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 계신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북한을 중심으로 미국과 한국 등 국제사회에서 일어난 일들을 통해 북한의 정치와 경제, 사회를 엿보고 흐름과 의미를 살펴보는 노정민의 <라디오 세상>입니다.
노정민의 <라디오 세상>, 오늘의 초점으로 시작합니다.
- 불법 중국 휴대전화 사용에 대한 북한 당국의 단속이 계속되는 가운데 지난 9월 말부터는 북․중 국경 지역에서 중국 휴대전화를 이용한 통화가 불가능해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의 강한 방해전파 때문인데요, 양강도 혜산시 대부분은 물론 중국 장백현에 이르기까지 전화통화가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9월 말부터 혜산 지역의 방해전파가 매우 강해진 것 같습니다. 특히 건너편 중국 길림성의 장백현은 인구도 많고 도시도 큰데요, 이곳의 시내에서도 방해전파 장애가 발생했다고 하니까 얼마나 세게 방해전파를 쏘고 있는지 알 수 있습니다."
북한 당국의 방해전파는 궁극적으로 휴대전화를 통한 북한 내부정보의 유출을 막고, 외부 정보의 유입을 차단하려는 의도로 풀이되는데요, 특히 오는 10월 10일, 노동당 창건기념일을 앞두고 경계를 더 강화하려는 움직임도 엿보입니다.
일본의 언론매체인 '아시아프레스'와 함께 <지금, 북한에서는> 시간으로 꾸며봅니다.
- 양강도 혜산시, 9월 말부터 중국과 전혀 통화 안 돼
- 강한 방해전파 탓에 중국 길림성 장백현도 불통
- "중국 휴대전화로 이렇게 통화 안 되기는 처음"
- 북한뿐 아니라 중국에서도 광범위하게 통화 장애 발생
- 정보 유출․확산 막으려는 의지 엿보여
- 오는 10월 10일, 당 창건 기념일 앞두고 강화 움직임
"양강도 혜산에 '전자 장벽', 즉 장애파 발신장치라는 새로운 기기가 새로 들어와 중국 휴대전화의 통화를 차단하고 있다. 혜산시에서는 지난 9월 25일 이후 중국과 통화가 전혀 연결되지 않고 있다. 주민 사이에서도 '우리(북한) 쪽에서 중국, 한국과의 불법통화를 전면 차단하려고 한다"
지난 9월 29일. 북한 양강도 혜산시에 사는 취재협력자가 일본의 언론매체인 '아시아프레스'에 전한 내용입니다. "북한에 의한 강력한 장애전파 탓에 혜산과 국경을 마주 보고 있는 중국 장백현에서는 휴대전화를 사용할 수 없게 돼 지역 주민들의 불만이 크다"
또 지난 9월 30일에는 혜산과 인접한 중국 길림성 장백현에 거주하는 중국인 취재협력자도 비슷한 내용을 '아시아프레스'에 전했는데요, 이처럼 북한의 김정은 정권은 북․중 국경 지역에서 강한 방해전파를 발사해 중국으로부터 불법으로 들어온 휴대전화의 통화를 차단하는 데 애쓰고 있다고 '아시아프레스'가 1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밝혔습니다.
특히 지난 9월 말부터는 압록강 상류에 있는 양강도 혜산시의 대부분 지역에서 통화가 이뤄지지 않게 됐고, 중국 측에서도 넓은 지역에서 휴대전화를 이용한 통화가 불가능해진 것이 '아시아프레스'의 취재결과 확인됐는데요, '아시아프레스' 오사카 사무소의 이시마루 지로 대표의 설명입니다.
[Ishimaru Jiro] 북한에서는 불법으로 반입된 중국전화에 매우 신경을 쓰면서 이를 경계해오지 않았습니까? 특히 2014년 봄부터 방해전파가 많이 세졌습니다. 이것은 압록강 상류뿐 아니라 두만강까지 확대해 무산, 혜산, 회령, 온성 등에도 방해전파를 집중해 쐈는데요, 그런데 9월 말부터 혜산 지역의 방해전파가 매우 강해진 것 같습니다. 특히 건너편 중국 길림성의 장백현은 인구도 많고 도시도 큰데요, 이곳의 시내에서도 방해전파 장애가 발생했다고 하니까 얼마나 세게 방해전파를 쏘고 있는지 알 수 있습니다. 10월 10일을 앞두고 정보유출을 통제하려는 김정은 정권의 강한 의지를 느끼고 있습니다.
이미 북한에서는 수년 전부터 북한 주민의 중국제 휴대전화 사용을 감시하고 처벌을 강화해 왔습니다. 또 몇 년 전부터는 강한 방해전파를 발사해 북․중 국경 지역에서의 휴대전화 통화를 방해하고 있는데요, 이 때문에 북한 주민은 전화통화가 자주 끊기거나 목소리를 잘 듣지 못하는 등의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그럼에도 시내를 벗어나 산에 올라가면 어느 정도 통화가 가능했지만, 지난 9월 말부터는 전혀 통화 자체가 불가능해졌다는 것이 '아시아프레스'의 설명입니다.
