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디오 세상] 미 민간단체, 북한서 20년째 미군유해 발굴 작업/ ITU, 해킹 대응•사이버 안보 연수에 북 초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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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에 계신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북한을 중심으로 미국과 한국 등 국제사회에서 일어난 일들을 통해 북한의 정치와 경제, 사회를 엿보고 흐름과 의미를 살펴보는 노정민의 <라디오 세상> 시간입니다.

미국 워싱턴에서는 다음 달 한인들의 최대 행사인 '코러스 축제'가 열리는데요, 이 축제 기간에 워싱턴 일원에 정착한 탈북자 4명이 북한식 만두를 만들어 팔기로 해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탈북자들은 축제 기간에 만두와 감자전 등을 만들어 이곳 한인들의 입맛을 사로잡겠다고 포부를 밝혔는데요, 여기에서 벌어들인 수익금은 미국 정착에 어려움을 겪는 탈북 청년의 학비와 생활비 등을 보태는 데 쓰일 예정입니다.

워싱턴을 중심으로 미국에는 지난 8월 현재까지 123명의 탈북자가 난민 인정을 받고 정착했는데요, 말과 문화가 달라 이들이 살아가는데 많은 어려움이 있지만 이들을 돕는 미국인과 한인들의 손길로 용기를 내며 열심히 살아가고 있습니다.

노정민의 <라디오 세상>, <오늘의 초점>으로 시작합니다.

<오늘의 초점>

- 미국과 북한 간 미군 유해의 발굴에 관한 협상이 예상되는 가운데 이미 미국의 민간단체가 북한 지역에 묻힌 미군 유해의 발굴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신원 확인의 정확성'과 '발굴 비용' 등 많은 어려움이 있지만, 이 민간단체는 유해 발굴을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는데요, 하지만, 일부에서는 북한이 유해 발굴을 협상의 수단으로 이용하고 있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 유엔 산하 '국제전기통신연합(ITU)'과 '국제사이버테러 대항 협력기구'가 오는 11월에 시행하는 '컴퓨터 보안과 관리'에 관한 연수에 북한을 초청했습니다. 이번 연수에서는 '디도스'를 비롯한 컴퓨터 해킹 공격과 정보의 보안에 관한 내용 등이 거론될 예정이어서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이 시간에 다룰 <오늘의 초점> 입니다.

-한국전 참전 미 장성 부인 주도

최근 자유아시아방송(RFA)이 접촉한 미국의 민간단체, ‘위트컴 희망재단’의 한묘숙 이사장은 지난주 직접 중국을 방문해 북한의 유해 발굴 상황을 점검하고 미군 유해의 발굴 작업에 관한 일정을 검토했습니다.

한국 전쟁에 참전한 미군 장성, 리처드 위트컴(Richard Whitcomb) 장군의 부인인 한 이사장은 숨진 남편의 뜻을 받들어 1990년대 초부터 미군 유해의 발굴에 본격적으로 나섰는데요, 북한 지역에서 발견한 미군 유해나 군번줄을 가져다 이를 확인하고 유가족에게 건네주는 인도주의적 사업을 펼치고 있습니다. 북한 내 미군 유해 발굴의 재개를 위한 미국과 북한 정부 간 협의가 예상되는 가운데 이처럼 민간단체가 유해 발굴 작업을 진행하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는데요,

중국의 조선족 대북사업가는 여러 북한 관리의 말을 인용해 “유해 발굴 작업이 민간단체 차원에서 이미 진행되고 있다”라고 전했고 함경북도의 북한 주민도 유해 발굴을 하는 사람으로 보이는 미국인들을 여러 차례 직접 목격했다”라고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특히 미군이 많이 사망한 것으로 알려진 함경북도 지방에는 훗날 큰돈이 될 수 있다는 생각에 미군의 군 인식표를 주워 소중히 간직하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라고 이 북한 주민은 덧붙였는데요, 한국의 일부 전문가들도 북한에서 유해 발굴 작업이 이미 진행 중인 것으로 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한 바 있습니다.

하지만 미국 정부가 아닌 민간단체 차원에서 미군 유해의 발굴이 이뤄지는 것은 유해의 신원 확인에 대한 정확성에 한계가 있고, 또 유해 발굴을 통해 돈을 벌기 위한 북한 당국의 계산이 깔려있다는 지적도 적지 않습니다.

지금까지 알려진 바에 따르면 북한 당국이 유해 한 구당 요구하는 금액은 약 2~3만 달러. 지금까지 민간단체의 미군 유해의 발굴 사업을 도운 중국의 대북사업가도 “그래서인지 미군 유해가 가장 많이 묻혀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장진호 근처에는 민간단체의 접근을 제한적으로만 허용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미국 정부와 협상에서 통 큰 요구를 제안하기 위해서란 지적인데요, 실제로 미국 의회조사국에 따르면 미국은 1993년부터 2005년까지 유해 발굴 작업에 대한 비용으로 약 2천800만 달러를 지불했습니다.

