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디오 세상] 폴란드 북 대사관, 이벤트 회사 설립/ 김정일 9월 외부행사 급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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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에 계신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북한을 중심으로 미국과 한국 등 국제사회에서 일어난 일들을 통해 북한의 정치와 경제, 사회를 엿보고 흐름과 의미를 살펴보는 노정민의 <라디오 세상> 시간입니다.

지난 11일 미국을 국빈 방문한 한국의 이명박 대통령에 대해 미국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배려가 특별합니다.

이명박 대통령이 한국 대통령으로서는 최초로 미국 국방성을 방문하는가 하면 지난 12일 저녁에는 미국 버지니아주에 있는 한국 식당에서 2시간 가까이 비공식 만찬 행사를 하기도 했습니다. 한국 식당을 만찬 행사장으로 선정한 데는 격의 없는 대화를 나누기 위한 오바마 대통령의 배려였다고 하는데요, 두 정상은 백악관에서부터 한 차에 타고 만찬장을 오갔습니다.

또 13일 열린 국빈 방문 공식행사에서도 오바마 대통령은 한국어로 '환영합니다', '같이 갑시다'라고 말하며 이명박 대통령의 미국 방문을 진심으로 환대했고 이 대통령을 '자신의 위대한 친구이자 동반자'라고 표현했는데요, 이 대통령의 미국 방문은 여러 가지 면에서 미국과 한국의 굳건한 동맹 관계, 동반자의 위치를 다시 확인하는 계기였고 이보다 더한 환대는 없다는 평가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따라서 미국과 한국의 대북정책도 큰 변화 없이 굳건한 협력관계를 계속 유지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노정민의 <라디오 세상>, <오늘의 초점>으로 시작합니다.

<오늘의 초점>

- 폴란드 내 북한 대사관이 운영하는 이벤트, 즉 행사 전문 회사가 문을 열었습니다. 회사의 이름도 대사관을 연상케 하는 'Ambasadastudio'인데요, 이 회사는 각종 전시회나 발표회 등의 개최를 돕고 있습니다. 또 독일에서는 곧 북한 여행사가 문을 열 계획이어서 북한의 외화벌이 창구가 다양해지고 있습니다.

- 지난 9월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대외 활동은 모두 7번으로 전달과 비교하면 비교적 조용한 행보를 보였습니다. 하지만 김 위원장의 행보 가운데 북한 후계자인 김정은의 위상이 더 커졌다는 점과 김 위원장의 건강을 과시했다는 점이 가장 뚜렷한 특징인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이 시간에 다룰 <오늘의 초점>입니다.

=북, 독일에 여행사 개설 계획도

유럽 폴란드의 수도 바르샤바.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이복동생, 김평일 대사가 있는 폴란드 내 북한 대사관은 최근 새로운 이벤트 회사를 열었습니다.

이름도 대사관을 연상케 하는 ‘AmbasadaStudio'. 이 회사는 각종 회의나 만남, 교육, 전시회 등을 기획하고 음식과 장소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회사 관계자는 이곳에서 현지 기업들의 신제품 발표회나 기업 행사 등이 열리며 북한 대사관 측이 이 회사를 직접 운영하고 있다고 13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짧게 밝혔습니다.

[관계자] (기자) 북한 대사관이 운영하고 있습니까? 예.

이 회사가 제공하는 장소를 살펴봤습니다. 4개의 커다란 전시관에는 화려한 조명과 격식 있고 웅장한 내부 장식, 회의나 발표를 위한 대형 화면도 마련되어 있습니다. 또 연회를 위한 무대와 최고급 음향시설, 식탁 위에 놓여 있는 장식품 하나까지도 최고급 호텔과 견줄 만큼 고급스러워 보입니다.

또 회사는 인터넷 홈페이지나 전화로 예약을 받고 있는데 그리 많은 것은 아니지만, 종종 행사 일정이 잡혀 있습니다.

최근 폴란드 내 북한 대사관이 이같은 회사를 운영하는 이유는 이를 외화벌이의 수단으로 활용하기 때문으로 풀이됩니다. 실제로 외국에 있는 북한 대사관은 자체적인 경비를 마련하거나 북한으로 송금할 외화를 벌어들이기 위해 식당을 열거나 주류 등을 판매하는 등 자체적인 사업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폴란드의 북한 전문가인 ‘폴란드 아시아 연구센터’의 니콜라스 레비 연구원도 이 회사가 북한 대사관과 같은 주소를 사용하고 있다면서 북한 대사관이 운영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습니다. (Ambasadastudio is a new company localized at the DPRK embassy)

한편, 북한은 곧 독일에도 새로운 여행사를 열 예정으로 알려졌습니다. 레비 연구원은 북한이 독일에 새로운 여행사를 운영하면서 외국인 관광객을 더 유치할 계획이라고 전했는데요, 중국인과 함께 유럽인을 대상으로 관광 산업을 더 활성화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한편, 한국의 대북 인권단체인 좋은 벗들이 운영하는 북한연구소도 북한의 함경북도가 중국 랴오닝성 안산시에 외화벌이를 위한 식당을 운영하고 있다고 밝혔는데요, 평양을 제외하고 지방 차원에서 해외 식당을 여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합니다.

