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 계신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북한을 중심으로 미국과 한국 등 국제사회에서 일어난 일들을 통해 북한의 정치와 경제, 사회를 엿보고 흐름과 의미를 살펴보는 노정민의 <라디오 세상> 시간입니다.
최근 평양을 다녀온 미국인에 의해 북한 평양의 아파트 건설 현장이 사진으로 공개됐습니다. 사진에 나타난 공사 현장은 대부분 10층 이상의 고층 건물을 짓고 있고 건설현장에는 대학생들도 동원된 것이 확인됐는데요, 무엇보다 충격적인 것은 20층 이상 되는 건설 현장 꼭대기에서 북한 노동자들이 아무런 안전장치도 없이 공사를 하고 있습니다.
안전장치가 없기에 자칫 잘못하면 바닥으로 떨어질 것만 같아 일하는 북한 노동자의 모습은 불안하기만 한데요, 이 사진을 본 탈북자는 "이것이 바로 북한 주민 인권의 현실이 아니겠느냐?"라며 씁쓸한 표정을 지었습니다.
얼마 남지 않은 일정 속에 과도한 노동, 그리고 열악한 안전시설 때문에 공사현장에서 죽거나 다치는 북한 근로자가 많이 발생하고 있다는 소식도 들리는데요, 강성대국을 향한 오늘날 북한 건설현장의 모습입니다.
노정민의 <라디오 세상>, <오늘의 초점>으로 시작합니다.
<오늘의 초점>
- 북한과 우호적인 관계를 맺고 있는 몽골의 학생들이 매년 북한으로 수학여행을 갔지만, 이제는 북한을 꺼리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생활 수준이 떨어지고 음식도 형편없는 북한에 가는 것보다 잘사는 한국을 더 선호한다는 건데요, 이같은 생각이 몽골 학생들 사이에 널리 퍼져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 국제투명성기구가 매년 발표하는 국가별 부패지수에 북한이 처음으로 등장한 데 대해 전문가들은 북한 사회의 부패 정도를 공정하고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국제사회가 이를 감시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됐다고 의미를 부여했습니다. 최악의 부패국가에 오른 북한으로서 자극이 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 시간에 다룰 <오늘의 초점>입니다.
=볼거리 없고 음식· 생활수준 낮아 기피
북한과 우호적인 관계를 맺고 있는 몽골은 정치적, 경제적 분야는 물론 학술과 문화, 인적 교류 등을 꾸준히 전개하고 있습니다.
지금도 몽골에는 수천 명에 달하는 북한 주민이 거주하는가 하면 최근에는 북한의 김일성 종합대학과 몽골 국립대학이 학술 교류에 관해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최근 자유아시아방송(RFA)이 만난 몽골 내 소식통에 따르면 몽골 내에 2~3천 명의 북한 주민이 체류하고 있으며 이들은 주로 농사를 짓는 일에 종사하거나 건설 현장, 또는 의류 공장 등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반대로 몽골의 학생들이 매년 북한으로 수학여행을 떠나기도 하는데요, 하지만 요즘에는 몽골 학생들이 이전과 달리 북한을 꺼리는 현상이 확산하고 있다고 이 소식통은 전했습니다. 북한의 생활 수준이 떨어지고 특별히 볼거리도 없는 데다 고기를 자주 접하는 몽골과 달리 북한에서는 먹는 음식도 형편없어 학생들이 싫어한다는 겁니다.
이에 관해 또 다른 몽골 소식통은 “최근 몽골이 한국과도 활발히 교류하는 가운데 북한보다 잘 사는 한국의 모습을 알게 되면서 몽골 학생들도 북한보다는 한국을 선호한다”라고 전했는데요, 다시 말해 몽골 학생들도 경제적으로 나을 것이 없는 북한에 가는 것보다 오히려 한국에 가는 것이 더 낫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는 겁니다.
또 이같은 생각은 이미 몽골 학생들 사이에 널리 퍼져 있다고 현지 소식통들은 입을 모았는데요, 한편, 20년 전만 해도 북한과 크게 다를 바 없던 몽골은 지난달 식량난에 허덕이는 북한에 염소고기 35톤을 보낼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몽골은 지난해에도 북한에 육류 30톤을 제공한 바 있는데 북한에 식량을 지원할 만큼 상대적으로 여유 있는 국가가 된 겁니다.
