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쌀 통제 위한 ‘쌀 단속 초소’ 설치

북한에 계신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북한을 중심으로 미국과 한국 등 국제사회에서 일어난 일들을 통해 북한의 정치와 경제, 사회를 엿보고 흐름과 의미를 살펴보는 노정민의 <라디오 세상>입니다.

노정민의 <라디오 세상>, 오늘 순서 시작합니다.

- 식량 타격대가 단속하는 쌀 단속 초소 설치

- 양정부 확인서 없이 식량 초소통과 불가

- 버스 정류장에도 차 도착할 때마다 짐 검사

- 북부지방뿐 아니라 전국적 쌀 유통 단속

- 주민 불만 속, 쌀·콩 암거래 이뤄져

- 최근 보수화분위기가 대북전단에도 민감 반응?


북한 당국이 지난 9월 말경부터 '양곡 판매소' 외 모든 곳에서 개인의 식량 판매를 금지하는가 하면 지난 10월 초에는 평양에서 당 간부 12명이 총살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 당국은 당 간부는 물론 북한 주민에 이르기까지 통제와 단속은 물론 공포 정치를 통해 김정은 체제의 보수화를 강화하는 모습인데요, 김정은 제1 국방위원장의 권위를 손상하지 않고 그의 지시를 충실히 집행하는 것이 최우선이라는 설명입니다.

최근 두드러진 북한 체제 보수화 분위기, 과연 이의 배경은 무엇인지, 북한 주민에게 미치는 영향은 무엇인지 등을 일본의 언론매체인 '아시아프레스', 오사카 사무소의 이시마루 지로 대표와 함께 대화를 나눠보겠습니다. - 이시마루 대표님. 안녕하세요?

[Ishimaru Jiro] 네. 안녕하십니까?

- 최근 '아시아프레스'를 통해 평양에서 당 간부 12명이 총살됐다는 소식이 전해졌고요, 북한 장마당에서는 개인 간 쌀의 유통의 통제된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우선 이와 관련해 추가로 전해진 소식이 있는지요?

[Ishimaru Jiro] 네, 현재 쌀 유통의 통제와 관련해 추가조사를 하고 있는데요, 구체적인 내용을 확인했습니다. '쌀 통제를 어떻게 하느냐?'라는 건데요, '타격대 초소'를 많이 만들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는 개인이 쌀을 가지고 다닐 수 없도록 쌀 운반을 전문으로 단속하는 초소인데요, 책임부서가 당이고 당 비서의 지시 아래 그런 움직임이 있습니다. 또 군이나 시 양정부의 확인서 없이 식량이 초소를 통과할 수 없다고 합니다. 이런 가운데 핵심 단속에 나선 것은 검찰이고요, 버스 정류장 등에서도 차가 도착할 때마다 검찰서 사람이 올라가 짐 검사를 한다고 합니다. 지금 수확기라 많은 분량의 쌀과 곡식이 전국적으로 움직이는데요, 단속 때문에 큰 영향을 받고 있다고 합니다.

- 북한 주민에게는 답답한 현실이 될 수 있겠어요. 개인적으로 거래를 못 하게 하니까요

[Ishimaru Jiro] 그렇죠. 그래도 사람들이 쌀·콩 등을 조금씩 암거래한다고 합니다. 대량으로 거래하면 걸릴 수 있으니까 개인 집에서 적은 양의 곡식과 콩을 교환하고 있습니다. 또 북쪽의 내부 협조자들이 다른 지역은 어떤지를 알아봤더니 남쪽의 대도시에서도 쌀 유통에 관한 통제가 진행 중이라고 합니다.

- 대표님, 최근 당 간부 12명이 집단 총살을 당했고, 쌀 유통을 통제한다는 소식을 전하시면서 북한 사회가 다시 강경 보수화 분위기를 띠는 것 같다고 말씀하셨거든요. 최근 북한에서는 김정은 제1 국방위원장이 40일 넘게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고, 건강상에도 문제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런 가운데 북한이 강경 보수적인 분위기로 가는 이유를 무엇으로 분석할 수 있을까요?