북한연구소는 현지 소식통을 인용해 “외국에 사업장을 여는 것은 지방당에서도 직접 수익을 내겠다는 의지가 높다는 뜻이지만 수입에 관계없이 1년에 10만 달러 이상을 중앙당에 상납해야 하기 때문에 선뜻 해외에 나갈 수 없다”라고 덧붙였는데요, 이처럼 내년 강성대국을 앞둔 북한이 곳곳에서 외화벌이에 나서는 모습입니다.

여러분께서는 RFA 자유아시아방송 노정민의 <라디오 세상> 듣고 계십니다.

=7,8월의 절반도 안돼

북한 조선중앙통신의 보도를 바탕으로 집계한 지난 9월,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외부활동은 7번입니다. 지난 7월에 18회, 8월에 16회의 대외활동을 한 것과 비교하면 지난달 김 위원장은 비교적 조용한 행보를 보였습니다.

조선중앙통신이 전한 김 위원장의 외부활동은 비디오 회사와 정육점 등 경제 분야의 3회를 비롯해 라오스 대통령의 상봉, 로농적위대열병식 참석 등 정치, 외교, 군사 분야에서는 각각 1번씩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지난달 모든 공개 활동은 평양에서 이뤄졌는데요, 특히 북한의 후계자인 김정은이 모든 행사에 동행했습니다. 또 장성택은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이 6번, 김기남 노동당 비서가 5번씩 김 위원장을 수행해 북한의 핵심 권력층임을 과시했습니다. 반면, 올해 한 번도 김 위원장을 수행하지 않았던 한광상 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이 지난달에는 두 번이나 동행한 것이 눈길을 끕니다.

김 위원장의 대외 활동을 분석하는 미국 샌디에이고 캘리포니아 대학의 루크 허만 연구원은 지난 9월 김 위원장의 대외 활동에서 두 가지의 특이사항으로 '로농적위대열병식'과 '라오스 대통령의 상봉'을 꼽았습니다.

[Luke Herman] 로농적위대열병식의 경우 5년 단위의 꺾어지는 해가 아닌데도 북한정권수립 63년이라는 시기에 치러진 성대한 행사였죠. 김 위원장이 죽기 전에 가능한 모든 기회를 살려 김정은을 함께 연단에 올리고자 하는 북한 정권의 의도를 읽을 수 있습니다. 또 김정은이 처음으로 외국 정상인 촘말리 사야온 라오스 대통령을 만난 것도 앞으로 그가 고위급 외교활동에 관여할 수 있음을 알리는 신호라고 볼 수 있습니다.

올해 김정은은 김 위원장의 108번 대외 활동에서 63번을 동행했는데요, 장성택 부위원장(78회), 태종수 당 책임비서(68회), 그리고 김기남 비서(65회)에 이어 네 번째로 김 위원장을 많이 수행했습니다.

미국 해군분석센터(CNA)의 켄 고스 해외지도부연구담당 국장은 최근 몇 달 사이 김 위원장의 아들인 김정은의 역할과 비중이 커지고 인지도도 높아진 점을 주목하면서 김정은이 후계과정에 곧 자신의 지도력을 과시할 것으로 보인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밝혔습니다.

(What is more important to me is the role of his son, Kim Chong-un, who over the last couple of months has been given a higher profile in his father's inspections. It could be an indication that he will soon begin to make his own guidance inspections--something we expect to see during this phase of the succession.)

특히 고스 국장은 지난 8월에 발간한 자신의 저서에서 (North Korea under Kim Chong il) '김 위원장이 당에서 영향력 있고 충성심이 뛰어난 인물을 골라 김정은을 보필하도록 함으로써 단기적인 권력이행 과정에서 그가 살아남을 수 있기를 희망했다'라고 지적했는데요, 전문가들은 지금까지 후계구도가 부드럽게 진행되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또 미국 보스턴에서 북한 지도부를 연구하는 'North Korea Leadership Watch'의 운영자, 마이클 매든 씨는 김 위원장이 지난달 열린 열병식에서 어떠한 물리적 도움 없이 한 시간 가까이 서 있던 것은 자신의 건강을 대외적으로 알릴 수 있는 계기였다고도 분석했습니다.

이를 증명하듯 김 위원장은 하반기 들어 왕성한 대외활동을 하고 있는데요, 지난 7월부터 9월까지 김 위원장의 외부활동은 총 41회로 벌써 상반기의(67회) 절반 이상을 차지했고 러시아와 중국 등 외국을 방문하기도 했습니다.

지금까지 김 위원장의 외부활동에 동행한 횟수로 본 북한의 핵심권력층으로는 장성택, 태종수, 김기남 외에 김경희 당 경공업 부장과 주규창 제1부부장, 박도춘 책임비서, 최태복 의장, 문경덕 비서 순으로 나타났다고 허만 연구원은 덧붙였습니다.

노정민의 <라디오 세상> 오늘 순서는 여기서 마칩니다. 다음 시간에 다시 찾아 뵙겠습니다. 지금까지 진행에 RFA 자유아시아방송, 노정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