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 계신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북한을 중심으로 미국과 한국 등 국제사회에서 일어난 일들을 통해 북한의 정치와 경제, 사회를 엿보고 흐름과 의미를 살펴보는 노정민의 <라디오 세상>입니다.
노정민의 <라디오 세상>, <오늘의 초점>으로 시작합니다.
<오늘의 초점>
- 브라질의 빈곤퇴치 정책인 '포미제로(Fome Zero)'를 아십니까? '브라질 국민이라면 누구도 배를 곯아선 안 된다', '모든 국민이 하루 세끼 밥을 먹을 수 있도록 하겠다'는 공약 아래 시행된 빈곤퇴치 정책인데요, 남미에서 가장 큰 경제규모를 자랑하는 브라질도 10년 전에는 절대 빈곤층이 5천만 명에 달했지만 '포미제로' 정책으로 2천만 명 이상이 빈곤에서 벗어났다고 합니다. '포미제로' 정책이 무엇인지, 그리고 북한에 주는 교훈은 무엇인지 살펴봅니다.
- 요즘 북․중 국경지방의 도문 다리에 외국인의 출입이 통제되고 있습니다. 중국 측이 입장 수익을 포기하면서까지 외국인의 출입을 막는 이유를 알아봅니다.
이 시간에 다룰 <오늘의 초점>입니다.
- "국민이 하루 세끼 밥을 먹을 수 있게 하겠다"
- '포미제로', '볼사 파밀리아'로 2천만 명 빈곤 탈출
- 현금 제공, 개인 농업 강화, 무료급식 등 추진
- 정치적 의지, 경제정책 개선, 국제기구 지원도 큰 역할
- '포미제로'가 굶주리는 북한에 던지는 메시지는?
남아메리카 대륙에 있는 나라, 브라질. 1억 9천만 명의 인구에 남미에서 가장 큰 경제 규모, 그리고 풍부한 광물과 농업 생산물을 자랑하는 브라질은 10년 전만 해도 절대 빈곤층이 5천만 명에 가까운 나라였습니다. 당시 수천만 명의 브라질 국민은 굶주림에 시달렸고, 특히 가난과 빈곤은 브라질 정부가 해결해야 할 시급한 문제였는데요,
하지만, 유엔식량농업기구에 따르면 10년 지난 지금 브라질에서 배고픔을 겪는 인구는 1/3이 줄었고 2천만 명 이상이 가난에서 벗어났습니다. 또 브라질에서 중산층의 비율도 10년 사이에 38%에서 53%로 늘었으며 오는 2018년에는 60%에 달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소득 불평등과 빈부 격차, 이에 따른 극심한 빈곤으로 5천만 명이 하루 세끼 식사도 할 수 없었던 브라질. 하지만 이처럼 많은 사람이 가난에서 벗어날 수 있었던 데는 2003년,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실바 전 대통령이 실행한 기아 퇴치 그리고 저소득층 지원 프로그램인 '포미 제로(Fome Zero)'와 '볼사 파밀리아(Bolsa Familia)' 정책의 역할이 컸는데요,
미국 조지워싱턴대학에서 '식량안보'를 강의하는 티모시 라벨 교수의 설명입니다.
[Timothy Lavelle] 브라질은 역사적으로 기근이 사회적 문제였습니다. 기근과 싸움은 정부의 책임이었는데요, 2003년에 당선된 룰라 다 실바 대통령은 "왜 브라질은 굶주림을 끝내지 못하는가?" 라며 프로그램을 시작했습니다. 또 룰라 다 실바 대통령은 그동안 빈곤을 해결하려는 정치적 의지가 부족했다고 지적했지요. 그의 말을 인용하면, '나의 임기가 끝날 때까지 모든 브라질 국민이 하루 세끼를 먹을 수 있도록 하겠으며, 내 생애에 이를 꼭 이루겠다"고 했죠.
"모든 브라질 국민이 하루 세끼 식사를 배불리 먹을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 당시 룰라 다 실바 전 대통령의 공약이었는데요, 빈곤층에 무료로 식량을 제공한 '포미제로'와 저소득층에게 생계비를 지원한 '볼사 파밀리아' 정책으로 그가 퇴임한 2010년까지 최소 2천만 명이 빈곤을 탈출했습니다.
그리고 '포미제로' 정책은 오늘날 가난과 굶주림을 해결한 성공적인 정책으로 평가받고 있는데요, 여기에는 몇 가지 핵심 내용이 있습니다.
[Timothy Lavelle] ('포미제로' 정책은) 우선 빈곤층에게 식량을 사 먹을 수 있는 현금을 제공했습니다. 지역의 시장이나 농장, 상점 등에서 식량을 구매할 수 있도록 말이죠. 두 번째는 가족농업(family agriculture)을 강화했다는 겁니다. 마을별, 가족별 농업제도를 강화해 생산량 증대를 꾀하고, 빈곤층이 현금으로 이를 사 먹을 수 있게 한 거죠. 그리고 농부들은 이익을 얻을 수 있었던 겁니다. 그리고 브라질 정부는 학교에 무료 급식을 시작했습니다.
브라질 정부의 학교 급식 프로그램으로 매일 4천700만 끼의 식사가 빈곤층 자녀에게 제공됐습니다.
정부가 빈곤층에게 제공한 현금은 식량을 구매하고 교육과 건강 등 기본적인 권리를 누리는 데 큰 도움이 됐습니다.
또 가족농업을 강화하고 교육과 기술 지원으로 농업 생산량의 증가를 꾀하면서 개인별 수입을 늘리게 하고 이를 다시 빈곤 퇴치 프로그램에 이용하는 등 연쇄적인 상호작용이 효과를 거둔 겁니다.