특히 미군 유해의 발굴은 미국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인도주의적 사안이고 유해 발굴에 관한 미국 행정부와 의회의 움직임이 분주해지면서 북한 당국이 이를 통해 막대한 현금이나 다른 대가를 원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는 관측이 지배적입니다.

‘위스컴 희망재단’도 그동안 미군 유해의 발굴 사업을 위해 북한 측이 요구한 물건을 구입하고 유해를 건네받는 비용으로 100만 달러 이상의 돈을 지출했지만 대부분 가짜로 판명돼 뚜렷한 성과는 거두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한 이사장은 지난 4월 한국의 한 언론과 회견에서도 “북한이 미군 유해를 미국과 협상카드로 생각하기 때문에 누군지도 모르는 유해를 창고에 잔뜩 쌓아놓고 있다”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하지만, 한 이사장은 “남편의 유언사업인 이 일을 생명이 다하는 날까지 계속할 것”이라며 강한 의지를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는데요,

한편, 지난 7월 미국과 북한의 고위급 회담에서 미군 유해의 발굴 문제가 논의된 이후 곧 다시 열릴 것으로 예상되는 미․북 간 고위급 회담에서 미군 유해 문제는 다시 거론될 것으로 관측됩니다.

미국 국방부 산하 전쟁 포로와 실종자 담당국에 따르면 지금까지 한국 전쟁에서 숨진 미군 유해 중 172구의 신원이 확인돼 가족의 품으로 돌아갔습니다. 올해에만 27구의 신원이 추가로 확인된 건데요, 지금도 한국 전쟁에서 실종된 8천여 구의 미군 유해는 아직도 집으로 돌아오지 못하고 있습니다.

-디도스 대응 방법 등 연수

유엔 산하 ‘국제전기통신연합(ITU)’이 ‘국제사이버테러 대항협력기구’, 즉 IMPACT(International Multilateral Partnership Against Cyber Threats)와 함께 시행하는 ‘컴퓨터 보안과 관리(Securing Network)’에 관한 연수에 북한을 초청했습니다.

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국가를 대상으로 한 이번 연수는 오는 11월 1일부터 4일까지 ‘IMPACT’의 본부가 있는 말레이시아에서 열리는데요, ‘국제전기통신연합’ 측은 북한도 회원국이기 때문에 연수에 관한 참가 신청서를 보냈다고 27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밝혔습니다.

컴퓨터와 관련한 ‘정보의 보안과 관리’, ‘보안 체계의 구축과 운영’ 등을 배우고 실습하게 될 이번 연수에서 가장 시선을 끄는 것은 '디도스(DDoS)'나 'Phishing‘, 'Botnet'과 같은 컴퓨터 해킹 공격을 이해하고 이에 대응하는 방법입니다. (understanding the type of attack, DDoS, Spamming, Phishing, Botnets)

특히 북한은 지난 4월과 5월, 한국의 청와대와 금융회사 등 한국의 주요 인터넷 홈페이지에 대한 디도스 공격을 감행했고 위성정보시스템, 즉 GPS의 장애를 일으킨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특히 북한의 정찰총국은 약 1천 명 규모의 인력을 거느리고 지금까지 수만 건의 컴퓨터 공격을 해 온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IMPACT'와 ‘국제전기통신연합’도 북한의 컴퓨터 해킹 공격을 잘 알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국제전기통신연합’의 아쉬시 나라얀 공보 담당관은 북한의 ‘디도스’ 공격이 이번 연수에서 거론되느냐는 질문에 전반적인 컴퓨터 해킹 공격과 대응방법 등을 설명하지만 특정 국가를 겨냥하지는 않는다고 답했습니다.

특히 'IMPACT'는 북한의 컴퓨터 공격을 직접적으로 제재할 수 없지만 컴퓨터 테러의 심각성을 알리고 이의 대책을 마련하는 데 북한의 참여를 적극적으로 추진해왔는데요, IMPACT의 칼라비니 파키리 선임 공보관의 설명입니다.

[Kalavani Pakiri] 북한의 디도스 공격에 대해서 저희 기구가 제재와 처벌을 가할 수 있는 입장은 아닙니다. 하지만 북한을 비롯한 유엔 회원국 모두가 사이버 테러에 대비해 동참하기를 원합니다.

현재 지금까지 북한의 컴퓨터 해킹 공격과 관련해 ‘국제전기통신연합’이나 ‘IMPACT’ 등 국제기구 차원의 제재 움직임은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컴퓨터 정보의 보완과 관리’에 관한 연수에 북한을 초청했다는 것 자체가 의미를 갖는다는 분위기입니다. 또 북한이 ‘국제전기통신연합’의 회원국이기 때문에 'IMPACT'에도 가입할 것을 국제사회는 권장하고 있습니다. 북한은 아직 이번 연수의 초청에 대해 참석 여부를 알려오지 않았는데요, 참가 신청의 마감일은 다음 달 22일까지입니다.

노정민의 <라디오 세상> 오늘 순서는 여기서 마칩니다. 다음 시간에 다시 찾아뵙겠습니다. 지금까지 진행에 RFA 자유아시아방송, 노정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