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 계신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북한을 중심으로 미국과 한국 등 국제사회에서 일어난 일들을 통해 북한의 정치와 경제, 사회를 엿보고 흐름과 의미를 살펴보는 노정민의 <라디오 세상> 시간입니다.
42년간 리비아를 통치했던 독재자, 무아마르 카다피 전 국가원수가 리비아 반군에 체포된 이후 결국 죽음으로 최후를 맞이했습니다. 리비아의 과도정부인 '국가과도위원회'도 20일, "카다피가 반군에 의해 체포된 뒤 사망했다"라고 공식 발표했는데요, 그는 이날 나토군의 공습을 피해 달아나던 도중 리비아 반군에 발각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현장을 목격한 과도 정부의 병사에 따르면 머리와 다리에 심한 부상을 당한 채 홀로 구덩이 속에 숨어 있던 카다피 전 국가원수는 반정부군에 발각되는 순간 '자신을 쏘지 말 것'을 외쳤다고 하는데요, 42년 동안 막강한 권력을 휘두르던 그였지만 피투성이가 된 그의 마지막 모습은 비참했습니다.
머리와 다리에 총상을 입은 그의 시신이 반나체의 상태로 군인들에 의해 거리에서 끌려다니기도 했는데요, 이라크의 사담 후세인과 이집트의 호스니 무바라크에 이어 리비아의 무아마르 카다피까지 북한의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친분을 유지하던 독재자들의 말로는 크게 다르지 않고 권력의 무상함까지 느끼게 합니다.
중동과 북아프리카지역에서 불고 있는 반정부 민주화 시위의 열기는 이제 또 다른 독재정권을 압박하고 있습니다.
노정민의 <라디오 세상>, <오늘의 초점>으로 시작합니다.
<오늘의 초점>
- 리비아의 무마아르 카다피 전 국가원수가 반정부군에 의해 숨진 것으로 확인되면서 리비아의 새 정부가 앞으로 어떤 역할을 할지에 대해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카다피 전 국가원수의 시대가 완전히 끝남으로써 리비아 새 정부의 대북 관계는 전면적으로 재검토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합니다. 재검토와 함께 미국과 유럽처럼 북한에 대한 국제사회의 제재와 노력에도 동참할 가능성이 클 것으로 보입니다.
- 유엔 산하 '국제전기통신연합(ITU)'과 '국제사이버테러 대항협력기구'가 오는 11월에 시행하는 '컴퓨터 보안과 관리'에 관한 연수에 북한을 초청했지만, 북한은 참석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번 연수에서는 '디도스'를 비롯한 컴퓨터 해킹 공격과 정보의 보안에 관한 내용을 배우거나 실습할 예정입니다.
이 시간에 다룰 <오늘의 초점>입니다.
-임시정부, RFA 대북정책 질문에 “잘 받았다”
리비아의 무아마르 카다피 전 국가원수가 20일, 자신의 고향인 시르테에서 리비아 반군에 의해 숨졌습니다. 리비아의 임시 정부인 ‘국가과도위원회(NTC)’도 기자회견에서 카다피 전 국가원수의 사망 소식을 발표하고 ‘이는 역사적 순간이자 폭정과 독재의 종말’이라고 밝혔는데요, 리비아의 과도정부가 카다피군의 마지막 거점인 시르테를 장악하고 카다피가 사망함으로써 8개월간의 리비아 내전은 막을 내리고 있습니다.
카다피의 죽음으로 사실상 리비아의 내전이 끝남에 따라 리비아의 새 정부와 역할에 대한 기대와 관심이 모아지고 있는데요, 전문가들은 리비아의 새 정부가 국제사회의 이념과 가치를 존중하고 의무도 성실히 이행해 나갈 것으로 전망하면서 상대적으로 북한과 관계는 재검토에 들어갈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리비아의 새 정부가 국제사회에 동참하면서 리비아의 대북 정책도 전면 수정될 것이란 설명인데요, 미국 ‘카네기국제평화재단(CEIP)'의 리비아 전문가인 토마스 캐러더스 부소장 그리고 '미국진보센터(CAP)'의 한반도, 중동 문제 전문가인 로런스 콥 선임연구원이 20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밝힌 말입니다.
[Lawrence Korb] I don't think they going to have any type of relationships at all...국제사회에 동참한 리비아의 새 정부는 북한과 어떤 관계도 맺지 않을 겁니다. 북한이 과거 카다피 정부와 다각적으로 관계를 맺어왔고, 리비아의 핵무기 개발을 도왔는데, 리비아 새 정부는 이런 관계를 청산하고 북한에 제재를 가하고 있는 국제사회의 노력에 동참할 것으로 봅니다.
[Thomas Carothers] 리비아의 과도정부든 앞으로 새 정부가 들어서든 카다피 전 국가원수가 다른 국가와 맺은 잘못된 관계를 재검토할 겁니다. 물론 북한도 포함될 거고요, 친 서방의 성향을 띠는 리비아 정부가 과거 북한과 관계에 이의를 제기할 것으로 봅니다.
특히 내전이 끝난 리비아가 재건을 위해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의 경제적 지원을 받게 되는데 이를 위해서라도 북한에 대한 행동이 달라질 수밖에 없다는 건데요, 결국 북한은 친한 친구를 잃었다는 비유도 나옵니다.
[Lawrence Korb] 당연합니다. 국제사회의 지원을 받으려면 국제사회가 추구하는 바를 지지해야 하는데요, 리비아의 새 정부가 북한에 대해 미국과 유럽 국가처럼 행동할 것이라는 데에 의심의 여지가 없죠.
