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여성에 군 의무복무제 시행 방침

0:00 / 0:00

북한에 계신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북한을 중심으로 미국과 한국 등 국제사회에서 일어난 일들을 통해 북한의 정치와 경제, 사회를 엿보고 흐름과 의미를 살펴보는 노정민의 <라디오 세상>입니다.

노정민의 <라디오 세상>, 오늘 순서 시작합니다.

- 평안북도 간부 소식통 "여성도 의무복무제"

- 여성 의무복무제 '현실적으로 불가능할 것'

- 북한 간부 사이에서도 여성 의무 복무제 이해 못 해

- 실질적 시행은 내년에 가 봐야 알 수 있을 듯

- 당원 목적으로 군 복무 지원 여성 적지 않아

북한 당국이 군 복무 연장을 시행한데 이어 여군에 대해서는 의무 복무제를 실시할 예정으로 알려졌습니다. 지금까지 본인의 지원에 한해서 모집했던 방식을 깬 것인데요, 하지만 남성들과 달리 여성에게도 의무 복무제를 시행하기에는 적지 않은 문제점이 있어 적지 않은 진통이 예상된다는 전망입니다.

자세한 내용을 중국의 김준호 특파원을 연결해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중국의 김준호 특파원, 안녕하세요.

[김준호 특파원] 네, 안녕하십니까? 중국입니다.

- 네. 김준호 특파원. 이곳 워싱턴은 가을이 깊어가고 있습니다. 지금 계신 중국의 가을 날씨는 어떤지요?

[김준호 특파원] 네. 북한과 맞대고 있는 중국 동북 지방의 날씨는 북한이나 한국의 날씨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요즘은 맑고 쾌청한 전형적인 가을 날씨인데요, 백두산엔 이미 첫눈이 내렸다는 보도도 있는데 가을이 짧고 겨울이 빨리 찾아오는 것이 특색입니다.

- 네. 프로그램 서두에서도 언급했습니다만, 북한에서 지금까지 여군은 지원자에 한해서만 입대하는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한국의 한 언론에서도 고위 소식통을 인용해 "북한이 내년부터 여성에게도 의무 복무제를 시행할 예정이다"라고 보도한 바 있습니다. 김준호 특파원도 이같은 사실을 확인했다고요?

[김준호 특파원] 네. 저도 확인했습니다. 북한 여성에도 의무복무제를 시행할 것이란 첩보를 접하고 확인 취재에 나섰는데요, 자유아시아방송(RFA)이 접촉한 평안북도의 간부 소식통은 여성 의무복무제를 "사실"이라고 확인하면서 "자신도 왜 여성에까지 의무 복무제를 시행한다고 하는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지금 북한에서 남성과 여성이 반반인데, 북한 여성에게도 의무 복무제를 시행한다면 현재 병력의 두 배가 되지 않겠느냐? 라는 궁금증을 가질 수 있는데요, 취재 결과 사실인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 네. 북한의 간부 소식통은 여성 의무 복무제가 사실이라고 확인하면서 이를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는데, 어떤 면에서 이해할 수 없다고 하던가요?

[김준호 특파원] 북한에서 지금 군에 입대한 남성 초모병(신병)은 대부분 고난의 행군 시기에 태어난 세대입니다. 당시의 높은 영아 사망률과 출산율의 저하로 신병 모집에 차질이 있기 때문에 남녀 모두 군 복무 기간을 연장하는 조치를 취하지 않았습니까? 하지만 아무리 그렇더라도 굳이 여성에 대한 의무 복무제를 할 필요까지는 없다는 겁니다. 지금처럼 여성에 대해서는 지원제를 유지해도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이 간부는 말했는데요, 지금도 군에 지원하는 여성이 원래 필요한 수보다 훨씬 많아 군에서 필요로 하는 여군 병력의 수급에는 문제가 없다는 겁니다.

- 여성에게도 의무 복무제를 시행하는 것은 현재 남성만으로는 군 병력이 충분치 않기 때문이지 않을까 싶은데요, 현재 북한군의 병력 규모에서 여군이 차지하는 비율이 얼마나 될까요? 혹시 이에 관한 정보가 있는지요?

[김준호 특파원] 실제 북한군 병력 규모와 여군이 차지하는 비중이 얼마나 되는지는 북한에서도 극비사항이기 때문에 정확한 정보를 입수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운데요, 북한군의 총병력은 일반적으로 115만~120만 정도로 알려져 있지요. 하지만 자유아시아방송이 접촉한 과거 군사대학 교수 출신의 평양 소식통은 "흔히 알려진 115~120만 명이란 숫자는 잘못됐으며 이보다 훨씬 많은 200만 명"이라고 말했습니다. 북한 경제가 어려운 가장 큰 이유도 이렇게 많은 군대를 운영하고 유지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하는데요, 여군도 많아야 전체 병력에서 15%를 넘지 않을 것이라고 이 평양 소식통은 전했습니다. 15%라고 하면 최소 18만~30만 명이 되는 건데요, 현재 여군의 비율이 약 5%인 한국과 비교해도 엄청난 숫자임은 틀림없습니다.

