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걱정하면 지고 설레이면 이긴다..' 요즘 방영되는 남한의 한 텔레비전 드라마에서 나온 얘기입니다만 무척 인상 깊게 마음에 다가왔습니다.
새해를 맞으면서 사실 북한 주민 여러분들 가운데는 설레임보다는 걱정이 앞서는 분들이 많으실 줄 압니다. 그러나 걱정을 해서 당장 뭔가 시원히 해결될 일이 없을 바에는 어려워도 한번 마음을 굳게 먹고 도전해보겠다는 설렘을 가져보는 것이 어떨까 싶습니다.
오늘 라디오문화마당-세상을 만나자는 여러분께 활기찬 음악으로나마 새해의 시작을 설레임으로 맞으셨으면 하는 마음으로 세계적인 오케스트라, 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Vienna Philharmonic Orchestra)의 신년 음악회 그리고 한국의 신년음악회에서 연주되는 활기찬 음악으로 엮어드립니다.
먼저 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가 매년 신년음악회를 열 때마다 빠지지 않고 연주하는 요한스트라우스의 라데츠키 행진곡입니다. 청중이 함께 박수를 치면서 새해를 맞는 분위기가 한층 즐겁게 느껴지는 곡입니다.
(음악 : Radetzky March / Vienna New Year's Concert 2012)
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는 뉴욕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베를린 필하모닉 등과 함께 '세계 3대 교향악단'으로 통하는 세계적인 오케스트라죠
1842년에 창단한 빈 필하모닉은 다른 오케스트라와는 달리 총감독이나 상임지휘자가 없이 수석 지휘자나 객원 지휘자가 오케스트라를 이끕니다. 칼 뵘을 비롯하여 세계적으로 유명한 지휘자 대부분이 빈 필하모닉의 수석 혹은 객원지휘자로 활동했습니다.
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단원이 되려면 빈 국립 오페라 오케스트라의 단원 생활을 3년 이상 한 후, 빈 필의 오디션, 즉 연주심사에 합격해야 합니다.
또한 빈 필하모닉은 여성 단원을 뽑지 않는 것으로도 유명한데요 여성 단체의 반발과 오스트리아 의회의 압력으로 1997년 창단 이후 첫 여성 단원으로 하피스트 안나 렐케스를 입단시켰지만 2002년 은퇴하고 말았습니다. 이후 몇몇 여성 연주자가 '객원' 자격으로 연주에 참가했습니다.
연례 신년음악회로 명성
빈 필하모닉은 매년 라디오와 텔레비전을 통해 전세계에 방송되는 빈 필하모닉 신년음악회로 유명하죠. 요한 스트라우스의 왈츠를 중심으로 짜여지는 신년음악회는 1955년 당시 악장이던 빌리 보스코프스키 지휘로 시작된 이래 중요한 연례행사로 자리잡았습니다.
이번에는 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 빈 소년합창단(The Vienna Boys Choir) 이 함께 연주하는 곡입니다. 요한스트라우스 2세의 경쾌한 트리치 트라치 폴카를 들어보죠, 수다 떠는 아낙네의 모습을 표현했다고 하는데 한번 상상해 보시면서 들으시면 더 재미있을 것 같습니다.
(음악 : Trich Trach Polka / Vienna Philharmonic & Vienna Boys Choir)
빈 소년합창단은 1498년 오스트리아 합스부르크 왕가의 막시밀리안 1세 황제에 의해 설립된 유명한 소년 성가대죠.
1차대전 이후 합스부르크 왕가가 붕괴되면서 민영체제로 전환됐고, 지금의 합창단은 1924년 재건된 것으로 오늘날 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 함께 '음악의 나라 오스트리아를 대표하는 음악대사'로 명성을 누리고 있습니다.
10살 무렵의 나이로부터 변성기 전까지의 소년 약 100명이 특별 훈련을 받아 구성됩니다. 하이든과 슈베르트도 어렸을 때 이 합창단의 단원이었다고 하죠. 특히 1948년부터 시작한 아우가르텐 궁전의 기숙사생활은 엄격한 규율과 음악수업, 인성교육, 예절교육 등으로 유명합니다.