물론 여기에는 룰라 다 실바 대통령을 중심으로 정부의 강력한 의지가 있었습니다.
국제적 빈곤구호단체인 '옥스팜'도 최근 브라질의 '포미제로' 정책이 성공을 거둘 수 있었던 이유와 관련해 첫째, 빈곤퇴치와 식량안보를 국가 정책의 최우선 순위로 둔 점, 둘째, 최저임금의 인상과 일자리 창출, 소득 재분배의 강화 등 경제개선을 주도한 점, 셋째, '세계은행', '유엔식량농업기구' 등 국제기구의 재정과 기술 지원 넷째, 가난에서 벗어나기 위한 브라질 시민사회의 동참 등을 꼽았는데요,
최근 대표적 곡창지대인 황해도마저 극심한 빈곤상황에 처한 것으로 알려진 북한. '새 경제관리개선조치'를 시행하고 있는 북한에 브라질의 '포미제로' 정책은 어떤 교훈을 줄 수 있을까요?
[Timothy Lavelle] 현재 북한이 할 수 있는 가장 큰 최고의 투자는 가난한 마을의 빈곤층, 그리고 농부들임을 깨달아야 합니다. 브라질처럼 말이죠. 특히 농업 분야에서 브라질이나 한국, 말레이시아처럼 변화를 추구해야 하고요, 우선 농업, 농부들에 투자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라벨 교수는 물론 여기에 북한의 정치적 변화와 의지가 수반돼야 한다는 견해도 나타냈습니다. 그래야 국제사회의 지원도 함께 따라올 수 있기 때문입니다.
북한도 '새 경제관리개선조치'를 통해 농업과 경공업에서 더 많은 생산물이 나올 수 있도록 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죠. 하지만 이미 성공을 거둔 '포미제로' 정책과 비교하면 빈곤층에 대한 전폭적인 투자와 정부의 강력한 정치적 개혁 의지, 국제기구의 금융지원 등 아직도 많은 부분이 부족한 듯 보입니다.
브라질의 빈곤퇴치 프로그램인 '포미제로'는 현재 진행형입니다. 지금의 지우마 호세프 대통령은 2014년까지 극빈층을 완전히 없애는 것을 목표로 '빈곤 없는 브라질'을 꿈꾸고 있는데요,
'브라질 국민이라면 누구도 배를 곯아서는 안 된다'는 뜻의 '포미제로'. "모든 국민이 하루 세끼 식사를 배불리 먹을 수 있도록 하겠다"는 룰라 다 실바 전 브라질 대통령의 공약처럼 김정은 제1비서의 집권 기간에 모든 북한주민이 빈곤과 굶주림에서 벗어날 수 있기를 많은 사람이 바라고 있습니다.
여러분께서는 노정민의 <라디오 세상> 듣고 계십니다.
- 중국 인민해방군 "외국인은 안 된다"
- 입장 수익도 포기한 채 외국인 통제, 과거와 달라
- '사진 찍는 외국인 통제해 달라', 북측의 요구
- 두만강 변 북한병사도 외국인 관광객에 신경질적 반응
RFA 자유아시아방송은 지난 9월 초, 북․중 국경지방을 다녀왔습니다.
당시 자유아시아방송 기자는 중국 투먼시의 도문 다리에 진입하려 했지만 중국 인민해방군의 제지를 받았습니다. "외국인은 들어갈 수 없다"는 것이 이유였습니다. 2009년에는 도문 다리의 중간, 중국 측 영토까지 갈 수 있었지만 이번에는 안 된다는 것이었습니다.
중국인은 도문다리를 드나들었지만 이날 외국인은 도문 다리 입장 자체가 불가능했는데요, 보통 외국인은 돈을 주고 도문 다리를 밟기 때문에 중국 측에도 현금 수입이 되지만 이마저도 거부한 채 외국인의 출입을 통제하고 있었습니다.
비슷한 시기 북․중 국경지방을 취재한 일본의 언론매체 '아시아프레스'도 도문다리에서 인민 해방군의 검문을 받았는데요, 이유를 물어보니 외국인을 통제해달라는 북한 측의 요구가 있었다고 합니다. 일본 아시아프레스 오사카 사무소의 이시마루 지로 대표의 설명인데요,
[이시마루 지로] 네. 저는 이런 말도 들었습니다. 인민해방군이 검문을 하기에 '왜 우리가 못 가느냐?'라고 물어봤더니 북한 측에서 '외국인 중 사진을 찍거나 비디오를 찍는 사람들이 있으니까 못 찍게 하라'는 요구가 자주 있다고 하더라고요.
당시 도문 다리를 함께 다녀간 외국인 관광객도 갑작스럽게 중국 측이 도문 다리의 진입을 막아 당황했다면서 입장 수익까지 포기하면서 외국인 관광객의 출입을 막는 것은 북한 측의 요구 때문으로 보인다고 덧붙였습니다.
또 두만강 변의 북한 측 병사도 관광객에게 매우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이기도 했는데요,
최근 중국의 투먼 시 위쪽, 두만강 상류에 걸쳐 철조망이 새로 설치되고 국경 경비가 강화되는 가운데 늘 외국인의 출입이 허용되던 도문 다리의 갑작스러운 통제는 이와 무관치 않아 보입니다.
특히 북한은 최근 새 번호로 개설되는 휴대전화의 카메라와 녹음 기능을 모두 제거해 북한 내부의 소식과 모습이 외부로 유출되는 것을 막고 있는데요, 북한은 외국인에게 어떤 모습을 보여주고 싶지 않은 것일까요?
노정민의 <라디오 세상> 오늘 순서는 여기서 마칩니다. 다음 시간에 다시 찾아뵙겠습니다. 지금까지 진행에 RFA 자유아시아방송, 노정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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