- 네. 그렇다면 현재 북한 여군에 대해서는 지원제를 유지해도 병력 수급에는 무리가 없을 것 같은데요, 의무 복무제를 시행하면 오히려 많은 문제점이 발생할 수 있다면서요? 어떤 점입니까?

[김준호 특파원] 네. '의무 복무제'라 하면 말 그대로 '누구나 군대에 가야 한다'는 것 아닙니까? 그런데 북한의 현실을 보면 이것이 불가능하다는 겁니다. 간부 소식통이 전하는 몇 가지 이유를 들면 우선 여성들이 모두 군에 간다면 지금 병력의 두 배가 된다는 것인데 이것 자체가 말이 안 되고요, 방직공장, 신발공장, 식료공장에 배치되는 여성들이 많은데, 이들은 모두 군에 갈 수 없을 것이라고 합니다. 또 고등중학교를 졸업하고 곧바로 대학에 가는 사람도 있고요, 남성들과는 달리 군 생활을 하기에 신체적 조건이 떨어지는 여성이 남성보다 훨씬 많다는 겁니다. 이밖에도 중앙당 5과에서 뽑아가는 여성, 이른바 '5과 처녀'들도 군대에 갈 수 없습니다.
결국, 이런저런 이유로 군대에 갈 수 없는 여성을 빼면 사실상 무늬만 의무 복무제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간부 소식통은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이 소식통은 "우리 조선의 정책은 처음에는 요란을 떨다가 나중에 흐지부지 되는 게 부지기수"라며 "여성에 대한 군 의무 복무제는 내년에 가봐야 어떻게 시행될지 알 수 있을 것"이라며 어쩌면 의무 복무제가 흐지부지될 가능성도 있을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 그렇다면 현재 군에 지원하는 여성들도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요즘에는 군대도 식량을 비롯해 여러 가지 문제점이 많은데, 여성들이 군에 지원하는 가장 큰 이유는 무엇인가요?

[김준호 특파원] 네. 북한의 여성들이 군에 가려고 하는 가장 큰 이유는 당원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요즘은 당원이 너무 흔하기 때문에 당원에 대한 매력이 점점 떨어지고 있지만, 그래도 아직은 누구나 당원이 되고 싶어 한다는 것이죠.
물론 아무리 당원이 되고 싶다 해도 군에 가면 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닌데요, 군대에 가지 않고 사회생활을 한다 해도 군대 생활을 하는 것만큼 고달프기 때문에 똑같은 고생을 할 바에 차라리 군에 가서 당원증이라도 하나 따오면 그것이 오히려 남는 장사라는 생각에 군에 지원한다는 겁니다. 따라서 북한 당국이 여군을 뽑을 때는 지원자만으로도 충분히 그 수를 채울 수가 있을 것이라고 간부 소식통은 설명했습니다.

- 네. 끝으로 김준호 특파원. RFA, 자유아시아방송에서 가장 먼저 보도하기도 했는데요, 북한군의 복무 기간이 연장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남성과 여성의 군 복무가 모두 늘었는데요, 정확히 얼마나 늘었는지, 한 번 더 정리해주시죠.

[김준호 특파원] 네, 저를 포함해서 북한의 군 복무기간이 연장됐다는 여러 기사가 있었습니다. 그렇다면 복무기간이 연장된 것은 의심의 여지는 없는 것으로 보이는데요, 다만 연장 기간이 보도마다 조금씩 차이를 보이고 있습니다. 이것은 모두 북한 내부 소식통들이 전하는 말을 근거로 해서 기사가 작성됐기 때문인데요, 북한 당국이 정식으로 공포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이런 현상이 빚어졌다는 생각입니다.
현재 남성과 여성의 경우 실제로 군 복무가 1년 이상 연장된 것은 사실인 것 같습니다. 또 제대를 제때 하지 못하는 것도 사실이고요, 따라서 군 복무가 연장된 것은 맞는데, 연장 기간에 관해서는 좀 더 시간을 두고 확인해봐야 할 것 같습니다.

- 네. 오늘 소식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지금까지 중국의 김준호 특파원이었습니다. 김준호 특파원, 고맙습니다.

[김준호 특파원] 네. 고맙습니다.

최근 북한군에 대한 군 복무 연장과 관련해 실제 북한 주민과 군인들의 불만이 높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10년이 넘는 의무 군 복무 기간, 그것도 모자라 복무 기간을 연장하고 여성에게까지 의무 복무제를 시행하려는 북한 당국의 시도는 김정은 정권에 대한 민심의 악화를 불러오고 있는데요,

10대에 군에 입대해 푸른 청춘을 의무적으로 군에 바쳐야 하는 북한. 하지만 전 세계 어느 나라에도 이런 군 제도는 없다는 것을 북한 당국과 주민은 아는지 모르겠습니다.

노정민의 <라디오 세상> 오늘 순서는 여기서 마칩니다. 다음 시간에 다시 찾아뵙겠습니다. 지금까지 진행에 RFA 자유아시아방송, 노정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