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 계신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북한을 중심으로 미국과 한국 등 국제사회에서 일어난 일들을 통해 북한의 정치와 경제, 사회를 엿보고 흐름과 의미를 살펴보는 노정민의 <라디오 세상> 시간입니다.
미국의 의회전문지 '더 힐'이 지난 5일 보도한 바에 따르면 최근 미국 국민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미국 국민의 10명 중 7명이 "미국 의원들의 연봉을 깎아야 한다"라고 답했습니다.
"그리고 의원들이 지금보다 더 일을 많이 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6일 자 워싱턴 포스트에 따르면 올해 미국 의회를 통과했거나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서명한 법안의 수가 1995년 이후 가장 적었다고 합니다.
미국의 경기침체와 높은 실업률, 정치적 분쟁 등으로 요즘 의회는 물론 미국 정치권을 바라보는 국민의 시선이 싸늘한데요, 의원들이 월급만 받아가지 말고 일 좀 하라는 의미겠죠.
정치 선진국이라 불리는 미국에서도 국민을 위해 일하지 않는 정부와 국회의원들은 이처럼 국민의 따가운 질책과 비판을 받고 있습니다.
노정민의 <라디오 세상>, <오늘의 초점>으로 시작합니다.
<오늘의 초점>
- 최근 대북 지원에 나선 미국의 민간단체들에 따르면 북한 당국이 지원 물품에 대한 분배 감시에 협조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지원할 지역을 마음대로 선택하도록 제안하는가 하면 지원물품이 제대로 전달됐는지 직접 확인하고 사진도 찍을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는데요, 이와 함께 다른 지역으로 지원을 확대해 줄 것도 함께 요청하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 올해 유로존 내 유럽 국가들의 재정위기가 악화하고, 각 회원국이 정치적, 경제적으로 불안정한 상황에서도 이들의 대북지원은 작년보다 껑충 뛰었습니다. 지원에 동참한 유럽 국가수도 2배나 늘었고, 이들의 지원규모는 5배가 넘었는데요, 금융위기 속에서도 유럽 국가의 대북 지원 움직임은 활발해지고 있습니다.
이 시간에 다룰 <오늘의 초점>입니다.
=확 바뀐 북한 “지원물자 분배확인· 지역 선택 마음대로”
미국에 본부를 둔 민간단체 ‘한-슈나이더 국제아동재단’은 지난달 말 북한 황해북도 황주군에 지원한 영양쌀과 의약품 등이 잘 도착했고 북한 어린이를 위해 제대로 쓰인 것을 확인했습니다.
‘한-슈나이더 국제아동재단’의 한상만 대표는 북한이 지원을 요청한 황주 학원에 1개 컨테이너, 약 15만 개(pack), 90만 명이 먹을 수 있는 분량의 영양쌀을 보냈는데 모두 목적지에 도착했으며 이 쌀을 섭취한 북한 어린이들의 얼굴에 살이 붙고, 영양상태가 많이 좋아진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6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밝혔습니다. 또 현장에 도착한 지원물품과 어린이들의 모습도 사진으로 남겼는데요,
이 단체는 지원한 물품에 대한 분배 감시 문제로 수년 동안 북한 당국과 갈등을 빚어왔습니다. 북한이 분배 감시의 약속을 제대로 지키지 않아 잠시 지원을 중단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요즘은 “북한 당국이 분배 감시에 매우 협조적이고 민간단체의 요구조건을 잘 들어주는 추세”라고 한 대표는 설명했는데요, 분배 감시를 제대로 확인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라고 그는 덧붙였습니다.
특히 이번에 지원한 황주군은 북한 당국이 특별히 지원을 요청한 곳인데, 최근 들어 새로운 지역에 대한 지원을 요청하는 일이 이전보다 많아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에 대해 “외부의 도움이 절실히 필요한 북한이 지원의 확대를 호소하면서 분배 감시에도 적극적으로 협력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 같다”라고 ‘한-슈나이더 국제아동재단’ 측은 분석했습니다.
이같은 변화의 분위기는 다른 민간단체를 통해서도 느낄 수 있습니다. 최근 자유아시아방송이 접촉한 또 다른 미국의 민간단체들도 북한이 지원할 지역의 선택권을 처음으로 제안하는가 하면 지원을 확대하는 것도 매우 반겼으며 예년보다 분배 감시의 투명성에도 신경을 쓰는 분위기라고 밝혔습니다. 하나같이 북한의 태도가 많이 달라졌다는 겁니다.
