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 계신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북한을 중심으로 미국과 한국 등 국제사회에서 일어난 일들을 통해 북한의 정치와 경제, 사회를 엿보고 흐름과 의미를 살펴보는 노정민의 <라디오 세상>입니다.
노정민의 <라디오 세상>, <오늘의 초점>으로 시작합니다.
- 북 주민, '누가 될 것 같으냐?' 며 특정 후보 지지
- 박근혜, 문재인은 잘 아는데, 안철수는 아직 생소
- 차기 정부에서는 대북정책 바뀌었으면...걱정과 바램
- '북한 당국도 문제 있다', 새 남북관계 기대도
- 반면 미국 대선에 관한 관심은 적어
요즘 한국에서는 오는 12월 19일에 있을 대통령 선거 열기가 갈수록 뜨거워지고 있습니다. 제18대 차기 대통령을 뽑는 선거일이 약 2달 남짓 남았는데요, 새누리당의 박근혜, 민주통합당의 문재인, 무소속의 안철수 후보의 선거 운동과 이들을 둘러싼 각종 현안으로 대선 정국은 매일 요동치고 있습니다.
북한 언론에서도 한국의 대통령 선거에 관심을 보이면서 특정 후보를 소개하거나 비난하기도 했는데요, 이와 관련해 북한 주민도 한국의 대통령 선거에 관심이 많다고 합니다.
왜 그런지, 어떤 점에 관심이 있는지 중국의 김준호 특파원을 연결해 자세한 내용을 살펴보겠습니다.
중국의 김준호 특파원을 전화로 연결합니다. 김준호 특파원, 안녕하세요!
[김준호 특파원] 네. 안녕하세요. 중국입니다.
- 안녕하세요? 요즘 워싱턴은 아침저녁으로 쌀쌀합니다. 또 단풍과 함께 가을이 깊어 가는데요, 중국 날씨는 어떻습니까?
[김준호 특파원〕네, 중국, 특히 북한의 국경지역과 가까운 동북 지방의 가을도 깊어가고 있습니다. 이곳도 아침저녁으로는 제법 쌀쌀합니다.
- 네, 조금 전 언급했습니다만 한국의 대통령 선거가 두 달 남짓 남았습니다. 각 대통령 후보들이 국민, 즉 유권자의 마음을 얻기 위해 각종 공약을 내놓으면서 선거운동을 펼치고 있는데요, 요즘 한국은 대통령 선거가 가장 큰 관심사라고 볼 수 있거든요. 그런데 북한 주민도 한국의 대통령 선거에 관심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김준호 특파원] 물론입니다. 북한 주민도 한국의 대통령 선거에 관심이 많습니다. 그냥 단순히 관심을 두는 정도가 아니라 특정후보를 거명하며 '누가 됐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펴는 사람도 적지 않습니다. 아마도 '누가 대통령이 되느냐에 따라 앞으로 전개될 남북관계에 미치는 영향이 클 것'이라는 생각 때문에 그런 것 같은데요, 제가 중국에서 만난 북한 주민 가운데 '차기 대통령에 누가 될 것 같으냐?'고 묻는 사람도 아주 많습니다. 그들 중에는 특정 후보의 이름을 거명하면서 '그가 됐으면 좋겠다'며 적극적인 의견을 내놓는 사람도 있습니다.
- 북한 주민이 한국 대통령 후보들의 이름을 거명하면서 자신의 의견을 내놓는다는 것은 이미 대통령 후보를 알고 있고, 또 이들의 추구하는 정책을 어느 정도 이해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가능한데요,
[김준호 특파원] 그렇죠. 한국의 대통령 후보로는 여당인 새누리당의 박근혜 후보와 야당인 민주통합당의 문재인 후보, 그리고 얼마 전까지 서울대학교의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을 지낸 무소속의 안철수 후보가 선두주자로 꼽히고 있지 않습니까? 그중에서도 북한 주민이 박근혜 후보와 문재인 후보의 이름은 잘 알고 있는데, 안철수 후보에 대해서는 아직 잘 모르는 것 같습니다. 아마도 안철수 후보가 정계에 뛰어든 지 얼마 안 됐고, 또 무소속 후보이기 때문에 그런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러다 보니 북한 주민 사이에서 세 후보에 대한 지지도가 한국과 다소 차이가 있음을 느낄 수 있습니다.
- 그렇다면 북한 주민은 한국의 대통령 선거, 특히 후보에 대한 정보를 어떤 경로를 통해 듣는 건가요?
[김준호 특파원] 네, 확실한 것은 아니지만, 박근혜 후보에 대해서는 북한 언론에서도 비난하는 기사가 자주 나오니까 자연스럽게 알게 되었으리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박근혜 후보가 속한 정당이 '새누리당'인데 아직도 '한나라당'이라고 합니다. 정당이름이 바뀐 지가 얼마 안 돼서 그런 것 같습니다. 반면 문재인 후보는 어떻게 알려졌는지 확실히 말씀드리긴 어려운데요, 아마도 중국을 오가는 사람들로부터 대선 소식을 듣고 이것이 입소문을 통해 전해졌거나, 또는 한국 텔레비전, 라디오 방송을 접한 사람들을 통해 알게 됐으리라고 추정합니다. 특히 문재인 후보는 여당 후보인 박근혜 후보와 대립각을 세우고 있고, 고 노무현 전 대통령과 관련이 있어 주민 사이에서 더욱 빠르게 알려졌을 것으로 보입니다.
- 그렇다면 일반 북한 주민 외에 북한 관료들의 관심도는 어떤가요? 이들도 지지하는 특정후보가 있을 만큼 한국의 대통령 선거를 이해하고 있나요?
