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 계신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북한을 중심으로 미국과 한국 등 국제사회에서 일어난 일들을 통해 북한의 정치와 경제, 사회를 엿보고 흐름과 의미를 살펴보는 노정민의 <라디오 세상>입니다.
유엔 산하 국제전기통신연합(ITU)은 북한이 지난 12일 발사한 위성, '광명호 3호'와 관련해 발사 이후 추가적인 정보를 받지 못했으며 따라서 발사에 관한 어떤 것도 확인할 수 없다고 14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밝혔습니다.
국제전기통신연합의 산자이 아차야 선임공보관은 궤도에 진입한 것으로 보이는 북한의 '광명성 3호'의 상태와 신호 송출 등의 확인을 요청한 자유아시아방송의 질문에 '북한이 지난 10일 기술적 결함으로 광명성 3호의 발사시기를 29일로 연기한다고 통보한 이후 어떠한 추가 정보도 받지 못했다'고 전했습니다. (We have not received any further information since the ITU Secretary General was informed by DPRK on 10 December 2012 that the launch period of the "Kwangmyongsong-3"(2) satellite has been extended up to 29th December 2012 "due to technical deficiency in the first-stage control engine module of the rocket carrying the satellite, which has been found during the process of launch preparation".)
따라서 현재까지 국제전기통신연합은 북한의 로켓 발사, 또는 위성에 관한 어떤 것도 확인할 수 없다고 아차야 선임공보관은 덧붙였는데요, (So we are unable to confirm any aspects of the launch.)
북한 당국은 지구궤도를 돌고 있는 '광명성 3호'가 현재 음악을 송출하고 있으며 위성사진도 보낼 예정이라고 밝혔지만, 아직 미국과 한국 등 국제사회는 정확한 송출 여부를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북미항공우주방위사령부는 14일 일본 NHK 방송과 한 회견에서 "북한이 쏘아 올린 물체는 지상에서 통제가 안 되고 있으며 그 물체와 지상의 관제센터가 정보를 주고받은 사실도 확인할 수 없었다"고 말해 위성으로서 '광명성 3호' 역할은 아직 불투명한 상황입니다.
노정민의 <라디오 세상>, <오늘의 초점>으로 시작합니다.
<오늘의 초점>
"먹고 살기도 힘든데 무슨...미사일을 쏘겠으면 쏘고. (웃음), 미사일 한 발에 인민들이 한 3년 먹고 남을 수 있나...그 정도 된다는 것 같습니다. 돌아가는 소문에"
"장군님이라 안 하면 글쎄...,아니 말하면 죽겠는데 어쩌오. 다 그러고 눈 감고 아웅 하면서 그러고 따라가지. 20살짜리가 뭘 안다고..."
북한이 장거리 로켓을 발사한 직후 일본의 언론매체인 '아시아프레스'가 북한 내부의 취재협조자들과 통화한 내용입니다. 북한이 장거리 로켓 발사의 성공으로 축제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지만, 한편에서는 이에 대한 무관심과 생활고에 따른 고통을 호소하는 목소리도 들립니다.
"아무래도 생활이 어려운데다 엄청난 돈을 쓰면서 실패했고, 로켓 계획 때문에 자신들의 생활이 어려워졌다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노정민의 <라디오 세상>, 오늘은 로켓 발사 직후 접촉한 북한 주민의 생각을 살펴봅니다. 이 시간에 다룰 <오늘의 초점>입니다.
북한이 기습적으로 장거리 로켓을 발사했던 지난 12일, 일본의 언론매체인 '아시아프레스'가 로켓 발사 직후, 북한 북부지역에 사는 취재협력자 2명과 직접 전화통화를 해 현지의 분위기를 살펴봤습니다.
이날 '아시아프레스'가 취재협력자와 전화통화로 확인한 것은 북한 주민이 생활고 때문에 로켓 발사에는 전혀 관심이 없다는 것이었는데요, 첫 번째 취재협력자인 40대 남성 노동자는 북한이 인공위성을 쏘아 올렸다는 소식을 들었지만 특별한 반응은 없다는 현지 분위기를 전했습니다. 요즘 중국제 휴대전화로 외국과 통화하는 사람에 대한 감시가 엄격해 대답이 매우 짧았다고 하는데요, 대화내용을 들어보겠습니다.

