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호화아파트 매매로 외화 거둬들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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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에 계신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북한을 중심으로 미국과 한국 등 국제사회에서 일어난 일들을 통해 북한의 정치와 경제, 사회를 엿보고 흐름과 의미를 살펴보는 노정민의 <라디오 세상>입니다.

노정민의 <라디오 세상>, <오늘의 초점>으로 시작합니다.

<오늘의 초점>

- 최근 북한 당국이 단위 기업을 앞세워 호화아파트 매매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평양에서 건설 중인 45~75평 규모의 아파트 가격이 최대 십여 만 달러에 이르는데요, 북한 당국이 돈 많은 부자들을 대상으로 주택 매매사업에 나선 겁니다. 이는 북한 주민을 대상으로 한 북한 당국의 외화벌이 수단으로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 2009년부터 2012년까지 밤에 촬영한 한반도의 야간 사진을 비교해봤습니다. 불빛으로 밝은 한국과 달리 북한은 여전히 암흑 속에 갇혀 있는데요, 북한의 열악한 전력사정은 좀처럼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개선되지 않은 북한의 전력 사정만큼 남북한의 정치적․경제적 차이도 더 뚜렷해지고 있습니다.

이 시간에 다룰 <오늘의 초점>입니다.

- 45~75평 정도의 호화아파트, 단위 기업 내세워 매매

- 일반 주민 아닌 북한 내 부호들 대상

- 건설비용 조달 위해 미리 계약금 받기도

- 북한 내 부호 대상으로 한 외화벌이 수단 지적도

- 사법당국도 외화벌이 목표량 할당, 주민 쥐어짜기

요즘 평양에서는 초호화 아파트가 건설 중이라고 합니다. 단위 기업들을 통해 짓고 있는 이 아파트는 150~250평방미터(45~75평) 정도의 아주 큰 규모를 자랑하는데요, 최근 자유아시아방송(RFA)이 접촉한 평양 주민에 따르면 250평방미터(75평)의 아파트 가격은 십여 만 달러에 달합니다. 이와 관련해 한국의 동아일보도 최근 평양 아파트의 최고 가격이 16만 달러라고 전한 바 있습니다.

이같은 호화아파트는 일반 주민이 대상이 아닌 돈 많은 부자들에게 팔기 위한 것인데요, 북한이 원칙적으로 주택 매매를 법으로 금지하고 있지만, 당국이 단위 기업을 앞세워 아파트 매매에 적극 나서고 있다고 평양의 소식통은 전했습니다.

특히 아파트를 구매하는 사람에게는 돈의 출처를 묻지 않거나 입주하는 데 필요한 입사증도 순조롭게 해결해주는 등 김정은 정권에 들어서면서 주택 매매 사업이 공공연하게 이뤄지고 있는데요, 이처럼 북한 당국이 앞장서 주택 매매 사업에 나선 이유는 북한 내부의 외화를 거둬들이려는 조치로 풀이된다는 것이 평양 내 소식통의 설명입니다.

강압적인 방법을 쓰지 않고서도 북한 내 외화를 끌어모으는 이른바 '주민을 대상으로 한 김정은식 외화벌이'란 건데요, 실제로 북한 당국은 아파트 건설비용을 조달하기 위해 아파트를 사려는 사람들에게 미리 일부의 돈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동안 북한에서는 고위간부를 중심으로 개인 간 주택거래가 활발히 이뤄졌습니다. 평양은 물론 신의주와 혜산 등에서도 주택 거래가 이뤄지는데, 특히 국경지방의 주택이 평양보다 더 비싸게 팔리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아무래도 무역을 통한 돈벌이가 쉽기 때문인데요,

이처럼 개인 간 주택거래가 공공연하게 이뤄졌지만 요즘처럼 북한 당국이 단위 기업을 내세워 직접 주택 매매에 나서는 것은 이례적인 일로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평양의 해당화관을 비롯해 건설 중인 마식령 스키장과 최근 준공된 미림 승마구락부 등도 호화로운 편의시설을 제공하고 돈 많은 부호들의 소비를 유도해 외화를 거둬들이려는 의도가 엿보이는데요,

반면, 또 다른 평양의 소식통은 사법 기관인 보위부와 보안부, 검찰소 등에도 외화벌이 목표를 할당해 주민에 대한 검열과 단속을 강화하고 뇌물 수준을 뛰어넘는 많은 돈을 끌어모으고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그동안 북한 당국이 외화를 벌어들이기 위해 해외 노동자와 무역일꾼을 파견하고 식당을 열기도 했지요. 하지만 이같은 외화벌이에 한계를 느끼는 듯한데요, 따라서 최근에는 북한 정권이 내부 주민을 상대로 여러 수단을 동원해 외화벌이를 하는 모습을 엿볼 수 있습니다.

여러분께서는 <노정민의 라디오 세상> 듣고 계십니다.

<최근 4년 동안 변함없는 북한의 밤>

- 2009~2012년 한반도 야간 위성사진

한반도 야간 사진. 2009년과 2012년 사진은 NASA 제공. 2010,2011년 사진은 미국 해군연구소 제공.
한반도 야간 사진. 2009년과 2012년 사진은 NASA 제공. 2010,2011년 사진은 미국 해군연구소 제공.

미국의 항공우주국과 미군 해군분석센터가 내놓은 최근 4년간의 한반도 야간 사진을 살펴봤습니다. 2009년부터 가장 최근 사진인 2012년 9월에 촬영한 사진을 비교해봤는데요,

한눈에 보기에도 지난 4년 동안 북한의 전력 사정은 전혀 나아지지 않았습니다. 여전히 한국의 밤은 도시의 밝은 불빛으로 환한 반면, 북한은 칠흑 같은 어둠으로 형태조차 알 수 없는데요, 2012년에도 평양만이 작은 점으로 나타날 뿐입니다. 또 남쪽은 바다에서조차 고기잡이배들이 불빛을 발하며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지만 북한의 해안가에는 적막감만 가득합니다.

그동안 자유아시아방송이 매년 보도했던 한반도의 야간 사진을 볼 때 북한의 전력난은 여전히 심각한 상황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수력발전소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하는 겨울철에는 전력 공급이 더 원활하지 않기 때문에 상황은 더 악화할 것으로 예상되는데요, 일본의 언론매체인 '아시아프레스', 오사카 사무소의 이시마루 지로 대표에 따르면 북한의 열악한 전력 사정은 지금도 곳곳에서 파악할 수 있습니다.

미국의 항공우주국이 1993년부터 매년 촬영한 한반도의 야간 위성사진에서 북한의 모습은 20년의 세월이 흘렀어도 여전한데요, 너무나 극명한 차이를 보이는 남북한의 한반도 야간 사진은 지금도 남북한의 정치적․경제적 차이를 지적하는 자료로 쓰이고 있습니다.

환한 불빛의 한국은 풍요롭고 자유로운 민주주의 체제를 뜻하고 암흑 속의 북한은 가난하고 억압받는 독재체제의 의미로 지적되고 있는데요, 평양 이외 전역에서 환한 불빛을 발하는 북한의 야간 사진을 앞으로 몇 년 뒤에 볼 수 있을까요?

노정민의 <라디오 세상> 오늘 순서는 여기서 마칩니다. 다음 시간에 다시 찾아뵙겠습니다. 지금까지 진행에 RFA 자유아시아방송, 노정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