[김준호 특파원] 물론입니다. 오히려 북한의 관리들이 일반 주민보다 대통령 선거에 더 관심을 두고 있고, 특정후보에 대해 적극적으로 비난을 하거나 지지 의사를 표명하기도 합니다. 특히 북한의 관리들이나 주민은 대통령 선거 이후 한국의 대북정책에 대해서 큰 관심을 보이고 있는데요, 최근 제가 만난 함경남도의 주민에 따르면 "북한 대부분의 주민은 여당에서 또 정권을 잡으면 앞으로도 지금과 같은 대북정책을 유지할 것이기 때문에 우리는 다 죽는다고 말한다"고 합니다. 또 사업차 평양을 자주 왕래하는 조선족 사업가 김 모 씨도 북한 관리들 사이에서 한국의 차기 대통령에 여당후보가 당선되면 지금과 같은 대북정책을 유지할 것이라고 지레짐작을 하며 두려움에 가까운 걱정을 하고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말하기도 했습니다. 물론 중국에 체류하는 북한의 무역 주재원들 사이에서도 이와 비슷한 정서를 가진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 일단 현재로서는 차기 대통령 후보들의 대북정책이 지금의 대북정책보다 유화적일 것으로 예상하는데요, 북한의 관리들이나 주민이 이처럼 대북정책에 관심을 두는 이유는 아무래도 지원 때문 아니겠습니까?
[김준호 특파원] 그렇습니다. 사실 지지하는 후보나, 그 이유와 관련해 북한 관리나 주민 모두 단순합니다. 아무래도 야당후보가 차기 대통령에 당선돼야 지금보다 좀 더 유연한 대북정책을 펼쳐 북한에 대한 지원이 많아질 것이란 생각을 하기 때문인데요, 과거 고 김대중, 노무현 대통령 시절에 북한에 대한 햇볕정책으로 대북 지원이 많았던 것을 아직도 잊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차기 정부에서 또다시 이같은 대북 지원이 있기를 기대하는 눈치인데요, 때로는 아주 노골적으로 그런 바람을 나타내는 북한 주민도 많이 만날 수 있습니다. 또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 사건으로 지금의 한국 정부가 대북교류 금지조치, 즉 5.24조치를 내리지 않았습니까? 이 때문에 가뜩이나 어려운 북한 경제가 큰 타격을 입은 것도 사실인데요, 차기 정부에서도 이 정책이 계속 이어질 것을 우려하면서 새 정부에서는 이 조치가 해제될 것을 기대하는 분위기도 적지 않습니다. 또 북한 주민 사이에서는 과거 금강산 관광객이었던 박왕자 씨 피살사건으로 금강산 관광이 중단된 것이나 5.24조치 등으로 북한 정권의 책임을 질타하는 목소리도 있습니다. 특히 북한의 통일전선부에서 근무했던 전직 관료가 제게 직접 한 말도 생각나는데요, 그는 "북한 당국이 과거 노무현 정권 때 한국으로부터 쌀과 비료를 수십만 톤씩 받은 뒤 이를 체제 선전에만 이용하지 말고 고맙게 받았다는 말 한마디만 했더라면 한국에도 듣기 좋은 것 아니냐?, 그 말 한마디 해서 세상이 뒤집어질 것도 아닌데 그것이 그렇게 힘든 것이었는지 모르겠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그만큼 북한 주민이 겉으로 표현은 잘 안 하지만 이처럼 남북 관계가 경색된 데에는 북한 당국의 정책에도 문제가 많다는 것을 알고 있는 듯합니다.
- 올해는 한국뿐만 아니라 미국에서도 다음 달 대통령 선거가 있는데요, 북한 관리나 주민이 미국의 대통령 선거에도 관심을 보이나요?
[김준호 특파원] 제가 중국에서 만나본 북한 주민 가운데 미국 대선에 대해 크게 관심을 두는 사람은 별로 보지 못했습니다. 미국의 대통령 선거에 지금의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공화당의 '롬니' 후보가 막상막하의 지지도를 보이며 치열한 경합을 펼치고 있다고 말해주면 그제야 '그러냐?'고 할 정도로 관심이 매우 적습니다.
- 그렇군요. 북한으로서도 한국의 차기 대통령이 누가 되느냐에 따라 이해관계가 달라지기 때문에 북한 당국과 주민도 이에 관심을 둘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오늘 소식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김준호 특파원, 고맙습니다.
[김준호 특파원] 네. 감사합니다.
지금까지 중국의 김준호 특파원이었습니다.
한국 언론과 전문가들은 올해도 북한이 한국의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이에 개입하려는 움직임을 보인다고 분석했습니다. 최근 북한 어선이 수차례나 서해 상의 북방한계선을 넘고 특정 후보를 비난하는 등 개입 의도가 엿보이는데요, 이같은 움직임은 한국의 중요한 선거가 있을 때마다 반복됐습니다.
하지만 북한의 이같은 개입 움직임이 유권자의 투표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인데요, 그만큼 한국의 유권자들은 북한의 반복된 의도와 행위를 충분히 파악하고 있다는 뜻으로 풀이됩니다.
현재 세 명의 대통령 후보에 대한 지지율이 혼전을 거듭하는 가운데 누가 대통령이 되더라도 지금의 대북정책에서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데요, 오는 12월 19일에 치러질 한국의 대통령 선거. 뚜껑을 열어보기 전까지 그 결과는 아직 누구도 예측할 수 없습니다.
노정민의 <라디오 세상> 오늘 순서는 여기서 마칩니다. 다음 시간에 다시 찾아뵙겠습니다. 지금까지 진행에 RFA 자유아시아방송, 노정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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