<관심 적고 전력난으로 TV는 보지도 못해>
- "반응이랄 게 있나? 쏴 올리면 쏴 올렸나 보다 하는 거지"
- "뭐, 불(전기)나 와야 보지..."
- "미사일 한 발에 3년 치 식량이란 소문은 돈다."
- "불만 있어도 말하면 잡혀갈까 봐 말 못한다"
- 9시 51분에 미사일 쐈다더라.
[남성] 예
- 인공위성
[남성] 예
- (발사 사실을) 너 아니?
[남성] 쏜다고는 했는데, 전기도 안 오지 뭐...정확한 것은 모르겠습니다.
- 쐈는데, 너 보기에는 성공할 것 같니?
[남성] 글쎄, 그전부터도 성공한다고 쏴 올리기는 했는데.
- 지난번 발사했을 때, 주변 사람들 반응이 어땠니?
[남성] 뭐, 반응이라는 게 있습니까. 쏴 올리면 쏴 올렸나 보다 하는 거지요.
- 애도 기간이라서 축포형식으로 쏜다는 소리가 있던데, 맞니?
[남성] 그런 소리도 돌기는 하는데.
- 오후쯤 아마 보도 나올 거니까 텔레비전 봐라.
[남성] 예. 뭐, 불(전기)이나 와야 보겠으니.
특히 취재협조자는 로켓 발사에 대한 사람들의 생각을 묻자 기차 막히다는 듯 허탈한 웃음을 자아냅니다.
- 사람들이 미사일 쏘는 데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니?
[남성] 자기 먹고 살기도 힘든데 무슨...미사일을 쏘겠으면 쏘고. (웃음)
- 사람들 속에서 미사일 한 발에 돈이 어느 정도 되고, 쌀이 몇 킬로이고, 그런 소문이 도는 게 있니?
[남성] 미사일 한 발에 인민들이 한 3년 먹고 남을 수 있나...그 정도 된다는 것 같습니다. 돌아가는 소문에.
- 그러면 3년 먹을 식량을 하늘에 날려 보내는 것에 대한 주민의 불만은 없을까?
[남성] 주민들이 그렇게 말을 하면...
- 잡혀 갈까 봐 말을 못하니?
[남성] 네.
'아시아프레스' 오사카 사무소의 이시마루 지로 대표는 몇몇 북한 주민과 통화를 해 본 결과 북한 주민이 이번 로켓 발사에 대해 진심으로 축하하는 분위기는 아닌 것으로 느꼈다고 평가했는데요,
[Ishimaru Jiro] 왜냐하면 역시 김정은이 등장한 뒤 생활악화가 이어지면서 사람들이 사회적인 이야기에 관심을 둘 여유가 없어서 그런 것 같습니다. 또 지난 4월에 로켓 발사가 실패하지 않았습니까? 그것에 대한 실망이 굉장히 컸어요. 아무래도 생활이 어려운데다 엄청난 돈을 쓰면서 실패했고, 로켓 계획 때문에 자신들의 생활이 어려워졌다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로켓 발사가 성공하던, 실패하던 자기 생활과 관계가 없다. 일반 주민의 민생에 아무런 도움이 안 되는 것에 대해 안 좋은 감정을 갖겠죠.

<북 주민, 김정은 제1비서에 대한 냉정한 평가>
- 살림살이 나아진 건 없다, 더 못살게 할 뿐
- 강화된 단속과 검열, 말반동 단속도 부활하는 듯
- "장군님이라 안 하면 어쩌겠소? 다 잡혀가는데"
- 평양시민․간부들이나 잘 먹지, 꼬제비가 얼마나 많은데
'아시아프레스'는 취재협조자에게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사망 이후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의 집권 1년에 대한 평가를 물어봤습니다. 전반적으로 단속은 더 심해지고, 먹고 살기도 나아진 것이 없다는 반응이었는데요, 특히 생활이 어렵다거나, 간부가 나쁘다거나 등 불평불만을 말한 것만으로도 '반동분자'로 처벌받는 이른바 '말반동'이 2000년대에는 잠잠했다가 최근 다시 부활한 것으로 보입니다.
- 그동안 먹고 살기 편해졌어, 아니면 더 나빠졌어?
[남성] 그냥 그렇습니다. 더 못하면 못하지요.
- 더 못하면 못하고, 단속은?
[남성] 단속은 더 심해졌습니다.
- 처음 5월 그때는 풀릴 것처럼 그러더니...
