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 계신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북한을 중심으로 미국과 한국 등 국제사회에서 일어난 일들을 통해 북한의 정치와 경제, 사회를 엿보고 흐름과 의미를 살펴보는 노정민의 <라디오 세상> 시간입니다.
'북한의 평양은 현재 재개발 바람이 불고 있다' '거리의 풍경이 바뀌고, 휴대전화 가입자가 크게 늘어나는 등 북한 주민의 생활에 큰 변화가 생기고 있다' 일본의 교도통신이 지난 27일 보도한 내용입니다.
요즘 평양에는 이전에 없던 초고층 아파트가 들어섰고, 곳곳에 아파트 보수 공사와 백화점, 극장 건설 등이 활발히 전개되고 있는데요, 하지만, 평양 외 다른 지역에서 이같은 변화를 느낀다는 말은 들리지 않습니다.
북한이 강성대국 진입의 상징으로 평양을 새롭게 단장하고 있지만 이를 지켜보는 탈북자들 가운데 "평양만 북한 땅이고, 평양 시민만 북한 국민이냐?"라며 균형 있는 관심과 개발을 아쉬워하는 목소리도 작지 않은데요, 결국 북한의 강성대국은 겉만 잘 보이기 위한 '눈 가리고 아웅'이라는 지적이 많습니다.
노정민의 <라디오 세상>, <오늘의 초점>으로 시작합니다.
<오늘의 초점> - 남미의 나라 볼리비아에 사회주의 정부가 들어선 이후부터 북한 사람의 방문이 눈에 띄게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관광객이 아닌 북한 정부 관계자일 가능성이 큰데요, 북한은 볼리비아의 지하자원과 농산물 등에, 볼리비아는 북한의 사회제도와 무기 등에 큰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관측됩니다. 또 쿠바의 호텔이나 식당에서도 북한 사람들이 종종 목격되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 북한 평양시 모란봉 구역에 완공되지 못하고 10년 넘게 방치돼 있던 소프트볼 구장이 북한의 건축 열기 속에 흔적 없이 사라졌습니다. 또 아무것도 없던 공터에는 새 건물이 올라서고 새로운 태권도 센터가 최근 완공되는 등 활발히 전개되는 북한의 건축 현장을 곳곳에서 엿볼 수 있는데요, 올해 3월에 촬영한 위성사진에서도 그 열기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 시간에 다룰 <오늘의 초점>입니다.
=한국식당에도 북한 사람들 종종 나타나
남아메리카의 중서부 내륙에 위치한 나라, 볼리비아공화국. 스페인의 지배를 받은 볼리비아는 독립 이후 1982년 대통령 선거를 통해 민간 정부가 출범했는데요, 2006년 지금의 에보 모랄레스 대통령이 취임하면서 사회주의 정부가 들어섰습니다.
2009년에 모랄레스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하고 사회주의 개혁 내각을 구성한 볼리비아는 베네수엘라, 쿠바와 함께 강경한 좌파의 한 축을 이루고 있는데요, 이처럼 볼리비아에 사회주의 정권이 들어선 이후 북한과 교류가 크게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볼리비아는 한국과 달리 북한과 수교를 맺지 않았고 사회주의 정부가 들어서기 전에는 볼리비아에서 북한 사람을 거의 볼 수 없었지만 최근 1~2년 사이에 북한 관계자의 방문이 많이 늘어났다는 겁니다. 이제는 볼리비아 내 한국 식당에서도 종종 북한 사람을 볼 수 있다는 건데요, 17년째 볼리비아에 거주하며 기독교방송을 운영하는 정상근 선교사의 설명입니다.
[정상근 선교사] 볼리비아도 사회주의 정부가 들어서면서, 그전에는 거의 없었는데 북한 사람이 조금씩 볼리비아에 들어온다는 소문도 있고, 볼리비아와 북한 사이에 겉으로 표현되지 않은 교류가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최근 1~2년 사이에 꾸준히 느는 것 같고, (이에 관한 소문도) 많아지고 있어요. 또 볼리비아가 여러 가지 면에서 북한을 모델로 삼고 있습니다. (북한의) 세습이나 강력한 지도력, 무기에 관심이 있고, 북한도 고립된 상황에서 돌파구를 찾기 위해 사회주의 국가에 접근하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정 선교사에 따르면 볼리비아 내 북한 사람은 대부분 정부 관계자일 가능성이 큰데요, 정확한 규모는 파악하기 어렵습니다. 이들은 볼리비아의 지하자원이나 농산물 등에 큰 관심을 두는 것으로 보인다고 정 선교사는 덧붙였는데요,
[정상근 선교사] 볼리비아에 온 북한 사람들은 정부 쪽에서 온 사람이라는 말을 들었습니다. 볼리비아의 자원이나 농산물 등 1차 산업은 북한에 매력적이라고 볼 수 있는데요, 특히 세계 매장량의 50% 이상이 있는 리튬이나 구리, 금, 은, 석유 가스 등이 많이 나오고, 옥수수와 같은 농산물이라든지, 여러 가지 면에서 북한이 원하는 것이 있겠죠.
