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디오 세상] 위성에서 본 12월 4일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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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에 계신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북한을 중심으로 미국과 한국 등 국제사회에서 일어난 일들을 통해 북한의 정치와 경제, 사회를 엿보고 흐름과 의미를 살펴보는 노정민의 <라디오 세상>입니다.

매년 국가별 부패지수를 측정하는 '국제투명성기구'의 부패지수에서 올해도 북한이 꼴찌인 174위를 기록했습니다. 북한은 100점 만점에 8점을 받아 아프가니스탄, 소말리아와 함께 최하위에 머물렀는데요, 지난해 처음으로 조사대상국에 포함된 북한은 2년 연속 꼴찌라는 불명예를 안았습니다.

국제투명성기구의 관계자는 "부패지수가 낮은 국가들은 대체로 민주화가 덜 발달한 경향을 보이고 있다"고 밝혔는데요, 특히 '국가가 국민과 얼마나 소통하는가?'가 부패지수를 측정할 때 가장 중시하는 항목이라고 합니다.

시진핑 총서기 체제로 접어든 중국도 시급한 현안으로 '부정부패의 척결'을 강조하고 나섰는데요, 부패 없는 사회, 투명성이 보장된 국가가 정치․경제발전을 이루는 필수조건이라는 데는 누구도 이견을 달지 않습니다.

노정민의 <라디오 세상>, <오늘의 초점>으로 시작합니다.

<오늘의 초점>

- 북한이 장거리 로켓을 발사대에 장착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위성사진을 통해 살펴본 함경북도 철산군 동창리의 발사장에는 발사 준비를 위한 움직임이 계속 포착됐습니다. 준비상황을 고려할 때 예정보다 이른 시기에 미사일을 발사할 가능성도 큽니다.

- '북한 해외근로자의 인권개선을 위한 국제연대(INHL)'가 최근 북한의 노동과 임금착취, 인권 유린 등의 실태를 국제노동기구(ILO)에 제소했습니다. 북한은 아직 국제노동기구의 회원국이 아닌데요, 북한 근로자의 실태를 제소하는 것은 무슨 의미가 있을까요? 이번 시간에 짚어보겠습니다.

이 시간에 다룰 <오늘의 초점>입니다.

- 발사대 위 연료․정비 차량으로 보이는 트럭들
- 로켓 장착하는 발사대 앞에도 크레인 등 서 있어
- 발사장 주변, 발사 준비 위한 움직임 계속돼

12월 4일에 촬영한 북한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 발사장 (Geoeye Satellite Imagy) 연료주입 또는 정비를 위한 트럭이 발사장 위에 주차된 사진. 사진-Geoeye Satellite Imagy 제공
12월 4일에 촬영한 북한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 발사장 (Geoeye Satellite Imagy) 연료주입 또는 정비를 위한 트럭이 발사장 위에 주차된 사진. 사진-Geoeye Satellite Imagy 제공

미국의 위성사진 업체 '지오아이(Geoeye Satellite Image)'가 12월 4일에 촬영한 북한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 발사장의 사진입니다. (크게 보기) 현재 북한이 로켓 1단과 2단에 이어 3단을 장착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위성사진에서 살펴본 발사장에는 로켓 발사를 위한 움직임이 계속 포착됐습니다.

우선 발사장 위에는 몇 대의 트럭이 주차돼 있습니다. 함께 위성사진을 분석한 미국의 위성사진 전문가 커티스 멜빈(Curtis Melvin)씨는 연료 주입 또는 정비를 위한 트럭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습니다. (There are some trucks parked on the launch pad. These large vehicles could be fuel or maintenance trucks.) 또 로켓을 조립하고 점검하는 조립동 옆에는 여전히 트레일러 차량 2대가 서 있는 것도 보입니다. (We can see the rocket transport vehicles parked near the Horizontal Processing Building. This is likely where the rocket components are currently located.)

12월 4일, 동창리 발사장 인근 조립동에 주차된 장거리 로켓 운반 트레일러. 사진-Geoeye Satellite Image 제공
12월 4일, 동창리 발사장 인근 조립동에 주차된 장거리 로켓 운반 트레일러. 사진-Geoeye Satellite Image 제공

미국과 한국 정부는 북한이 동창리 발사장의 발사대에 로켓을 세우기 위한 작업을 진행 중인 것으로 파악했는데 실제로 위성사진 속 로켓을 장착하는 발사대 앞에 무엇인가 서 있는 것이 보입니다. 또 발사기지 안, 연료 저장소로 보이는 건물 옆에는 연료와 산화제를 담았던 용기로 추정되는 물체들이 그대로 있습니다.

한국의 연합뉴스는 북한이 3단 로켓을 장착하고 있으며 이르면 오는 5일 완료할 것으로 전망했는데요, 로켓이 조립되면 지원구조물이 설치되고, 전력과 연료를 주입하기 위한 각종 케이블도 연결되는데, 북한의 로켓 발사 준비는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이렇듯 4일 촬영한 위성사진을 확인해 본 결과 발사대와 발사장에 로켓 발사를 위한 움직임이 계속되고 있음을 알 수 있는데요, 북한은 오는 10일부터 22일 사이에 로켓을 발사할 것이라고 통보했지만 준비상황을 고려할 때 초반에 발사할 가능성도 클 것으로 예상됩니다.