실제로 '아시아프레스'의 한 취재협력자는 "지금까지 중국의 휴대전화로 통화해 온 많은 사람이 '모두 이렇게 통화가 전혀 안 되는 것은 처음이다'라며 입을 모은다"고 말했고, 10월 1일 현재 혜산시의 다른 협력자와는 여전히 전화통화가 전혀 되지 않고 있는데요,
북한 측 취재협력자로부터 전화 자체가 오지 않는 데다 반대로 취재협력자에게 전화를 걸면 "전화통화가 불가능하다"는 내용의 녹음만 나옵니다.
또 앞에서 소개한 장백현의 중국인 취재협력자도 국경 지역과 멀리 떨어진 백산 시에서 전화를 걸어온 뒤 장백현으로 돌아간 이후부터 전화가 되지 않고 있는데요, 이처럼 중국 측 도시에서도 광범위한 지역에 걸쳐 휴대전화에 대한 통화 장애가 계속 발생하고 있습니다.
이시마루 대표는 자신이 지난 8월, 두만강 중류에 위치한 길림성 룡정시의 삼합진을 방문했을 때도 휴대전화 통화를 전혀 할 수 없었다고 말했는데요, 이시마루 대표에 따르면 삼합진 주민은 "수년 전부터 시작된 북한 측에 의한 장애전파가 심해져 작년부터는 대부분 휴대전화 통화를 할 수 없게 됐고 이에 대해 중국 측이 항의해도, 북한은 전혀 듣지 않는다"고 설명했습니다.
[Ishimaru Jiro] 제가 지난 8월에 함경북도 회령 앞에 있는 중국 쪽 삼합진을 방문했습니다. 삼합진은 작은 조선족 마을인데, 이때 휴대전화 사용이 거의 불가능했어요. 1년 전부터 그런 상황이 계속돼왔다고 현지 주민이 증언했습니다. 그래도 회령 시 시내를 벗어나 교외로 나가면 통화가 가능했어요. 그런데 9월 말부터 혜산지역에 강한 전파를 발사하고 있지 않습니까? 같은 규모, 같은 강도로 방해전파를 쏘고 있다면 국경 지역 전체에 대한 경계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지난 9월 말부터 강해진 휴대전화 사용에 대한 방해전파가 오는 10월 10일, 북한 노동당 창건기념일을 겨냥해 통제를 강화하려는 목적인지는 확실치 않습니다.
하지만 휴대전화를 통해 북한 내부의 정보가 외부로 유출되거나 또는 바깥세상의 소식이 북한 내로 확산하는 것을 막으려는 의도는 확실해 보이는데요, 실제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은 지난해 2월 25일, 조선노동당 제8차 사상일군대회의 연설을 통해 "적이 끈질기게 들이미는 자본주의 독소가 우리 지경을 넘어서지 못하도록 모기장을 2중 3중으로 든든히 치면서도 제국주의의 사상․문화적 침투 책동을 물거품으로 만들기 위한 주동적인 작전을 전개하여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습니다.
그리고 김정은 제1위원장의 연설 이후 북․중 국경 지역에서 중국 휴대전화에 대한 단속이 매우 엄격해진 것을 실감할 수 있는데요,
[Ishimaru Jiro] 그동안 국경 지역에서 중국 휴대전화 사용자에 대한 단속이 계속 있지 않았습니까? 그래도 완전히 없애지 못했습니다. 이것을 없애기 위해 전파 자체를 완전히 차단하려는 의도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이에 대해 중국 측에서도 강하게 항의할 수 있습니다. 중국의 일반 주민뿐 아니라 중국의 일반 행정, 국경경비, 군사 등 국가 행정에도 영향이 생길 수 있지 않습니까? 물론 10월 10일을 앞두고 이에 대비해 정보 유출을 막으려는 것 같은데, 10월 10일 이후에도 계속된다면 마지막 수단으로 불법 통화를 완전히 봉쇄하겠다는 강한 의지라고 말할 수 있을 겁니다.
최근 북한에서는 추석을 맞아 북․중 국경지방에서 불법 중국 휴대전화 사용자에 대한 단속을 강화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또 지난 8월, 함경북도의 한 소식통은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파통제가 매우 강화됐다"며 "휴대전화 감시 장비들이 도심 곳곳에 배치되고 방해전파도 심해 당분간 전화 연락이 어려울 것 같다"고 말한 바 있는데요,
이같은 북한 당국의 휴대전화 단속과 방해전파 발사 조치는 오는 10일 노동당 창건 기념일을 앞두고 더 강화하고 있습니다. 북한은 물론 중국 장백현까지 미치고 있는 심각한 전파 방해가 과연 10월 10일 당 창건기념일까지 이어질 특별 조치인지, 아니면 지속적인 단속을 예고하는 것인지는 계속 지켜볼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노정민의 <라디오 세상> 오늘 순서는 여기서 마칩니다. 지금까지 진행에 RFA 자유아시아방송, 노정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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