빈소년 합창단이 대중을 위해 노래를 시작한 것은 1924년. 합스부르크 왕조 최후의 궁정악장이었던 요제프 슈니트 신부의 노력으로 첫 '콘서트'를 갖게 되었는데요, 이를 시작으로 유럽을 필두로 한 세계여행이 시작됐습니다.
각 팀 21~25명으로 구성된 4개팀이 있고, 이 중 1개팀은 국내에 남아서 예배나 연주회에 출현하고, 나머지 3개팀은 해외 연주 활동에 임한다. 단원들의 음역은 여성합창단처럼 소프라노와 메조소프라노, 알토 등 3부로 이뤄져 있습니다.
1978년에 처음 한국을 방문해 세종문화회관 개관기념 초청공연을 가진 이래 6차례 한국에서 공연을 가졌습니다.
500년 역사 빈 소년 합창단, 첫 한국인 여성 지휘자 탄생
500 여 년의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빈 소년합창단에 최초의 한국 단원은 지난 2010년 단원으로 뽑힌 조윤상 어린이였습니다. 그리고 지난 해에는 빈 소년 합창단 역사상 첫 여성 한국인 지휘자가 탄생했습니다.
합창 지휘자인 올해 서른 네 살의 김보미씨가 이 합창단의 모차르트반 상임 지휘자로 임명됐다고 합창단 측이 지난해 11월 밝혔습니다. 한국인으로서는 물론 아시아 출신 중에서도 처음이면서 이 합창단의 첫 여성 지휘자이기도 합니다. 김씨는 연세대 교회음악과와 독일 레겐스부르크 음대에서 수학한 뒤 현재 빈 국립음대에서 박사 과정을 밟고 있습니다.
김보미 씨는 지난해 9월 오스트리아 빈의 명문 음악당인 무지크페라인에서 이 소년 합창단을 이끌고 상임 지휘자 취임 후 첫 연주회를 가졌습니다.
2008년 한국 공연 때 불렀던 빈 소년 합창단의 아리랑입니다.
(음악 : 아리랑 / 빈 소년합창단)
라디오문화마당-세상을 만나자 오늘은 새해 첫 순서로 새해를 맞을 때마다 신년음악회로 세계인들에게 활기찬 희망과 설렘을 선사하는 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그리고 빈 소년 합창단의 노래, 그리고 한국의 신년음악회로 엮어 드리고 있습니다.
가끔 동영상을 통해 북한의 신년음악회 연주 모습도 봅니다만 대부분 곡들의 제목만 봐도 지도자, 수령에게 바치는 음악들이 거의 전부라는 걸 알 수 있죠. 그에 비해 세계 곳곳 여러 나라에서 열리는 신년음악회는 그야말로 모든 사람이 새해를 맞는 기쁨, 모든 사람이 따뜻한 사랑을 나눌 수 있는 연주회로 열립니다. 남한에서도 해마다 새해가 밝아오면 여기 저기서 신년음악회가 열리는데요, 지난해 KBS 교향악단이 예술의 전당에서 가졌던 신년음악회에서 깊은 감동을 준 무대가 있었습니다.
서울에 있는 예술의 전당은 그야말로 웬만한 유명인이 아니면 설 수 없는 무대인데 이날 무대에 선 청년은 야식배달부, 그러니까 늦은 밤에 음식을 주문하면 오토바이를 타고 배달해 주는 음식배달부 출신의 청년 김승일 씨였습니다.
한양대학교 음악대학에 다니던 김승일 씨는 어려운 가정 형편 때문에 학업을 중도에 포기한 채 야식 배달부로 일하다 2010년 SBS의 '스타킹'이라는 프로그램에 출연해 유명해졌습니다.
김승일 씨는 지난 해 첫 음반도 내고 국내는 물론 해외 공연까지 다닐 정도로 유명한 성악가가 돼 많은 젊은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주고 있습니다.
지난해 1월 새해를 맞으면서 예술의 전당에서 열린 신년음악회에서 김승일 씨가 불렀던 곡 푸치니의 오페라 '트란도트' 가운데 '공주는 잠 못 이루고', 네쑨 도르마 들으면서 오늘 라디오문화마당-세상을 만나자 마칩니다 북한 주민 여러분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음악 : 푸치니 오페라 트란도트 가운데 네쑨 도르마 / 테너 김승일 )
0:00 / 0:00