미국의 전문가들은 동창리 발사대가 함경북도 무수단리의 발사대보다 더 크고 조종시설과 연료 주입시설 등 모든 것이 자동화되어 있어 북한이 더 큰 로켓을 더 자주 발사할 수 있다고 지적한 바 있습니다.

여러분께서는 노정민의 <라디오 세상> 듣고 계십니다.

=해외 북한근로자 문제, ILO 제소 의미는?

- ILO, 비회원국 북한 실상 제대로 몰라
- 북한 근로자 있는 회원국 내 근로실태 조사
- 직접 북한 아닌 회원국 통해 우회적 압박
- 우선 해외에 나가 있는 북한 근로자만이라도...


"보통 하루 14시간 정도 일을 합니다. 아침, 점심, 저녁 식사 세 시간 빼고 자는 시간 8시간을 빼면 나머지는 현장에서 일하는 거죠. 내가 겪은 해외 노동생활은 정말 노예와 같은 삶이었습니다."

"이건 노예 노동입니다. 전 세계에서 월급 한 푼 안 주면서 일을 시키는 나라는 북한밖에 없습니다. 100달러를 받아 북한 근로자에게 고작 2달러밖에 주지 않습니다."

'북한 해외근로자의 인권개선을 위한 국제연대(INHL)'가 최근 북한의 노동과 임금착취, 인권 유린 등의 실태를 국제노동기구, 즉 ILO에 제소했습니다. 특히 해외에서 일하는 북한 노동자들이 열악한 환경 가운데 오랜 시간 노동에 시달리면서도 제대로 임금을 받지 못하는 현실을 국제노동기구가 조사해달라는 겁니다.

국제노동기구는 노동자의 노동조건을 개선하고 지위향상을 위해 설치된 국제기구인데요, 전 세계 185개국이 회원국이지만 아직 북한은 가입하지 않았습니다. 이때문에 국제노동기구는 북한 노동자들이 처한 열악한 근로 환경이나 임금 착취 등 실상을 정확히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데요, 실제로 국제노동기구의 아시아태평양 담당국도 북한이 회원국이 아니기 때문에 관련 정보를 제공할 수 있는 입장이 아니라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최근 밝힌 바 있습니다. (Since the ILO does not work in North Korea, we are not in a position to provide info. on this.)

그렇다면 국제노동기구에 회원국도 아닌 북한 근로자의 실태를 제소하는 것은 무슨 의미가 있을까요? '북한 해외근로자의 인권개선을 위한 국제연대' 관계자의 말을 들어봤습니다.

[INHL 관계자] 문제는 북한이 ILO에 가입돼 있지 않다는 것인데, ILO에 가입된 중국과 러시아 당국에 북한 근로자에 대한 임금이 지급되지 않는 것을 조사해 보라고 압력을 넣는 것이거든요. ILO가 중국이나 러시아 당국에 중국이나 러시아에서 벌어지고 있는 외국인 근로자에 대한 인권이나 임금지급 등에 대해서 권고사항을 보내는 거죠. ILO가 직접 영향을 못 미치더라도 러시아나 중국에 권고하고 조사하면 부담을 느껴서 간접적으로 북한 당국에 우회적인 압박을 가할 수 있죠.

다시 말해, 국제노동기구가 회원국이 아닌 북한을 직접 압박할 수는 없지만 회원국인 중국이나 러시아 등 북한 근로자가 일하는 국가에 대해 국제노동기구가 직접 조사를 하거나 근로환경, 임금 지급 등의 개선을 촉구할 수 있다는 겁니다.

'북한 해외근로자의 인권개선을 위한 국제연대' 측은 이미 11월 29일, 국제노동기구의 사무총장과 법률위원회 앞으로 북한 근로자에 관한 실태 조사에 착수해 줄 것을 촉구하는 서한을 보냈습니다. 인권침해를 당한 북한 근로자가 국제노동기구에 청원서를 제출하면 이사회에서 이를 접수하고 조사위원회를 구성하게 된다고 합니다.

또 국제노동기구가 해당 국가를 직접 조사한 뒤 북한 근로자에 대한 임금착취가 사실이라면 권고사항을 보낼 수 있는데요,

[INHL 관계자] 지금까지 이 부분에 대해서 누구도 이야기한 적이 없었고, 조사가 이뤄진 적도 없습니다. 북한 안에 있는 근로자는 어떻게 할 수 없지만, 밖에 있는 근로자만이라도 실태조사를 해서 압박을 하면, 임금을 좀 더 주던지, 일할 수 있는 자유를 주던지 그런 부분을 개선할 수 있지 않을까...

한국의 코리아정책연구소 측은 현재 해외에 나가 있는 북한 근로자는 전 세계 40여 개국, 6만 5천 명 정도로 집계했으며 이들이 북한 당국에 헌납하는 금액도 연간 최대 23억 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했는데요,

해외에서 일하는 북한 근로자의 문제가 국제노동기구의 제소절차와 조사단을 통해 개선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노정민의 <라디오 세상> 오늘 순서는 여기서 마칩니다. 다음 시간에 다시 찾아뵙겠습니다. 지금까지 진행에 RFA 자유아시아방송, 노정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