[남성] 푸는 것처럼 하는데, 겉으로는 조금 약해진 것 같고, 조금 풀어주는 것 같은데 정작 보면 그렇게 크게 달라진 게 없는 것 같습니다.
- 그리고, '말반동'이 나왔다는 얘기도 있던데, 사실이야?
[남성] 예, 그런 소리도 돌기는 합니다.
- 말 잘못하면 잡아간다는 소리?
[남성] 예.
- 그럼 사람들이 김정은에 대해서 별로 좋아하지 않겠네, 그래도 다들 '장군님'이라고는 하니?
[남성] 예. 그거야 물론 그렇지요. 아니 하면 죽겠는데...(웃음) 처음에는 뭔가 다른 게 있는데, 그렇게 보이는 게 아직까지는 뭐...크게 한다고 하는데, 아직 인민들에게 전해지는 건 크게 없습니다.
두 번째 여성 취재협력자는 김정은 시대에 들어서 더 살기 어려워졌다고 토로합니다. 잘 사는 사람만 더 잘 살고, 일반적인 인민은 더 살기 힘들다며 격한 표현을 쏟아내기도 했는데요,
[여성] 잘 사는 것들은 더 잘 살고, 우리 일반적인 사람들은 살기 더 바빠졌지. 살기야 하루하루 바빠지지 무슨. 장사도 못 팔게 하고, 아무거나 뭐 하는 거 못하게 딱 막아 놓고서 사람 아무 데도 못 가게하고. 무엇이든 유통이 돼야 장사도 잘되고 하겠는데. 그래도 그전에는 밀수라도 해먹고 조금씩 살던 게, 이제는 너무 검열, 검열 하다 보니까 밀수도 못 해먹고, 사는 게 점점 바쁘지.
- 사람들이 김정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장군님이라고 다 하기는 하는가?
[여성] 장군님이라 안 하면 글쎄, 아니 말하면 죽겠는데 어쩌오. 다 그러고 눈 감고 아웅 하면서 그러고 따라가지. 20살짜리 뭘 안다고...
- 김정일 때보다 그 사람이 잘하는 것도 없고 잘 못 하는 것도 없는가?
[여성] 잘한다는 게, 인민들을 더 못 살게 하는 건 잘한다.
- 옆에서 보기에는 백성 위해서 잘해준다는 소문도 있던데?
[여성] 그게 평양이나 간부 새끼들이나 잘 처먹겠지. 백성은 더 못살고. 지금 꼬제비(꽃제비)들이 얼마나 많다고. 장마당이고 역전이고. 굶어 죽는 게 부지기수지. 자기네끼리 잘 처먹겠지, 뭐.
- 꼬제비들이 많은가?
[여성] 말도 못하게 많지. 장마당에 그저 조금 먹는 거 채가고 매 맞고...그런 거 보면 가슴이 아파서...
'아시아프레스'는 최근 해임된 리영호 총참모장을 비롯한 핵심간부들의 근황에 관한 북한 내부의 분위기도 물어봤는데요, 확실한 정보가 아닌 소문에 불과하지만 이같은 소문이 북한 주민 사이에 유포되고 있다는 사실은 흥미롭다고 아시아프레스 측은 설명했습니다.
- 간첩이라고 그러니?
[남성] 예, 간첩이라 그럽디다. 쏴 죽였다고...
- 누구를? 리영호를? 김정각이를?
[남성] 리영호를
또 최근 북한 내부에서는 전력난이 여전한데다 휴대전화에 대한 단속도 매우 심해졌습니다.
- 알았소. 그리고 전화를 몇 분하면 검열이오?
[여성] 5분 이상 하면 안 돼요. 삼촌도 빨리 말하고 우리 끊기요. 요새 검열이 심해서 길게 하면 안 돼요. 나중에 또 합시다.
이처럼 전기 사정과 애도 기간 특별 단속으로 장시간 통화하는 것은 어려웠지만, '로켓'발사로 북한 정권의 권위를 국내외에 떨치려는 김정은의 의도와는 달리 정작 북한 주민은 생활고 때문에 발사에 별 관심이 없는 분위기였다는 것이 직접 북한주민과 통화한 아시아프레스 측의 분석입니다.
노정민의 <라디오 세상> 오늘 순서는 여기서 마칩니다. 다음 시간에 다시 찾아뵙겠습니다. 지금까지 진행에 RFA 자유아시아방송, 노정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