[Ishimaru Jiro] 북한은 짧은 기간에 실적도 없고 젊은 김정은을 절대적 유일 영도자로 만들려 하지 않았습니까? 상당한 무리를 하지 않으면 안 되는 일입니다. 하나는 역시 실적도 없는 젊은 김정은을 중심으로 유일 영도체계를 만들기 위한 무리한 조치, 그래서 '복종하지 않는 자는 용서하지 않는다' 라는 전제 아래 공포 분위기가 아니면 이런 유일 영도체계를 만들기 어렵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봅니다.
그리고 이런 분위기를 이용해서 권력 내부에서 싸움이 일어날 가능성도 있다고 봅니다. 장성택이란 거물이 숙청되면서 권력 내부에 많은 빈자리가 생겼습니다. 하나의 이권 싸움이라 할 수 있는데, 지금 유일 영도체계를 만들기 위한 공포 분위기를 이용해 '권력 내부에서 서로 간에 경쟁 상대를 때리는 현상도 일어나는 것이 아닌가?'가 저의 추측입니다.
그리고 12월에 김정일이 사망한 지 3년이 됩니다. 김정은이 본격적으로 독자적인 체제운영을 시작할 가능성이 있다고 봅니다. 이를 위해 간부들에 대해서 철저한 충성을 요구하겠죠. 이를 위해서는 공포 통치와 공포 분위기가 필요하다, 이것이 지금 북한 내 숙청의 이유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 최근 북한의 이같은 보수화 분위기가 무엇보다 북한 주민에 미치는 영향은 무엇일까요?

[Ishimaru Jiro] 지금의 공포 분위기에 관해서는 평양과 지방, 또 당 일꾼과 일반 서민 사이에 많은 온도 차가 있다고 봅니다. 북한 내부 취재협조자에 따르면 일반 서민은 숙청 바람에 전혀 관심이 없습니다. 평양에서 누가 처형이 되든 장성택 관련 숙청이 시작되던 별로 관심이 없다는 보고가 많습니다.
하지만 일반 서민의 생활에는 영향이 많습니다. 공포 분위기에는 당연히 단속강화, 통제강화가 따라오지 않습니까? 당연히 장사에 지장이 생길 수밖에 없습니다. 바로 현금수입에 지장이 있고요, 통제 강화로 동원이나 학습회 등도 많아졌다고 하는데 그만큼 시간도 빼앗기고 감시도 강화되니까 불법적으로 장사하는 사람도 조심스럽게 움직여야 합니다. 따라서 실질적으로 일상생활에서 불경기가 확산할 것을 걱정하고 있고요.
또 이런 분위기 속에서 김정은 체제에 대한 반발도 생길 수밖에 없다고 봅니다. 공포 통치를 통해 김정은에 대한 비판, 반발 등 움직임은 통제할 수 있죠. 하지만 마음속으로부터 반발은 당연히 생길 수 있습니다. 김정은이 생활에 관한 통제를 계속한다면 당연히 일반 사람들 사이에서 김정은 정권에 대한 반발과 불만의 목소리가 많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할 수 있습니다.

- 끝으로 대표님. 다른 질문을 하나 더 드리고 싶은데요, 현재 남북 간에 대북전단을 놓고 대립양상을 보이고 있습니다. 여러 가지 해석이 가능하겠지만, 북한으로서는 대북 전단에 매우 민감하다는 것을 알 수 있거든요. 실제 한국에서 대북 전단을 날리면 북한 내부에서 많이 보는지, 파급력은 얼마나 있다고 보시나요?

[Ishimaru Jiro] 북한 정부에서 대북 전단 날리기에 대해 강력히 항의하는 것은 한국 사회의 내부에 분열 분위기를 만들자는 목적도 있습니다. 이와 함께 한국과 가까운 (북한)지역에 적지 않은 전단이 날아가면서 그 영향도 무시할 수 없게 된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그리고 또 하나는 지금 북한의 공포 분위기와도 관련이 있다고 봅니다. 제가 알기에 남한 단체에서 보내는 대북전단의 내용은 김정은에 대한 비판이 많지 않습니까? 그것은 북한 내부에서 볼 때 용서해서는 안 되는 것이거든요. 김정은의 권위를 훼손하는 행위에 관해서는 항의를 하거나 소리를 내지 않으면 비판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유일영도체계를 지켜야 하는 원칙에 따라 북한이 항의할 수밖에 없는 분위기가 북한 내부에 있다는 것이 저의 견해입니다.

- 오늘 말씀 통해 최근 북한에서 감지되는 강경 보수화 본위기, 대북 전단에 관한 견해도 들어봤습니다. 오늘 말씀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대표님 고맙습니다.

[Ishimaru Jiro] 네. 고맙습니다.

노정민의 <라디오 세상> 오늘 순서는 여기서 마칩니다. 지금까지 진행에 RFA 자유아시아방송, 노정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