2008년에는 북한의 외무성 대표단이 볼리비아와 외교관계 수립을 논의하기 위해 모랄레스 대통령을 면담하고 양국 간 국교 정상화와 경제 협력 문제를 논의했다고 볼리비아의 관영 ABI통신이 당시 보도한 바 있는데요, 이처럼 볼리비아에 대한 북한의 인적교류가 늘어나는 데 대해 미국 북한인권위원회의 그레그 스칼랴튜 사무총장은 북한이 개혁․개방과 같은 특별한 변화 없이 지하자원을 획득하거나 외화벌이가 가능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레그 스칼랴튜] 북한이 선호하는 국제교류는 개혁과 개방이 없는 상태에서 이뤄질 수 있는 교류인데, 남미에 있는 사회주의 국가와 교류가 바로 그런 것이죠. 북한 정권의 입장에서는 정권도 유지할 수 있고 아무런 영향도 미치지 않으면서 외화벌이를 할 수 있겠죠.
또 스칼랴튜 사무총장은 최근 해외에 파견된 북한 노동자 수가 많이 늘었다는 보도를 접했다며 “앞으로 북한과 볼리비아의 교류가 더 활발해지면 북한이 중동, 아프리카에 이어 최초로 남미 지역에 북한 노동자를 보낼 수도 있지 않겠느냐?”라고 조심스럽게 전망했습니다. 실제로 또 다른 사회주의 국가, 쿠바에서도 북한 사람들이 호텔이나 식당에서 종종 목격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한편, 볼리비아는 민주주의 정권에서 사회주의 정부가 들어섰지만 최근 모랄레스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과 신뢰는 추락하고 있습니다. 볼리비아 국민이 기대한 것처럼 생활이 개선되지 않고 물가는 오르는데다 부정부패가 더 심각해지면서 민심이 많이 떠난 것으로 전해지는데요, 모랄레스 대통령의 지지율이 30%대로 떨어지면서 집권 이후 최대의 위기를 맞았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한편, 볼리비아는 1965년에 한국과 국교를 수립하고 인적․물적 지원과 교류를 이어왔으며 최근에는 볼리비아의 리튬 개발을 위한 합작회사 설립 양해각서를 맺기도 했습니다. 볼리비아에 거주하는 한국인은 약 1천 명으로 대부분 상업에 종사하고 선교사가 많이 거주하고 있습니다.
여러분께서는 RFA 자유아시아방송 노정민의 <라디오 세상> 듣고 계십니다.

= 강성대국 앞두고 새단장 때문인 듯
북한 평양의 만경대 구역. 이곳에는 여자 소프트볼 경기장이 있었는데요, 10년이 지나도록 완공을 하지 못하고 방치돼 있었습니다.
2009년 12월, 위성사진(
)에 나타난 소프트볼 구장은 본부석과 관중석에 철골 구조물이 그대로 드러나 있고, 잔디도 깔리지 않은 흙바닥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 구장은 2000년 이전부터 건축 공사에 착수했지만 10년이 넘어도 마무리를 짓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2011년 3월에 촬영한 만경대 구역을 다시 살펴봤습니다. 소프트볼 구장이 있는 자리에 변화가 생겼는데요, 야구장의 모습은 사라지고 한가운데 새로운 길이 보입니다. 그 아래는 오랫동안 공터였던 곳에 커다란 건축 구조물이 들어서고 있습니다.
내년 강성대국을 앞두고 평양이 새 단장에 나서는 때에 오랫동안 방치돼 있던 소프트볼 구장도 건축 열기 속에 사라지게 됐는데요, 평양에는 능라도와 모란봉 구역에 두 개의 소프트볼 구장이 있었지만 능라도의 경기장은 2006년에 축구장으로 전용됐고 모란봉 경기장만이 유일했지만, 완공이 미뤄진 끝에 결국 자취를 감췄습니다.
반면, 평양에는 새로운 태권도 센터가 지난 7월에 완공됐는데요, 소프트볼과 달리 태권도에 대한 북한의 관심이 많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한편, 지난 3월과 5월에 촬영한 평양 시내의 위성사진을 보면 아직도 많은 지역에서 건축 공사가 활발히 진행 중이며 이전부터 건축 공사가 진행 중이던 일부 지역은 공사가 마무리되고 깔끔히 정리된 모습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처럼 북한은 강성대국 진입의 상징으로 평양시 10만 세대의 건설을 비롯해 각종 건축 공사에 박차를 가하고 있고, 건설 노동자들이 하루 14시간 노동에 시달리면서 몇 달 만에 수십 층의 아파트를 지어 올린다는 소식도 들리는데요, 10년 동안 내버려둔 소프트볼 구장도 없애고 아무것도 없던 곳에 새 건물이 들어서는 것을 볼 때 북한이 평양시 단장에 얼마나 공을 들이는지 엿볼 수 있다는 지적도 많습니다.
노정민의 <라디오 세상> 오늘 순서는 여기서 마칩니다. 다음 시간에 다시 찾아뵙겠습니다. 지금까지 진행에 RFA 자유아시아방송, 노정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