몽골의 차이야 엘벡도르지 대통령은 지난 6월 미국 의회의 의사당에서 북한이 몽골과 교류를 통해 지금과 다른 생존 방식과 정부 형태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직접 깨닫길 기대한다고 말하기도 했는데요, 엘벡도르지 대통령은 공산주의에서 자본주의로, 일당 독재 체제에서 민주주의로 변신한 몽골의 교훈을 북한도 배우길 희망한다고 덧붙였습니다.
북한과 특별한 관계를 맺고 있는 몽골. 하지만 북한은 몽골의 도움을 받는 처지가 됐을 뿐 아니라 몽골의 학생들조차 여행을 기피하는 국가로 인식되고 있습니다.
여러분께서는 RFA 자유아시아방송 노정민의 <라디오 세상> 듣고 계십니다.
=북, 김정일-권력층-일반 주민 ‘부패 사슬’
‘국제투명성기구’가 지난 1일 발표한 국가별 부패지수 순위에 북한이 처음으로 올랐습니다. 결과는 10점 만점에 1점으로 조사대상 183개국 중 꼴찌였습니다. 전 세계에서 가장 부패한 나라라는 설명입니다.
1995년 부패지수가 발표된 이후 처음으로 북한이 순위에 오른 것은 어떤 의미가 있을까요? 우선 국제투명성기구는 최소 3개 국제기관의 자료를 이용해 북한사회의 부패 정도를 더 공정하고 정확하게 진단할 수 있게 됐다고 평가합니다. 그만큼 북한의 부패에 관한 객관성을 확보했다는 건데요, 국제투명성기구의 알레잔드로 살라드 아시아태평양 담당 국장대리의 설명입니다.
[Aleandro Salas] 이번에 북한이 부패지수 순위에 올랐다는 것은 기본적으로 3개 기관의 자료와 의견을 참고함으로써 더 공정하고 균형 있게, 그리고 더 정확하게 평가를 할 수 있었다는 거죠.
탈북자들과 전문가들에 따르면 북한의 부정부패는 사회 전반적으로 뿌리 박혀 있습니다. 권력층과 일반 주민 사이에 돈과 뇌물이 쉽게 오가고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통치 방식도 부정부패가 바탕을 이루기 때문에 북한 사회도 그럴 수밖에 없다는 건데요,
살라드 국장대리에 따르면 부패의 가장 큰 원인은 일반적으로 정보의 단절에 있다고 지적합니다. 정부나 국가의 권력층이 얼마나 많은 돈을 소유하고 있는지, 어떤 단체, 어떤 인물이 이를 주도하는지 알려지지 않으면 국민이 부패를 통제할 수 없다는 건데요, 북한도 일반 주민이 정책 결정에 관여하거나 단체를 구성할 수 없고, 참여도 매우 제한돼 있어서 부패가 만연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이번 부패지수에서도 결과가 매우 낮은 것은 놀랄만한 일이 아니라고 그는 덧붙였습니다.
이와 관련해 한국투명성기구도 국가별 부패지수 순위에 북한이 처음 오른 것은 국제사회가 북한의 부패 정도를 감시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김성주 사무총장입니다.
[김성주 사무총장] 이전에는 자료가 전혀 없었으니까 모니터를 할 수 없었는데, (북한이) 비록 점수는 꼴찌지만 결과가 나왔잖아요. 북한으로서는 상당한 자극이 되겠죠. 투명해져야겠고, 투명한 국가, 공정한 사회를 만드는데...
국제투명성기구는 국가별 부패지수를 발표하면서 올해 전 세계의 많은 나라에서 발생한 시위는 정치와 공공부문의 부패, 경제적 불안정에 원인이 있고 이에 대한 시민의 분노를 잘 보여주고 있다고 진단하면서 정치 지도자나 공공기관의 투명성, 그리고 이에 대한 책임과 의무의 강화가 더 필요하다고 밝혔는데요, 그만큼 국가의 투명성은 국제사회가 저항할 수 없는 사안이 됐다는 설명입니다.
사회가 청렴할수록 공정한 사회이고 공정한 사회일수록 국민이 잘살게 되는 것처럼 이번에 꼴찌를 기록한 북한은 물론 각국의 정치지도자들은 보다 깨끗한 사회를 요구하는 국민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고 국제투명성기구와 전문가들은 입을 모으고 있습니다.
노정민의 <라디오 세상> 오늘 순서는 여기서 마칩니다. 다음 시간에 다시 찾아뵙겠습니다. 지금까지 진행에 RFA 자유아시아방송, 노정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