이는 미국과 유럽을 비롯해 국제사회가 대북 지원에 대한 엄격한 분배 감시를 요구하고 있고, 북한으로서도 내년 강성대국을 앞두고 식량 지원이 절실한 때에 이같은 요구를 받아들이는 것으로 민간단체들은 파악하고 있는데요, 특히 북한 어린이를 대상으로 하는 지원에 대해서는 분배 감시에 대한 협조가 더 잘 이뤄지는 것으로 보입니다. 또 국제사회가 북한 권력층이 빼돌릴 수 없도록 북한 어린이에 맞춰 지원을 집중하는 것도 분배 감시가 잘 이뤄지는 이유 중 하나로 꼽히고 있습니다.
지난달 지원물자인 밀가루에 대한 분배감시를 확인하기 위해 최근 북한을 다녀온 한국 통일부의 조중훈 인도지원과장도 “북측이 분배 투명성에 상당히 협조적이었고 탁아소와 유치원에서의 분배 투명성을 확인했다”라고 말한 바 있는데요,
한편, 미국 국제개발처의 정책․사업조정 처장보를 지낸 패트닉 크로닌 신미국안보센터 선임 국장은 분배 감시가 엄격해지고 대북 지원이 북한 어린이에 집중되면서 북한 권력층에게 줄 쌀을 마련하기 위한 지원 요청이 느는 것 같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지적하기도 했습니다.
아직 미국의 대북 식량 지원이 재개되지 않은 가운데 미국의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달 18일, 북한이 엄격한 분배 감시를 약속할 때에만 식량 지원에 관한 예산을 집행할 수 있는 ‘농업세출법’에 서명하면서 식량 지원의 재개조건은 더 엄격해졌습니다.
여러분께서는 RFA 자유아시아방송 노정민의 <라디오 세상> 듣고 계십니다.
=지원금액 지난해보다 4배나 늘어
올해 국제사회에서 유엔의 세계식량계획(WFP), 식량농업기구(FAO), 유엔아동기금(UNICEF), 세계보건기구(WHO) 등을 통해 대북 지원에 동참한 국가는 19개국입니다.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OCHA)'의 자료에 따르면 12월 5일 현재까지 19개 국가를 비롯해 국제기구와 비정부기구, 그리고 유엔의 긴급구호기금에서 지원된 금액은 9천720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인 2천440만 달러보다 4배나 늘어난 수치입니다. 또 작년에는 국제사회에 동참한 국가가 단 9개에 불과했는데 올해는 유럽 국가를 중심으로 2배 이상 늘었습니다.
특히 유로화를 사용하는 유로존 국가들의 재정위기가 악화하고 일부 회원국의 신용등급이 강등되거나 강등 위기에 처한 가운데에서도 프랑스와 독일, 이탈리아, 스웨덴, 스위스 등을 중심으로 대북 지원이 크게 늘어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유럽의 ‘인도주의지원 사무국’과 별도로 유럽 국가들 가운데 올해 직접 대북지원에 나선 나라는 독일과 프랑스, 이탈리아, 스웨덴, 헝가리, 노르웨이, 폴란드, 그리고 스위스와 덴마크, 리히텐슈타인 등 12개국입니다. 지난해 프랑스와, 이탈리아, 노르웨이 등 6개 국가보다 2배 이상 많은 나라가 대북 지원에 동참했습니다. 올해 유럽국가의 지원규모도 약 4천만 달러로 작년 780만 달러의 5배 이상 됩니다.
특히 지난달에는 스웨덴과 스위스가 400만 달러 이상, 독일이 100만 달러, 유럽연합이 200만 달러 등을 기부하면서 재정위기와 경제적, 정치적 불안정에도 대북 지원에 대한 유럽국가의 활발한 움직임을 엿볼 수 있는데요,
유엔 인도주의지원업무조정국의 아만다 핏 대변인은 금융위기에도 유럽국가의 지원이 늘어난 이유는 설명할 수 없지만 각 국가의 협조로 대북 사업에 필요한 2억 1천800만 달러의 예산 가운데 약 37%의 기금이 걷혔다고 6일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The funding to the current 'humanitarian needs overview' for DPR Korea (not including bilateral or to Red Cross) currently stands at 37.3%)
한편, 유엔의 반기문 사무총장은 지난달 30일 한국 부산에서 열린 원조총회 개회식에서 “국제사회가 금융위기를 겪고 있지만 대외 원조를 줄여서는 안 된다”라고 강조하기도 했는데요, 이와 함께 “원조를 받는 개발도상국도 개발 전략과 목표를 설정하는 책임의식을 가져야 한다”라고 반 사무총장은 덧붙였습니다.
이 자리에서 각 나라와 국제기구 대표들은 원조의 효과를 높이기 위해 원조 집행의 투명성과 개발도상국의 책임 강화 등 이행공약이 담긴 정치선언문을 발표했습니다.
노정민의 <라디오 세상> 오늘 순서는 여기서 마칩니다. 다음 시간에 다시 찾아 뵙겠습니다. 지금까지 진행에 RFA 자유아시아방송, 노정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