이와 관련해 미국 평화연구소의 존 박 선임연구원도 이집트에 새 정권이 들어서고 미국과 국제사회의 지원을 받게 되면 이집트의 통신회사인 ‘오라스콤 텔레콤’을 비롯한 이집트 회사의 대북 투자와 협력이 재검토에 들어갈 수 있다고 지적한 바 있습니다. 지금까지 북한과 관련된 이집트의 모든 산업이 무바라크 정권과 밀접히 연관돼 있기 때문입니다.
리비아와 북한은 1974년에 수교한 이후 무기 수입과 인적 교류 등을 전개해왔으며, 북한 근로자와 북한 대사관이 리비아에 상주해있습니다.
또 카다피 전 국가원수는 고 김일성 국가주석이 살아 있을 당시 직접 북한을 방문하기도 했습니다.
한국의 연합뉴스는 지난 8월, 리비아 반군의 행정요원을 인용해 리비아의 새로운 정부가 출범하면 북한에 대한 인식이 좋지 않기 때문에 리비아에 체류하고 있는 북한 근로자들이 모두 추방될 수 있다고 보도한 바 있는데요, 이에 대해 전문가들도 이전 카다피 정권과 북한의 관계가 대부분 깨질 것으로(broken) 보고 있습니다.
[Thomas Carothers] 카다피 정권이 유지했던 외교관계가 검토에 들어가면 당연히 대북 정책도 철저히 재검토에 들어갈 겁니다. 북한이 어떤 특혜를 받을 것이란 기대는 가질 수 없습니다.
자유아시아방송(RFA)은 몇 주 전부터 리비아의 ‘국가과도위원회’ 측에 앞으로 대북관계와 정책의 변화가 있는지를 문의했지만 질문을 잘 받았다는 답변 외에 구체적인 대답을 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리비아가 새 정부 구성과 국민의 화합, 경제재건 등 우선 해결해야 할 문제가 산적해 있다며 훗날 대북 관계의 재검토는 반드시 이뤄질 것이라고 입을 모았는데요, 카다피의 몰락과 죽음, 리비아 내 새 정부의 등장은 북한과 정치적, 경제적 교류 협력에 적지 않은 타격을 줄 것으로 예상됩니다.
여러분께서는 RFA 자유아시아방송 노정민의 <라디오 세상> 듣고 계십니다.
=북, ITU 사이버 안보 연수에 결국 불참
유엔 산하 ‘국제전기통신연합(ITU)’과 ‘국제사이버테러 대항협력기구’, 즉 IMPACT(International Multilateral Partnership Against Cyber Threats)가 오는 11월 1일부터 4일까지 실시하는 ‘컴퓨터 보안’에 관한 연수에 결국 북한은 불참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국가를 대상으로 한 이번 연수는 ‘컴퓨터의 보안과 관리(Securing Network)’에 관한 주제로 ‘IMPACT’의 본부가 있는 말레이시아에서 열리는데요, ‘국제전기통신연합'이 회원국인 북한도 초청했지만 끝내 참석하겠다는 답을 듣지 못했습니다.
‘국제전기통신연합’, 아시아 태평양 지역 사무소와 ‘국제사이버테러 대항협력기구’ 측은 모두 북한으로부터 참석에 관한 통보와 신청서를 받지 못했다고 20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밝혔습니다. 특히 ‘국제전기통신연합’ 측은 ‘북한이 가끔 큰 규모의 회의에 참석하지만 그 밖의 행사에는 거의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다(very rare to see).'라고 덧붙였습니다.
‘국제전기통신연합’이 북한을 초청한 이번 연수에서 컴퓨터와 관련한 ‘정보의 보안과 관리’, ‘보안 체계의 구축과 운영’ 등을 배우고 실습하는 것 외에 가장 시선을 끄는 것은 '디도스(DDoS)'나 'Phishing‘, 'Botnet'과 같은 컴퓨터 해킹 공격을 이해하고 이에 대응하는 방법입니다. (understanding the type of attack, DDoS, Spamming, Phishing, Botnets)
특히 북한은 지난 4월과 5월, 한국의 청와대와 금융회사 등 한국의 주요 인터넷 홈페이지에 대한 디도스 공격을 감행했고 위성정보시스템, 즉 GPS의 장애를 일으킨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특히 북한의 정찰총국은 약 1천 명 규모의 인력을 거느리고 지금까지 수만 건의 컴퓨터 공격을 해 온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IMPACT'와 ‘국제전기통신연합’도 북한의 컴퓨터 해킹 공격을 잘 알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국제전기통신연합’의 아쉬시 나라얀 공보 담당관은 북한의 ‘디도스’ 공격이 이번 연수에서 거론되느냐는 질문에 전반적인 컴퓨터 해킹 공격과 대응방법 등을 설명하지만 특정 국가를 겨냥하지는 않는다고 답한 바 있는데요, '국제통신연합'과 'IMPACT' 등은 북한의 컴퓨터 공격을 직접적으로 제재할 수 없지만 컴퓨터 테러의 심각성을 알리고 이의 대책을 마련하는 데 북한의 참여를 적극적으로 추진해왔습니다.
노정민의 <라디오 세상> 오늘 순서는 여기서 마칩니다. 다음 시간에 다시 찾아뵙겠습니다. 지금까지 진행에 RFA 자유아시아방송, 노정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