 ‘조선국립교향악단’의 미국 공연을 희망해왔으며 북한 교향악단의 방미는 양국 관계의 새로운 시작을 상징하는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거론됐다고 21일 자유아시아방송에 말했습니다.
특히 한국의 정명훈 서울시립교향악단 음악감독이 최근 북한을 방문해 북한의 조선국립교향악단의 공연을 관람하고 지휘했으며 올해 안에 남북 합동공연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것도 이같은 분위기를 뒷받침하고 있다는 설명입니다.
한편, 미국의 외교소식통은 미국 국무부의 보즈워스 특별대표가 곧 북한을 방문하면 미군 유해의 발굴 문제도 구체적으로 논의될 것이라며 미국과 북한 간 인도주의적 사안의 교류가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The return of US military soldiers lost in the war, I think that this may well be on the list of things to be discussed if and when Ambassador Bosworth goes to Pyongyang.) 또 이것이 미․북 이산가족의 상봉과 식량 지원 등 다른 사안으로 확대될 가능성도 큰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처럼 한국과 북한의 고위급 회담에 이어 미․북 대화가 다시 열리고, 6자회담 재개의 물꼬가 트일 가능성이 큰 가운데 당분간 미국과 북한 간 의료, 학술, 문화 등 민간교류는 더 많아질 것으로 보입니다.
여러분께서는 RFA 자유아시아방송 노정민의 <라디오 세상> 듣고 계십니다.
-지난해 탈북한 50명 상대 설문조사
지난 13일 목선을 타고 일본에 표류한 탈북자 9명. 이 중 남성 한 명은 일본 당국의 조사에서 “한국 드라마와 영화를 보고 탈북을 결심했다”라고 말했습니다.
일본의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북한군에 소속돼 오징어잡이를 한 이 남성은 먹고 살기가 어려울 정도는 아니었지만 한국의 드라마와 영화 속에 비친 한국의 거리와 시민의 생활을 보고 한국행을 결심한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북한의 인권상황을 알리기 위해 19일 미국 워싱턴을 찾은 김성민 ‘자유북한방송’ 대표는 지난 4월 탈북자 5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탈북자 50명 중 48명이 한국 드라마를 본 사실을 확인했다고 이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밝혔습니다.
[김성민] 저희가 지난 4월에 2010년에 북한에서 탈출한 탈북자 5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했습니다. 2010년에 탈출해서 4월에 저희를 만나려면 중국에 열흘 이상 있으면 안 되거든요. 50명 중의 48명이 한국 드라마를 봤습니다. 한 번, 한 편이라도 본 사람이 그렇게 됩니다. 그리고 4명이 라디오를 들었어요. 과거의 라디오와 (드라마의) 시각적인 것은 완전히 차이가 나죠.
김 대표는 과거의 라디오를 듣던 때와 달리 북한에 유입된 한국 드라마가 북한 주민에게 끼치는 시각적인 영향력이 대단하다고 지적했는데요, 최근 자유아시아방송(RFA)이 취재한 바에 따르면 북한 주민과 청소년 사이에서 ‘거침없이 하이킥’, ‘꽃보다 남자’, ‘아이리스’ 등 한국 드라마와 ‘무한도전’과 ‘1박 2일’ 등 오락 프로그램, 그리고 ‘괴물’, ‘화려한 휴가’, ‘실미도’ 등 한국 영화가 큰 인기를 끌고 있으며 이미 DVD, 즉 알판을 갖고 있거나 구하려는 사람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또 학생들 사이에서는 드라마에 나오는 배우의 말투와 머리 모양, 의상이 유행하거나 한국 가수들의 춤을 배우고 따라 하는 모습도 볼 수 있는데요, 북한 당국이 아무리 통제해도 한국 드라마와 음악은 이미 북한 사회에서 점점 확산하고 있습니다.
북한 내부의 소식을 전하는 ‘림진강’ 잡지의 이시마루 지로 대표도 중국과 북한의 국경지역에서 위성 텔레비전을 통해 방영된 한국 드라마가 다음날 DVD로 복사돼 중국 측 시장에서 판매되고 다시 장사꾼을 통해 북한 측에 전달되는데 시일이 수일밖에 걸리지 않는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힌 바 있습니다. 이르면 방영 다음날에도 북한에 갈 수 있다는 건데요
[Ishimaru Jiro] 연변에서는 한국 드라마 다 봅니다. 거기서 복사한 뒤 소시장 같은 곳에서 다 팔아요. 어젯밤에 방송한 것은 다음날에 곧바로 유통됩니다. 한국 드라마가 인기가 있으니까 장사꾼들이 두만강을 건너가 북한에서 다시 파는데요, 강을 건너 전달하는 것이 문제이긴 하지만 기간은 오래 걸리지 않습니다.
지로 대표는 북한에서 한국 드라마의 인기가 높고 드라마의 전파가 이전보다 빠른 만큼 북한 주민에게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크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강조했습니다. 자유북한방송의 김성민 대표도 한국 드라마의 파급 효과에 대해 같은 목소리를 냈는데요,
[김성민] 배 타고 온 친구도 그렇고 실제 북한 사람들이 남한 드라마 보면서 호기심이 증폭되죠. 좀 더 북한 사람들이 이해하게 의식변화에 도움이 될 수 있게 영상물도 만들어져야 하지 않느냐는 생각을 해 봤습니다.
적발되면 강력한 처벌을 받지만 그럼에도 북한에서 무섭게 확산하는 한류 열풍, 탈북자들은 그 이유에 대해 한국 드라마와 영화가 인간의 순수한 마음과 기본적인 욕구, 그리고 자유를 그대로 표현했기 때문에 사회주의 체제에 물든 북한 주민이 자연스럽게 빠져든다고 설명하는데요,
이제 한국 드라마가 막연한 동경을 넘어 직접적인 탈북의 동기가 되는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는 지적입니다.
노정민의 <라디오 세상> 오늘 순서는 여기서 마칩니다. 다음 시간에 다시 찾아뵙겠습니다. 지금까지 진행에 RFA 자유아시아방송, 노정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